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이로쿠(永禄) 10년, 천하포무(天下布武)



032 1567년 4월 중순



빠른 말을 빌려 되돌아온 시즈코는 곧장 키묘마루의 침소로 향했다.

방에 들어가자 키묘마루는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있었다.


"방의 네 구석에 뜨거운 물을 넣은 통을 놓아 주세요. 그리고, 차가운 물과 수건을 몇 개…… 갈아입을 옷도 있는대로 준비해 주세요"


키묘마루의 곁에 시림하고 있던 교육 담당자에게 그렇게 말했다.


"시즈코의 말대로 하라"


시즈코의 말에 당황하던 교육 담당자에게 키묘마루는 그렇게 명령했다.

그는 한 번 머리를 숙이고는 방을 나가서 허드렛일꾼에게 이것저것 지시하기 시작했다.


"빠른 말로 달렸다고는 해도, 왕복했으니 시간적으로는 괜찮겠지"


본래는 반나절 정도 재워놓는 게 좋지만, 이라고 생각하며 시즈코는 작은 대나무 통을 꺼냈다.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무와 벌꿀, 즉 목이 아플 때 복용하는 무엿이다.

목제의 숟가락으로 위에 뜬 것을 퍼서 상태를 보기 위해 자신의 입에 넣었다. 물엿 대신 벌꿀을 썼기 때문에 통상의 무엿과는 달랐지만, 적당한 단맛과 물기라고 시즈코는 판단했다.


"뭐냐 그건……?"


"무엿. 사실은 물엿으로 만드는 건데, 없어서 벌꿀로 만들었어. 목이 아릿할 때 먹으면 효과가 있어"


무가 가진 효소(아밀라제, 리파제, 프로테아제)에는 소화를 돕거나 목의 점막의 염증을 완화하는 성분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대로 먹어도 되고, 끓인 물로 엷게 해서 먹어도 된다.

만드는 법도 간단하여 무를 주사위 모양으로 자르고, 그 후에는 물엿이나 벌꿀에 담가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 뿐이다.

조금 지나면 무에서 수분이 나오기 떄문에, 위로 떠오른 것을 건져 먹으면 된다. 단, 무의 효소는 열에 약하므로 그것만은 주의가 필요하다.


"……음, 달군"


"뭐 벌꿀이 들어갔으니까. 그 외에도 이것저것 먹어야 돼. 체력의 유지에는 위장의 움직임이 불가결하니까―"


"뭐… 식욕은 그다지 없지만, 노력해 보지"


그 후, 교육 담당자가 수건과 통에 담은 물을 가지고 돌아왔다.

수건으로 키묘마루의 땀을 닦아내고, 땀투성이의 옷을 갈아입혔다. 몸을 닦을 때 키묘마루가 묘하게 저항하여 시즈코는 고개를 갸웃했다.

나이에 걸맞게 창피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그런 미묘한 남자 마음은 깨닫지 못하는 시즈코였다.


"구, 굴욕이다…… 그건 그렇고 그건 대체 뭐냐?"


키묘마루는 시즈코가 가져와서 억지로 겨드랑이에 끼우게 한 유리로 만든 걸로 생각되는 막대기 모양의 것에 시선을 향하며 의문을 입에 올렸다.


"응― 체온계…… 37.9도. 어제부터의 체온을 모르니까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뭐 목숨에 관계될 만한 체온은 아니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생명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만……"


"뭐 체력을 붙여서 조섭하는 수밖에 없네. 일단 다진 파를 베갯머리에 둘게. 밥은 고구마 밥과 다진 생강과 파를 끓는 물에 넣어. 그 후에는 구운 매실장아찌려나…… 병에는 자양강장과 영양보급이 뭣보다 중요하니까"


"……뭐랄까 너무 간단해서 거꾸로 불안해진다만"


감기에 좋은 식품으로서 생강이나 파, 무나 고구마 등이 있지만 전국시대에는 그런 지식은 없다.

애초에 한방의 사고방식은, 평소의 식생활로 질병에 지지 않는 몸을 만드는 것이며, 서양 의학처럼 대증요법적인 약은 별로 없다.

전국시대는 식사는 배를 채우는 것이 제일이며, 영양소 따위 발견되지 않은 시대이니 무리도 아니다.

따라서 키묘마루의 시점에서 보면, 시즈코가 말하는 것이 어떤 이유에서 필요한 지 짐작도 가지 않는 것이다.


"자자, 여기는 시즈코 누나를 신용하라고"


"아니, 너를 믿지 않는 건 아니… 다만?"


그 말에 거짓은 없다.

키묘마루에게 있어, 지금 시즈코는 '이해타산이나 입장을 잊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인 것이다.

만약 시즈코가 남자라면,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 수 있는 둘도 없는 벗이 되었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시즈코가 여자인 것이 실로 안타까웠다. 동시에 여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만날 수 있었던 것이라고도 생각하고 있었다.


"사람의 인연이란 신비한 것이구나"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키묘마루는 눈을 감았다. 이마에 얹혀진 수건이 차가워서 기분이 좋았다.

전신의 나른함도 있었기에, 키묘마루의 의식은 서서히 멀어져갔다.


"어라? 벌써 자? 뭐 괜찮겠지…… 잘 자, 차마루 군"


그 말이 귀에 닿은 것을 마지막으로, 그는 깊은 잠에 빠졌다.




키묘마루의 기침병에 대해서는 멀리 떨어진 전장에 있는 사나이에게도 즉시 전해져 있었다. 


"뭣이, 시즈코가?"


미노 국 이노구치(井之口)에 있는 사이토 씨의 거성(居城), 이나바(稲葉) 산성을 공격하고 있던 노부나가였다.

그는 키묘마루가 기침병에 걸렸다는 말을 듣자마자, 약사 등 현대에서 말하는 의사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파견하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그 후 1주일이 지나도 차도가 있다는 등의 보고는 오지 않았다. 다른 자식이라면 이렇게까지 하지 않지만, 노부나가에게 키묘마루는 가문을 이을 적자다.

지금 병으로 죽어서는 곤란했다. 이거 어쩐다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시즈코가 키묘마루의 간호를 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옛. 가문에서 일하는 자의 말에 따르면, 뭔가 기묘한 지시가 많다고 합니다. 뜨거운 물이 든 통을 방의 네 구석에 놓는다던가, 베갯머리에 다진 파를 놓는다던가…… 또, 식사에도 이것저것 주문을 넣고 있다고 합니다"


"……"


턱에 손을 대고 노부나가는 생각했다.

보고에 따르면 키묘마루는 자신의 남은 목숨이 길지 않다, 고 생각하고 시즈코에게 정체를 밝혔다고 했다.

그걸 알면서 시즈코는 키묘마루의 기침병을 치료하려 하고 있다. 무슨 속셈이지, 라고 생각했지만, 금방 노부나가는 그 생각이 쓸데없는 의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 계집이 요령좋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면, 내게 오지는 않았겠지. 즉 시즈코는 '아무 생각도 없는 것'이다. 단순히 선의에서 가까운 사이인 키묘마루의 기침병을 치료하려고 하는 것 뿐이겠지)


"가문에서 일하는 자들에게 시즈코의 지시에 따르도록 명하라. 녀석이 필요로 하는 것은 가능한 한 준비하도록. 시즈코에게는 자세한 보고를 나중에 듣겠다고 전하라"


"옛!"


깊이 머리를 숙이고 대답한 후, 전령에게 노부나가의 말을 전하러 몸을 돌렸다.


"시즈코 님은 농업 뿐만이 아니라 병에 대해서도 박식한 것인가"


모리 요시나리가 약간 감탄하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노부나가는 그 말에 동의하려 했으나, 잠시 생각한 후,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시즈코의 박식함은 놀랍지만, 녀석은 여기가 좋은 것 뿐만이 아니다. 그 녀석의 무서운 점은, 상대에 맞춰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어휘가 풍부한 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키묘마루나 니와, 그리고 아야의 보고를 받고 있던 노부나가는, 어떤 하나의 공통점을 깨달았다.

시즈코는 박식하지만, 그 지식을 '타인'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고.

그걸 깨달은 노부나가는, 손자의 병법서나 그 외의 병법서, 남만에서의 전기(伝記) 등을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어떤 병법서도 다른 것보다 훨씬 간결하고, 그러면서 알기쉽게 정리되어 있었다. 해석 방법도 일관성이 있으며, 또 난해한 부분에는 적당한 주석이 붙어 있어, 전제 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다고 노부나가는 생각했다.


"확실히 영주님의 말씀대로입니다. 그녀에게 설명을 요구하면, 요점을 간결하게 정리해서 설명해주니까요"


"그렇다. 뭐 지금은 그 녀석은 놔두도록 하지. 예의 도쿠가와의 가신에 대해서는 어떻게 되었나?"


"이미 도쿠가와(徳川) 종5위하(従五位下) 미카와노카미(三河守) 님께 인도는 끝났다고 합니다"


"음, 그러면 됐다. 이 시기에 쓸데없는 소동으로 골치를 앓고 싶지 않다. 미적지근한지도 모르지만, 본인에게 못을 박아두는 정도로 하지"


"영주님의 혜안, 실로 훌륭하시옵니다. 미노와 싸울 때, 등 뒤에 우환이 있으면 긴장상태를 강요받게 되니까요"


오와리(尾張)의 방비가 허술한 시기에 미카와 국이 적인지 아군인지 모르는 상황은 노부나가에 있어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교로 이웃나라들이 미노에 손대지 못하게 한 고생이 물거품이 된다.

따라서 노부나가는 타다카츠의 건으로 일을 크게 만드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종적으로 노부나가는 타다카츠가 시즈코의 마을에 있었던 일을 '없었던 일'로 하고, 니와와 타다카츠는 우호 관계가 있다, 라는 '존재하지 않는 관계'가 있는 것으로 했다.

물론, 타다카츠는 이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수락했다.

애초에 그는 주인인 이에야스(家康)에게까지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어떤 조건이라도 받아들일 태세였지만.


"이나바 산성의 상황은 어떠냐"


그 말에 모리 요시나리는 표정을 바로잡았다.


"성 아래의 이노구치(井口)을 불태워 이나바 산성은 알몸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성의 주위의 목책 설치를 완료한 상황입니다"


"좋아,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각 거점의 병사를 나누어라. 10명을 한 조로 하여 7명에게 낮 경계, 3명에게 밤 경계를 시켜라"


"예……?"


병사를 나누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거기서 다음 명령이 뭘 의미하는 지 몰라 모리 요시나리는 곤혹스러워했다. 하지만 노부나가는 모리 요시나리의 내심 따위 신경도 쓰지 않고 사악한 웃음을 띄우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부터는 끈기 싸움이니라"




사이토 타츠오키(斎藤龍興)는 수하에게 노부나가의 진을 정찰하게 했으나, 그 보고를 듣고 그는 심한 혼란에 빠졌다.

주요 가신의 절반 가까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으로부터 자군 측이 월등히 유리하게 생각되었으나, 남아 있는 사람들이 뭘 하고 있는지 전혀 짐작도 되지 않았다.

정찰한 사람도 잘 알지 못하고, 흙을 쌓고 있다느니, 구덩이를 파고 있다느니 하는 요령부득의 보고만 들어왔다.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노부나가가 포위망을 짜려고 하고 있는 것 뿐이었다.

그 탓인지 이 호기를 놓치지 않고 치고 나갈 것인지, 아니면 농성할 것인지, 가신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딱 둘로 갈라져 버렸다.

타츠오키 자신도 어느 쪽을 선택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일단 이나바(稲葉), 우라베(卜部), 안도(安藤)의 미노(美濃) 3인방에게 밀사를 보내고, 그 대답을 기다려 행동을 결정하려고 했다.

다행히도 대답은 금방 돌아왔다. 내용은 '오다 군을 상대하는 중이기에, 병사가 도착할 때까지 10일 전후 걸린다'였다.

이걸로 결론은 나왔다. 타츠오키는 이나바 산성에 농성하여, 그들의 원군을 기다리는 작전을 채택했다.

가신들에게도 반대 의견은 없었다. 노부나가 군의 병력이 반으로 줄어 있는 것도, 서(西) 미노를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얼핏 어딜 봐도 흠잡을 데 없는 판단으로 보였지만, 그들은 작은, 그러나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결정적인 변화를 놓치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오다의 군세는 성의 동쪽으로부터 나가라(長良) 강을 도하하여 진을 치고, 총력을 다해 공성을 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도착하자마자 군을 나누어 절반을 서 미노로 보낸 노림수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어째서 미노 3인방은 원군을 10일 전후로 보낼 수 있다고 바로 대답할 수 있었던 것인가.

하나하나는 사소한 문제지만, 상대의 관점에서 전체를 내려다보는 것에 의해 도출되는 필연을 타츠오키 진영은 깨닫지 못했다.

이미 자신들은 노부나가의 손바닥 안에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사지(死地)로 몰리고 있다는 것을.




이나바 산성을 포위한 노부나가가 가신들에게 내린 명령은 지극히 간단했다.

'적극적으로 전과를 올리려 하지 말고 자군의 소모를 최소한으로 억제할 정도의 평범한 전투를 7일 동안, 밤낮없이 쉬지 말고 반복해라'와 '공격 병력을 당번제로 하여, 교대하여 순서대로 휴식을 취하게 해 전선의 사기를 항상 높게 유지하라', 그리고 '장소를 바꾸어 격전지역을 만들어, 막연하게 방어에 전념할 수 없게 하라'의 세 가지였다.

노부나가의 목적을 알 수 없어 당황한 가신들이었지만, 그들은 명령을 충실하게 받들어 평범한 전투를 반복했다.

그러나 가신들이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노부나가는 타츠오키 따위를 보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킨카(金華) 산은 절벽이 많은 험한 산이다. 그리고 산 정상에 있는 이나바 산성은 많은 망루(櫓)와 창고(蔵)와 울타리(郭)를 갖추고 다수의 병사를 배치한 견고한 성이다.

게다가 병사들은 지금까지 많은 수라장을 헤쳐나온 백전연마의 강자들 투성이다. 이걸 격파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을 노부나가는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우선 백전연마의 강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것을 위한 작전이 '밤낮을 가리지 않은 평범한 전투'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는 문자 그대로 24시간을 말한다. 그리고 평범한 전투도 문자 그대로 평범하게 싸우는 것을 말한다.

얼핏 의미없는 행동으로 보이는 것은, 이 작전에 즉효성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그것'은, 숙련된 정예라도 몸에 조용히, 그리고 확실히 축적되어 간다.


극도의 긴장 상태를 항상 강요받는 것에 의한 '스트레스'.

안심하고 잘 수 없는 상태를 강요받는 것에 의한 '수면부족'.

충분한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태를 강요받는 것에 의한 '영양과 수분 공급 부족'.


그것들은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약점이다.

'수면부족'이 계속되면 집중력이 저하되어, 긴급 사태에 즉시 대응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면역력이 저하되어 몸 상태가 나빠지고, 전장이라는 비일상에서 오는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감정의 컨트롤이 어려워진다.

'수분 부족'은 문자 그대로 체내의 수분량이 부족하여, 탈수 증상이나 열중증, 저혈압을 일으킨다.

게다가 인체는 보유하고 있는 수분의 15%를 잃으면 생명 활동의 유지에 지장이 생기고, 20%를 넘으면 죽음에 이른다.


노부나가는 인체에 그렇게까지 해박한 것은 아니다.

그는 경험으로부터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른 상태가 계속되는 것과, 잠이 부족한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 위험하다고 알고 있는 것 뿐이다.

그 상태가 계속되면 어떻게 되는지, 그에 대해서는 시즈코가 한 말이 관계되어 있었다.

인간의 생명 유지에 관한 기초 지식이 없는 이상, 노부나가는 그것이 진짜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 싸움에서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럼,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며칠 후, 그는 '수면부족'과 '영양, 수분 부족'이 인체에 대단히 치명적인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이나바 산성을 포위한 지 4일째의 일이었다.

지금까지 계속 강한 저항을 받아왔던 오다 가문 가신들은, 백전연마의 정예의 반격이 힘을 잃은 것을 깨달았다.

공격할 때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노부나가로부터 '7일 동안'이라는 엄명이 있었기에, 그들은 조바심을 억누르며 평범한 전투를 계속했다.

그러나 제어가 가능했던 것도 6일째까지였으며, 7일째를 눈앞에 둔 밤에 노부나가에게 공격의 허가를 받고자 직접 담판을 지으러 온 사람이 나왔다.


"영주님, 부디 이 원숭이에게 한 부대를 맡겨 주십시오. 타츠오키 놈의 목을 어전에 바쳐보이겠습니다"


가장 먼저 본진에 도착한 히데요시는, 앉아 있는 노부나가에게 입을 열자마자 그렇게 말했다.

쪄서 말린 고구마를 입에 물고 있던 노부나가는, 그걸 삼킨 후에 이렇게 말했다.


"원숭아,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알고 있다. 다른 놈들도 곧 오겟지. 그 때까지 잠시 앉아서 기다려라"


그 말을 따른 히데요시는 본진의 한 구석에 주저앉았다.

그로부터 한 시간 정도 지나자 공성에 참가하고 있던 대부분의 무장들이 본진에 도착했다.


"이 6일 동안, 평범한 전투를 계속하니 어떻더냐"


노부나가는 모여든 무장들에게 그렇게 물었다.

대부분의 무장들은 노부나가의 의도를 읽지 못하고 당황을 감추지 못했지만, 눈치 빠른 무장들은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었다.


"첫날, 둘째날은 저항이 격심하여 피해를 줄이는 데 고생하였습니다만, 나흘이 지났을 무렵에는 눈에 띄게 기세가 줄었습니다"


"닷새째의 야습에서는 보초가 기능하지 않았으며, 화살을 쏘아붙였더니 그제서야 반응이 있었던 정도였습니다"


"방어전 도중에 힘이 다해 쓰러지는 병사가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모리 요시나리나 히데요시가 입을 열자, 다른 무장들도 차례차례 말을 꺼냈다.


"소생이 담당하는 곳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확실히 닷새 째부터 반응이 둔해진 것 같은……"


"적장은 목이 쉬도록 아군을 고무하고 있었습니다만, 병졸들의 움직임은 느릿하고 사기를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이쪽의 피해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군요"


그 후에도 무장들이 시끌벅적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그것들을 노부나가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반쯤 잡담 상태인 상황이 되었어도, 오로지 조용히 듣기만 했다.

이읃고 무장들이 할 말이 떨어졌을 무렵을 노려서 노부나가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들, 꽤나 울분이 쌓여 있겠지. 내일은 그것을 놈들에게 실컷 풀고 와라"


그것은 명확한 말은 아니었지만, 무장들은 모두 '총공격의 허가가 나왔다'고 생각했다.

그 후 아무 일도 없이 회담은 끝나고, 그들은 자신의 진지로 돌아갔다.

돌아간 직후, 당장 무하들에게 명령을 내려 무장들은 총공격 준비에 착수했다.

물론, 당초의 예정대로 야간의 공격은 계속하고 있었다. 밤 담당의 병사들 이외에는 충분한 식사와 휴식을 취하게 하여 내일을 대비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무훈을 세우는 것은 무인의 영광. 그들은 이나바 산성을 공격한 지 이레 째만에 그 기회를 얻었다.

남은 건 그걸 움켜쥐는 것 뿐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지금까지 이상으로 철저히 준비를 갖추어,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 모리 요시나리 만큼은, 평소와 태도가 다르지 않았다.

주위의 열기에 동화되어 진언한 부하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기세가 왕성한 건 좋다. 그러나 공을 너무 서두른 나머지 발밑을 소홀히 해서는 이류. 일류의 무사는 영달에 집착하지 않고 스스로를 다스려, 먼저 살아남은 후에 주인의 명을 완수하고, 그 다음에 자신의 입신출세를 이루는 것이다"


그 말에 부하는 자신의 모자람을 깨닫고 수치심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모리 요시나리는 그걸 한 손으로 제지하고, 마치 아들을 보는 듯한 상냥한 미소를 띄우고 이렇게 말했다.


"무공을 추구하는 것이 나쁘다고 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욕심에 눈이 멀면, 여차할 때 실수하게 된다. 젊기에 위를 향하는 것은 인지상정. 쿠우야(空也) 스님의 말씀에 '몸을 버려야 떠오르는 때도 있다'고 하였으나, 나는 '살아있어야 떠오를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조바심내지 말고 자신 뿐만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며 서로 돕고, 살아서 영주님이 보여주시는 다음 세상을 향하도록 하자"


그 후, 부하를 물러나게 한 모리 요시나리는 말 그대로, 마지막까지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밤을 보냈다.

그것과 정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 키노시타 토우키치로 히데요시였다.

그는 몇 명의 부하들을 모으는 한편, 대다수의 병사들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그런 피아 각각의 생각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노부나가의 이나바 산성 공략 이레째의 아침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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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