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자위대
戦国自衛隊
작가: 半村 良
번역: 가리아
제 1장
01 훈련(演習)
심야의 국도 8호를 자위대(自衛隊)의 차량이 서쪽으로 질주해갔다. 10대, 15대씩 그룹을 짓는 차량들의 무리에는 약간의 간격이 있었고, 그 일순의 고요함을 바위투성이의 해변(磯)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뒤덮고 있었다.
자위대는 북부(北部), 동북(東北), 동부(東部), 중부(中部), 서부(西部)의 다섯 개 방면대(方面隊)로 국토 방위에 임하게 되어 있다. 지금 국도 8호를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동부방면대 제12 사단(師団)이다.
같은 날 밤, 서부방면대에 소속된 키타큐슈(北九州)의 제4 사단은 칸몬(関門) 터널을 통과하여, 산인(山陰)의 바닷가를 따라 뻗어있는 국도 191호를 고속으로 북상중이었다. 히로시마(広島) 현(県) 카이다(海田) 쵸(町)에 사단 사령부가 있는 중부방면대 제13 사단은, 제10 사단의 수비범위인 와카사(若狭) 만(湾) 방면으로 진출하고, 도쿄(東京)-네리마(練馬)의 제1 사단 사령부도, 그 전위(前衛)에게 통상의 수비범위를 넘게 하여 오오마치(大町), 나가노(長野), 이이야마(飯山)의 선에 전개중이었다.
한편, 해상자위대(海上自衛隊) 역시, 우라니혼(역주: 혼슈(本州) 중에서 동해에 면한 지방을 일컬음)의 장대한 해안선을 담당하는 마이즈루(舞鶴) 경비구(警備区)의 전 함정이 노토(能登) 반도(半島) 앞바다에 집결하고, 제1, 제3 호위대군(護衛隊群)과 구레(呉)의 제1 잠수대군(潜水隊群)이 그에 합류하기 위해 어두운 밤바다 위를 고속 이동중이었다. 그리고, 이 움직임과는 별개로 미국 제7 함대의 일부가 세력 불명인채로 부산(釜山)을 경유하여 동해(역주: 원문에는 당연히 일본해(日本海)로 되어있지만 동해로 씁니다)로 들어와 있었다.
훈련(演習)이다. 그리고 훈련은 정보통제도 그 일부로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이날 밤의 병력 대이동에 관하여 그 전모를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극히 적었다고 해도 좋다. 하물며 아무 전조도 없이 갑자기 차에 처넣어져서 밤새 흔들리고 있는 하급 대원들은, 훈련의 목적은 고사하고 행선지조차 알지 못했다.
다만, 하늘이 어렴풋이 밝아올 무렵, 국도 8호에서 이토이가와(糸魚川)을 지나, 사카이가와(境川)의 다리 기슭에 있는 토야마(富山) 현의 표식을 읽은 제12 사단 최후미의 대원들은, 이것이 평소와는 달리 대규모의 훈련인 것을 깨달았다.
이토이가와에서 서쪽으로, 오야시라즈(親不知), 코시라즈(子不知)을 지나서 사카이가와에 이르는 구간은, 옛부터 호쿠리쿠도(北陸道)의 험한 곳(難所)으로 유명하다. 사카이가와는 에치고(越後)와 엣츄(越中)의 국경으로서 오랫동안 호쿠리쿠(北陸)의 땅을 구분하였고, 호쿠리쿠 본선(本線)의 역이 있는 이치부리(市振)에는 에치고 측의 관문(関所)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사카기아와는 니이가타(新潟) 현과 토야마 현의 현 경계(県境)이며, 동시에 자위대 동부방면대와 중부방면대의 수비 경계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동부방면대 소속의 제12 사단이 그것을 넘어서 중부의 제14 사단의 지역으로 들어간 것은 대원들에게 꽤나 신선한 자극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경계를 넘어서 사카이가와의 코앞에서 정지한 대원들도 있었다. 육막(陸幕, 역주: 육상막료감부(陸上幕僚監部)의 약칭) 제4부의 마츠도(松戸) 수품보급소(需品補給所)와 츠치우라(土浦) 무기보급소(武器補給所)에서 온 수품과(需品科) 및 무기과(武器科) 대원들로, 그들은 제1 사단의 수송대나 제12 사단의 보급대와 협력하여 사카이가와의 하구(川口)에 임시 야전 보급소를 설영중이었다.
앞은 바다, 뒤는 호쿠리쿠 본선과 국도 8호를 사이에 두고 바로 산. 해안 오른쪽은 격랑(激浪)이 바위를 물어뜯는 오야시라즈, 왼쪽은 바로 사카이가와로, 앞바다에 노토 반도가 시커멓게 수평선을 감추고 있다.
보급소의 대원들은 비교적 이번 훈련의 개요에 대해 자세히 듣고 있었다. <적>의 압력이 홋카이도(北海道)의 어딘가와 노토 반도 소토우라(外浦, 역주: 이것이 고유 지명인지 아니면 일반 명사인지 잘 모르겠슴)에 가해졌다는 상황을 상정한 것이다. 최강이라고 하는 치토세(千歳)의 제7 사단은, 그 기계화 수준 덕분에 지금쯤은 벌써 아사히카와(旭川)에 도달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동부의 12사단과 마찬가지로, 칸사이(関西)의 제3 사단도 노토에 집결하고, 그 구멍을 구레의 제13 사단이 메우며, 그리고 그 제13 사단을 큐슈(九州)의 제4 사단이 커버한다. 이것은 일본 전역을 아우르는 대규모 훈련인 것이다.
사카이가와의 하구에 설치된 임시 보급소는, 동부방면 총감부(総監部)에 의해 이치부리 야전보급소라는 명칭이 주어졌으나, 실제로는 계획대로 되고 있지 않는 것이 뚜렷해졌다. 이 대규모 훈련 계획의, 아주 작게 어긋난 부분이었던 것이다.
최초로 이 지정 지점에 도착한 것은 동부방면대의 직할부대인 지구(地区) 보급소의 보급대와, 소우마하라(相馬原)에 있는 제12 사단 사령부의 수송대의 일부였다. 그리고 다음으로 육막 제4부의 수품과 부대와 무기과 부대, 거기에 수송과(輸送科) 부대가 혼성으로 도착했다. 그 후에 경비를 위해 12사단의 보통과(普通科) 대원들이 60식 장갑차에 타고 왔다.
예정대로의 물자가 예정 시간 내에 보기좋게 집적된 것은 좋지만, 각자 소속이 다른 이 대원들의 지휘를 통일시킨다는 배려가 빠져 있었던 것이다. 해가 떠오르자, 대원들 사이에 왠지 낯간지러운 듯한,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돌며, 각자 무리를 지어 제각기 자리를 잡고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것은 훈련이 대규모가 될수록, 후방부대에서 자주 발생한다. 책상 위에서 짜여진 계획의 결함이 현장에서 일으키는, 일종의 <분위기를 깨는(白け)> 현상이라고 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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