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이로쿠(永禄) 10년, 천하포무(天下布武)
034 1567년 4월 중순
"기침병을 어떻게 치료했느냐, 인가요"
아픈 부분을 쓰다듬으며 시즈코는 노부나가의 질문을 되물었다.
여전히 노부나가의 주먹은 아팠지만, 꽤나 손에 힘을 뺐었던 듯 아픔은 금방 가셨다.
평범하게 불러줬으면 좋았을걸, 이라고 불평했지만, 키묘마루와 교육 담당자의 뭔가 말하고 싶은 듯 가늘게 뜬 눈을 보고 시선을 피한 그녀였다.
"어떻게고 뭐고, 단지 병이 낫는데 효과적인 환경을 만든 것 뿐입니다만?
애초에 기침병의 원인은 수백가지나 있기 때문에, 특효약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기침병, 감기에 특효약은 없다. 따라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면역 시스템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즈코는 그 면역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환경을 만든 것 뿐이다.
"그것 뿐이냐? 뭔가 남만의 비술 같은 걸 쓴 것은 아니냐?"
설명을 다 들은 노부나가는 자기도 모르게 질문했다.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기침병에 대한 특효약은 제가 아는 한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치유 능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면역기능이라고 말하면 편하지만, 전국시대의 사람은 그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으니까. 으으…… 의학은 전문외니까 풀어서 설명하는 게 어려워)
"흠…… 원인이 수백가지가 있기 때문에, 특효약을 만들 수 없는 것인가"
"기침병은 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능으로 낫게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약을 먹어도 금방 낫지는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감기의 치료법은 자신의 몸에 맡길 수밖에 없다, 가 현대에서는 통설이 되어 있다.
물론, 급격한 발열로 생명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의 해열, 소염, 진통 등의 대증요법을 취하는 경우는 있다.
항생물질 등에 관해서는 어떤 의미에서는 특효약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정석이 아니기에 생략한다.
즉, 그 이외에는 그야말로 '될 대로 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라"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던 노부나가는, 시즈코에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도록 채근했다.
"기침병은 미열이나 발열, 콧물의 과분비, 기침, 재채기, 식욕부진,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 제가 알고 있는 한도를 전제로 할 때, 기침병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생물…… 병원균이라는 것이 몸 안에 들어오는 것으로 발병합니다"
"……"
"(체온을 올려서 면역력을 UP. 즉 백혈구의 작용을 평상시 체온보다 활발하게 한다…… 고 말해도 모르겠지. 병원균은 열에 약하다는 걸로 해두자) 대체적으로 이 병원균이라는 것은 열에 약합니다. 이 때문에 발열은 인체가 이물질인 병원균을 죽이기 위해, 자신의 몸의 온도…… 체온을 올려 퇴치하려고 하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체온을 올리면 몸에 이상을 일으키기에 병원균과 자신의 참을성 싸움이 됩니다. 재채기는 체온의 조절을 하기 위한 행위입니다. 콧물이나 기침, 구토는 몸 안에 있는 나쁜 것을 밖으로 꺼내려는 행위입니다"
"……"
"그리고…… 식욕부진은 조금 까다롭습니다. 우선 사람의 몸에 대한 이야기가 됩니다만…… 저희들이 먹을 것을 먹어 체력을 붙일 때, 우선 음식을 이빨로 잘게 씹어부숴서, 목구멍을 통해 위장 부분까지 이동시켜, 거기서 음식을 녹여서 몸에 흡수될 수 있는 형태로 변화시킵니다. 이 일련의 흐름을 소화라고 부릅니다"
"……"
"(마, 말이 없는 게 괴로워……!
으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건가)저기, 실은 이건 의외로 체력을 소모하는 행위입니다. 단단한 것이나 큰 음식을 먹는다거나, 또는 많은 양을 먹거나 하면 그만큼 소화에 큰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체력을 많이 사용해도, 그만큼 많은 음식을 몸에 흡수할 수 있기에 더하기빼기에서는 이득이 됩니다. 하지만 병 같은 긴급시에는, 마치 전쟁터 같은 것으로…… 알기 쉽게 말하자면, 병원균이라는 적을 물리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으니 한가하게 논밭을 일굴 틈은 없다, 라는 몸으로부터의 통보입니다. 그것들을 잘못 판단할 경우, 기침병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찔리는 구석이 있었는지 키묘마무는 얼굴을 살짝 피했다.
아마도 무리하게 식사를 한 거겠지, 라고 시즈코는 예상했다.
"과연,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있으나, 우리들의 몸에는 처음부터 병에 대한 저항력이 있다는 것이렷다?"
"그 말씀대로입니다. 몸이 가진, 외적을 물리치고 건강을 유지하려는 작용, 이것을 자연치유력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것이 기침병을 치료하는 최대의 무기입니다"
"무기는 항상 손질해두어야 하지. 손질을 게을리하면 여차할 때 쓸모가 없다"
"네, 그 말씀이 맞습니다. 손질의 방법에 대해서입니다만, 명나라에는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는 사상이 있습니다. 이것은 병을 치료하는 약과, 매일 먹는 것은 뿌리가 같다, 는 생각입니다. 매일 먹는 것을 생각해서 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꾀하는 것, 이것을 식양생(食養生)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실천하는 방법을 약선(薬膳)입니다. 뭐…… 뜬금없는 표현입니다만, 매일 몸의 상태에 맞는 식사를 합시다, 라는 것입니다만"
"그거에 대해선 나중에 듣도록 하지. 그럼 마지막 질문이다. 기침병을 앓았을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으냐"
"쓸데없이 체력을 소모하지 않도록 하고, 수분을 섭취하고, 식사는 부드러운 죽 같은 것을 소량만, 신속하게 방의 네 귀퉁이에 뜨거운 물이 담긴 통을 놓아 방을 덥히고(습도를 높임), 따뜻한 차림새를 하고 충분히 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기침병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기침병은 자연의 건강법입니다. 기침병을 앓은 후에는, 마치 뱀이 허물을 벗은 듯 몸이 깨끗해집니다"
"호오, 꽤 재미있는 생각이구나. 마음에 들었다"
뭐가, 라고 말하려던 시즈코였지만 그 말은 삼키기로 했다.
괜한 소릴 했다가 추가로 질문공세를 받는 것은 사양하고 싶었으므로.
(그건 그렇고, 정말로 탐욕스러운 지식욕이네―)
시즈코가 하는 기침병의 설명에서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으면 즉시 질문해온 노부나가.
거기서 다시 의문이 생기면 질문, 납득하지 못하면 지론을 입에 올려 토론 비슷한 것을 했다.
덕분에 설명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을 소비해 버렸다.
"그 빨간 책?
같은 것은 쓸모가 있구나. 내용을 복제하여 내게 가져오도록. 종이는 항상 하던 식으로 보내겠다"
"으엑!?"
빨간 책에 시선을 돌렸다. 최하 300페이지 이상은 되는 붉은 책을, 완전히 복사하라고 노부나가는 말했다.
(피, 필요없는 논문이라던가 법률 부분을 커트하면…… 가, 가능할까?)
슬프게도, 거부한다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노부나가에게 순종적인 시즈코였다.
그것은 노부나가가 미노를 손에 넣은지 1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의 일이었다.
"이오이우어?"
"시즈코 님, 입에 뭘 문 채로 말씀하시는 건 품위가 없습니다. 그리고 위로의 주연(酒宴)입니다"
지적받은 시즈코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입 안에 든 것을 삼켰다.
"미안해. 그래서, 영주님께서 여시는 위로의 주연이 있다는 얘기인데, 그게 나랑 뭐 관계가 있어?"
노부나가는 미노 공략에 특히 공헌한 자들에 대한 특별 보수를 내릴 예정이라고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온천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와, 맛있는 술과 요리의 주연, 그리고 며칠의 휴가다.
뭔가 평범한 보수이며 특별하다고 할 만한 것도 아니라고 느낀 시즈코는, 아야에게 그 부분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그러자 금은이나 장식품 등의 하사품이 주어진 후의 추가 보수라는 것이었다.
다만 미노 공략 직후라서, 상을 언제 내릴지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했지만.
"아, 며칠 동안 근처가 소란스러워 질테니 주의하라는 거?"
온천을 이용한다면 확실히 옆에 있는 노부나가의 별장이 쓰이게 될 것이 틀림없다.
거기에 노부나가와 주요 무장들이 모이는 것이니, 당연히 호위나 시중을 들러 따라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니 사전에 통보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불안을 느끼게 하지 말아라, 라는 속셈인가라고 시즈코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예상은 간단히 뒤집혔다.
"아뇨, 그게 아니라…… 영주님께서 참가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4월 하순, 시즈코가 관할하는 각 마을에는 육모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시즈코 자신은 육모 작업을 하지 않았다.
언제까지나 자신이 작업을 지휘해서는 농업 기술의 계승이 완전히 끝나지 않기 떄문이다.
그러면 그녀는 뭘 하고 있느냐 하면, 농작업의 매뉴얼화였다.
지금은 전원이 1차 정보를 입수하고 있지만, 금후에도 각 마을의 백성들이 그렇게 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언 게임 방식으로 전해질 가능성도 있어, 그것들을 회피하기 위해서도 농작업의 매뉴얼화는 필수였다.
하지만 매뉴얼화한다는 것은, 농작업의 기술이 쉽게 타국에 알려지는 디메리트가 있다.
따라서 시즈코는 집필을 마친 매뉴얼을 사용하는 타이밍은 노부나가에게 맡기려고 생각했다.
그런 매뉴얼을 3분의 1 정도 썼을 때, 시즈코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이거…… 어떡하면 좋아……"
편지를 다 읽은 시즈코는 머리를 감싸쥐고 책상에 엎드렸다.
"판단은 시즈코 님께 맡깁니다만, 답장에는 주의하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옆에서 시립하고 있던 아야가 표면적으로는 자신은 상관없다는 듯, 그러나 미묘하게 잔소리를 섞어서 그렇게 말했다.
그녀가 그런 대답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설마…… 이런 편지가 오다니"
편지의 발신인은 혼다 헤이하치로 타다카츠(本多平八郎忠勝)다. 그것도 미카와 국의 직위인 하타모토 선봉역(旗本先手役, ※역주: 하타모토는 본래 영주의 직속 호위에 해당하는 무사를 나타내는 말이다. 그리고 하타모토 선봉역(先手役)은, 단순히 호위 임무가 아니라 전투에서 적극적으로 투입되는 부대를 가리킨다. 쉽게 말하면 그냥 친위대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로서 보내온 상황이다.
내용은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안녕하십니까. 저번에는 대단히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또, 훈제 무 절임이라는 것을 잔뜩 나눠주셔서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에 사죄와 답례를 겸하여, 그대에게 미카와의 맛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분명히 마음에 드실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대답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추신, 그 주먹밥에 들어 있던 노란 것은 무엇인가요?'
단적으로 말하면 식사 초대였다. 즉, 현대식으로 말하면 이 편지는 러브레터, 내용은 데이트 초청이다.
편지에 쓰여 있던 글을 읽으면, 그에게 사심은 없고 순수한 호의로 초청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거절한다는 선택지를 고르기 어려웠다.
애초에 거절하면 그의 체면을 뭉개는 게 된다. 이건 대단히 좋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편지로 초대받았다고 설렁설렁 가는 것도 문제다.
우선 도로 정비가 되어 있지 않기에, 이동은 리스크가 너무 높다. 게다가 오와리가 아니라 미카와이기에, 치안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아―, 어쩌지……"
초청을 받아도 지옥, 초청을 거절해도 지옥. 그야말로 진퇴양난, 이었다.
결국, 일 각 정도 고민했지만 좋은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던 시즈코는, 최종수단을 택했다.
"아야 짱―, 영주님께서는 이 편지에 대해서 뭐라고?"
그건 노부나가에게 판단을 모조리 떠넘겨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타다카츠의 체면을 구기지 않으면서 답장을 보낼 수 있다.
"아직 이야기가 전해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 그럼 영주님의 판단을 듣고 싶네. 아마 거절하라고 하실 거 같지만……"
"그러네요. 시즈코 님이시라면, 미카와에 가서 돌아오지 못하실 것 같기도 하니까요"
"……저기, 아야 짱. 아야 짱은 나를 모시는 거지? 뭔가 요즘, 빡세지 않아?"
"무례를 무릅쓰고 주인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것도 아랫사람의 도리입니다"
비난의 뉘앙스를 담은 말투였지만, 아야에게는 소 귀에 경읽기 상태였다.
하지만 처음 만났을 무렵의, 어딘가 벽이 있는 듯한 언동보다는 낫겠지,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뭐 좋아. 맞다맞다, 신사의 건축은 어떻게 돼가?"
"예정보다 빨리, 신전을 포함한 시설은 거의 건축이 완료되었습니다. 뭔가 오카베 님께서 의욕이 넘치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미노의 성 건축에 참가하기 때문에 이쪽의 작업은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합니다"
"뭐, 어쩔 수 없지. 부탁했던 부속 시설은?"
"6할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즈코 님께서 명하신 것들 중에, 몇 가지 확실하지 않은 것이 있기에 한 번 확인해 주셨으면 한다고 합니다"
"알았어. 그럼, 농업의 확인을…… 우선 재거름은 각 마을에 다 배포됐어?"
"각 마을에 있는 모든 밭에 산포가 끝났습니다. 퇴비도 산포 완료. 경운, 정지 등의 작업도 끝나서 토양 만들기는 완료되었습니다"
"오, 거기까지 스스로 한 건가. 토양산도계(土壌酸度計)가 없으니까 계측은 못 하지만, 그건 각자의 감에 맡길 수밖에 없으려나… 모 만들기는?"
"다이이치 님의 감상으로는 잘 되간다고 합니다.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솜씨좋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다만, 역시 올해에 생긴 마을의 백성들은 어딘가 부자연스럽다고 합니다"
"뭐 그렇지, 익숙하지 않을테니―. 뭐, 내년에는 모양이 잡힐 거라 생각하니, 별로 고민할 필요도 없으려나"
"계란에 관해서는 딱히 이렇다 할 문제는 없습니다. 농업 관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야의 보고대로, 사전에 문제가 될 만한 구석을 싹 없앴기에, 시즈코의 기술 계승은 문제랄 만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순조로운 시작을 보이고 있었다.
방심은 금물이지만, 당분간은 다이이치들에게 다 맡겨놓아도 문제없으리라.
"미소마치(味噌町: 된장 마을)에서 시험적으로 만들고 있는 장은?"
"다소 당황하고 있지만, 제법이 비슷하기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장…… 아마, 간장이라는 이름이 될 거라 생각하는데, 그건 중요한 조미료거든. 다음, 아사마치(麻町: 삼베 마을)는?"
"마는 시즈코 님께서 설계하신 슈… 슈슈휘텐 박피기 덕분에, 지금까지보다 몇 배는 생산량이 올라갔다고 합니다"
"슐리히텐 박피기네. 그러고 보니, 우리 마을이 담당하고 있는 견사(絹糸, ※역주: 명주실) 쪽은 수차(水車)를 이용한 자동 조사기(繰糸機, ※역주: 실 뽑는 기계)가 가동하고 있었지. 그쪽은 어때?"
혀가 꼬여서 약간 얼굴을 붉히고 있던 아야는,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헛기침을 한 후에 이렇게 말했다.
"그쪽은 더욱 생산량이 올라갔습니다. 다만 장시간 가동시키면 실에 균일하지 못한 부분이 생긴다고 합니다. 2각(※역주: 1각은 약 2시간)마다 한 번, 반 각 정도 쉬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질좋은 견사를 대량생산할 수 있기에, 영주님께서도 기뻐하고 계셨습니다"
견사는 누에고치에서 실마리를 뽑아낸 후, 목표로 한 굵기가 되도록 몇 가닥을 합쳐서 꼰다.
그리고 한 가닥의 생사로 집속된 후, 물레(小枠)라고 불리는 것에 감는다.
이 공정이 가장 시간이 걸리고 손도 많이 간다. 그래서 시즈코는 수차를 이용한 자동 조사기를 킨조에게 만들게 했다.
슐리히텐 박피기는 본래의 설계도가 있지만, 수차를 이용한 자동 조사기는 시즈코의 오리지널이다.
게다가 설계한 이유가 구동의 조사기를 보고 '자동화할 수 없나'라고 생각한 게 발단이라는, 그야말로 이과계열의 기술자 같은 이유였다.
결국, 그럭저럭 자동화 장치가 완성되어, 그럭저럭 괜찮은 시간에 견사가 만들어진다는, 거의 자기만족적인 형태로 끝났다.
그 때의 경험을 지금 활용한 셈이다.
"마, 명주, 이쯤 되면 면도 있으면 좋겠네"
"면?"
"응. 뭐 그건 기회가 있으면, 정도면 될까. 이웃나라인 미카와 국에 전래되고 있을 텐데, 그쪽은 아직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으니 물물교환으로 간단히 얻을 수 있겠지"
"(아직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다……? 마치 그게 정해진 미래 같은 말투……) 상인을 통해 입수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아야의 말에 시즈코는 고개를 가로젓고 대답했다.
"완성품은 필요없어. 나는 목면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거야. 즉, 씨앗을 손에 넣을 필요가 있어"
"그렇습니까. 미츠마치(蜜町: 벌꿀 마을)와 타케마치(茸町: 버섯 마을)에는 딱히 큰 문제는 없습니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흠흠, 순조로운 시작이라는 거네. 뭐 하지만, 뭔가 문제가 있으면 그때그때 보고를 올려줘"
"알겠습니다"
"……그럼, 나는…… 이 편지를 어떡할지 생각해 볼게"
밝은 목소리로 손에 든 편지를 살랑살랑 흔드는 시즈코였지만,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취미번역 > 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036 - 1567년 5월 상순 (1) | 2017.11.26 |
---|---|
035 - 1567년 5월 상순 (2) | 2017.11.26 |
033 - 1567년 4월 중순 (3) | 2017.11.05 |
032 - 1567년 4월 중순 (4) | 2017.11.05 |
031 - 1567년 4월 상순 (3) | 2017.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