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이로쿠(永禄) 9년, 오와리(尾張) 국의 농업 개혁



018 1566년 10월 상순



니사쿠의 마을과 주위를 관찰한 시즈코는, 역시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은 것을 확신했다.

개울은 마을 가까운 곳과 조금 떨어진 곳 등 두 군데 있었지만, 어느 쪽도 무릎이 잠기지 않을 정도로 얕은데 갈색의 물이 흐르고 있었다.

퍼올려보니 물과 함께 작은 모래알이 건져졌다.

비가 내리는 상황에 따라 3일 정도 갈색으로 물이 흐려지는 경우도 있지만, 요 며칠간 비가 내린 적은 없다.

애초에 모래알이 건져지는 개울은, 토사에 의해 완전히 오염된 개울이다.

이래서는 도저히 음료수로 사용할 수 없다.

세탁도 원래는 무리지만, 이 장소 이외에는 없었으리라.


(간벌을 하지 않았기에 토양이 그대로 드러나 있네. 내린 비와 함께 토사가 흘러서 개울에 쌓이고 있는 거겠지. 얼른 조치하지 않으면 토사붕괴 등의 산지 재해가 일어나는 삼림이 되어 버리겠어)


마을을 둘러싸는 삼림 속을 가볍게 걸어보았지만, 어디도 흙이 마르지 않고 끈적한 상태였다.

조금 걷는 것 만으로 짚신이 진흙투성이가 되어 못쓰게 되었다.

비트만이나 카이저, 쾨니히도 진흙에 발이 빠져 생각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이래서는 초식 동물이나, 그것을 먹이로 삼는 육식 동물이 다가오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건 상상 이상으로 위험하네"


대충 본 것만으로도 산의 상태는 심각했다. 현대라면 내년에는 산지재해 위험지구로 인정될 정도였다.

자칫하면 무너진 토사가 자신들의 마을까지 내려와 심각한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조차 있을 수 있었다.

2년의 세월을 들여 겨우 부흥하기 시작한 마을이 순식간에 사라졌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시즈코는 전율했다.


"적어도 니사쿠 씨의 마을이 안정될 필요가 있네. 그게 우리 마을의 안전으로도 이어지고"


상황을 살필 시간은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모리 요시나리에게 탄원하여 일시적으로 인부를 빌릴 필요가 있다.

신속하게 발육이 나쁜 나무나 뿌리가 다 드러난 나무 등을 솎아내어, 삼림이 본래 가지는 공익적 기능을 되돌려놓아야 한다.


"돌아가자"


비트만들에게 짧게 명령을 내린 시즈코는, 약간 빠른 걸음으로 니사쿠의 마을로 돌아갔다.


마을에 돌아가자 니사쿠들에게 건넨 도시락은 대부분 마을 사람들의 뱃속으로 들어가 있었다.

오랜만의 제대로 된 식사 탓인지, 개중에는 눈물을 흘리며 밥을 털어넣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약간 오버라고 생각한 시즈코였지만, 그들은 계속 굶주렸던 것을 떠올렸다.


(위가 놀라서 쇼크를 일으키지 않으면 다행인데……)


그런 걸 생각하면서 시즈코는 니사쿠를 찾았다.

행인지 불행인지 어른은 그렇게 많지 않아서, 금방 니사쿠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족끼리 뭉쳐 있던 모양으로, 조부와 조모로 보이는 노인, 처와 딸이 그의 곁에 있었다.

다들 피골이 상접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야위어 있었다.


"(어떻게 좀 해야겠네) 니사쿠 씨, 잠깐 괜찮으시겠어요?"


그렇게 말을 건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의 시선이 시즈코에게 모였다.

사방에서 응시당하여 자기도 모르게 위축된 시즈코였지만, 그런 시즈코의 모습을 보지도 않고 마을 사람들은 도시락을 땅바닥에 내려놓고 그녀를 향해 양 손을 모았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절을 받게 되어 놀란 그녀는, 머리를 숙이고 있는 사람들의 태반이 노인인 것을 알았다.

거기에서 도출되는 해답은 하나이다.


(내 마을도 그렇지만, 이 마을도 극단적으로 노인과 어린아이가 적어. 즉 입 줄이기를 했다는 걸까……)


먹을 수 있는 게 적을 경우, 필연적으로 노파나 노인이 입 줄이기의 대상이 된다.

거기서 더욱 먹을 것이 줄어들면, 다음에는 몸이 약한 사람이나 일할 수 없는 사람, 마지막으로 어린아이가 입 줄이기의 대상이 된다.

노인과 어린아이가 없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피골이 상접한 아사 직전의 상태.

그건 입 줄이기를 해도 그날그날 먹을 것을 충분히 손에 넣지 못한다, 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대랑(大狼=큰 늑대) 님, 부디 저희 마을을 구해주십시오"


(……어? 대랑……?)


어떤 마을 사람의 말에 시즈코는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여기가 산속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일본의 중부, 관동 지방의 산 속에 사는 사람들은, 늑대를 신의 사자, 즉 권속이라는 신앙을 가지는 경우가 있었다.

게다가 '신'으로서 숭배된 것은, 미츠미네 신사(三峰神社)를 시작으로, 치치부(秩父, ※역주: 일본 사이타마 현 치치부 시) 지역에 서식하고 있던 늑대들이다.

시즈코의 시대에는 그곳에 서식하고 있던 일본늑대는 멸종되었지만.


늑대 신앙을 떠올린 시즈코는, 그녀의 곁에 앉아 있는 카이저를 보았다.

비트만과 바르티의 새끼로, 제일 위의 순위를 가진 새끼 늑대이다.

새끼 늑대라고는 해도 늑대는 1년만 지나면 성체와 같은 크기가 된다. 하지만 성적으로 성숙하려면 2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카이저만은, 이미 성체와 큰 차이 없을 정도의 크기로 성장해 버렸다.

다른 새끼들은 새끼다운 크기인데, 어째서 그만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했는지 시즈코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겉보기와는 달리 어리광쟁이라 항상 시즈코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얼마 전까지는 어미인 바르티에게 달라붙어 있었지만.


"(늑대 신앙이라……) 슬슬 작업을 개시할테니, 죄송하지만 나무를 벨 사람들을 모아 주시겠어요?"


아직도 마을 사람들은 엎드려 있었지만, 시즈코는 그건 일단 무시하고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생각했다.




도시락이 효과가 있었는지,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벌목꾼으로 자원했다.

총 20몇명으로, 10명 정도를 예상했던 시즈코에게는 기쁜 오산이었다.


"이 부근 일대의 나무를 솎아냅니다. '간벌'이라고 하는데, 뭐 그건 신경쓰지 않으셔도 되겠죠. 일단 수목 한 그루 한 그루가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게 합니다"


"알겠습니다!"


기합 충분, 이라는 느낌으로 마을 사람들이 외쳤다.

근성론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시즈코이지만, 지금은 그것에 솔직히 기대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다.


"벌채한 나무는 산기슭까지 운반해 주세요. 거기에 우리 마을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 그들에게 건네주면 끝입니다"


목재나 장작으로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나무를 건조시켜야 한다.

하지만 보관 장소나 가공하기 위한 작업 장소를 산 속에서 찾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시즈코의 마을에서 목재로 가공할 수 있을 만한 나무는 적당한 크기로 맞춰 자르고, 나머지를 숯이나 장작으로 가공하기로 했다.

건조시키는 동안, '엎어굽기(伏せ焼き)'를 할 환경을 갖출 필요가 있지만, 최소한으로 잡아도 수 개월을 필요로 하기에 시간적인 여유는 있다.

가공을 끝내고 그래도 남은 것은, 화톳불에 쓰기 위해 쪼개서 사용하기로 했다.


"그럼 제가 선별할테니, 그 표시가 붙은 나무는 뿌리째 철거를 부탁드려요"


"알겠습니다!"


그 말만 하고는 시즈코는 벌채할 나무에 차례차례 표식을 붙여갔다.

등간격이 아니라 거의 시즈코의 눈대중이지만, 지금은 정확함보다도 일단 태양광을 지면까지 충분히 도달시키는 환경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그래서 겉보기에는 휑해보일 정도로 나무를 벌채할 필요가 있었다.


"이건 튼튼하니까 남겨두자. 이건 안 되겠네, 벌채버리죠. 여기서부터 다음 나무는……"


수목의 상태를 간이 체크하면서 시즈코는 벌채 대상의 나무를 선별해 갔다.




어느 정도의 범위의 선별을 끝낸 시즈코는, 벌목꾼들을 그 자리에 남기고 니사쿠의 마을로 돌아갔다.


"타고사쿠 씨, 다이이치 씨. 준비는 다 되었나요―?"


시즈코는 마을로 돌아가자 즉시 타고사쿠와 다이이치에게 말을 걸었다.

다음에는 개울물을 여과하기 위한 설비와, 우물을 파기 위한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개울물을 여과하는 설비는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니기에 이쪽을 먼저 끝내기로 했다.


"모두 준비되었슴다"


그렇게 말하며 타고사쿠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의 말대로, 타고사쿠의 뒤에는 나무통 위에 약간 느슨한 상태로 천이 고정되어 있었다.


"개울물은 이거네. 우와, 다시 봐도 흙색이네―"


천으로 위가 막혀 있지 않은 나무통에는, 진흙으로 잔뜩 오염된 개울물이 들어 있었다.

전부를 침전시키려면 하루 이상 걸리리라. 그래도 물이 깨끗해질지 어떨지 의심스러웠다.


"그럼, 천 위에 숯, 초목, 자갈을 순서대로 놓죠"


거기서 시즈코가 생각한 것이, 서바이벌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즉석의 여과장치다.

본래라면 좀 더 세세한 재료가 필요하지만, 그 자리에서 조달할 수 있는 레벨의 것으로 한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어려운 설비를 만들면, 니사쿠의 마을에 있는 것이 고장날 때마다 시즈코의 마을까지 올 필요가 있다.

그것은 쌍방에게 시간낭비 이외의 무엇도 아니다.

따라서, 니사쿠들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심플할 것이 중요했다.


"숯은 물을 정화하고, 초목은 물에 포함된 모래를 제거해요. 자갈도 뭐 같은 효과가 있지만요"


그렇게 설명을 하지만 니사쿠나, 만들고 있는 타고사쿠나 다이이치도 말의 태반은 이해하지 못했다.

어쨌든 '물이 깨끗해진다' 정도로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준비가 다 된 나무통부터 그들은 물을 흘려넣었다.

흙이 침전되는 것보다는 빠르지만, 그래도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기다릴 필요가 있었다.

그 동안, 시즈코는 우물을 판다는 마지막 작업에 착수했다.


"마지막은 우물인데…… 잘 찾을 수 있으려나―"


우물로서 쓸 수 있는 지하 수맥을 찾는데는 그를 위한 도구와 인내심이 필요하다.

몇 번이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에, 인내심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시즈코도 예전에 자신들의 마을에서 우물을 파려고 했지만, 5회 도전하여 전부 실패라는 결과였다.

다만 그 때 준비한 도구가 지금 여기서 활약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얄궂었다.


"나무의 가지가 땅을 향하고 있는 것을 찾을까. 아니면, 이 천연의 자석을 써서 지하 수맥이 만드는 자장을 계측해볼까……"


우물을 파는 데 실패했을 때, 시즈코는 우연히도 자석을 발견했다.

자철광일 가능성도 있었지만, 자석인지 자철광인지는 시즈코에게는 별로 관계가 없었다.

게다가, 일본의 자철광은 나라(奈良) 시대의 속 일본기(続日本紀) 상권 제 6에, 오우미(近江) 국(=사가(滋賀) 현)에서 자철광이 발견되어, 와도(和銅) 6년(713년) 5월 21일에 자석으로서 천황에게 헌상된 것이 기술되어 있다.

그 후, 방위자석이 헤이안(平安) 시대에 해외로부터 전해졌다.

이후 일본에서도 해외로부터 자철광을 수입하여 방위자석을 만들었다.


그런 귀종한 자석을 손에 넣은 시즈코였지만, 당연하게도 메리트보다 디메리트가 크다.

먼저 하나밖에 없는 점이다. 부서지면 다음 것을, 이라는 건 안 된다.

찾는 것도 불가능했다. 자석 따위 지면을 파헤쳐서 찾을 수 있을지 어떨지 의심스러우니까.

그리고 형태가 검은 구체에 가까웠기에, 방위를 알아보려고 해도 북쪽과 남쪽의 구별을 하기 어렵다.


어쩔 수 없이 시즈코는 자석을 가느다란 끈에 매달고, 대나무 판을 끼워 북쪽과 남쪽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다만 겉모습이 최악이라, 옆에서 보면 그냥 작은 돌로 수상한 짓을 하고 있는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걸로도 찾을 수 있으려나―. 뭐 일단 시험해 볼까"


한숨을 쉬면서 시즈코는 자석으로 지맥을 찾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그들은 우물을 팔 수 있는 장소를 찾았지만, 예상대로 우물에 적합한 장소는 발견되지 않았다.

파뒤집어도 진흙뿐이거나, 입지적으로 곤란한 장소거나 하여, 어쨌든 우물에 적합한 장소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멀리 찾아보면 최적의 장소가 있겠지만, 그래서는 물을 뜨러 가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럴 거면 산기슭까지 내려오는 편이 빠르다, 는 게 되기에 걸어서 5분 정도의 장소에 우물을 파야 했다.


"……없네요, 촌장님"


"프레셔를 주지 마세요……"


"프레셔―?"


"……아무것도 아니에요. 일단 지금은 찾을 수밖에 없어요. 최악의 경우에는 산기슭에서 퍼올리는 기계가 필요해질지도……"


그렇게 말하며 시즈코가 킨조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는 엄청난 기세로 엉뚱한 방향을 향했다.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런 수수께끼의 장치로 골머리를 썩게 되는 건 당분간 사양하고 싶다고 등으로 주장하고 있었다.


어쩔까 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갑자기 곁에 있던 카이저가 짖었다.

뭔가 동물이라도 나왔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는 짖은 후에 어딘가를 향해 달려나갔다.

너무 갑작스런 일에 이해가 따라가지 못한 시즈코들이었지만, 상황이 이해가 되는 동시에 카이저를 쫓아갔다.


"기다려, 카이저! 어딜 가는 거야―!"


시즈코가 말을 걸었지만 카이저는 멈추지 않았다.

새끼 늑대라고는 해도 야생의 동물, 순식간에 시즈코들과의 거리를 벌렸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멀리 갈 생각은 없었던 듯, 금방 카이저에게 따라잡을 수 있었다.


"욘석아, 갑자기 뛰지 마. 대체 왜 그래?"


그 말에 반응한 카이저는, 어떤 지면을 가볍게 파면서 짖었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한 시즈코였지만, 즉시 카이저가 이곳을 파라고 하는 것을 깨달았다.


"촌장님―! 왜 그러시나요―!?"


카이저가 앞발로 탁탁 치고 있는 지면을 조사하고 있으니, 간신히 킨조나 타고사쿠가 따라잡았다.

다이이치나 니사쿠는 숨을 헐떡이고는 있었지만, 그 자리에 주저앉지는 않았다.


"좋아, 여기를 파 보자!"


그렇게 말하자마자 시즈코는 킨조가 등에 메고 있는 수동식 우물 굴착기를 뺏어들고 그 자리를 굴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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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