전국자위대

戦国自衛隊


작가: 半村 良


번역: 가리아




제 2장


08 공습(空襲)



엣츄(越中) 쿠로다(黒田) 세력의 화살이 닿는 거리보다 훨씬 앞에서 시마다(島田) 하사(三曹)의 포가 불을 뿜었다. 첨벙첨벙하고 강물을 밀어내면서 장갑차의 포는 두번 세번 굉음을 발했고, 나무로 된 망루(櫓)나 대(棚)가 맥없이 박살났다. 특히 6, 7명의 병사가 올라가 있던 망루는, 그 받침 부분에 직격탄을 맞고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쿠로다의 병사들도 용감했다. 아마도 100% 죽을 것을 알고 있는 것이 틀림없음에도, 그래도 짐승같은 고함을 지르며 돌진해왔다. 장갑차의 병사들이 상당히 겁을 먹은 것을 기숡에 서 있는 이바는 잘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사격(銃火)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신속했다. 돌출되어 있던 쿠로다 병사들은 모두 맥없이 총격을 받고 물가에 시체가 되어 나뒹굴었다. 시마다는 뭔가를 깨달은 듯, 강기슭으로 단번에 차량을 올라가게 한 후, 경사가 끝나고 평탄해지기 시작하는 부근에서 갑자기 차량의 방향을 바꾸어 적에 대해 옆구리를 보였다. 상대가 아무런 화력도 없는 것을 알기에 부린 재주이다. 병사들은 일제히 뛰어내려 그 뒤로 숨었다.

가볍지만 소리만큼은 요란한 장갑차의 포가 연속적으로 불을 뿜고, 놀랍게도 기총(機銃) 소리까지 들리기 시작했다. 마루오카(丸岡)와 시마다가 이때다 하고 쏴갈기고 있는 것이다.

어깨를 찌르는 사람이 있기에 돌아보니, 젊은 일병(一士)이 무전기(tranceiver)를 들고 서 있었다.


"적은 농가를 방패로 삼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시마다의 목소리가 무전기 속에서 들려왔다.


"농가는 태우지 마라. 우회해서 소사(掃射)해라"


이바가 명령하자, 장갑차는 천천히 방향을 바꾸어 전진을 시작했다. 이미 화살 소리는 사라졌고, 병사들은 차량 뒤에서 각자의 방향으로 달려나갔다. 이바는 카게토라(景虎)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우와- 하는 환성을 올리며 나가오(長尾) 부대가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소름끼칠 듯한 칼날의 빛이 잠시동안 강을 뒤덮었다.


"이건 엄청난 칼싸움(チャンバラ)인데"


무전기 속에서 시마다의 들뜬 목소리가 들렸다. 어느 새 6, 7명의 대원이 이바 주위에 몰려들어 총을 겨누고 반대편 기슭을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 라는 기쁨보다, 이바는 바위밭을 떠나온 사내들의 태도에 감격하고 있었다. 원래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바위밭을 떠나는 것은 이바 자신에게도 용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카게토라 씨들이 적을 쫓고 있습니다. 이미 싸움(斬り合い)이 벌어지는 곳은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도망치는 녀석들을 쫓아 점점 멀리 가고 있습니다. 이런 근거리 전투에서는 전혀 쏠 수 없습니다"


이바는 시마다의 보고를 정확(的確)하다고 생각했다. 칼과 창의 전투로는 금방 격투가 되기 십상이다. 다음 기회에는 피아간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해두지 않으면 뭘 위한 근대 화기인지 모르게 된다.


"요시아키(義明) 님이시오……?"


갑자기 무전기에 카게토라의 목소리가 들어왔다.


"이바입니다. 말씀하십시오(역주: 일본에서 무전기로 통신할 때 どうぞ는 우리나라에서는 '오버(over)'에 해당하지만, 여기서는 대화의 흐름을 고려하여 일부러 '말씀하십시오'로 의역함)"


"들리는 걸까?"


카게토라가 곁에 있는 사람에게 묻고 있는 모양이다.


"들립니다. 말씀하십시오"


"오오, 들렸다"


"카게토라 님, 말씀하십시오"


"어떻소. 이대로 미야자키(宮崎) 요새를 함락시킬 수는 없겠소이까"


이바는 즉시 대답했다.


"요새를 불태우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일단 돌아와 주십시오. 카게토라 님만 오셔도 됩니다……"


"오오, 그렇소?"


그 말만 하고 통신이 끊기고, 이윽고 반대편 기슭의 사면(斜面)을 나가오 카게토라(長尾景虎)가 혼자서 달려내려와 강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하면 좋겠소"


카게토라는 싱글거리면서 말했다.


"이쪽으로"


이바는 카게토라와 나란히 바위밭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요시아키 님에게 어떤 계책이 있는지, 이제 그것만이 기대되어 달려왔소이다"


카게토라는 약간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요새를 태우러 가죠"


"저 요새는 견고하게 지어져 있소이다"


"하지만 그래봤자 목조(木造) 아닙니까"


"그렇소. 모두 나무로 만들어져 있기는 하오만……"


"그럼 간단합니다. 둘이서 불태워 버리죠"


"둘…… 나와 그대가 말이오?"


카게토라는 발을 멈추고 말했다.


"시미즈(清水) 상사(一曹)에게 헬기를 준비시켜라. 적의 요새를 불태울 것이다"


히라이(平井) 상병(士長)은 조금 부러운 듯한 표정으로 이바를 보더니 즉시 달려갔다.


"카게도라 님은 배멀미를 하시는 편입니까"


"아니오. 배멀미는 하지 않소"


"그럼 안심입니다. 요새를 불태우고, 덤으로 적의 모습을 하늘에서 구경하고 오죠"


카게토라는 기겁하여 멈춰섰다.


"하늘……"


"나는 겁니다"


이바는 짓궂게 웃었다. 음…… 하고 신음하는 카게토라의 등을 가볍게 치며,


"카게토라 님 정도 되시는 분이, 하늘 한두번 나는 정도가 뭐라고 그러십니까"


라고 놀렸다.


"송구스럽소. 요시아키 님은 참으로 호탕한 말씀을 하시는구료. 하늘 한두번이라니, 이건 꼭 우리 주군께 들려드려야 하겠소"


카게토라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 듯 했다.

시미즈 상사는 이미 헬기에 시동을 걸고, 히라이 상병이 나무 상자를 두 개 짊어지고 와서 헬기 안에서 뚜껑을 비틀어 열고 있었다.

카게토라와 이바가 탑승하자, 히라이는 내릴 기색도 보이지 않고 기세좋게 문을 닫고는 이바를 향해 히죽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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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