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피소드 3




06 잊혀진 이야기



노부나가의 여동생에 해당하는 오이치는, 딸인 챠챠(ちゃちゃ), 하츠(初), 고우(江)와 함께 시즈코 저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예전에는 노부나가의 정처(正妻)인 노히메(濃姫)도 시즈코 저택에 체류(逗留)하고 있었으나, 의붓아들(義理の息子)인 노부타다(信忠)의 기후(岐阜) 입성(入城)에 맞추어 거처를 기후로 옮겼다.

그렇다고는 해도 시즈코와 교류가 끊기게 된 것은 아니고, 틈만 나면 오와리(尾張)의 시즈코 저택을 찾아와 휘젓는다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노히메가 기후 성에 들어가는 것과 함께, 그녀의 남동생에 해당하는 사이토 토시하루(斎藤利治)가 노부타다의 측근으로 착임(着任)했다.

식객(居候)인 오이치들은 눈치보이는 생활을 하고 있을 리는 없었고, 생활의 편리성이나 위생수준만을 따지면 일본 제일로 이름높은 시즈코 저택에서 아무 부자유스러움 없이 살고 있었다.


"자 하츠야, 오늘은 뭘 하고 놀겠느냐?"


허리에 손을 대고 가슴을 젖히며 챠챠는 여동생인 하츠에게 말했다. 시즈코 저택에는 다른 곳에는 없는 흥미로운 것들이 잔뜩 있지만, 어디까지나 어른용인 것들이 많아서, 귀중한 책(書物)이나 명화(名画) 조차도 그녀들에게는 빛이 바래보였다.

일단 시즈코 저택에는 어린아이들용의 놀이기구(遊具)나 교육완구(知育玩具) 등도 존재했으며, 안뜰의 연못에 작은 배를 띄우는 것조차 가능하지만, 위험히 따르는 것에는 어른이 따라붙게 되어 있어 그녀들의 성에는 차지 않았다.


"언니! '카루타'는 어때요?"


"나와 하츠가 하면 승부가 뻔히 보인다. 질 것을 알고 있는 승부는 좋아하지 않느니라. 어느 쪽이 이길지 모르는 놀이가 하고 싶다"


"도서관의 금서고(禁書庫) 침입은?"


"어느 쪽이 먼저 들키지 않게 숨어들지를 겨루는 것은 재미있었지만, 그렇게까지 꾸중들어서는 본전도 못 뽑는다"


이전에 실행했을 때, 성공하기 직전에 아야(彩)에게 들켜버려, 오이치에게 엉덩이가 빨개질 때까지 볼기를 맞은데다, 일주일 동안이나 간식이 없다는 엄벌이 내려졌다.

원래는 자신들도 먹을 수 있었을 과자를 다른 사람들만이 먹는다. 그 모습을 손가락을 빨며 지켜본 것은 어린 마음에 트라우마로서 각인되었다.


"그보다도 언니. 오늘 과제는 끝났어요?"


"후후후, 이 언니는 똑똑하니 말이다! '끝냈기에' 놀고 있는 것이니라"


"오오ー! 과연 언니. 하지만 아야가 언니를 찾고 있던데요?"


"그…… 글쎄? 무슨 용무일꼬? 뭐, 대단한 용무는 아닐게다!"


노골적으로 시선을 회피하며 챠챠는 시치미를 뗐다. 챠챠는 과제를 끝냈다고는 말했으나, 모든 답변란에 뭔가를 써넣은 것 뿐이지 성실하게 문제를 풀지 않았음은 일목요연했다.

과제가 회수되고 교사가 채점하는 단계에서 태만이 발각되어, 아야가 챠챠를 찾으러 왔을 때에는 둘 다 학습실을 빠져나간 후였다는 상황이다.


"그런 것보다 저녁식사 시간까지 무얼 하고 놀겠느냐? 오늘 저녁 식사는 덴뿌라(天ぷら)가 나올 것이니 배를 꺼뜨려 두어야 하느니라!"


"어째서 언니가 식단을 알고 있는 거에요?"


"그게, 시즈코에게 본 적도 없는 훌륭한 새우(海老)가 도착했더구나. 시즈코가 주방에서 일하는 자들과 덴뿌라로 하면 어떨지 이야기하고 있었느니라. 그렇게 큰 새우이니 그야말로 맛있겠지!"


"과연, 시즈코의 말이라면 틀림없지요. 저는 또 언니가 몰래 집어먹었는 줄 알았어요"


"또라니 무슨 말이냐! 그렇게 자주는 하지 않느니라!"


챠챠는 벌컥 화를 내며 하츠의 부드러운 볼을 가볍게 잡아당겼다. 갓 찧은 떡처럼 부드럽게 말랑말랑 변형되는 볼을 이리저리 잡아당겨도 하츠는 가만히 있었다.


"아! 언니, 뒤에 아야가!"


"히익! 하츠, 도망치자!"


"잘못 봤어요. 죄송해요"


"하츠는 사람을 놀래키는구나…… 간 떨어질 뻔 했느니라. 게다가 조금은 이 언니를 본받아서 애교있게 굴지 못하겠느냐?"


"언니의 본성은 이쪽"


"뭔가 말했느냐?"


애교가 좋은 것은 외면(外面) 뿐으로, 알맹이는 더없는 개구쟁이라는 것을 하츠는 서투른 어휘로 지적했다.

아픈 곳을 찔린 챠챠는 언니의 위엄으로 찍어눌렀고, 하츠도 입에 양 손을 대고 침묵했다.

그런 콩트 같은 응수를 하던 두 명이었으나, 문득 본래의 목적을 떠올리고는 손을 잡고 저택 내부를 산책하기 시작했다.

어른의 높은 시점에서는 다 보이지만, 어린애들 나름대로 숨어있는 모습의 두 명을 고용인(家人)들은 보고도 못 본 척 해주었다.


"뭔가 재미있는 일은 없는게냐…… 응?"


자신들의 흥미를 채워줄 것을 찾고 있을 때, 챠챠는 멀리서 맹렬하게 달콤한 향기가 풍겨오는 것을 깨달았다.

시즈코 저택에는 이 시대에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단 음식이 충실히 갖춰져 있다. 하지만, 그래도 생산량을 볼 때 설탕은 아직 고급품. 사계절의 제철과일 등도 손에 들어오는 시즈코 저택에서는 설탕이 듬뿍 사용된 과자는 군침이 흐르는 목표였다.


"하츠야, 눈치챘느냐?"


"네, 언니. 저쪽에서 냄새가 나네요"


두 명은 얼굴을 마주보더니, 살금살금 걸어서 향기의 발생원으로 향했다. 이 앞에 있는 것은 시즈코의 개인 방에서 맹장지 하나를 격한 측근의 대기실이다.

또다시 시즈코가 뭔가 새로운 단 음식을 떠올리고 시험삼아 만들어서 그걸 측근에게라도 나눠주려고 준비했을거라고 두 명은 추측했다.

대기실의 주인인 사이조(才蔵)는 그다지 단 것을 잘 먹지 못해서, 평소에는 떫은 차를 홀짝거리면서 그래도 시즈코로부터 받은 과자라며 고생하면서 먹고 있었다.

무리해서 먹을 정도라면, 단 것을 대단히 좋아하는 자신들이 먹는 쪽이 단 음식도 기뻐할 거라고 두 명은 생각하고 있었다.


"오오!"


챠챠와 하츠가 맹장지 틈으로 방 안을 엿보자, 방 중앙에 밥상(ちゃぶ台)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 담갈색(小麦色)의 구운 과자가 의젓하게 모셔져 있는 것이 보였다.

두 명에게는 알 도리가 없었지만, 그것은 스위스의 전통과자인 '엔가디너(Engadiner)'라고 불리는 것이었다.

설탕과 물엿을 저온에서 졸여서 견과류나 드라이 프루츠(dry fruit)을 섞어 식혀서 굳힌 '누가(nougat)'를, 쿠키 반죽으로 감싸 구워낸 칼로리의 폭탄이라고도 해야 할 존재이다.

갓 구운 밀(小麦)의 향기와, 안에 들어있는 누가나 드라이 프루츠의 폭력적일 정도의 달콤한 향기가 빨리 먹으라고 재촉했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는 과자의 배치를 깨달았겠지만, 달콤한 향기에 매료된 두 명이 함정을 눈치채는 일은 없었다.


"잘 먹겠―― 우앗!"


접시 위의 구운 과자에 손을 뻗치려 한 순간, 바로 위에서 부스럭 하면서 광범위하게 무언가가 떨어져 펼쳐졌다. 챠챠와 하츠는 갑작스런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고 덮어씌워전 물건의 무게에 무릎을 꿇었다.


"뭣, 투망(投網)이라고!?"


"언니, 움직일 수 없어요"


두 사람을 덮어씌운 것은 수렵용의 투망이었다. 가장자리에 추가 달려있는 투망은, 재빠르게 대상을 덮어씌워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는다.

그물 자체가 나름대로 중량이 있기에, 어린 두 명은 머리카락이 얽힌 것도 있어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이 정도로 간단히 걸려들다니…… 좀 더 주의력을 키워야 하겠군요"


"아, 아야! 어째서 여기에?"


"그것은 챠챠 님께서 생각하시는 대로입니다"


그물에서 빠져나오려고 정신없이 버둥거리다가 점점 더 움직일 수 없게 된 두 명을 냉철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야였다.


"나는 오다 가문과 관계가 있는 공주(姫)이니라!"


"알고 있습니다만, 어머님으로부터 충분히 혼을 내 주라고 말씀이 있으셨씁니다"


아야도 어린아이를 거칠게 대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챠챠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종종 문제를 일으키고는 도망친다는 일을 반복한다.

하츠가 자발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지만, 언니와 함께 있으면 둘이서 함께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고우는 혼자서 돌아다닐 수 없으니, 챠챠만 제압해두면 세 딸은 얌전하기 때문에, 오이치나 아야는 챠챠에게만 용서가 없었다.


"큭! 어머니는 배신자"


"오이치 님께서는 챠챠 님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숙녀로 키우려 하고 계십니다. 지금 이대로는 산속 원숭이가 이럴까 싶은 상황, 시집은 커녕 다른 집에 데려갈 수 없다고 한탄하셨습니다"


"으윽ー!"


이 시대의 여자는 정치의 도구이다. 최종적으로는 다른 가문에 시집가서,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어머니인 오이치는 그러기위한 무기로서 교양을, 야무진 처세술을 배우게 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럼, 챠챠 님. 당신께서는 어째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셔야 합니다. 면학(勉学)의 좋은 점은, 한 번 배우면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는 점에 있습니다. 도구나 재화와는 달리,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의 무기가 되는 것입니다. 자, 우선은 과제를 다시 하는 것부터입니다!"


"다음에야말로 도망쳐 보이겠다ー!"


아야에게 끌려가는 챠챠는 두고보자는 듯 외쳤다. 뜻밖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과 역경에 지지 않는 바이탈리티(vitality)는 성장하고 있는 듯 했다.



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