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이로쿠(永禄) 9년, 오와리(尾張) 국의 농업 개혁



020 1566년 10월 중순



주요 농작물의 수확 및 헌상이 끝났기에, 시즈코의 마을에는 일종의 늘어지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었다.

본래라면 겨울을 나기 위해 먹거리 확보에 분주하지만, 금년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풍족하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고구마는 충분히 있었고, 겨울을 위한 야채인 호박도 다수 확보해 두었다.

쌀도 그럭저럭 있었기에, 낭비하지만 않는다면 내년 가을까지 먹을 것이 부족할 일은 없다.


해야 할 작업도 추가적인 농지 확장을 하는 것 이외에는 큰 작업은 없었다.

유채 기름을 채취하기 위해 유채 씨를 심었지만, 그 이외의 겨울 야채는 이미 재배중이었다.

농지 확장도 현대처럼 복잡한 수속을 할 필요는 없이, 단지 "여기부터 여기까지 농지로 만들자" 정도면 되었다.

물론, 확장한 농지에 대해서는 후일 노부나가에게 보고할 필요는 있었지만, 그것들은 아야에게 일임하고 있었기에 굳이 시즈코가 갈 필요도 없었다.


"그럼, 오늘은 버섯 사냥을 가볼까"


"……시즈코 님. 갑자기 바구니를 들려서 묻지도 않고 데려가지 말아 주세요"


아야의 냉정한 지적에 시즈코는 굉장한 기세로 엉뚱한 방향을 보며 불지도 못하는 휘파람을 불었다.

어이없어서 말이 안 나오는 아야였지만, 쓴소리를 하는 것도 바보같다고 생각되어 무거운 한숨을 한 번 쉴 뿐이었다.


"자자, 가을은 버섯의 계절이니까, 버섯 사냥을 도와줘. 잔뜩 딸 수 있는데, 아무래도 사람 손이 부족해서 말야―"


뒤통수를 긁으면서 시즈코는 쓴웃음을 지었다.


버섯의 계절은 종류에 따라서 좌우되지만, 대부분 9월에서 10월, 늦어도 11월 무렵에 제철을 맞이한다.

하지만 버섯은 기본적으로 10월이 본격적인 수확 시기이다.

산의 소유주는 노부나가이지만, 특정한 자원 이외라면 보고하지 않고도 이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두었다.

광물 종류, 즉 금이나 은, 철은 발견하면 즉시 보고해야 한다.


"음후후…… 작년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많이 못 땄지만, 금년은 확실히 쓸어버리겠어"


근처에는 니사쿠의 마을 이외에는 없기에, 그들의 영토를 침범하지 않으면 마음껏 수확할 수 있다.

즉 가을의 미각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저어, 뭘 따실 생각이신가요?"


시즈코의 텐션에 따라가지 못하는 아야는, 약간 망설여졌지만 뭘 할 생각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기에, 빙글빙글 돌고 있는 시즈코에게 질문을 했다.


"응? 응―, 그러네. 금년은 잎새버섯, 땅찌만가닥버섯, 만가닥버섯, 연기색만가닥버섯, 맛버섯, 그리고 뭐라 해도 송이버섯이지! 아, 그러고보니 작년에는 실패했지만, 금년에는 표고버섯의 재배가 잘 되었으려나―"

(※역주: 버섯 이름은 확실히 정리된 자료를 찾기가 어려워서 검색되는 대로 썼으나, 틀릴 수도 있음)


순간, 아야가 굉장한 기세로 뿜었다.

게다가 기침을 시작했기에, 시즈코는 당황해서 그녀의 등을 문질러주었다.


"괘, 괜찮아!?"


"괜찮습니다. 조금 사래들린 것 뿐이에요"


그렇게 말하며 호흡을 조절하는 아야였지만, 시즈코는 걱정스러운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소의 포커페이스로 돌아왔다.


"(갑자기입니까……) 그럼, 갈까요 시즈코 님"


"응…… 무리하면 안 돼―. 무리일 것 같으면 집에서 자도 되거든?"


"괜찮습니다. 오히려 시즈코 님을 혼자 두면, 걱정되서 잠이 안 올 것 같아서요"


"실례네. 이래뵈도 산은 잘 안다고"


설득력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는 말이었지만, 아야는 작게 한숨을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관게는 주인과 하인이라기보다, 나이 차이가 나는 친구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건 보고할 필요가 있네요) 그런데 시즈코 님. 표고버섯의 재배라고 하셨는데, 그걸 재배해서 어쩌실 생각이신가요?"


"어쩌다니, 표고버섯을 먹는 것 이외에 어디다 써? 아, 국물을 낼 거면 말린 편이 맛있어―"


그 대답을 들은 아야는 머리를 감싸쥐고 싶어졌다.


시즈코는 현대의 감각으로 말하고 있으니 모르지만, 표고버섯은 20세기에 인공 재배 방법이 확립될 때까지 고급품이었다.

옛부터 일본에서 나고 있었지만 인공 재배의 방법이 확립되지 않아, 자생한 것을 채취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한편으로 채소 요리(精進料理)에서 국물을 내기 위한 필수품이었다.

도우겐(道元)이라는 카마쿠라(鎌倉) 시대 초기의 선승(禅僧)이, 중국의 왕조의 하나인 남송(南宋)에 건너갔을 때, 현지의 승려에게 말린 표고버섯을 가지고 있지 않냐는 질문을 받은 일화가 있을 정도다.

역사에 남은 표고버섯 요리도 있을 정도로 고급품인 버섯이지만, 현대의 감각이 남아있는 시즈코에게는 슈퍼에서 팔고 있는 정도의 싸구려 버섯이다.


반대로 그녀가 고급품이라고 생각하는 송이버섯이야말로, 전국시대의 사람이 보면 귀한 것도 뭣도 아닌 것이다.

산에 올라가면 여기저기 나 있는데다, 일부러 송이버섯을 먹으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기 때문이다.

배를 채우는 게 최우선인 시대에는, 향을 즐길 여유가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다.


"뭐, 작년에는 재배에 실패했으니, 금년도 틀렸을지도 모르지만―"


대단히 태평하게 말한 후, 시즈코는 바구니를 고쳐 메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뒤를 아야가 굉장히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따라갔다.


(모리 님의 말씀대로야. 이 사람의 가치관은 어딘가 달라……)


콧노래를 부를 듯이 쾌활한 시즈코의 등을, 아야는 노려보는 듯한 느낌으로 보았다.

살기조차 느껴질 정도의 시선이지만, 그 시선을 받는 당사자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태평하게 산을 올라갔다.


"이제 곧 가닥버섯 밭이니까, 바구니 준비를 부탁해"


눈치채기는 커녕 아야에게 전혀 악의가 없는 미소를 보내는 지경이었다.

정말로 시즈코라는 인물을 모르겠다고 생각한 아야지만, 그녀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자고 생각했다.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나) 알겠습니다. 그리고, 똑바로 앞을 보시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시즈코가 가진 재능을 조사하라는 임무를.




대화를 계속하며 걷기를 수십분, 두 명은 이윽고 시즈코의 첫 목적지인 가닥버섯 밭에 도착했다.

가닥버섯 밭이라고 해도 자생하고 있는 것이 모여 있는 구역으로, 본격적으로 인공 재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따기 쉬운 구역을 시즈코가 버섯의 이름을 붙여 밭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뿐이다.


"이건 먹기 좋을 때네. 이건 아직… 이건 독버섯. 어이쿠, 이건 굉장한 크기네"


날카로운 후각이 있는 건지, 시즈코는 차례차례 버섯을 발견해서는 바구니에 집어넣엇다.

순식간에 손에 든 바구니에 버섯이 가득찼고, 그것들을 메고 있는 바구니에 조심스레 넣었다.

주위에 있던 버섯은 남김없이 수확되었고, 남은 것은 아직 작은 것과 독버섯 뿐이었다.


"다음은 잎새버섯―. 그 다음이 송이버섯이네. 표고버섯은 마지막에 가지 뭐"


아야에게 말할 틈조차 주지 않고, 시즈코는 바구니를 고쳐메고 다음 채집 장소로 향했다.

그녀의 뒤를 서둘러 쫓아가는 아야였지만, 산에 익숙한 시즈코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도저히 의문을 입에 올릴 여유가 없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할 때는 아야의 몸 상태를 신경써서 걷는 스피드를 늦추고 있었다는 것을 그녀는 겨우 깨달았다.


"좋아, 잎새버섯의 사냥터에 도착했다―. 바로 발견!"


간신히 도착했기에 조금 휴식을 취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 아야였지만, 시즈코는 잎새버섯을 발견했는지 굉장한 기세로 달려갔다.

아무래도 달릴 만한 힘은 없었고 눈에서 벗어날 거리도 아니었기에, 이마의 땀을 닦은 후 허리에 차고 있던 대나무 수통으로 목을 축였다.

조금이나마 차가운 물이 뜨거워진 몸에 대단히 기분좋게 느껴졌다.


"이 정도로 10kg 정도는 되려나. 아, 저쪽에도 있다! 금년은 풍작이다―!"


나무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야를 내버려두고, 시즈코는 오로지 잎새버섯의 채집에 열중했다.


가닥버섯류, 잎새버섯, 송이버섯을 땄을 때, 바구니가 가득 찼기에 그녀들은 일단 산을 내려왔다.

시즈코는 표고버섯은 다음에 가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야가 꼭 보고 싶다고 했기에 그녀들은 다시 산을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산을 오른 지 10분 후, 두 명은 시즈코가 만든 표고버섯의 재배장소에 도착했다.


"금년엔 자랐구나―"


멀리 내다보는 듯한 포즈로 시즈코가 태평하게 중얼거렸다.

반대로 아야는 숨을 들이키며 눈 앞의 광경에 빠져들었다.


가득 뒤덮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대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표고버섯이 나 있었다.

이만큼 있다면 한 재산 될거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시즈코는 표고버섯의 재배가 성공한 것만 기뻐하고 있었다. 돈 운운의 욕망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건……) 아무래도 이 양은 영주님께 보고드려야겠네요"


"어? 그래? 겨우 표고버섯 가지고?"


순간, 아야는 엄청나게 피곤한 한숨을, 시즈코에게 보라는 듯 내쉬었다.



결국 두 명은 표고버섯을 남김없이 채집해서 가지고 돌아갔는데, 시즈코는 당장 구워먹으려고 했다.

그걸 아야가 전력으로 말려서, 벌레먹은 것을 제외하고 전부를 건표고 버섯으로 만들기 위해 가공했다.

표고버섯을 햇볕에 말리면 비타민 B를 잃지만, 대신 비타민 D가 충분히 증가한다.

맛성분도 증가하고, 게다가 향이 좋아지기 때문에 표고버섯은 생보다 말린 쪽이 훨씬 좋은 것이다.


"그건 그렇고, 표고버섯이 그렇게 비싸?"


도무지 표고버섯의 가치가 이해되지 않는 시즈코는, 묵묵히 작업을 하는 아야에게 표고버섯의 가치를 물었다.

그녀는 손을 멈추고 작게 한숨을 쉰 후, 말리기 위한 바구니에 늘어놓은 표고버섯을 보며 말했다.


"저도 얼마만큼인지는 모르지만, 소문으로는 15관(약 56.25kg) 정도 있으면 성을 하나 살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이만큼 있으면, 커다란 집을 살 수 있겠네―. 청소하기가 장난이 아닐테니 필요없지만"


"……만약 사람을 많이 고용할 수 있다면, 넓은 집을 지으실 건가요?"


"어? 그렇게 집이 넓으면 다 못 쓰잖아. 지금 집으로 충분해"


가정의 이야기를 꺼내 시즈코가 어느 정도 욕심을 부리는지 알아보려고 한 아야였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녀의 예상을 훨씬 넘어서는 무욕(無慾)이었다.



산에서 나는 것을 수확하는 건 하루나 이틀로는 끝나지 않는다.

며칠 동안이나 산에 올라서 목적한 것을 수확하고, 그것을 집으로 가져와서는 가공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그날 그날 따러 가는 것이 틀리다.

자생하고 있는 떫은 감이나 단감을 수확하는가 하면, 떨어져 있는 밤을 밤송이째로 수확하거나, 참마를 파내거나,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도토리를 줍는 등, 다종다양한 산에서 나는 것들을 수확했다.

감 이외의 과일도 수확했지만 이것들은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채집중의 간식으로 그 자리에서 먹었다.


"떫은 감은 얼른 곶감으로 만들어버리자"


펄펄 끓고 있는 냄비 앞에서 시즈코는 떫은 감의 껍질을 벗겼다.

다 벗기자 그녀는 감의 중심에 끈을 꿰어, 5초 정도 끓고 있는 냄비 속에 감을 넣었다.

그게 끝나면 준비해둔 건조장에 감이 겹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끈을 묶었다.

감의 숫자는 그렇게 많지는 않고 30개 정도였지만, 그녀는 아야도 놀랄 정도의 솜씨였다.


"이걸로 오케이. 대략 40일 정도면 완성되려나"


표고버섯이나 감 등 다종다양한 건물(乾物)이 늘어놓아진 광경에 시즈코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떠올렸다.


"가을은 소득이 많아서 좋네―"


"……그러네요. 그런데 시즈코 님, 버섯에 대해 견식을 가지신 듯 한데, 그런 지식은 어디서 얻으신 건가요?"


말리고 있는 것들을 체크하고 있는 시즈코에게, 아야는 어디까지나 내추럴한 이야기로 흘러가도록 주의하면서 질문했다.

자칫 눈치채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지만, 아쉽게도 시즈코는 약간 나사가 빠졌기에, 아야가 그런 걸 생각하고 있다고는 털끝만큼도 의심하고 있지 않았다.


"응? 아, 친척이 버섯 학자시거든―. '버섯은 재미있단다, 시즈코!'라고 흥분하셔서 이것저것 가르치셨어―"


"그런가요"


"예전에 살고 있던 곳은 고령화가 진행되서 말야. 그래서 다들, 후계자를 원했던 걸까?

뭔가 이것저것 배웠어. 어릴 때부터 배운 덕분에, 농림수산성 직할의 농업고교에 입학할 수 있었지―"


"노, 농림? 농업…… 고교? 이, 입학?"


시즈코의 말 중, 뒤쪽 말은 전혀 의미를 알 수 없었지만, 그녀가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마을 사람들이 후계자 욕심에 가르친 것이라는 건 알았다.

즉 시즈코는 그 마을이 가진 지식의 집대성, 이라고 아야는 생각했다.


(이 정도의 기술을 가진 마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좋아, 끝났다. 슬슬 추워지니까 방으로 돌아갈까"


"……그렇군요"


시즈코의 정체를 알려고 했지만, 되려 수수께끼가 깊어져 막막해진 아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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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