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자위대

戦国自衛隊


작가: 半村 良


번역: 가리아




제 2장


06 의견(意見)



해상자위대(海上自衛隊)의 초계정(哨戒艇)은, 잔교(桟橋)가 없어진 바위밭에 접안했다. 타고 있던 세 명의 사내들은, 주위에 이질적인 복장의 시대인(時代人)들이 있는 것을 보고도 그다지 놀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여기 계셔 주셨습니까. 정말로 돌아오는 길에는 사는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입을 모아 그렇게 말하며 진심으로 안도한 태도로 모두와 악수하며 걸었다.


"자네들은 어디까지 갔던 건가"


"어딘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항구랑 항구는 죄다 쬐끄맣고, 거기에 모습이 완전히 변해버렸습니다. 알고 있는 장소나 우군과 만날 때까지라고 생각해서 갈 수 있는 데까지 갔습니다만 그러다보니 해가 져버려서……. 밤이 지나고 육지를 보니 겨우 상황이 이해된 셈입니다. 소위(三尉) 님께서 말씀하신 의미가 확실히 이해되었습니다. 우리들은 정말로 시대를 뛰어넘어 엄청나게 옛날로 되돌아 와버린 것이군요. 연료가 아슬아슬해져서 간신히 여기까지 도착했습니다만, 만약 이곳이 원래 시대로 돌아가버렸다면이라는 생각에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대원들이 줄줄이 바위밭 가장자리로 모여들었기에, 이바는 갑자기 생각난 듯 쌓여있는 탄약 상자 위로 올라갔다.


"싸정은 이미 다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말하고 돌아보았다. "아직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돌아갈 수 있을지 어떨지 확실히 말할 수 없다. 지진에는 여진(余震)이라는 반동(揺り戻し)이 있으니, 자연계에는 우리들의 이해를 넘어서는 복원력이 있는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시간에 대해서, 우리들은 하루를 24등분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해도 좋다. 시공연속체(時空連続体)를 지배하는 물리적인 법칙이 지금의 우리들의 기대에 따라서 움직여 줄지 어떨지, 전혀 알 수 없다. 그렇다는 것은, 우리들이 영구하게 이 세계의 인간으로서 존재해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나 자신의 견해를 말하자면 대단히 비관적이다"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초계정의 하사(三曹)가 손을 들고 발언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만약 우리들을 이곳으로 데려온 시간 이변이, 자연계의 복원력으로 우리들을 귀환시킨다고 하면, 그것은 대단히 짧은 시간에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우리들이 다른 시대의, 게다가 우리들이 그 줄거리를 알고 있는 과거에 개입할 여지를 줄 리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미 과거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지 않았는가. 어리석은 얘기지만, 나는 지금 막 그것을 깨달았다"


"그건 조금 다르지 않을까요"


아가타(県) 일병이 안경을 빛내며 말했다.


"말해봐라. 이것은 전원이 대등한 의견교환이다"


"말하겠습니다"


아가타는 맨 앞줄로 나서며 말했다. "자연계까 우리들을 과거에 개입하게 하지 않는다면, 설령 개입하더라도 최소한도 내에서 그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시간은 우리들을 이곳에 표류시키고 방치했기에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역사가 우리들 때문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그런 관점도 있다. 나도 아가타의 의견에 따르고 싶다. 하지만, 이것은 감상적인 문제로 이치에는 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어쩐지 돌아갈 수 없다는 예감이 든다"


"불길한 예감은 분명히 다들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비정상적인 체험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들은 시간이라는 거대한 힘에 의해, 이미 시대에 대한 개입을 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이 자연계의 그 무엇보다도 강한 복원력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 복원력이 발동될 정도로 아직 우리들이 가한 상처는 크지 않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아가타는 우리들이 더욱 큰 개입을 하면, 시간은 우리들을 귀환시킬지도 모른다고 하는 거군"


장갑차의 시마다(島田) 하사(三曹)가 손을 들었다.


"시마다 하사, 발언하겠습니다"


"좋다"


이바는 의외라는 듯 말했다.


"시간인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나는 운명이라고 생각해"


시마다는 굵은 목소리로, 대단히 평이(平易)한 말투로 말했다. 발언시의 규칙에 따른 말투와,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을 때의 평어체(仲間言葉)에, 그의 고참대원다운 모습이 드러나 있었다. "배에 탔던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강 저편의 사무라이들과 전쟁을 한판 해버렸다. 나쁜 기분은 아니었어. 생각해봐, 화살과 창의 세계에 이만한 도구를 가지고 왔다고. 누구에게도 사양하거나 신경쓸 필요 없이 갈겨대고 쓰러뜨려서, 하기 나름에는 일본을 정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남자로 태어나서 이 세계가 마음에 들지 않을 리가 없어. 게다가 이곳은 전국시대라고 하잖아. 학교에서 배웠지만, 백성들도 귀족(公家)들도, 이 시대 녀석들은 연이은 전쟁으로 지쳐 있어. 일본을 누군가가 하나로 통일해주지 않으면 곤란한 시대야. 한번 해보자고. 쇼와(昭和)의 일본인을 지키는 거나 이 시대의 일본인을 지키는 거나 똑같은 얘기야"


탄약상자 위에서 이바는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카게토라는 배려한 것인지 도로 공사 현장으로 돌아가 있었다.


"아무튼, 우리들은 어느 쪽이든 이 시대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 확실히 상당한 양의 휴대식량이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지. 이곳의 영주인 나가오 카게토라(長尾景虎) 씨의 원조를 받지 않으면 도저히 버틸 수 없고, 만일의 귀환에 대비하여 당분간은 이곳을 떠날 수도 없지. 그렇다면, 이 바위밭에서 자급자족하는 생활도 어쩔 수 없다는 거다"


"소위님께 맡기겠습니다"


초계정의 세 사람이 입을 모아 말했다. 어지간히 불안했던 것이리라. 의논을 거듭하여 결론은 이미 나와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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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