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자위대

戦国自衛隊


작가: 半村 良


번역: 가리아




제 2장


02 켄신(謙信)



히라이(平井) 상병(士長)이 배려하여 가져온 접이식 의자에 앉아 두 사람은 외통수 장기(詰将棋) 같은 대화를 계속했다. 대화의 흐름 하나로 영구히 접점을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회담을, 두 사람은 끈기있게, 원하는 방향을 찾으며 계속했다.


"지금 에치고(越後)는……"


이라며 사내는 정세를 이야기했다. "북쪽으로 이로베(色部) 씨, 남쪽으로 아시나(蘆名), 우에스기(上杉), 무라카미(村上)의 각 가문, 그리고 서쪽으로는 진보(神保) 씨와 그것을 등 뒤에서 조종하는 아사쿠라(朝倉) 씨로 둘러싸여, 그야말로 다난(多難)한 때를 보내고 있소이다. 우리 주군이신 코이즈미(小泉) 에치고노카미(越後守)는 맹주(明主)이시나, 아무래도 강적들에게 둘러싸여서 싸움에 쫓기고 있어, 예전에 우리 영지(領国)였던 아가노가와(阿賀野川) 이북을 이로베 일족에게 빼앗겨도 되찾을 여유가 없는 상황이외다. 여기에 당신들과 싸우게 되면, 먼저 이 사카이가와(境川) 맞은편 기슭의 미야자키(宮崎) 요새(砦)에 있는 쿠로다 히데하루(黒田秀春) 놈이 기뻐하며 치고 나올 것이 틀림없소"


그렇기에 이 문제는 온건하게 처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바(伊庭)도 그 점에서는 이의가 없었다.


"기일(期日)에 관해서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저희들이 완전히 우군에게 버림받았는지 어쩐지,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언제 이 상태에서 자력으로 탈출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도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당분간 이 지점을 떠날 수 는 없습니다. 한 발자국이라도 이곳을 떠나면, 그야말로 돌아갈 수 있을 것도 돌아갈 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그건 오히려 반가운 일이오. 당신들이 여기에 얼마나 오래 있으시던, 싸울 걱정만 없다면 전혀 상관없소. 그러나, 이곳에 수십일이나 가만히 있는 것은 불편하시지 않겠소이까?"


"곤란한 건 그것입니다. 저희들의 물자 중에서 가장 적은 것이 식량입니다"


"도움을 드리지요. 단, 신명(神明)을 걸고 적으로 돌아서지 않는다고 맹세해 주신다면 말이오"


"그거야 뭐…… 당신들 뿐만 아니라, 강 저편에 있는 쿠로다인가 하는 사람의 병사들과도 전투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사내는 쓴웃음을 지었다. "쿠로다 세력과는 싸우게 될 거요(역주: 원문의 討たれい라는 표현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겠음). 히데하루 놈과는 지금 한창 전쟁중이외다"


"허허……"


이번에는 이바가 쓴웃음을 지었다. 사카이가와가 엣츄와 에치고의 경계인 이상, 이곳에 분쟁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이 사내가 말하는 것과 같은 전투 상태가 되어 있다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느긋한 풍경이었다. 사내가 분노한 표정으로 설명한 것에 따르면, 쿠로다 히데하루라는 인물은 원래 코이즈미 가문의 가신(家臣)이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비밀리에 시나노(信濃)의 우에스기 가문과 내통하여, 주군인 코이즈미 에치코노카미 유키나가(行長)가 호쿠에츠(北越)의 이로베 가문을 치러 나간 사이에 돌연 반기를 들어 영지를 지키고 있던 나가오 하루카게(長尾晴景)를 죽여버린 것이다. 하루카게는 이 사내의 형에 해당하며, 그 후에 카스가 산성(春日山城)에서 쫓겨나자 엣츄의 진보 가문으로 가서, 하필이면 그 에치고 측 최전선인 미야자키 요새의 수비 임무를 맡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거슬러올라가면 나가와 가문과도 혈연관계가 있는 사이인 모양이라, 그렇기에 비정상적인 증오가 양자 사이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거 곤란하군요"


이바는 그렇게 말하고 반대편 기슭을 보았다. "당신과의 사이에 평화를 유지하면, 저 양반(あちらさん)의 마음에는 들지 않는다는 거군요"


"과연, 저 양반이라……"


이바의 말투가 웃겼는지 사내는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다.


"실례입니다만, 한번 더 당신의 성함을"


옆에서 말없이 듣고있던 히라이 상병이 대단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가오 헤이조 카게토라(長尾平三景虎)"


사내는 웃으며 대답했다.


"소위(三尉)님, 이 분은 혹시……"


"뭔가 상병(陸士長)"


"나가오 카게토라, 그…… 우에스기 켄신(上杉謙信)이 아닐지요"


이바는 깜짝 놀라서 사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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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