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피소드 3




07 호죠(北条) 가문의 실패



토우고쿠(東国)에 속하는 나라들은 침묵을 지키면서도 반(反) 오다의 자세를 무너뜨리려고는 하지 않았다. 미카와(三河)의 도쿠가와(徳川)는 오다와 동맹을 맺고, 에치고(越後)의 우에스기(上杉)는 오다의 신하가 되었으나, 그 외의 나라들은 틈만 있으면 오다를 물리치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 자복(雌伏)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들이 무장봉기를 할 일은 없다. 그들이 오다를 공격하려고 하면, 그 전에 가로막는 오와리(尾張)를 뚫어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

노부나가가 있는 곳(御座所)인 아즈치(安土)로 목표로 한다면, 진군 루트는 자연스럽게 세키가하라(関ヶ原)를 지나가는 루트로 한정된다. 멀리 우회하여 동해(日本海) 측에서 어프로치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결국에는 오다 수하인 우에스기 가문과 부딪히게 된다.

우에스기와 싸움을 벌이면, 오와리, 미노(美濃)의 오다 세력이 가만히 있을 리 없으니, 오와리를 직접 노리는 것보다 불리한 상황에 빠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즉 오와리를 치지 않으면 우리들은 단죠노츄(弾正の忠, 노부나가)에게 다가갈 수조차 없다는 건가!"


호죠(北条) 가문의 작전 회의에서 무장 중 한 사람이 외쳤다. 짜증이 난 모습을 보이는 그의 말에, 작전회의 자리에 와 있던 제장(諸将)들은 누구도 대답할 수 없었다.

호죠 가문으로서는 오다 가문과 정면에서 총력전을 걸 수가 없다. 타케다(武田) 가문의 쇠퇴가 현저한 지금 상황에서 호죠 가문 단독으로 부딪힐 필요가 있으며, 조금이라도 승률을 올리려면 적지로 쳐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방비가 갖춰진 자국에서 맞아 싸울 수밖에 없다.

방어전에서밖에 승산이 없는데 시간을 두면 오다 측이 유리해진다는 상황이라, 시쳇말로 하면 호죠는 외통수에 몰려 있었다.

직접 입 밖으로 꺼내어 말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오다에 대해 이빨을 드러낸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들의 두령인 호죠 우지마사(北条氏政)로서는, 한 번도 칼날을 맞부딪히지 않고 오다에게 항복한다는 선택지는 없었던 것이다.


(현재 상황을 후회해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는다…… 오다를 너무 얕보았군)


작전회의가 정체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이타베오카 코우세츠사이(板部岡江雪斎)는 마음 속으로 신음했다.

호죠 가문의 사자로서 노부나가를 알현하기 위해 아즈치로 가려고 했던 그는, 그 도중에 주요 오다 세력하의 영토의 현재 상황을 목격했다. 그리고 귀국한 후에 주군인 우지마사에게 피아의 전력차를 있는 그대로 보고했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융성의 극에 달해있는 오다와 적대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가능하다면 오다와의 적대를 피하고, 융화노선으로 전환하도록 진언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바람도 허무하게 우지마사는 타케다를 필두로 하는 토호쿠(東北) 세력과 연대하여 오다 가문을 타도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현재 상황 그대로 진행되면 우리들에게 승산은 없다. 이기진 못하더라도 지지 않는 길은 교착상태로 몰고가서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으로 강화를 맺는 수밖에 없다)


코우세츠사이는 호죠 가문이 승리하는 미래를 상상할 수 없었다. 물론, 호죠 가문의 우필(祐筆)이자 우지마사의 비서나 외교승(外交僧)까지 맡는 그가 절망적인 미래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난공불락으로 이름높은 오다와라 성(小田原城)의 존재가 간신히 한 줄기 광명을 비추어, 호죠 가문이 살아남을 강화의 길을 잇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시간은 오다 측의 편인 이상, 일찌감치 손을 쓰지 않으면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 자리에서 우리 측의 불리함을 말할 수는 없다. 분하지만 상황은 고노에(近衛)의 딸이 말한 대로 되었는가……)


지긋지긋한 듯 눈썹을 찌푸리며 코우세츠사이는 남몰래 한숨을 쉬었다. 노부나가와의 알현을 중재한 것이 다름아닌 시즈코였다. 코우세츠사이는 그녀에게 노부나가와의 중재를 해달라고 부탁했을 때 뜻을 바꾸라는 말을 들었다.

시즈코는 거듭 코우세츠사이에게 노부나가와의 면회를 포기하도록 설득했다. 하지만 코우세츠사이로서도 네 그렇군요라고 물러설 수는 없었다.

절충안으로서 면회는 하지 못하더라도, 하다못해 친서만이라도 시즈코에게 맡기고 결과를 기다렸다. 그러나, 노부나가로부터의 답신은 그가 기대했던 종류의 것은 아니었다.


'할 말은 없다. 그대들은 마음껏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노부나가로부터의 답신에는 요약하면 상기와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즉, 노부나가는 호죠를 공격해서 멸망시키는 것은 확정 사항으로, 교섭의 여지는 없다. 마음껏 발버둥치며 무사(武士)의 숙원(本懐)을 이루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요는, 노부나가에게는 호죠 가문을 공격해서 멸망시킬 수 있을 만한 승산이 있으며, 이미 그 준비도 끝나 있다는 것을 헤아린 코우세츠사이는, 노부나가의 심복(懐刀)으로 이름높은 시즈코에게 교섭을 시도했다.

그러나, 시즈코로부터 돌아온 말은 그를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 떨어뜨렸을 뿐이었다.


'때를 놓쳤군요. 이미 주상(上様)께서는 방침을 정하셨습니다. 오다 측의 누구라도 교섭의 여지는 없습니다. 고향(国許)으로 돌아가셔서 그 내용을 전해 주세요'


이리하여 노부나가와의 교섭은 결렬되었다. 아니, 처음부터 교섭의 여지조차 없었다는 것을 깨달은 코우세츠사이는 실의에 빠져 사가미(相模) 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가 가지고 돌아온 정보를 바탕으로 작전 회의가 열리고는 있지만, 동시에 오다 가문의 융성함과 권세도 알게 되어, 작전회의 자리는 장례식(通夜)과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떄를 놓쳤다. 확실히 그러하겠지.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토우고쿠의 영웅(雄)인 호죠와 싸움을 벌이려고 하는데, 자신의 승리를 티끌만큼도 의심하지 않는 모습이 신경쓰인다……"


코우세츠사이는 그렇게 혼잣말을 했다. 큰 싸움을 앞두고 있는데, 시즈코라는 여성으로부터는 긴장이나 불안이 느껴지지 않았다.

코우세츠사이는 이기지 못해도 지지는 않을 거라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침착한 태도가 일말의 불안으로서 그를 계속 괴롭히고 있었다.



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