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이로쿠(永禄) 9년, 오와리(尾張) 국의 농업 개혁



016 1566년 9월 중순



쌀을 수확하는 도중, 시즈코는 별도로 어떤 것을 확보하기 위해 외출했다.

한동안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 못했던 장소 부근에 설치해 두었던 일본꿀벌의 벌통이다.

그곳은 비트만과 재회한 장소인 동시에, 도적에서 습격당했던 장소이기도 했다.


그 도적 사건을 노부나가에게 보고했더니, 그는 크게 분개한 후, 병사를 파견해서 부근 일대의 도적의 씨를 말렸다.

아무래도 자신의 영지에서 도적이 나온 게 대단히 화가 났던 모양이다.

역사적 사실대로 급한 성질이라고 시즈코는 떨면서 생각했다.


"뭐, 덕분에 안심이지만…… 뭔가 복잡하네"


"뭐가 말입니까, 촌장님?"


꿀을 따러 데리고 온 타고사쿠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시즈코의 혼잣말이 들린 듯 했지만, 그 의미까지는 알 수 없었던 모양이다.


"아니,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것보다 준비는 됐어요?"


"문제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괜찮을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타고사쿠가 슬쩍 한 방향을 보았다.

그곳에는 이젠 세는 것이 바보스러워질 정도로 많은 일본꿀벌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타고사쿠가 겁먹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그럼 먼저 측백나무 계열의 잎사귀로 연기를 발생시킵니다"


"괜찮으려나 정말……"


걱정하면서도 타고사쿠는 미리 준비했던 흙풍로 위에 시즈코가 준비한 측백나무 계열의 잎사귀를 늘어놓았다.

잎사귀는 금방 뜨거워졌지만, 건조하지 않은 생잎사귀였기에 대량의 연기가 발생했다.

그 연기를 일본꿀벌의 벌통이 있는 쪽으로 부채질해서 보냈다.


즉시 일본꿀벌에 변화가 생겼다.

주위를 날아다니고 있던 일본꿀벌은, 당황한 듯한 모습으로 벌통으로 도망친 것이다.

5분도 지나기 전에, 벌통 밖을 날아다니고 있던 일본꿀벌은 셀 수 있을 정도의 숫자로 줄어들었다.


"다음은 이것을……"


흙풍로를 손에 들더니, 시즈코는 그것을 벌통 근처에 놓았다.

그리고 태울 잎사귀를 추가 투입해서 연기의 양을 늘렸다.

연기는 금세 벌통을 뒤덮을 정도의 양이 되었기에, 약간 남아있던 일본꿀벌도 벌통으로 들어갔다.


"이걸로 준비 완료에요"


"우와……"


순식간에 일본꿀벌을 벌통 속으로 밀어넣은 시즈코에게 타고사쿠는 존경의 눈빛을 보냈다.


여기서 시즈코가 한 일은, 연기를 이용해 일본꿀벌에게 산불이 일어났다고 착각하게 한 것이다.

착각하게 하면, 일본꿀벌은 벌꿀을 식량으로서 많이 모으는 습성이 있다.

이렇게 하면 월동하기 위한 꿀을 확보하게 하고, 꿀벌을 얌전하게 만들 수 있다.

꿀벌은 배가 부르면 공격성과 행동력이 함께 줄어들어 벌집에서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

그 덕분에 방호복 등의 벌을 막는 장비가 없어도 간단히 벌통을 움직일 수 있다.


"그럼 다음에는 여왕벌을 찾아야겠네. 아, 타고사쿠 씨는 벌집판을 준비해주세요"


"알겠슴다"


흙풍로를 치운 후, 시즈코는 벌집틀의 구석을 가볍게 콩콩하고 두드렸다.

그 후, 벌통을 분해해서 여왕벌을 찾았다.

의외로 간단히 발견하여, 여왕벌이 들어 있는 벌집틀을 새롭게 설치하는 벌통에 섞어넣었다.

이렇게 하면 여왕벌의 이동을 감지한 일벌들이 그쪽으로 이동하려고 하는 것이다.

또 여러 벌집틀에 걸쳐 벌집이 있으므로, 꿀벌은 벌집의 빠진 부분을 보수하려고 한다.


예상대로, 일본꿀벌들은 오래된 벌통에서 차례차례 이동해 갔다.

대충 다 이동했다고 생각한 시즈코는, 바닥단과 벌집틀을 전부 회수했다.

그리고 받침대 위에 새로운 바닥단을 놓고, 타고사쿠가 감탄할 정도의 손놀림으로 벌통을 조립했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새로운 벌통이 그 자리에 설치되었다.


"이걸로 됐겠지"


"굉장해…… 그런데 이건 뭔가요?"


대바구니에 든 벌통을 이상한 듯 보면서 타고사쿠가 물었다.


"뭐냐니 벌집틀이에요. 여기서 벌꿀을 얻을 수 있어요. 그것만으로 대충 3kg정도 되려나?"


"네? 벌꿀……?"


"아-, 뭐 귀중한 약이에요. 영주님께 헌상하고 이것저것 좀 무리한 부탁을 해볼까 해서요"


"네에……"


"약간 맛을 즐기는 정도는 괜찮지만, 이거 잘못 섭취하면 위험하거든요-"


벌꿀은 자연계에서 가장 단 꿀로, 약 8할의 당분과 2할의 수분으로 구성된다.

비타민이나 미네랄류 등의 영양소도 약간은 포함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당분이 많다.

하지만 뭐라 해도 벌꿀의 최대의 장점은 장기 보존을 가능하게 하는 살균작용일 것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 3천년 전의 벌꿀이 발굴되었지만 전혀 변질되어 있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벌꿀에는 강한 살균 작용이 있다.

꼭 식용으로 쓸 필요도 없기 때문에, 살균 작용을 이용하여 상처의 소독에 쓸 수도 있는 것이다.


(뭐 이 시대에, 벌꿀을 너무 많이 먹어서 당뇨병에 걸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뭐, 촌장님 덕분에 전쟁에 가지 않아도 되니까 이것도 중요한 거겠죠. 틀림없이 운반하겠습니다!"


"앞으로 벌통이 두 개 더 있으니, 힘내서 채집해야지-"


구호를 외친 후, 시즈코와 타고사쿠는 남은 두 개의 벌통에서도 마찬가지로 벌집틀을 회수했다.

수확할 수 있었던 꿀은 대충 10kg 정도였지만, 애초에 일본꿀벌은 꿀의 수확량이 나쁘기 때문에 이 정도로도 충분한 성과라고 시즈코는 생각했다.




수확 시기가 겨울이 되는 콩 이외에 전부 수확을 마친 시즈코는, 쌀가마니, 야채, 벌꿀 등의 헌상품을 짐수레에 실었다.

모두 실은 후, 대기하고 있던 짐수레의 호위인 노부나가의 병사들에게 출발 신호를 했다.

운반량이 작년하고는 비교도 안 되기 때문에, 몇 시간의 이동이라도 안전을 기하기 위해 노부나가의 병사들에게 호위를 의뢰했던 것이다.

금년의 헌상품을 팔면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시즈코였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한 것이다.


그 덕분인지 도중에 아무 일도 없이, 노부나가가 있는 코마키(小牧) 산성(山城)에 도착했다.

하지만 매번 그렇듯 바로 만날 수 있을 리도 없어, 몸단장을 받고 꽤나 무거운 복장으로 갈아입어야 했다.

하지만 매번 있는 일이니 그다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시즈코는 노부나가가 나타날 때까지 멍하니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대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쿵쾅쿵쾅하고 굉장한 발소리가 시즈코의 귀에 들려왔다.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출입문 쪽으로 얼굴을 돌린 순간, 기세좋게 출입문이 열어젖혀졌다.

부서지는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기에, 시즈코는 자기도 모르게 놀라서 자세를 바로했다.


맹장지 저편에 있었던 것은 오다 노부나가였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귀신도 맨발로 도방칠 정도로 분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이유를 몰라 어쩔 줄 모르고 있는 시즈코에게 노부나가는 큰 걸음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말없이 시즈코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꾸엑!"


꿀밤을 먹은 시즈코는 아픈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며 몸부림쳤다.

하지만 정장이 무거워서 그녀는 마음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만약 장소를 신경쓰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데굴데굴 굴렀으리라.

그 정도로 아픈 꿀밤이었다.


"이 답없는 멍청이가. 저런 괴물 가마니를 가져올거면 처음부터 그렇게 말해라!"


"네에! 자, 잠깐 기다려 주세요! 대체 무슨 말씀이신가요-!?"


그렇게 외치는 시즈코였지만, 노부나가로부터 대답은 없었고 추가로 꿀밤을 맞았다.

과연 남존여비의 전국시대, 여자에 대해서도 용서가 없는 철권이야, 라고 시즈코는 현실도피를 하며 아픔을 잊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픈 건 아프다.


"여, 영주님. 화를 가라앉혀 주십시오. 일단 시즈코 님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죠"


시즈코가 아픈 머리를 감싸쥐고 몸부림치고 있는 동안, 다른 누군가가 알현실로 들어왔다.

목소리만으로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노부나가의 측근, 모리 요시나리였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얼굴을 들자, 귀신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노부나가를 필사적으로 설득하고 있는 모리 요시나리의 모습이 보였다.

아무래도 측근의 말인데다, 꿀밤을 먹인 것으로 분노를 발산시킬 수 있던 것도 있어, 노부나가는 조금식 냉정을 되찾아갔다.


"……시즈코, 설명해 봐라. 저 큰 가마니를"


말하자마자 주저앉아 있는 시즈코를 억지로 일으켜 세우더니 노부나가는 그녀를 질질 끌면서 이동했다.

그 뒤로 곤혹스런 표정의 모리 요시나리가 따라간다는, 대단히 기묘한 광경이 펼쳐졌다.


잠시 강제적으로 이동당한 그녀가 도착한 장소는 창고였다.

가까운 곳에 쌀가마니가 놓여져 있는 걸 보니, 세금으로 거두어진 쌀을 보관하는 장소인가 뭔가라고 시즈코는 이해했다.


"저 괴물 가마니 때문에, 창고에 넣을 숫자가 결정되질 않는다. 지금부터 전부 다시 넣는 것도 시간이 걸리지. 그럼, 시즈코. 저 괴물 가마니로 가져온 이유, 확실히 설명해 봐라"


"아, 어, 예, 옛. 가마니라는 게 저 크기…… 가 아닌가요……?"


시즈코는 가마니라고 하면 하나에 60kg, 폭 75cm, 직경 47cm가 바로 떠올랐다.

하지만 실제로는 30kg, 20kg, 10kg 등, 가마니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다.

그걸 까맣게 잊고 있던 시즈코는, 60kg 사이즈의 가마니에 쌀을 전부 담아서 가져왔던 것이다.

가마니를 만들 짚이 모자랐기에, 여기저기 손을 써서 모자라는 짚을 구하는 노력까지 해가면서.


하지만 그녀의 노력도 허무하게 노부나가의 창고는 30kg, 현대에서 말하는 반가마니가 규격이었다.


거기까지 이해한 시즈코는, 일부러 손을 써서 짚을 모아 만든 쌀가마니를 다시 한 번 보았다.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다.

겨우 3개밖에 실려 있지 않았는데, 멀리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노부나가가 괴물 가마니라고 표현한 것도 이해가 갔다.

옆에 있는 30kg의 쌀가마니가, 마치 갓난아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작게 보였으니까.


"저 크기가 네놈의 상식이냐. 그러냐, 그러면 저 숫자를 보관할 창고가 몇 개 필요한지 대답해 봐라"


"예, 예?


"못 들었느냐. 네놈이 바친 쌀가마니를 보관할 창고, 그게 몇 개 필요한지 대답해라"


창고의 숫자를 대답해라, 라고 노부나가는 말하지만, 실제로는 새로 지을 창고가 몇 개 필요한지 계산하라고 시즈코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갑작스런 일에 패닉을 일으킬 뻔한 그녀였지만, 심호흡하여 간신히 냉정함을 되찾았다.


"저기…… 죄송합니다, 지금 쓰지 않는 창고는 몇 개나 있나요? 그리고, 창고 하나에 쌀가마니는 몇 개 들어가죠?"


"……분명히 창고가 하나 정도 남아있었을 게다. 그리고 창고 하나에 쌀가마니는 120개 들어간다"


"네, 감사합니다. 저기…… 계산할테니 잠시 기다려 주세요"


대략 듣고 싶었던 정보를 손에 넣은 시즈코는, 연필 대신 쓰고 있는 나무 막대기를 소매에서 꺼냈다..

계산하거나 이런저런 계획을 생각하거나 할 떄, 그녀는 노트 대신 땅바닥에 쓰고 있다.

그런 이유로 끝이 조금 뾰족한 나무 막대기를 항상 휴대하고 있었다.


그걸 손에 쥐더니, 시즈코는 계산식을 땅바닥에 썼다.


(어디보자…… 내 쌀가마니가 60kg. 영주님의 쌀가마니가 30kg……인가?

일단 그걸로 계산하자. 그래서, 창고 하나에 120개 들어간다는 건, 내 쌀가바니는 반 밖에 안 들어가네. 단순히 생각하면 창고가 두 개 더 있으면 다 들어가겠지)


시즈코가 바치는 쌀가마니의 수가 100개였기에, 노부나가는 창고를 하나밖에 준비하지 않았다.

하지만 배달된 쌀가마니의 사이즈가 규정의 두 배였기 때문에, 창고 하나에는 다 들어가지 않았다.

단지 그것뿐으로,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어려운 얘기는 아니었다.

단순 계산해서 50가마니씩 한 창고에 넣으면 된다.

그리고 남은 공간에 다른 쌀가마니를 수납하면 문제없다.


(30kg가 120개니까, 수납용량은 3,600kg. 60kg 가마니를 50개 넣으면 3,000kg. 600kg 정도 남게 되니까 30kg 쌀가마니를 20개 수납하면 되겠네)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단순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기준은 될 거라고 시즈코는 생각했다.

주가 되는 것은 자신의 쌀가마니이므로, 추가로 넣는 30kg의 쌀가마니는 어쩌면 더 적을 가능성도 있다.

그건 임기응변으로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네, 알았습니다. 창고는 두 개를 씁니다. 한 창고에 제가 바친 쌀가마니를 50개 넣어 주세요. 약간 공간이 비게 되니까, 원래의 쌀가마니를 20개씩 넣어 주세요. 20개가 전부 다 들어갈지는 모르겠으니, 혹시 안 들어갈 경우에는 숫자의 조정을 부탁드립니다"


계산이 깔끔하게 끝난 것에 만족한 시즈코는, 손에 묻은 흙을 턴 후에 노부나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태도가 좀 지나치게 거리낌없었던 것을 깨달은 그녀는 당황해서 자세를 바로하고 엎드렸다.

하지만, 노부나가는 시즈코의 말에 반응하지도 않았고 태도에 화를 내지도 않았다.

다만 시즈코가 땅바닥에 쓴 문자, 아니 계산식을 복잡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계산식, 그것은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30 X 120 = 3600kg ……A

A-(60 X 50) = 600kg ……B

B/30=20 ……C


창고 하나에 큰 가마니 50에 작은 가마니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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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