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텐쇼(天正) 3년 애도(哀惜)의 시간(刻)


139 1576년 2월 중순



오우미(近江) 유수(有数)의 대상점인 '타나카미야(田上屋)'의 점주이자 시즈코의 어용 상인이기도 한 큐지로(久次郎)는 큐슈(九州)로 발길을 뻗치고 있었다.

그가 볼 때, 혼간지(本願寺)와의 연계를 잃은 모우리(毛利)로는 오다 가문의 패업을 저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멀지 않아 전화(戦火)는 큐슈로 다가올거라 내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전쟁 재해(戦災)에 의한 유실을 피하기 위해 시즈코가 예사(芸事) 보호에 나설 것은 자명하며, 그러기 위한 발팜으로서 자신이 현지로 가서 시즈코를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려 분투하고 있었다. 상인과의 거래와는 달리, 무가(武家)인 영주(国人)들과의 거래에서는 현금이나 현물이 아니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무리 시즈코라고 해도 멀리 떨어진 큐슈에서 큰 돈이나 그에 준하는 가치있는 현물을 준비하려면 해로(海路)를 통해 수송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어용상인이기도 한 자신이 큐슈에 먼저 거점을 가져서, 현금이나 현물의 편의를 보아 줄 수 있다면 어떨까?

도착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데다 해난사고(海難事故) 등에 의한 전손(全損)까지도 있을 수 있는 해운과 달리, 현지에 신용할 수 있는 상인이 있어, 그 자리에서 자금을 준비해주는 것이다. 이것을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영주끼리의 거래쯤 되면 막대한 금액이 움직이게 되고, 그에 따라 큐지로가 받을 수 있는 수수료도 막대한 것이 된다.

게다가 시즈코의 어용상인으로서 이름을 팔 수 있어, 오우미에서 멀리 떨어진 큐슈에서도 지반을 굳힐 수 있다.

그 후에는 큐슈의 특산품을 토우고쿠(東国)로 유통시키고, 토우고쿠의 각종 물품을 사이고쿠(西国)로 순환시키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얼마만한 것이 될 지 알 수 없다.


큐지로는 지금까지 시즈코와 어울리면서 현대식의 기업 운영에 대해 듣고,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여 실천하고 있었다.

그것은 주식을 발행하는 것에 의해 자본관계로 이어진 그룹 기업의 구축이었다.

시즈코로서느 각각 특색을 갖게 한 분사화(分社化)를 이야기한 건인데, 기초지식이 떨어지는 큐지로는 소위 말하는 '(장기 근속 종업원에게) 분점을 차려주는 것(暖簾分け)'의 발전형이라고 이해했다.

그러나, 자본관계 만으로 이어진 냉철한 분사 독립보다, 가족적인 성격이 남아 있는 큐지로의 분점을 차려주는 방식 쪽이 시대에 잘 맞아서, 기이하게도 그의 방법은 성공했다.

덕분에 큐지로의 상호(屋号)인 '타나카미야'는 이례적인 전국구에서 이름이 알려진 대상점이 되어, 일본에서 가장 큰 판도를 갖는 일대 상업 컨글로머릿(conglomerate, ※역주: 거대 복합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타나카미야가 구축한 그룹 기업망을 이용하면, 오와리(尾張)에서 현금을 맡기고 큐슈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대 사회의 은행이 담당하는 송금 기능이 확립된 것이다.

이 공적이 평가되어, 큐슈의 영주들에게도 널리 시즈코의 어용상인으로서 주지(周知)된 결과, 상인이면서 예사 보호에 관한 현지 총대리인의 지위를 얻어, 현지의 영주들과의 교섭까지 맡겨지게 되었다.


"큐지로 씨는 호타루마루(蛍丸) 건으로 교섭중이었던가?"


현대에서는 태평양 전쟁 종결시의 혼란기에 소재 불명이 된 라이 쿠니토시(来国俊)가 만든 큰 칼(大太刀)인 호타루마루는, 전국시대에서는 아소(阿蘇) 씨가 가보로서 소지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서는 아소 씨가 시마즈(島津) 씨에게 항복한 것을 계기로 전국시대 다이묘(戦国大名)로서의 아소 씨는 멸망하고, 후에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큐슈 제압 때 아소 신사(阿蘇神社)의 대궁사(大宮司: ※역주: 신사나 신궁 등에서 일하는 신직의 우두머리)로서 재흥(再興)했다.

그 가혹한 변천의 한복판에 있을 때도 호타루마루를 한시도 떼어놓지 않고, 아소 신사 궁사 가문(宮司家)이 되었을 때에도 보도로서 봉납하여, 이후 계속 비장(秘蔵)했던 것 때문에 어려운 교섭이 될 거라고 시즈코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즈코는 자신이 가진 커넥션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즉, 의부(義父)인 사키히사(前久)를 통해 조정으로부터 호타루마루 대여(借用)에 관한 칙서(勅書)를 받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대리인인 큐지로를 보내, 적의 내부로 뛰어드는(懐に飛び込む) 상인이기에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음을 얻었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것의 배경에, 천하인(天下人)에 가장 가깝다고 하는 오다 가문의 중진이라는 무력의 뒷받침이 있었다.

이렇게까지 해도 상대가 고개를 끄덕일 때까지는 그에 걸맞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생물의 복잡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대여가 이루어지면, 우선은 현물의 사진을 찍어서 파일링하고, 그 후에 사본을 제조할까"


시즈코가 소유하는 도검은 3종류로 분류되어 있다. 첫번째는 본과(本科)라고 불리는, 말하자면 진품. 두번째는 본과가 유실된 사본, 세번째는 본과가 존재하는 사본이다.

본과란 본가(本歌)라고도 쓰며, 사본의 바탕이 되는 도검을 가리킨다. 이번의 아소 씨처럼 차용에는 응하더라도 양도는 바랄 수 없는 경우 등에 본과를 본떠서 사본을 만들게 된다.

제조과정이 밝혀져 있다면 나름 정교한 사본을 기대할 수 있으나, 많은 명도(名刀)들은 도검을 제련한 본인조차도 두번다시 똑같은 것을 만들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래도 도검의 연구를 하는데 있어 사본을 제조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시즈코는 생각하고, 정력적으로 도공(刀工)들을 지원하며 사본을 만들게 하고 있다.

지금은 시즈코의 애도(愛刀)로서 알려진 오오카네히라(大包平)도, 시즈코가 평소 차고 있는 것은 사본이다.

본과는 더욱 정교한 사본을 만들기 위해 칼상자에 수납되어 엄중히 관리되고 있다.

본과의 오오카네히라를 볼 수 있는 것은 시즈코 또는 시즈코에게 허락받은 도공들 뿐이며, 특별한 행사 이외에는 시즈코 자신도 몸에 지니지 않는다.


또, 부속된 자료 등이 유실되어도 본과와 사본이 혼동되지 않도록, 시즈코가 만들게 한 사본에는 슴베(茎, 칼자루에 들어가는 칼의 손잡이 부분)에 표시(工夫)가 되어 있었다.

평소에는 칼자루에 장식되어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그곳에 제조연월일과 '정사(静写, ※역주: 시즈코의 사본이라는 의미인 듯)'의 표시(銘)를 새기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

참고로 도공들이 제조를 위해 본과에 접촉할 때는, 주변을 시즈코 군의 정규병이 지키고, 거기에 간자들까지 동원되는 치밀함을 보인다.

감시받는 쪽인 도공들은, 안전이 확보되는데다 의식주에서 재료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도검 제련에 전념할 수 있다며 오히려 환영하기까지 했다.


"'닛카리아오에(にっかり青江)'처럼 매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운이 좋았을 뿐이었지"


시즈코는 중얼거리면서 바닥에 드러누웠다.

'닛카리아오에'란 빗츄 아오에(備中青江) 파(派)가 만든 큰 요도(大脇差)로, 이름의 유래는 여러가지가 있어 확실하지 않지만, 공통된 부분은 '생긋(にっこり) 웃는 여자 유령을 베고, 다음날 아침 벤 장소를 확인했더니 돌로 된 등롱(石燈篭)이 두 토막이 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유령을 베었다고 하는 무사도 세 명의 이름이 전해지며, 벤 장소 외에도 여자와 어린애를 둘 데리고 있는 유령이라는 등 세부적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밖에도 비슷한 일화를 가진 도검이 있으며, 그쪽은 비젠 오사후네 나가미츠(備前長船長光)가 만들었기 때문에, 닛카리 나가미츠(にっかり長光)라고 불린다.


"시바타 님은 이름보다 실리를 택했으니, 기쁜 반면 쓸쓸하기도 했었지"


닛카리아오에의 소유자는 시바타 카츠이에(柴田勝家)로, 시즈코로서는 교섭하기 쉬운 반면, 대여에 그칠 거라고 상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시바타는 즉석에서 양도를 약속하고, 그 대신 그의 영지 경영을 보좌하게 되었다.

물론, 오다 가문에게도 시바타가 호쿠리쿠(北陸)를 번영시켜 확실히 다스려주는 것은 바라는 바이기에, 노부나가의 허가를 얻어 협력하는 흐름이 되었다.

시즈코는 멋대로 시바타를 자신과 같은 도검을 사랑하는 동호인이라고 인정하고 있었기에, 매입이 이루어져 기쁘면서도 배신당한 듯한 복잡한 심경이었다.

또 스리아게(磨上げ, 일본도를 짧게 고쳐 만드는 것)를 하지 않은 상태이기에, 현대의 그것과는 달리 닛카리아오에는 큰 요도가 아니라 장검(太刀)으로 분류된다.


"연구를 위해 본과를 쓰는 건 리스크가 따르고, 그렇다고 해서 뭐든지 다 사본을 만들기엔 비용이 부담되네"


도검이 고가로 거래된다는 인식이 퍼져나가면, 당연한 듯 나쁜 마음을 먹는 패거리가 생겨난다. 만약 시즈코가 대여하고 있는 도검이 도난을 당할 경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그녀의 신용은 실추된다.

신용은 잃기는 쉽지만 얻는 데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도난을 허용하면 이후의 대여는 어려워진다.

권력이나 무력을 배경으로 밀어붙이는 건 가능하겠지만, 무리하게 억지를 부린 대가는 반드시 따라오고, 언젠가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한 리스크를 배제하기 위해서라도, 대여한 도검은 사진을 시작으로 하여 상세한 계측 데이터를 얻은 후, 신용할 수 있는 도공에게 사본 제작을 의뢰한다.

사본의 제작중은 물론이고, 본과에 대해서는 운송중에도 직속 부대가 경비를 맡으며, 대여 기간에 여유가 있다면 그동안 보관하기 위해서 가장 경비가 엄중한 시즈코 저택에 있는 창고로 운반된다.

이렇게 제작된 사본은, 소정의 처리를 한 후에 시즈코에게 전달된다.

최근에는 시즈코가 소유했다는 것만으로도 관록이 붙는 것인지, 사본에도 일정한 가치가 발생하게 되어, 사본의 취급에도 주의가 필요하게 되어버렸다.


"자, 휴식은 끝. 일을 할까"


대자로 누워 천정을 보고 있던 자세에서 기세를 붙여 일어난 후, 시즈코는 책상(文机)에 놓인 서류함에 손을 댔다.

이 무렵, 시즈코가 직접 손대야 하는 일거리라고 하면 사무처리가 되어 있었다.

자기가 아니면 안 되는 일거리를 줄여나간 결과이긴 하나, 그래도 총괄하는 입장이 아니면 판단할 수 없는 결재사무는 남게 되는 것이라, 정신없이 바쁘달 정도는 아니지만 편하게 쉴 수는 없었다.

시즈코 자신이 갑주를 걸치고 행군해야 하는 사태는 토우고쿠 정벌 이래 끊긴 지 오래된다.

설령 출진할 일이 있다고 해도, 시즈코의 입장으로는 후방에 진을 치고 지시를 내릴 뿐이다.

활 다루는 솜씨는 뛰어나지만, 근접전투력은 전혀 없는 거나 다름없고, 체력이나 완력으로 남성에게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시즈코 휘하의 장병들이 시즈코를 얕보거나 하는 일은 결코 없다.

그것은 그녀의 보기드문 지휘(采配) 능력이나 넓고 크게 사물을 보는 시점에 의해 군의 생명선인 병참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그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병참이 무언지를 모르는 외부의 부대라면 여인이라는 것만으로 시즈코를 얕보는 경우도 있지만, 시즈코 군에 편입되어 좌학(座学)을 시작으로 하는 군사훈련을 마친 정병은 완력만이 힘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흐ー음. 이건 가결, 이쪽은 기각이려나? 이만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 근거를 첨부해서 다시 제출하시오, 로"


서류를 한 장씩 확인하고, 문제없으면 결재 도장을 찍어 결재가 끝난 서류함으로 옮기고, 기각하는 것은 기각 이유를 첨부하여 다른 서류함으로 분류한다.

모든 서류에 대해 재가가 끝나면, 소성(小姓)이 각각의 서류함을 사무원들이 일하는 방으로 운반하여 이후의 처리가 인계되게 된다.

휴식을 취하며 한숨 돌린 시즈코는, 집중력을 발휘하여 차례차례 결재를 기다리는 서류를 처리해 나갔다.


"어머니(かかさま), 일 끝났어요?"


마지막 서류를 결재가 끝난 서류함으로 옮겼을 때, 시즈코는 방 밖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돌아보았다. 돌아보니 우츠와(器)가 맹장지를 약간 열고 그 틈으로 얼굴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 지금 막 끝났어. 무슨 일이니?"


그렇게 물으며 시즈코는 자신의 기억을 뒤져, 우츠와와 뭔가 약속을 했는지 떠올리려고 했다. 이쪽에서 말을 걸면 대답하기도 하지만, 스스로 말을 거는 일이 잘 없는 우츠와가 그랬다는 것이 시즈코에게는 마음에 걸렸다.


"저기, 오늘은 아야가 칭찬해 줬어"


"오오! 그건 굉장하네! 그 츤데레(ツンデレ) 아야(彩) 짱이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칭찬해 주다니, 굉장히 잘했구나!"


"츤데레?"


"어흠, 아무 것도 아니야. 그보다 그런 곳에 있지 말고, 이리 오렴"


그렇게 말하고 시즈코는 몸 전체를 돌려 우츠와를 향해 손짓했다. 잠시 망설인 우츠와였으나, 시즈코가 떠올린 미소에 끌려 방 안으로 들어오더니 시즈코가 내민 양 팔 사이로 들어왔다.

시즈코는 자신의 무릎 위에 우츠와를 앉히고, 마치 껴안듯 서로 마주보며 우츠와의 이야기에 장단을 맞춰주었다.

전국시대의 상식으로 볼 때는 눈을 찌푸릴 만한 행동이지만, 우츠와는 시즈코의 양녀가 될 때까지의 학대로 인해 감정이 희박한 소녀가 되어 있었다.

그걸 치유해줄 수 있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명백한 애정과 스킨십이라고 시즈코는 굳게 믿었다.

성별 차이가 있기 때문인지, 시로쿠(四六)는 쑥쓰러워하며 안겨주지 않는 것이 현재의 고민이었다.

다행히 둘 다 시즈코에게는 마음을 열어주고 있고, 시로쿠에게는 다소 소행이 불량하지만 케이지(慶次)라는, 성별이 같고 믿음직한 형님뻘 되는 존재가 있다.

시즈코 자신이 이성과의 감정의 기미에 대해 괴멸적이기에, 케이지가 형님 역할을 해 주는 것은 기쁜 오산이었다.


"오늘은 말이에요, 산수 시험이 있었어. 어려웠지만 열심히 했더니, 아야가 잘했다고 했어"


"응"


"그리고 밥도 남기지 않고 먹었어. 목욕도 혼자서 했어"


더듬더듬 말하는 우츠와의 말에 따르면,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하는 우츠와를 칭찬한 모양이다.


"응 (챠챠(茶々) 님이나 하츠(初) 님과 비교하면…… 아니, 그 두 사람은 규격외인가)"


"평소에는 무섭지만, 칭찬해 줄 때는 웃어줬어"


"그러네. 아야 짱은 평소 무표정하지만, 그만큼 웃어줄 때는 예쁘지. 착한 일을 하면 칭찬하고, 나쁜 일을 하면 꾸짖는다. 이건 모두와 함께 살 때 굉장히 중요한 거란다"


"응. 사실 항상 칭찬받고 싶지만, 역시 야단맞을 때도 있으니까. 조금씩 야단맞지 않게 되고 싶어"


"초조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고 야단맞지 않게 하는 것보다, 칭찬받을 일을 늘리는 쪽이 즐겁거든? 나도 아야 짱도 우츠와를 정말 좋아하니까, 사실은 매일이라도 우츠와를 칭찬하고 싶단다"


우츠와의 머리를 가슴에 품듯 하며 시즈코는 우츠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우츠와는 싫어하는 기색도 없이 시즈코에게 몸을 맡긴 채 눈을 가늘게 뜨고 기분좋은 모습이었다.

니글렉트(neglect)의 영향은 아직 우츠와에게 짙게 남아 있다. 자신이 무언가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혼나고 싶지 않다는 것은 어린아이의 발상으로서는 다소 건전하지 못하다.

우츠와에게는 보통의 아이들보다도 더욱 뚜렷하게 말과 태도로 애정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아이를 낳아본 적이 없는 자신이 어머니 흉내를 내는 것은 조금 쑥스럽기도 하지만, 우츠와의 양육(生育)과 저울질할 것은 아니다.


"사실은 오라버니처럼 말할 수 있게 되고 나서 말하려고 했는데, 기분이 좋아졌어"


우츠와는 성장 과정에서 거의 말을 하지 않았기에, 아마도 뇌의 언어 영역(言語野)의 발달이 늦어졌다.

오빠와 둘만의 생활에서 다른 아이들도 있는 환경으로 바뀐 것 때문에, 우츠와 자신도 자신이 잘 대화하지 못하는 것을 신경쓰고 있다고 보고는 들었다.


"잘 말하고 있어. 시로쿠 오라버니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 조금씩 매일 어머니랑 이야기하자!"


"응"


"실례합니다, 시즈코 님. 이시키리마루(石切丸)의 사본이 도착했습니――"


우츠와와 멈추지 않는 대화를 계속하고, 어쩌다 대화가 끊긴 타이밍에 아야가 보고하러 나타났다.

마치 계산한 것처럼 좋은 타이밍에, 그녀의 배려를 느끼고 기뻐진 시즈코는 우츠와를 안은 채로 아야 쪽으로 몸을 돌렸다.


"츤데레"


고맙다고 시즈코가 말을 걸기도 전에, 우츠와가 아야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 순간 아야의 얼굴에서 감정의 색이 빠져나가고, 연극 가면(能面)같은 무표정으로 변했다.


"시즈코 님,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우츠와 님, 저녁식사 준비가 되었으니, 모두와 함께 식사해 주십시오. 저도 곧 따라가겠습니다"


"응, 알았어"


"감사합니다"


아야를 가리켜 츤데레라고 부른 우츠와에게, 아야는 기품있는 미소를 떠올렸다. 그러나, 시즈코는 그 아름다운 미소 뒤에 원한(怨嗟)의 표정을 떠올린 한냐(般若, ※역주: 요괴의 일종)의 그림자를 보았다.

그 후, 굳게 닫힌 실내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시즈코는 결코 이야기하려 하지 않았다.




아시미츠(足満)는 최근, 기술자 마을에 열심히 드나들며 목공 기술자나 금속 세공사, 주물사(鋳物師) 등과 면밀한 회의를 거듭하고 있었다.

목재를 가공하면 어쩔 수 없이 단재(端材)라 불리는 어정쩡하게 남은 쪼가리가 생겨버린다.

그밖에도 산의 정비에서 발생하는 간벌재(間伐材)나 임지잔재(林地残材) 등, 장사나 건축자재로서는 쓸 수 없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목재가 발생한다.

보통은 일회용 젓가락(割り箸)이나 이쑤시개(爪楊枝) 등의 작은 것들로 가공하여 재이용한다.

현대에서도 일회용 젓가락이 자원 낭비의 상징처럼 부각되어 환경보호의 대의명분 아래 단죄되었으나, 본래는 버리는 목재를 유효 활용하여 삼림자원을 보존하는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


역사적 사실에서 일회용 젓가락이 처음으로 등장한 시기는 확실치 않으나, 일반적으로 유통되고 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에도(江戸) 후기(後期), 분세이(文政, 1818~1831년) 시대라고 한다.

에도 시대 후기의 에도, 쿄(京), 오사카(大阪)의 사물을 소개한 백과사전 같은 서적, 모리사다만코(守貞謾稿)에 의하면 당시에는 와리바시(割り箸, ※역주: 쪼개 쓰는 젓가락이라는 의미)라는 명칭이 아니라, '히키사키바시(引き裂き箸, ※역주: 찢어 쓰는 젓가락이라는 의미)'라고 불렸던 모양이다.

역사보다 앞서 기술자 마을에서 생산되는 일회용 젓가락은, 다행히 '쪼갠다(割る)'라는 행위가 '일을 시작한다'라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신사(神事)나 경사(祝い事) 등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용되어, 서민들에게도 퍼져나갔다.

목제 뿐만 아니라 대나무로 만든 일회용 젓가락도 생산되어, 음식점에서도 일회용 젓가락을 쓸 수 있을 정도의 싼 가격으로 공급되게 되었다.


그러한 배경도 있어, 적당한 크기의 단재를 손을 넣을 수 없었던 아시미츠는, 임지잔재를 사람까지 고용하여 회수하고 사들여서는, 목공 기술자들을 찾아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도록 의뢰하고 있었다.

다양한 기술자에게 분산하여 발주하였기에 아시미츠 이외에는 전체 이미지를 알 수 없지만, 상당히 정교한 기구를 가진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고 있는 것을 기술자들은 짐작하고 있었기에, 아시미츠의 요구를 맞출 수 있도록 분투하고 있었다.

아시미츠는 모든 부품이 손에 들어오자, 접착제나 나사를 사용하여 조립을 개시, 현대인 남성이라면 향수(郷愁)를 불러일으킬 듯한 형태로 조립했다.


"좋아! 기대 이상의 정밀도로군. 흔들리는 부분도 없이 제대로 조립됐어"


원리적으로는 일회용 젓가락으로 만든 고무줄 총을 크게, 총신이나 그립에도 신경쓴 어른의 완구라고 할 만한 품질이었다.

아시미츠는 주물(鋳物) 트리거 가드로 보호된 단철(鍛鉄)로 만들어진 방아쇠를 당겨 고정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욕심을 말하자면 니스를 칠하거나 도색을 하고 싶지만…… 우선 모양새가 갖춰진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자!"


아시미츠가 단재를 사용해 만든 것은, 오토매틱 핸드건 타입의 고무줄 총이었다.

공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황산(硫酸)이나 질산(硝酸) 등 필수 기재(基材)가 되는 산(酸)의 수요가 늘고, 부산물로서 수지(樹脂)나 팩티스(factice)의 여분을 이용한 고무줄(輪ゴム)이 대량으로 보급되었다.

물론 천연 고무 정도의 탄성은 없지만, 적절한 두께의 것을 준비하면 충분히 고무줄 총에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순간, 아시미츠 안에 살고 있는 소년의 혼이 외치기 시작했다.

아시미츠의 취향은 오토매틱보다도 리볼버 타입의 핸드건이지만, 회전식 탄창과 고무줄 총은 상성이 나쁘기에 단념했다.


"우선은 고무줄 총으로 연발식 총을 보여주면 그 유용성을 드러낼 수 있겠지. 언젠가는 리볼버를 휴대하고 싶군"


실제로 실탄을 사격할 수 있는 권총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지만, 볼트액션 라이플조차 세미오토에 멈춰 있는 현재 상황에서 차례를 건너뛰는 기술 혁신은 바랄 수 없다.

실탄과 달리, 완전히 똑같은 부분에 복수의 탄체(이 경우에는 고무줄)를 장전할 수 있는 고무줄 총은, 연발식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교재로 적합하다고 할 수 있었다.


"공이치기(撃鉄) 대용의 톱니바퀴에 거는 형태로, 12발까지 고무줄을 장전할 수 있지. 시험삼아 5자루 만들었으니, 미츠오(みつお)나 고로(五郎), 시로(四郎)도 불러서 시험삼아 총싸움을 해볼까"


금속제 프레임을 갖는 실총이라면 어려운 쌍권총(二丁拳銃)도, 기구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목제인 고무줄 총이라면 여유롭게 다루는 것이 가능하다.

자신용으로 2자루 확보하여 허리 양쪽에 허리띠에 꽂아넣고는, 나머지 세 자루와 고무줄을 보자기에 싸서 바쁘게 나갔다.


며칠 후, 연병장 한 구석에서 나이를 먹을만큼 먹은 아저씨들 네 명이 그야말로 즐겁게 총싸움을 하는 모습을 많은 병사들이 목격하게 된다.

어째서인지 다들 마음 속에서 끌리는 구석이 있었는지 조용한 붐이 일어나, 철포 기술자(鉄砲鍛冶)가 도면을 그리고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등, 마개조가 시작되었다.




때는 흘러 2월 중순. 우뚝 버티고 선 아야와, 그 앞에 시무룩하게 앉아 있는 시즈코라는 평소의 그림이었다.


"시즈코 님, 언제쯤 그 괴이(面妖)한 호칭해서 해방시켜 주시는 건가요?"


아야의 조용한 분노 앞에서 시즈코는 자신의 힘이 부족함을 한탄하고 있었다. 즉, 우츠와가 아야를 '츤데레'라고 부르는 버릇이 들어버린 것이다.


"당신께서는 따님에게 뭘 가르치고 계신 건가요?"


"미안해. 결코 나쁜 의미는 아니야. 얼핏 보기엔 까다로워보이지만, 내심은 상냥한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거든?"


아야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시즈코는 고개를 숙인 채 간신히 거짓은 없는 변명을 입에 올렸다.


"그 말씀은?"


"나쁜 말이 아니라 칭찬하는 말이라고 우츠와에게도 설명했더니, 어감(音の響き)이 마음에 든 모양이라……"


시즈코는 우츠와에게, 칭찬하는 말이지만 그다지 고상한 말은 아니니 쓰지 말라고 설득을 시도했으나, 짧은 센텐스(sentence)로 정확(的確)하게 아야를 표현하는 어휘가 마음에 들어버려서 자주 사용하게 되어 버렸다.

시즈코의 태도를 보니 그 의미만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이해하고, 본의는 아니지만 아야는 자신이 참는 쪽을 선택했다.


"자신을 가리키며 뭔지 모를 말을 듣게 되는 것은 의외로 신경이 쓰입니다"


"미안해"


"이제 괜찮습니다. 신경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익숙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야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호칭이지만,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 때문에 우츠와도 마음에 들어하는 구석이 있었기에, 우츠와가 얼른 싫증내주기를 바라기로 했다.


"이 이야기는 그만 하지요. 하지만, 지금은 이 문제를 어떻게 대응할지를 정해야 합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아야는 자신이 시즈코에게 가혹한 일을 강요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었다.

시즈코가 의도적으로 '그 화제'를 피하고 있는 것은 명백하며, 그러나 시간적 제한 때문에 미룰 수도 없는 안건이었다.

비정하다고 비난받더라도 시즈코가 문제를 바로 마주하게 해야 한다.

이 문제에서 도망쳐봐야 가장 후회하는 것은 시즈코 자신이 된다, 그래서 아야는 마음을 독하게 먹을 각오였다.


"아야 짱이 하려는 말은 이해하고 있어.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고, 몇 년 전부터 각오는 하고 있었어…… 아니,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정작 눈 앞에 닥쳐오니 안 되네……"


평소의 시즈코와는 달리, 피로에 지친 노인 같은 힘없는 중얼거림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흐를 것 같은 무언가에 저항하기 위해, 시즈코는 천정을 올려다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너무나 애처로운 나머지 아야는 순간 시선을 돌릴 뻔 했으나, 의식을 강하게 조여서 억눌렀다.

아야의 앞에 있는 것은, 어떤 역경에서도 어딘가 태평하고 쾌활한 시즈코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가족을 잃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평범한 여인의 모습이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어, 오래 산 편이라고. 약도 전문 의사도 없는데 여기까지 살았다는 걸 말야. 그거 알아? 야생의 수명이라면 지금의 반도 안 되거든"


"……심정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뒤로 미루는 것에도 한계가――"


"알고 있어!"


힘껏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시즈코가 외쳤다.

큰 소리가 났지만, 아야는 포커 페이스를 무너뜨리지 않았고, 누군가 달려오는 기색도 없었다.

다만, 아야는 시즈코에게서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손톱이 손에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미안해. 알고는 있어. 내가 이 꼬락서니라 일에 지장이 생기고 있는 것도, 아야 짱이 정말로 나를 배려해주고 있는 것도 알고는 있어……"


"지장 같은 건――"


"그래도, 이번만큼은 마음이 따라오질 않아. 미안해, 스스로도 이대로는 안 된다고 알고 있어. 시간이 없는 것도 알고 있지만, 조금 더 시간을 줘……"


몇 가지 말이 뇌리를 지나갔으나, 그 어느 것도 아야의 입에서 나오지는 않았다.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사람이 좋지만, 필요하다면 냉혹해질 수도 있는 시즈코가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휘둘리는 모습 앞에서 아야는 말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괴로울 때 항상 곁에 있어 준 시즈코에 대해 힘이 되어줄 수 없는 자신이 답답했다.


"미안. 당분간 혼자 있게 해 주겠어? 일은 어떻게든 처리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아야는 스스로의 무력함을 곱씹으며 시즈코의 방을 나갔다.

시즈코는 자신의 감정에 몸을 맡기기에는 너무 지위가 높아졌다. 그녀가 하는 말 한 마디는, 때때로 사람의 생사까지 좌우하는 한 마디가 된다.

만약 설령 시즈코가 짜증이 난 상태에서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강하게 질책했다고 하자. 이 시대의 그것은 질책받은 쪽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주인의 노여움을 산 하인(家人)의 입장 따위, 부스럼이나 다름없는 것이 된다. 최악의 경우, 가족까지 모조리 영지 밖으로 추방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당신은 지금까지 스스로를 죽이고, 세상을 위해 사람을 위해 봉사해 오셨습니다. 이별(別離)의 시간 정도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도 좋을텐데……) 실례하겠습니다"


아야는 깊이 머리를 숙이고, 실내와 밖을 구별짓는 맹장지를 닫았다. 하지만, 실내에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시즈코의 상태는 어떠하더냐?"


복도의 모퉁이를 돌았을 때, 아야의 옆에서 말이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을 찾으니, 그곳에 있던 것은 이치(市)였다.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아야를 바라보는 그녀에게서는, 제 집마냥 거리낌없이(我が物顔) 시즈코 저택을 활보하는 여성은 없었다.

이치의 물음에 아야는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치도 그 대답을 예측하고 있었던 듯, 괴로운 듯한 한숨이 새어나왔다.


"너로서도 무리인 것이냐"


"어쩔 수 없습니다. 상대가 상대…… 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아야는 며칠 전을 떠올렸다. 시즈코가 울적해지게 된 발단은, 2월 초순의 차가운 진눈깨비가 내린 날이었다.

전날의 따뜻함이 거짓말처럼 자취를 감추고, 급격한 추위와 함께 음습한(陰陰滅滅) 습기가 밀려들었다.

이렇게 악천후라면 달리 할 일도 없어서, 시즈코의 일도 순조롭게 처리되어, 점심식사를 마칠 무렵에는 시간이 비게 되었다.

평소라면 미리미리 처리하려고 새로운 일거리에 착수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럴 기분이 들지 않아 곁에서 엎드려 누워있는 비트만 패밀리로 파고들었다.


평소라면 시즈코가 잠들 때까지 늑대들이 지켜보지만, 그날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시즈코가 카이저에게 기대어 눈을 감고 일 각(刻) 정도 지났을 무렵. 비트만이 갑자기 기침을 하며 헉헉 하고 거칠게 숨을 쉬기 시작했다.

탁한 가르릉거림(喘鳴)과 물소리가 섞이는 기침과 함께, 피가 섞인 토사물을 토해냈다.

노화의 징후로서 이전보다도 수면시간이 길어졌고, 부름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있어 어느 정도는 예측하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급격한 증상은 예상하지 못했다.

당황한 시즈코는 일단 의사를 부르도록 명하고, 그 동안 비트만의 곁에서 간병을 계속했다.

바르티나 카이저들도 거친 호흡을 반복하는 비트만을 걱정하는 건지, 멀찌감치서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다른 개과 동물의 건강상황을 진찰하는 의사가 도착하여, 비트만은 들것에 실려 운반되어 갔다.

비트만이 토해낸 토사물도 회수되었고, 주위는 비트만이 없는 것 이외에는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갔다.

육친이나 다름없는 상대(相棒)의 용태(容態) 악화를 겪어, 시즈코의 안색은 갱지(わら半紙)처럼 변해 있었다.

아야로서는 위로해주고 싶었으나, 잘 알지 못하면서 별 소용없는 말(気休め)을 하는 것도 꺼려져, 시즈코의 곁에서 등을 쓸어주는 데 그쳤다.

그러한 아야의 헌신도 있었던 덕분에 간신히 조금 진정한 시즈코는, 망연자실한 상태로 작게 말했다.


"이제 오래 버티지 못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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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