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텐쇼(天正) 3년 애도(哀惜)의 시간(刻)


148 1576년 10월 상순



가을이 깊어지며 겨울의 도래를 느끼게 할 무렵, 각지에서 수확된 쌀이 세금으로서 모여들고 있었다.

오와리(尾張)는 말할 것도 없고, 미노(美濃)나 오우미(近江) 등도 모두 풍작(豊作)이 되었기에 오곡풍양(五穀豊穣)을 축하하는 축제가 성대하게 열리고 있었다.

오와리의 평야 지대에서는 수요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오와리 쌀(尾張米)의 작부(作付け)를 늘렸기 때문인지, 전년의 배는 될 정도의 수량이 기록되게 되었다.

특히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치타 반도(知多半島)의 주민들이었다.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하는 모내기(田植え) 시기에는 용수로가 개통되지 않았었기에 수확량 자체는 예년 수준으로 머물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풍작이었던 다른 지역보다도 주민들은 활기에 넘쳐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날씨에 맡긴 빗물에 의존했던 생활이 일변한 것이다. 강수량이 적은 해에는 물을 둘러싸고 피가 흐르는 일조차 있었는데, 맑은 물이 콸콸 끊임없이 흐르는 용수로 덕분에 하늘을 올려다보며 걱정하는 나날들은 과거가 되었다.

내년에야말로 풍작으로 넘치는 곡창지대와 마찬가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그들을 쾌활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런 밝은 분위기가 가득한 가운데, 시즈코는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원인은 지난 달에 있었던 노부나가와의 다실에서의 회담이었다.


"으ー음. 저번에 주상(上様)께서 하신 말씀은, 슬슬 큰 전쟁을 시작할 테니 준비하라는 의미겠지"


명확하게 말로 들은 것은 아니지만, 말의 이곳저곳에서 노부나가가 자복(雌伏)의 시간을 끝내고 웅비(雄飛)의 때를 맞이하려 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시즈코는 가까운 시기에 노부나가가 주요 가신들을 모아 개전(開戦)을 선언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예측하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예측대로 그녀에게 소집영장이 도착한 것은 며칠 후의 일이었다.


이미 준비를 마치고 있던 시즈코는 자신이 떠안고 있던 업무를 아야(彩)에게 인계하고, 이튿날에는 부하들을 이끌고 아즈치(安土)로 향했다.

가는 길은 순조로웠으며, 도중에 들린 미노에서 노부타다(信忠)가 합류했기에 대인원이 된 것 이외에는 문제없이 아즈치에 도착했다.

아즈치 성시(城下)에 있는 별저(別邸)에 들어간 시즈코는 도착을 노부나가에게 알리는 사자를 보낸 후, 할 일이 없어졌기에 남는 시간을 유효하게 활용하려고 움직였다.


"나 이외의 가신들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그 동안 알코올 스토브와 반합(飯盒)의 실전 시험(実地試験)을 하죠!"


시즈코는 데려온 기술자들을 정원에 모아놓고 선언했다.

현재 시즈코 영토에서는 대량의 목초액(木酢液)이 사장(死蔵)되고 있다. 목초액을 숯을 구울 때 나오는 연기(排煙)를 냉각하여 액화시키는 것으로 부산물로서 발생하며, 지금까지는 주로 살균이나 방충, 토양개량 등에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매일 생산되는 공급량에 비해 수요는 적고, 그렇다고 해서 연기를 대기중으로 방출하면 환경을 오염시켜 버린다. 또, 목초액으로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정치(静置, ※역주: 가만히 놔두는 것)가 필요하기에, 필요해지면 바로 만들 수 있다는 성질의 물건이 아니다.

이러한 경위 때문에 과잉이라고도 생각되는 양의 목초액이 계속 만들어져왔다. 계속 늘어나는 저장용의 도자기 항아리가 창고를 차지해버리는 것이 고민거리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시즈코가 떠올린 것이 목초액을 추가로 가공하여 메탄올을 생성하는 것이었다. 메탄올은 목정(木精, 영어로는 wood spirit)이라고 불리는 목재에서 생성되는 알코올 성분이다.

음료용의 에탄올과는 달리 인체에 유해하지만, 연료로서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고, 부피가 크지 않은 액체연료의 수요는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그 소비처의 하나로서 떠오른 것이 알코올 스토브, 알기쉽게 말하면 휴대용 풍로였다.

휴대용이라고는 해도 재료는 철에 주석 도금을 한 양철제로, 현대의 것과 같은 알루미늄제의 그것에 비하면 상당히 무겁다.

그러나 대량의 장작을 운반하고, 취사할 때마다 처음부터 화덕(竈)을 만드는 것을 생각하면, 그 편의성은 헤아릴 수 없다.

물론 메탄올은 휘발성 및 인화성이 강한 위험물(劇物)이기에 운반할 때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지만, 유리병에 넣고 나무 칸막이로 구분된 상자에 톱밥과 함께 채우면 충격으로 깨질 가능성도 경감할 수 있다.


"연료를 지급할 때 지급 담당자(支給係)가 대량으로 흡입하지 않게 주의해야 하지만, 그것만 주의하면 대단히 편리한 연료거든"


메탄올이 위험물인 이상, 일개 병사에게 많이 맡길 수는 없다. 사용할 때마다 취급 훈련을 받은 지급 담당자에 의해 지급되고, 남은 분량은 회수한다는 사용법이 된다.

이렇게까지 번거로운 짓을 하면서까지 휴대용 풍로를 도입하는 이유는, 진중식(陣中食)의 개선에 있었다.

전쟁터에서 먹는 진중식은 보존성과 휴대성을 중시하고 있기에, 수분을 뺀데다 염장한 것이 많아서, 빈말로도 맛있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취사를 할 여유가 있다면 따뜻한 식사를 먹을 수 있지만, 취사의 연기가 보이는 것조차 꺼려지는 상황에서는 생식(生食)이 가능한 진중식을 억지로 물과 함께 삼키는 광경이 벌어진다.

시즈코 군에서는 현대에서 말하는 알파화미(アルファ米)를 사용한 진중식도 존재한다. 이것은 평범하게 지은 밥을 물로 씻은 후 오븐이나 돌가마로 수분을 날리거나, 또는 천일(天日) 건조로 바짝 마를 때까지 건조시킨 것이다.

이것은 말하자면 레토르트 식품 같은 것으로, 물에 불리면 수십분 정도만에 원래의 밥이 되기 때문에, 뜨거운 물을 쓸 수 있다면 된장큐브(味噌玉) 등을 녹여서 불리면 따뜻한 죽으로 먹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물을 끓일 수 없는 경우에는 찬물로 불릴 수밖에 없어, 그 경우에는 차가운 죽을 홀짝거리는 상황이 된다.


다른 나라의 군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배리에이션을 자랑하는 시즈코 군의 진중식이긴 하나, 그래도 갓 조리한 따뜻한 식사에는 아득히 미치지 못한다.

시즈코의 지론으로서 '전쟁은 맛있는 것을 배불리 먹고 있는 쪽이 이긴다'라는 것이 있어, 칼로리나 영양가에만 편중되기 쉬운 진중식의 개량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행군중의 취사는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기에, 군의 존재를 쉽게 탐지당해 버린다. 그래서 연기를 내지 않고 조리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해졌다.

겨우 연기라고 얕보면 안 되는 것이, 취사의 연기에 의해 적군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라던가, 행군 예정까지도 간파당하는 경우조차 있는 것이다. 적에게 주는 정보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것이다.

여기서 알코올 램프를 떠올렸다면 알기 쉽겠지만, 연료용 알코올은 연소시에 거의 그을음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제품에 따라 다르긴 하나, 연료용 알코올은 에탄올 3할에 메탄올을 7할 정도 혼합한 것이 많다.

메탄올의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그을음은 적어지기에, 시즈코가 개발하고 있는 휴대용 풍로는 거의 연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취사 키트라는 것이 된다.


"제법 재미있는 것을 하고 있구나. 그러나, 김(湯気)은 여전히 피어오르고 있다만?"


"바깥 기온과 수온에 차이가 있으니 김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어. 김은 수증기가 식어서 물방울이 되기 때문에 하얗게 보이는 거야. 확산하면서 수증기로 되돌아가니까 금방 보이지 않게 돼. 게다가 김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정도까지 접근을 허용하면 은폐 같은 건 가능할 리가 없……어?"


등 뒤에서 들려온 의문의 목소리에 반론하면서 기껏 흥이 났는데 찬물을 끼얹는 건 누군가 하고 뒤돌아보았다.

목소리의 주인이 시야에 들어온 순간 시즈코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짓궂은 장난이 성공한 악동 같은 표정으로 버티고 서 있던 것은 본래 이곳에 있을 리가 없는 인물이었다.


"주, 주상! 언제 이곳에?"


"뭐, 네가 도착했다는 사자를 보냈길래 직접 온 것 뿐이니라"


낭패한 시즈코의 말에, 임석(臨席)하고 있던 인물이 노부나가라는 것을 알게 된 기술자들이 서둘러 엎드려 절했다.


"내게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너희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라"


예상 외의 노부나가 임석이라는 사태에 굳어 있던 기술자들이었으나, 다름아닌 노부나가 자신으로부터의 지시를 받고 작업을 재개했다.

시즈코는 노부나가의 행동에 불평해봤자 소용없다고 포기하고, 소성(小姓)들에게 의자(床机)를 두 개 가져오도록 명했다.

노부나가는 준비된 의자에 털썩 하고 앉더니 시즈코에게도 곁에 앉도록 재촉했다.


"최근에는 밭에도 나가지 않는 모양이구나"


"네. 제가 없어도 모두 돌볼 수 있게 되었기에, 다른 것에 착수하고 있습니다"


"호오! 산 속에 저수지(溜池)를 만들어 물고기를 키우기 시작한 것도 그 일환이더냐?"


"틸라피아(tilapia)에 대해 알고 계셨습니까? 아직 주상께 헌상할 정도의 품질은 아닙니다만, 나중에 가져오겠습니다"


"흠. 재촉하려던 생각은 없었지만, 준비하겠다고 하면 먹도록 하지"


꽤나 노골적으로 화제가 돌려진 느낌이 들었지만, 그건 지적하지 않는 것이 정취(言わぬが花)라는 것이리라. 시즈코는 소성들을 부르더니, 틸라피아 요리를 만들도록 주방에 연락하게 했다.

노부나가가 지적한 대로 최근 시즈코는 양식업에 힘을 쏟고 있었다. 곡식류나 야채는 공급이 안정되었고, 양계(養鶏) 및 양돈(養豚), 양우(養牛)나 수렵에 의한 짐승고기도 시장에 유통되어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코스트 면에서는 어쩔 수 없이 육식은 고가가 되기 쉬워서, 좀 더 값싸고 안정적인 단백질 공급을 목표로 틸라피아의 양식에 착수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저기 손을 써서 다양한 물고기를 들여오고 있는 모양인데, 내게 내놓는 것은 한 종류 뿐이냐?"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틸라피아는 조리법에 전망이 섰기에 주상께서 드실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어육(魚肉)의 안정 공급을 꾀하는 것이 목표이기에, 한 종류에만 의존하면 병이 유행했을 때 대체할 수 없습니다. 제가 들여오고 있는 종들은 하나같이 생명력이 강하고, 다소의 나쁜 환경에는 끄떡도 하지 않고 번식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 손을 떠나, 백성들의 손으로 키우게 하려면 섬세한 돌봄이 필요해서는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과연, 너는 쌀과 마찬가지로 백성들의 손으로 스스로의 식생활을 개선하게 하려고 꾀하고 있는 것이구나"


"다만 본래 이 땅에 사는 생물이 아니기에, 재래종(在来種)과 영역다툼을 벌이거나, 생태계를 변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현재는 단절된 환경에서 양식하는 것으로 회피하고 있습니다만, 언젠가 백성들의 손에 맡길 수 있을 때까지 뭔가의 대처가 필요하겠지요"


양식하기 쉽다는 것은 식육(食肉) 공급이라는 면에서는 바람직하다. 반면, 한 번 세상에 풀려버리면 돌이킬 수 없다는 의미도 된다.

실제로 틸라피아는 세계 각지에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침략적(侵略的) 외래종(外来種)으로서도 인식되고 있다. 현대 일본에서도 틸라피아 종류가 정착했기 때문에 생태계가 무너져 다른 종이 살 수 없게 된 환경이 확인되고 있다.

그래서 시즈코는 저수지를 중심으로 한 폐쇄된 환경을 구축하고 거기서 양식을 하도록 하고 있었다. 저수지 주변에 토끼장이나 닭장도 병설하여, 그들의 똥이나 먹고 남은 것들로 저수지의 플랑크톤이 자라게 되는 구조이다.

문제는 저수지의 성질상, 오랫동안 물이 체류(滞留)하기 때문에 수질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틸라피아는 그래도 문제없이 자라지만, 이렇게 양식한 틸라피아는 몸에 악취가 배어든다.

그 때문에, 정기적으로 하천에서 새로운 물을 들여오고, 또 탁해진 물은 침전조(沈殿槽)를 거쳐 위에 뜬 맑은 부분(上澄み)만을 배출하는 것으로 수질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본래 예정되어 있었던 것은 재래종인 잉어(鯉)의 양식이었으나, 이것은 예상 외의 요인으로 실패했다.

식용 목적으로 양식을 장려했는데, 산악지대의 백성들은 키워낸 잉어를 매각하여, 그 수입으로 다른 식량을 산다는 길을 선택했다.

틸라피아는 일본에서는 식용으로 쓰이고 있지 않기에 현재는 수요가 전혀 없지만, 잉어는 옛부터 식용으로 쓰였기에 그 나름의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이다.

잉어의 매매를 금지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개선된 식생활을 되돌려서는 본말전도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다음 방법으로서 틸라피아의 양식에 착수한 것이다. 이쪽은 원하는 사람이 없기에 가격이 붙지 않아, 식용으로 쓰는 것 이외에 이용법이 없다.


"네가 고른 물고기니 맛도 기대할 수 있겠지. 게다가 그 밖에도 물고기를 모으고 있는 것을 보니, 귀인(貴人)이 먹기에 어울리는 것도 생각하고 있으렷다?"


"현명하신 헤아림에 놀랄 뿐입니다"


"'유비무환(転ばぬ先の杖)'이냐, 너는 항상 용의주도하게 준비하는 것이 특기이지. 그쪽도 보여보거라"


"확실히 입수는 했습니다만, 아직 숫자를 늘리는 단계이기에 올릴 수가 없습니다. 채란(採卵)했을 때 다시 연락을 드릴 테니 용서해 주십시오"


노부나가의 지적대로, 시즈코는 틸라피아 이외에도 남국(南国) 계열의 갯농어(サバヒー)나, 토호쿠(東北) 연안(沿岸)에 서식하고 있는 철갑상어(チョウザメ)를 포획하여 양식하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양쪽 다 오와리와는 서식 지역이 다르기에, 이 땅에서 양식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꾸준히 시험해 보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철갑상어라고 하면 그 알을 소금에 절인 캐비어(caviar)가 유명하지만, 실은 어육 쪽도 고급 식재료로 분류될 정도의 맛을 가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철갑상어(カラチョウザメ)를 황(鰉, 황제의 생선)이라고 부르며, 황제의 식탁에 올리는 식재료로서 귀중히 여겼다. 유럽에서도 로열 피쉬(royal fish)라고 부르며, 대관식이나 왕후(王侯)가 주최하는 연회에서 철갑상어 요리가 제공될 정도였다.

한편, 캐비어를 중요시하던 것은 러시아 뿐으로, 겨우 1세기만 거슬러올라가도 미국이나 프랑스에서는 낚시용 미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쳐다보지도 않던 캐비어를 고급 식재료라고 세상에 알린 것은, 1917년의 2월 혁명에서 러시아로부터 프랑스로 집단 이주한 러시아 귀족들이다.

그들은 프랑스에 캐비어의 제법(製法)을 가져왔고, 프랑스의 귀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극상의 식재료로서 전 세계에서 귀중하게 여겨지게 된다.


철감상어라고 하면 벨루가(beluga) 종이 유명하지만, 종류는 달라도 일본에도 고유종의 철갑상어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환경성(環境省)의 레드 리스트(red list)에 '절멸종(絶滅種)'으로 지정되어 있다.

일본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철갑상어가 등장하는 것은, 1717년에 마츠마에(松前) 번(藩)이 '키쿠토지사메(菊とじ鮫)'로서 막부에 헌상한 기록이 된다.

그 이래, 메이지(明治) 시대 말기 무렵까지 철갑상어는 여름 생선으로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연이은 하천(河川) 개수(改修)나 캐비어 인기에 따른 남획에 의해 눈에 띄게 숫자가 줄어, 쇼와(昭和) 시대에 들어서자 일본의 철갑상어는 멸종되어 버렸다.

시즈코도 현대에서 일본의 철갑상어를 본 적은 없지만, 사람 손이 닿지 않은 전국시대라면 손에 들어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안자(発案者)인 시즈코도 철갑상어에 관한 자세한 지식 같은 건 가지고 있지 못하여, 현재는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는 단계이다.

현재 알게 된 것은 물을 청결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는 점, 수온은 15도에서 20도 정도에서 가장 활발해지는 점, 먹이는 작은 크기로 주지 않으면 먹지 않는 점, 아무래도 시력이 약한 것 같아서 냄새가 약한 먹이에는 달라붙지 않는 점 등이다.

틸라피아에 비하면 사육이 어려운에다, 수고를 들여서 환경을 갖춰주지 않으면 금방 쇠약해져 버린다.

도저히 서민의 입에 들어갈 수 있는 가격으로 시장에 나돌 일은 없지만, 이것은 고급품 노선으로서 키워나갈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분투하고 있었다.


"흠. 그럼 그 행운이 찾아올 날을 즐겁게 기다리도록 하지"


시즈코의 고생을 아는지 모르는지, 노부나가는 즐거운 듯 웃고 있었다.



노부나가의 소집으로부터 1주일 정도가 지나자, 주요 가신단은 아즈치에 집결했다.

오다 가문으로부터는 노부카네(信包)나 나가마스(長益) 등 노부나가의 형제에서 시작하여, 후계자인 노부타다, 그 형제인 노부카츠(信雄), 노부타카(信孝)가 뒤를 이었다.

지금은 필두(筆頭) 가신(家臣)으로 이름높은 시바타 카츠이에(柴田勝家)로 시작하여 이케다 츠네오키(池田恒興), 타키카와 카즈마스(滝川一益), 니와 나가히데(丹羽長秀), 하시바 히데요시(羽柴秀吉), 아케치 미츠히데(明智光秀), 마에다 토시이에(前田利家), 삿사 나리마사(佐々成政), 후와 미츠하루(不破光治), 하야시 히데사다(林秀貞), 사쿠마 노부모리(佐久間信盛), 카나모리 나가치카(金森長近), 카와지리 히데타카(川尻秀隆) 등 쟁쟁한 면면이 모여 있었다.

시즈코의 위치에서는 보이지 않았으나, 그 밖에도 많은 무장들이 모여 있었기에 대청(大広間)이 좁게 느껴질 정도였다.


(위장이 아파)


그런 대청에서도 가장 높은 위치에 시즈코는 앉아 있었다. 옆에 앉은 사람은 없었고, 한 단 더 높은 위치에는 노부나가가 앉아 있다는 상황이다.

즉, 노부나가와 옆으로 나란한 위치에 앉아, 다른 가신들을 흘겨보면서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어떤 파벌에도 속하지 않았다고는 해도, 이건 장난아닌 중압(重圧)……. 그 때 주상께서 일부러 오셨던 건 이 때문이었나……)


시즈코의 별저에 노부나가가 직접 찾아간 것은, 시즈코가 생활하는 모습을 시찰하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본래의 목적은 시즈코에게 작전회의(軍議)의 진행자 역할을 명하기 위해서였다.

보통은 노부나가가 작전회의를 진행하지만, 이 시점에서 시즈코를 발탁한 배경에는 가신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권력투쟁이 격렬해졌다는 사정이 있었다.

그런 때에 부하들을 집결해서 대호령을 내리게 되면, 작전회의의 석차(席次)조차 다툼의 씨앗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노부나가는 한 가지 계책을 생각하여, 그 이상의 임팩트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해보였다.

시즈코는 오다 가문 상담역(相談役)이라는 으리으리한 역할을 맡고는 있으나, 이것은 지금까지 유명무실한 명예직으로 간주되고 있었다. 그래서 시즈코를 문자 그대로 오다 가문의 수장에 대한 상담을 맡는 직책으로서, 노부나가의 의견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모두에게 전한다는 권위를 붙여주기로 했다.


"다들, 먼 길 잘 와주었다"


노부나가가 꺼낸 한 마디에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의 일언일구(一言一句)를 놓치지 않으려고 다들 노부나가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전원의 의식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을 파악한 노부나가는, 조용히, 그러나 힘있게 말을 꺼냈다.


"드디어 때가 되었다"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을 모두는 막연하게 헤아리고 있었다. 드디어 시작되는가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신들을 앞두고 노부나가는 일어섰다.


"일본에는 아직 우리들과 천하를 양분하는 자가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고 있는 모양이다"


노부나가는 대답한 미소를 떠올리며,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듯 고개를 저어 보였다.

정말 한심스럽다, 세상의 도리를 구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놈들은 이래서 문제다라고 말하는 듯한 몸짓에 다들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이마가와(今川)에 혼간지(本願寺), 천하무적이라 칭해졌던 타케다(武田)조차도 우리는 쳐부숴왔다. 그 때마다 '오다의 천하도 여기까지다'라는 소리를 들으며, 매번 그것을 뒤엎어 보였다!"


그렇게 말하고 노부나가는 숨을 들이키는 가신들을 휙 둘러보았다.


"놈들의 패인은 단 하나. 하나같이 천하를 거머쥘 수 있는 그릇이 아니었던 것이다. 준비를 게을리하고, 하늘의 뜻(天意)이 찾아들 때를 기다리지 못했다. 반대로 나는 자복의 시간을 견디고, 드디어 천하를 호령할 때를 맞이하였다! 타케다? 호죠(北条)? 그까짓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모우리(毛利) 역시 두려워할 것이 못 된다! 우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자 따윈 없다는 것을 천하만민(天下万民)에게 알리는 것이다!"


완급을 조절하며, 억양이 깃든 노부나가의 말은 가신들에게 대공세가 시작된다는 것을 깊게 새겨넣었다.

그리고 일본 동서(東西)의 영웅(雄)이라고 칭해지는 노장(古豪)들조차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단언하여 모두의 전의를 부채질했다. 


"모두에게는 내 앞을 가로막는 적을 일소할 것을 명한다. 지금부터 오다 가문 상담역이 진용을 발표할 테니, 다들 잘 듣고 명심하도록"


"옛!"


노부나가로부터 진행을 이어받은 시즈코는, 두루마리를 손에 들고 일어섰다. 단상에서 내려다보는 시즈코에게는 흥분한(殺気立った) 가신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지금부터 시즈코가 말하는 포진의 여하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것을 이미 다들 이해하고 있었다.

시바타 등 중신들은 물론이고, 말석에 이르기까지의 무인들이 발하는 열기를 앞두고, 지금까지의 시즈코였다면 질겁했으리라.

하지만 비트만과 바르티라는 가까운 가족의 죽음이, 그녀에게 이 땅에서 살아남을 각오를 굳히게 했다.


"지금부터 여러분께 전해드릴 내용은 주상께서도 알고 계시며, 제 말은 주상의 말씀과 같다는 것을 주지해 주십시오"


이제와서 시즈코를 깔보는 자들은 소수파였으나, 그래도 뿌리깊은 여성 경시의 풍조는 존재한다.

자신의 생사조차 좌우하는 포진을 여자의 입에서 듣게 된 것에 반감을 품는 자들에 대해 쐐기를 박은 모양새다.

그렇게 말하고 시즈코가 자리한 가신들을 둘러보자, 분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는 자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화장실 갈 때랑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喉元過ぎれば熱さを忘れる)'는 속담대로, 아무리 큰 공적을 세워도 지난 일은 잊혀지고, 나도 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자들이 나타나는 것이 예상사이다.

그리고 그 경향은 혈기 넘치는 젋은이들에게 많이 보인다.


"그러면 지금부터 이름이 불린 분들은 제 앞으로 모여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시즈코가 두루마리의 봉인을 찢고 펼치자, 다들 마른침을 삼키며 시즈코의 말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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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