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이로쿠(永禄) 9년, 오와리(尾張) 국의 농업 개혁
022 1566년 12월 상순
설탕을 정제하려면 상당한 수고와 인원이 필요했다. 그래서 시즈코는 한가해 보이는 마을 사람들에게 작업 도움을 받기로 했다.
사탕수수의 줄기를 잘게 으깨서 즙을 짜고, 거기에 굴껍질 등의 조개를 태워 만든 굴재를 침전 보조제로서 첨가한다.
그리고 불순물이 침전되어 만들어진 액체의 웃물을 걷어내고 졸여서 결정을 만든다.
현대라면 원심분리기 등에 넣어서 더욱 농축하지만, 그런 기구도 대용품도 전국시대에는 없다.
(자전거 같은 걸 만들면 되긴 하지만…… 돌리는 사람은 지옥이겠지……)
힘으로 돌리면 가능하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고 그러한 노력의 의미도 없다.
흑설탕이라도 전국시대에는 충분히 고급품의 부류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촌장님―. 이 즙 굉장히 달군요―"
"너무 많이 먹지 않게 주의하세요. 양이 줄어들면 영주님께서 화내시니까요―"
짜고 난 찌거기를 핥아본 농민의 말에 시즈코는 쓴웃음을 섞어 대답했다.
옛부터 술과 감미료는 신에 바치는 제물로 취급되어, 서민은 웬만해서는 입에 대지 못했다.
대더라도 담쟁이를 달인 즙이나 물엿, 시상(柿霜, ※역주: 곶감 표면에 생기는 하얀 가루) 정도로 단맛은 설탕이나 벌꿀에는 크게 못 미친다.
그렇다고는 해도, 소금과 달리 설탕 등의 감미료는 생활의 필수 조미료는 아니었다.
게다가 과일 종류 쪽이 단 간식으로 일반적이었기에, 순수한 설탕은 기호품에 가까웠다.
(분명히 설탕은 권력 과시인가 뭔가에 쓰였던가?)
전국시대, 일본에서 설탕은 생산할 수 없어 오직 해외에서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설탕의 질이나 색은 불명이지만, 무로마치 시대에 설탕 한 근(약 675g)에 대해 250문이나 되는 가치가 붙었다고 하니 상당한 고급품이 된다.
그렇기에 설탕을 대량으로 보유하는 것은, 해외와의 연줄이 있다는 동시에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주위에 알릴 수 있다.
"뭔가 끈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촌장님"
"슬슬 때가 되었네요. 준비해둔 용기로 옮겨 주세요"
수분을 증발시켜 농축한 것을 식혀서 굳히면 흑설탕이 완성된다.
틀에 차례대로 부어넣는 액체에서 남은 열을 빼고, 이후에는 천연 냉장고 같은 차가운 장소로 옮긴다.
상급의 백설탕과 달리 미네랄이 포함된 흑설탕은, 섭취량을 계산한다면 벌꿀과 마찬가지로 영양만점의 감미료이다.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어느 정도의 설탕은 보관해두고 싶네)
차례차례 틀에 부어지는 광경을 보면서 시즈코는 얼마만큼을 보관해 둘 지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당은 필수 영양소는 아니다. 오히려 섭취하지 않고 생활하는 편이 건강에는 좋다.
순수한 '당분'으로서의 에너지라면 쌀이나 된장으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설탕의 용도는 오로지 '약'이 된다.
실은 설탕에는 식품 등에 포함되어 있는 수분을 빼앗는 성질이 있어, 그에 의해 미생물의 활동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상처에 설탕을 바르는 치료법에 이르러서는 농담처럼 생각되지만, 미국의 의사가 7년 동안에 걸쳐 시험한 결과, 일정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실적이 있다.
그 이유는 설탕에 수분이 흡수되기 때문에 박테리아의 증식이 억제되어, 상처의 자연 치유가 저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이 그래뉴당(※역주: 고운 정제 설탕)이라고 하지만, 흑설탕으로도 충분히 효과는 얻을 수 있다.
그런 사용법이 가능할 정도로 윤택한 것은 아니지만,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어느 정도는 소지해두고 싶었다.
(분명히 토사(土佐, 현대의 코우치(高知) 현)의 쵸소카베 모토치카(長宗我部元親)가 오다 노부나가에게 30근(약 19kg)의 설탕을 선물한 기록이 '신장공기(信長公記)'에 있었지. 그걸 생각하면, 헌상할 양은 3kg 정도 있으면 되려나)
그런 걸 생각하고 있는 시즈코에게 말을 거는 인물이 있었다.
"시즈코 님, 잠시 괜찮으실까요?"
아야였다. 그녀는 머리의 이해가 따라가지 못했고 타이밍을 잡을 수 없었기에 지금까지 말없이 있었지만, 간신히 그 기
회를 잡을 수 있었다.
"왜? 단과자라면 나중에 만들어 줄게?"
"그게 아니에요! 언제부터 전 먹보가 된 건가요!?"
"어, 어어, 미안해. 그래서, 무슨 일이야?"
불명예스러운 딱지가 붙은 것에 분개한 아야였지만, 냉정함을 되찾기 위해 작기 헛기침을 했다.
그녀는 시즈코에게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이럻게 말했다.
"설탕이라고 하셨는데…… 저 틀에 부은 즙이 설탕인가요?
한 번 본 적이 있습니다만, 그 때는 이렇게…… 가루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아아……"
흑설탕은 간단히 말하면 사탕수수의 즙을 짜서 졸이고 식혀서 굳힌 것이다.
그 도중에 졸인 액체가, 아야에게는 도저히 설탕과 머릿속에서 연결되지 않았던 것이리라.
"나중에 식혀서 굳히면 아야 짱이 알고 있는 설탕이 되는 거야. 물을 차게 하면 얼음이 되는 건 알지?"
"그건…… 네"
"그거랑 똑같아. 지금은 물을 머금고 있으니까 즙으로 보이는 것 뿐이야. 물이 빠지면 아야 짱이 알고 있는 가루 형태의 설탕이 되는 거야"
"그런가요?"
"뭐 사실은 더 세세한 제조 과정이 있지만, 아무래도 초짜인 나한테는 이게 한계지"
창피한 듯 머리를 긁는 시즈코였지만, 애초에 설탕을 정제할 수 있는 시점에서 아야에게는 굉장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늘로 운반되는 틀을 아야는 다시 한 번 보았다.
얼마만한 양인지 눈대중으로는 추정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한 재산 되는 것은 틀림없었다.
자신이 보내어진 장소가, 실은 이 세상과는 다른 곳이 아닐까, 라고 아야는 자신의 머리를 의심했다.
"금년 마지막 헌상품은 콩, 흑설탕, 그리고 곶감 등의 건물인가. 아야 짱, 그런 것들을 언제 가져가면 될지 확인해줘"
"……네"
"뭐 흑설탕은 도구도 없고 만드는 법도 익숙하지 않으니 조금 적으려나. 내년에는 좀 더 정제율을 올려야지"
보고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야도 이해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헌상품의 양이었다.
흑설탕은 얼마만큼 만들어질지 불명이지만, 시즈코는 그렇게까지 많이 만들어질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은 듯 했다.
지금 판명되어 있는 것은 곶감이 25개, 건표고버섯이 50개, 그리고 콩이 200kg이다.
(이런 보고를 했다가 혼나지 않으면 좋겠는데……)
특히 콩의 양이 너무 많았기에, 어떻게 보고할지 아야는 한동안 골머리를 썩혔다.
그로부터 1주일 정도 지나 흑설탕의 정제가 끝나 단지에 담겼을 무렵, 노부나가로부터 통지가 왔다.
내용은, 이번의 헌상품을 운반하는 데 호위할 병사를 파견하는 것, 아야 뿐만이 아니라 시즈코도 성으로 올 것, 그 두 가지였다.
최근에는 아야에게 다 맡겨놓고 있었기에, 시즈코가 노부나가의 성으로 가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출발한 두 사람은, 도중에 아무 일도 없이 성에 도착했다.
매번 겪는 일이지만 정장으로 갈아입혀지고 몸단장을 받은 시즈코였는데, 이번에는 이전과는 달리 알현실에서 장시간 방치되는 일은 없었다.
1시간 정도만에 노부나가가 알현실에 나타난 것이다. 약간 놀라면서도 시즈코는 그에게 인사를 했다.
"이번의 헌상품, 실로 훌륭하도다"
입을 열자마자 노부나가는 작게 미소를 띄우며 시즈코에게 그렇게 말했다.
갑작스런 칭찬에 시즈코는 깜짝 놀랐지만, 노부나가는 상관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군자금이 되는 건표고버섯, 설탕, 군마의 사육에 필요한 콩. 우리 군은 대폭적인 전력 증강을 손에 넣었다. 미노(美濃) 공략의 큰 발판이 되리라"
처음에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이해하지 못한 시즈코였지만, 그 말에 간신히 머리로 이해되었다.
지금까지 헌상한 것들은 군사 물자에 해당하지 않는 작물이었다. 유일하게 쌀이 군사물자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번의 헌상품인 콩, 흑설탕, 건표고버섯은 거의 군사물자라고 할 수 있었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기에 많은 군자금을 손에 넣을 수 있고, 자신의 권력을 과시할 수 있는 스테이터스 심볼로도 쓸 수 있다.
전국시대에 한하지 않고, 그리고 동양, 서양을 불문하고, 근대까지 희소품이라는 것은 자신의 재력, 권력을 알리는 중요한 아이템이었다.
서양, 유럽의 경우에는 향신료이다.
중세 후기의 유럽에서 후추 등의 향신료는, 같은 무게의 금과 교환되었을 정도로 귀중품이었다.
특히 후추는 향신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후추는 방부(防腐), 소취(消臭), 조미(調味)라는 세 가지 역할을 한다.
육식 문화인 유럽에서는, 냉장고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마법의 향신료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 후추, 당시에는 열대나 아열대에서밖에 재배할 수 없어, 기본적으로 유럽 사람들은 이슬람 상인과의 거래로 손에 넣었다.
당연하지만 중개하는 상인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최초의 거래 가격보다 가격은 뛰어오른다.
최초의 거래 가격의 무려 60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후추가 매매되었다, 라는 일화도 있을 정도다.
참고로, 여담이지만 대항해시대의 막이 열린 원인도, 15세기 중반에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손에 의해 동유럽 제국이 멸망하여 이슬람 상인과의 거래 수단이나 통행 수단을 잃게 되어, 유럽이 향신료를 입수할 길이 닫혀버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서양 뿐만이 아니라 동양, 그리고 일본도 예외는 아니었다.
옛날의 일본 요리는 맛보다도 요리에 '걸맞는 색'이 중요한 요소였다.
지금 기준으로도 먹으면 맛있는 요리는 있지만, 전체적인 방향성으로서는 맛보다 오히려 겉보기를 중시했다.
그 때문에 필요했던 것이 설탕이나 향신료, 표고버섯 등의 귀중한 물건들이다.
"누구에게도 불가능하다고 했던 표고버섯의 재배, 성공시킨 네놈의 수완은 훌륭하도다. 또 마찬가지로 건물인 곶감도 훌륭했다. 나는 먹을 것에 집착은 없지만, 네놈이 만든 곶감은 실로 맛있었다"
노부나가는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말했다.
표고버섯은 쇼와(昭和) 17년(1942년)에 농학 박사인 모리 키사쿠(森喜作) 씨가, 그때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표고버섯의 인공 재배에 성공할 때까지 그림의 떡이었다.
에도 시대에도 표고버섯의 인공재배 방법은 있었지만, 벌채한 원목에 벌목도로 상처를 내서 표고버섯이 자라기 쉽게 할 뿐이라는, 무척 정신이 까마득해지는 방법이었다.
그렇기에 성공하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실패하면 패가망신이라는 궁극의 도박 재배이기도 했다.
"이번의 상은 네놈이 원하는 것을 주마. 뭐든지 말해보아라"
기분이 매우 좋은 얼굴로 노부나가가 말했다.
원하는 것, 이라고 해도 시즈코는 갑자기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사양하면 노부나가의 체면을 구기게 된다.
쌀의 상으로서 훌륭한 집을 받았다. 몸종으로서 아야도 있다. 이 이상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떠오르지 않은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었다.
"……외, 외람되지만, 영주님께 부탁드릴 게 있사옵니다"
"상관없다. 마음대로 말해보거라"
"현재, 저희 마을은 농지 확장을 하고 있사옵니다. 하지만, 역시 사람 손이 부족하옵니다. 그래서 인부를 1개월 정도 빌리고 싶사옵니다"
시즈코의 마을은 마을 사람들이 총동원되어서 농지 확장을 하고 있지만, 역시 평소의 작업과 병용하기 때문에 생각처럼 넓게 만들 수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보기에는 문제없지만, 시즈코로서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사이즈까지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흉년이 들게 되면 먹을 것에 곤란을 겪는 것이 전국시대이다. 따라서 남은 작물을 환금하거나 비상식으로서 보존할 필요가 있다.
"인부의 수는 200명 정도를 바라옵니다"
그렇게 말한 후, 시즈코는 머리를 숙였다.
아무래도 너무 욕심을 부렸나 하고 생각했지만, 조금씩 여러 번 요구하기보다도 한번에 많은 인원을 빌리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번에 만드는 논밭이 금후 마을에서 농작물을 만들 때의 기본 사이즈가 되기 때문에 대충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렇게 노부나가가 기분이 좋아서 배포좋게 상을 주는 기회도 적을 거라 생각했다.
"그만한 인원수를 필요로 하니, 뭔가 이유가 있는 거겠지?"
"네. 작년과 금년, 저희 마을의 농작물은 풍작이었사옵니다. 하지만, 그것이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습니다. 언젠가는 흉년이 드는 해가 올 것입니다. 그 때에 당황하지 않도록, 비상식을 비축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사옵니다. 하지만 지금의 수확량으로는 필요 최저한의 비축조차 할 수 없사옵니다"
"……"
"마을의 사정일 뿐이옵니다만, 부디 용서를"
"큭큭큭, 욕심이 없는 계집이로다"
영토나 금품류가 아니라, 논밭을 확장하기 위한 인력을 원한다.
도저히 보수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던 노부나가였지만, 본인이 원하는 이상 뭐라고 참견할 생각은 없었다.
"좋다, 원하는 대로 네놈에게 인부 200명을 쓸 권한을 주겠노라"
작게 웃으며 그는 시즈코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 후, 조금 대화를 나누고 노부나가와의 알현은 끝났다.
남은 건 귀가하는 것 뿐이기에 성을 나오려고 했지만, 그 전에 모리 요시나리가 불러세웠다.
그는 아야에게 용무가 있는 듯 하여, 시즈코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녀를 데리고 갔다.
급한 용무도 없고, 빨리 돌아갈 필요도 없는 시즈코는 그녀를 기다리기로 했다.
방해되지 않는 위치에 앉아서 그녀는 땅바닥을 이용해 지금까지의 일을 정리했다.
보기좋게 200명의 인부를 손에 넣었지만, 얘기는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원래 있는 논밭을 재건하는 것이 아니라, 제로에서 논밭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계획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 자칫하면 1개월 동안 2백명을 놀려두게 될 뿐이니까.
(……백성 한 명당 3ha의 농지를 담당시키자. 지금은 80명 정도지만…… 나중에 늘어날 테니까)
농지를 더욱 확장하는 것은 보존식을 만들기 위한 것 이외에 또 하나 이유가 있었다.
원래 있던 마을 사람들은 2년 가까이, 금년에 입식된 농민들은 1년 가까이 시즈코의 지도 아래 생활하고 있다.
이런저런 문제는 있었지만, 이 2년만에 마을은 달리 유례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그렇게 의식주가 안정된 그들은, 최근 비슷한 얘기를 시즈코에게 상담해 왔다.
그것은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이 마을로 불러오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대부분 아이를 파는 거나 마찬가지로 돈벌이 시키러 보냈거나 했는데, 이번의 수확물을 팔면 그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돈은 손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다만 자기들 멋대로 할 수는 없으니 시즈코에게 상담했던 것이다.
시즈코로서도 다음 세대를 짊어질 아이들이 돌아오는 건 고마운 일이었다.
하지만 좋은 면만 있는게 아니라 나쁜 면도 있다.
현재, 노동력인 마을 사람들의 먹거리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윤택하다는 것도 아니다.
나쁘게 말하면, 그냥 먹기만 하지 노동력이 되지 않는 아이들을 먹여살릴수 있겠냐, 라는 것이다.
(뭐 갑자기 받아들이는 건 어렵겠지. 상대의 사정도 있고…… 일단 처음에는 10명. 그것도 여자애 6명, 남자애 4명으로 하자. 거기서 문제가 없으면 조금씩 더 데려오는 식으로)
아이들은 한번에 받아들이지 않고 조금씩 데려오기로 했다.
첫 번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아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피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마을 그 자체가 붕괴해 버린다.
"그걸 계산에 넣고…… 3ha가 100명으로 환산해서 300ha는 필요. 하지만 쌀 뿐만이 아니라 그 외에도 필요하니까, 실제의 밭은 더 커진다…… 아아, 그러고보니 쌀의 인공 교배도 해야지. 하지만 그건 10년은 걸리니까…… 으―음……"
"뭘 중얼중얼거리고 있는 것이지?"
땅바닥에 글자를 썼다가 지우고 썼다가 지우고 있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소년의 목소리가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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