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이로쿠(永禄) 9년, 오와리(尾張) 국의 농업 개혁



014 1566년 6월 상순



눈 앞에서 동료의 모습이 사라진 것 때문에 도적들은 크게 낭패한 모습이었다.

초조하게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도적 중 한 명이, 동료가 사라진 원인을 발견했다.


"히이익!"


"왜 그래…… 뭐, 뭐야! 이 괴물은!"


남자의 비명에 반응하여 도적들은 일제히 시선을 그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맨 처음 반응했던 남자와 같은 공포에 휩싸였다.

아픔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시즈코는 도적들이 보고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거구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대형의, 몸길이가 140cm 가까운 늑대가 있었다.

그리고 늑대 근처에, 시즈코 앞에 있던 도적이 쓰러져 있었다.

목이 이상한 방향으로 뒤틀린 채 심하게 피를 흘리고 있었다.

옆에서 남자의 목을 물고, 그 깨무는 힘으로 간단히 목을 부러뜨린 것이다.

늑대가 깨무는 힘은 180kg나 되기 때문에, 영양이 부족한 이 시대의 인간의 뼈 따위 가볍게 씹어 부술 수 있으리라.

그런 괴물 이외의 그 무엇도 아닌 늑대를 보고도, 시즈코는 이상하게도 공포를 느끼지 않았다.

그녀는 그 늑대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비트만?"


그것이 자신 곁에 있던 늑대라고 직감했다.

확증 따윈 없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에 대답하듯 늑대가 한 번 짖었다.

그것을 들은 도적들은 손에 들고 있던 무기를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당시의 사람들은 키가 150cm도 되지 않는다.

비교적 영양 상태가 좋은 무장들 조차 160cm나 되면 큰 편이다.

거기에 어깨 높이가 80cm 가까운 늑대가 나오면 그것만으로 죽음을 예감하게 된다.

게다가 주위는 어둠으로 뒤덮여 시야 따윈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밤눈이 밝은 늑대를 상대로 이기는 것은 어렵다.


공황 상태에 빠진 도적들을 향해 늑대는 크게 짖었다.

그러자 다른 방향에서, 수풀을 헤치는 소리와 함께 다른 늑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의 늑대보다 좀 작지만, 그래도 충분히 경이적인 사이즈였다.

눈에 띄는 특징으로, 그 늑대는 이마에 X자 모양의 흉터가 있었다.


"히, 히이익-!"


두 마리 째가 등장하자, 진퇴양난에 빠진 도적들은 거미새끼들처럼 흩어져 도망쳤다.

늑대는 쫓지 않았다. 도망치는 도적 따위 쫓을 가치가 없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어느 쪽이 승자인지, 그것만으로도 간단히 알 수 있었다.


"어서 와, 비트만"


그렇게 중얼거린 시즈코의 목소리에 대답하듯이, 비트만은 작게 짖었다.




당연하지만 비트만과 그 부인 늑대가 마을에 들어섰을 때는 대소동이 일어났다.

경이적인 사이즈의 늑대가 두 마리나 마을에 들어오면, 모르는 사람이 보면 패닉에 빠질 상황이다.

놀라지 말라는 쪽이 무리한 주문이다.

하지만 놀란 건 새로 온 입식자들 뿐으로, 원래부터 있던 마을사람들은 "또 촌장님이 뭔가 하셨다"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1년 동안 시즈코에게 단련된 덕분인지, 그들은 그야말로 무신경일 정도로 매사에 놀라지 않았다.

날도 저물어 밤이 되어 있었지만, 아무래도 입식자들의 불안을 무시할 수는 없어서 비트만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

한 시간의 설명을 끝낸 후, 간신히 납득해 준 입식자들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불안을 털어낸 것도 아니었다.


(한동안은 참아야지)


전원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받아들여 주는 것 따위는 현실성이 없는 얘기로 망상에 가까운 희망적 관측이다.

시간이 해결하는 것 이외에 방법은 없다. 그렇게 이해한 그녀는 끙끙거려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즈코가 모르는 곳에서, 입식자들은 그녀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미덥지 않은 소녀로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늑대 두 마리를 거느리고 있는 걸 보고 "사실 그녀는 거물인가?"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실패하면 어차피 참수될 것이기에, 그녀에게 마지막 찬스를 맡기려고 생각한 입식자들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의욕을 내게 되었다.


그렇게 입식자들의 생각이 변하고 조금 지났을 때.

발아를 마치고 씨뿌리기 준비가 완료된 볍씨가 모였기에, 다음 공정인 파종(播種) 작업을 했다.

이것은 2월 하순에 준비하고 있던 땅을 사용해서, 그곳에 볍씨를 균일하게 늘어놓는다.

여기서 키운 모를 나중에 본래의 논에 옮겨심을 예정이다.

역시 입식자들은 이상하다는 표정이었지만, 지금까지와는 달리 순순히 시즈코의 명령에 따랐다.


모가 자랄 때까지 약간 시간이 생겼다.

그 시간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도, 모내기를 하기 위한 논의 준비에 들어갔다.

먼저 논밭을 얕게 대충 갈아엎는 작업. 대충 갈아엎은 후, 물을 넣고 대충 써레질을 하는 작업. 그리고 며칠 후에 마무리 써레질.

그 공정들이 끝났을 무렵, 모는 충분한 크기로 자라 있었다.


다음 공정은 쌀겨와 모를 사용해서 가장 중요한 모내기를 하는 것이다.

여기가 가장 중요하여, 모내기를 제대로 하냐 안 하냐에 수확량이 크게 좌우된다.

모에 안심하고 대충 했기 때문에 수확량이 쥐꼬리만큼, 같은 결과가 되면 끝장이다.



몰를 심을 때 현대에서는 정석인 방법에 대해, 당연하지만 마을사람들 중 아무도 몰랐다.

여기서 시즈코는 정조식이라고 하는, 쌀의 모를 가로세로로 줄맞추어 심는 방법을 사용했다.

당시에는 이렇게 하지 않고 '난잡하게 심기'라고 부르는 방법으로 심었기에 수확량은 대단히 나쁘고, 심할 때는 전혀 자라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난잡하게 심기를 정조식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수확량은 크게 올라간다.


그 이유는 햇볕이 충분히 들고 공기가 통하기 쉬워져, 잡초나 해충을 제거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기술적으로는 메이지(明治) 30년대 후반 무렵에 실시되었기에, 약 200년 정도 시대를 앞선 기술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절대적으로, 그 이후 정조식은 쌀 재배의 기본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식적인 방법이 되었다.


하지만 장점 뿐만 아니라 당연하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먼저 전국시대에 모내기 기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조식을 하려면 정확히 가로세로로 맞춰서 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시즈코가 내놓은 해결책은, '모내기틀(枠まわし)'이라는 도구를 써서 심을 포인트를 미리 확정해 두는 것이었다.

문자 그대로, '모내기틀'을 굴리면 모를 심을 포인트가 논에 찍힌다.

하지만 논 안에 직접 '모내기틀'을 굴리면 물이 진흙으로 흐려져버려서 기껏 포인트를 만들어도 찾을 필요가 생긴다.

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그녀는 논의 한 쪽에서 다른 쪽까지 이어지는 긴 밧줄을 준비했다.

그리고 '모내기틀'로 심을 포인트를 결정하고, 그 장소와 밧줄이 겹치는 부분에 짚을 묶었다.

이렇게 하여, 짚을 표시로 삼으면 물 속을 찾지 않아도 심을 장소를 알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모를 다 심어도 그걸로 끝이 아니다. 쌀겨를 뿌릴 필요가 있다.

쌀겨를 뿌리는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분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기산에 의해 잡초가 싹을 틔우거나 뿌리를 내리는 것을 억제하는 것.

두번째는 미생물이 증식하는 것.

세번재는 미생물이 증식하여 벼에 영양 공급을 할 수 있는 것. 이 세 가지다.


모내기가 끝나면 다음은 방사 유기물(放線有機)을 뿌리는 것과 제초작업 뿐이다.

방사 유기물이란 흙, 쌀겨, 사슴의 내장, 닭의 내장, 뼛가루, 썩은 고기, 썩은 야채, 닭의 깃털축(羽軸)과 유효 미생물을 섞어 만든 발효 비료이다.

이것에 의해 땅 속의 미생물이 작용하기 쉬워진다. 천연의 완효성(緩効性) 비료로서 무논에 심는 벼의 밑거름으로 최적인 비료이다.

다만 적시에 벼의 상태를 보고 뿌려야 하기에, 얼마나 사용할지, 몇 번 뿌릴지는 논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비료는 경험에 근거하여 산발적으로 뿌리기만 하면 되니 차라리 낫다고 할 수 있다.


모내기 다음으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제초작업이다. 게다가 가혹한 노동이 필요한 것 치고는 성과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시즈코는 회전식 잡초 제거기라는, 벼와 벼 사이를 굴려서 논 안에 자란 잡초를 뿌리째 뽑는 도구를 사용하기로 했다.

당연하지만 전국시대에는 존재하지 않는 도구이므로, 시즈코는 마을의 기술자들과 상의하여 제작했다.


회전식 잡초 제거기의 원형은 메이지 시대에 만들어져, 타이쇼(大正) 초반 무렵에는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

하루에 20a 정도의 작업 효율로, 볏그루 사이로 덜컹덜컹 굴리며 사이갈이 제초를 할 수 있는 우수한 물건이다.


사이갈이란 작물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해 발육 도중에 겉흙을 얕게 가는 것이다.

이것에 의해 흙이 섞이며 풀리기 때문에, 뿌리에 산소가 보내어져 호흡이나 뿌리내림이 촉진된다.

또 비료의 흡수도 촉진된다. 게다가 흙 속에 있는 유해 가스(황화수소, 메탄 가스 등)가 빠지고 잡초를 방제할 수 있다.


말하자면 모내기가 끝난 후에는, 수확할 때까지 이 사이갈이 제초가 주된 작업이 된다.

그리고 벼농사에서 가장 가혹한 작업 중 하나이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요한 도구이기에 시즈코는 타협하지 않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을 만들어냈다.

사이갈이 제초는 모내기에서 1주일에서 열흘 후, 모가 자리잡은 후에 처음으로 한다.

그 후에는 열흘에 두 번 사이갈이 제초를 한다. 회수는 적지만, 그만큼 한번의 작업이 가혹하다.


그렇게 사이갈이 제초만을 남겨놓은 6월의 어느 날.

비트만이 데려온 암컷 늑대(시즈코가 붙인 이름은 바르티)가 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마을에 처음으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 날이었다.




"귀여워-"


눈이 떠진 새끼 늑대들을 보면서 시즈코는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쓰다듬거나 너무 가까이서 빤히 보거나 하면 바르티가 화내기 때문에 꽤나 거리를 두고 있지만.

돌아다닐 수 있게 되는 건 앞으로 1주일에서 2주일 후였지만, 그래도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살피는 새끼 늑대들을 보면 자연히 얼굴이 풀어졌다.


"귀여워-"


1주일 후가 기대되는 시즈코였다. 하지만 그것을 달갑잖게 생각하는 존재가 있었다.

비트만이었다. 그는 1년 가까이 시즈코와 함께 있으면서 애정을 한몸에 받고 있었기에, 당연하지만 새끼들에게 애정이 가는 것은 달갑지 않았다.

자신의 몸을 갖다대고 비비거나 입가를 핥으며 애정을 어필하거나 했다.하지만 완전히 자신에게만 애정을 쏠리게 할 수는 없었던 듯 했다.

평소에는 짐승의 울음소리를 내는 비트만이지만, 이 때만큼은 강아지 같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래그래, 비트만도 귀여워-"


비트만의 애정 어필에 대답하는 듯, 시즈코는 좀 지나칠 정도로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것만으로 꼬리를 붕붕 휘두르는 비트만이었지만, 아무래도 그는 사이즈가 크다.

수십 cm나 되는 꼬리를 휘두르면 그것만으로 가벼운 흉기가 되는 것이다.


"으아! 기쁜 마음은 알겠으니까 진정해-!"


아니나다를까, 주위의 물건을 쳐 쓰러뜨리는 결과가 되었다.

그리고 시즈코에게 야단맞은 비트만이 슬픈 듯한 소리를 내고, 그걸 들은 바르티가 웃는 듯한 소리를 냈다.




6월이 끝나고 계절은 7월.

당초에는 회전식 잡초 제거기에 당황했던 마을사람들도, 후반이 되니 익숙해져서 하루 정도에 작업을 끝냈다.

7월에 들어서면 제초 작업도 거의 끝난다. 남은 작업은 대부분 해충 대책이다.

애초에 논에는 훌륭하게 자란 벼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것이다. 마을사람들 모두 "이렇게 많은 벼가 자란 건 본 적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꽤나 대량으로 수확할 수 있을 거라 예측할 수 있었다.


해충 대책 이외에도 할 일은 있다.

먼저 도랑파기라고 해서, 2미터에서 3미터 간격으로 배수를 위한 도랑을 파는 것이다.

이것에 의해 수확할 때까지 물관리도 하기 쉬워지기에, 소홀히 할 수 없는 작업이다.


모내기 후 35일이 지나면 분결수(分結数)가 최고치에 달한다고 하므로, 중간낙수(中干し), 토왕낙수(土用干し)라고 하는 흙을 건조시키는 작업도 해야 한다.

배수를 위한 도랑을 이용해 논에서 일단 물을 뺀다.


토왕낙수를 하는 이유는, 과도한 분결이나 효과없는 분결을 억제하여 토양 속에 산소를 공급하고 미생물의 사체를 비료로 쓴다.

또, 토양을 굳혀서 벼가 쓰러지는 것을 막고, 땅을 갈라지게 하여 호기성(好気的)의 환경을 만들어, 부패에 의한 발효를 막아 메탄 가스의 발생을 방지한다.

또 땅을 갈라지게 하여 벼의 뿌리에 자극을 줘서 뿌리를 지표형(地表型)에서 지중형(地中型)으로 바꾼다.

그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질소를 줄이면 필연적으로 노린재 종류도 막을 수 있으니까-)


벼의 해충이라고 하면 노린재가 필두로 거론되지만, 농약을 쓰지 않으면 노린재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것은 질소를 흡수한 벼가 노린재에게 있어 맛있는 먹이가 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국시대에 농약 따위 구할 수 있을 리도 없고, 당연히 무농약에 유기농 재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노린재의 천적이 논에 서식하기도 하는 것이다.


(의외로 해충 대책은 안 해도 될지도?)


벼에게 해충이 되는 생물이 발생해도, 그것을 먹이로 하는 천적이 똑같이 발생한다.

물론, 잡초를 제거하는 것이 최고의 해충 대책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논 안쪽은 물론, 논둑 제초도 철저하게 했다.

그리고 제거한 잡초를 부엽토의 재료로 썼다.

논 속에서 깨끗한 순환 시스템이 완성되어, 모든 것을 낭비 없이 쓸 수 있었다.


그리고 수확할 때까지 제초가 주된 작업이 된 8월의 어느 날, 지금까지 움직이지 않았던 노부나가가 드디어 움직였다.




에이로쿠(永禄) 9년(1566년) 8월, 노부나가는 키소(木曽) 강을 건너 미노(美濃)에 침입했다.

그 소식을 받았을 때, 시즈코의 머리에는 '패퇴'라는 문자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분명히 홍수를 만나 패퇴하고, 히데요시(秀吉)를 파견해서 미노와 오와리(尾張) 국경에 위치하는 요충지인 스노마타(墨俣)에 성채를 쌓게 했지. 거기가 사이토 타츠오키(斎藤龍興)의 거성인 이나바(稲葉) 산 이노쿠치(井ノ口) 총공격의 전선기지가 되었어)


그런 것은 떠올린 시즈코였지만,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일에 대해 골머리를 앓아도 의미는 없다.

그렇게 결론을 내자, 머리를 가볍게 흔들어 그런 생각을 털어버렸다.

기분을 새롭게 하고, 눈 앞에 펼쳐진 벼를 보며 만족스럽게 중얼거렸다.


"음음, 좋은 느낌으로 자랐네. 이거라면 당초의 예정대로 수확량이 나오려나"


솔직히 8ha라는 토지를 수십명 정도로 작업하기에는 조금 불안했지만, 어찌어찌 수확 일보 직전까지 왔다.

하지만 그녀는 이 정도의 벼를 봐도 안심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영주님이니까, 내년 쯤에 또 무지막지하게 어려운 일을 시키겠지……)


내년의 이맘때쯤에 오다 노부나가는 미노를 지배하에 둔다. 그렇게 되면 오와리, 미노를 합쳐 백만석의 생산 지역을 손에 넣게 된다. 시즈코에게 생산량 증가를 명령할 것은 예상이라기보다는  정해진 일이다.


(그 때문에라도, 킨조 씨에게 부탁해둔 인력 모내기 기계가 빨리 완성되어야 하는데. 그게 완성되면 10a를 겨우 세 시간에 모내기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 킨조는 시즈코가 그린 인력 모내기 기계의 설계도(라는 이름의 낙서 수준의 문서)를 보고 머리를 감싸쥐고 있는 것을 그녀는 모른다.


인력 모내기 기계, 회전식 잡초 제거기, 페달식 탈곡기, 하나같이 농사일 중에서 가혹하다고 하는 작업을 경감하기 위한 도구이다.

게다가, 여자나 아이, 노인이라도 작업할 수 있으므로, 전장에 가지 않는 사람들끼리 농사일을 할 수 있다.

그 정도로 작업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가족에 따라 밭이나 논 작업을 나눌 수도 있다.


"자, 그럼, 내년 쯤에는 60ha 정도 넓은 땅을 받아볼까"


야채나 고구마의 토지는 현재 사이즈로 충분했다.

수확할 수 있었던 봄야채는, 농민들은 물론이고 헌상한 노부나가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전장에서도 쓰는 것은 역시 쌀이다.

미노를 손에 넣은 후, 노부나가는 전쟁을 하는 횟수가 많아지기에 추가적인 증산을 명령할 것이다.

쌀이 대량으로 있느냐 아니냐에 병사들의 식량 사정이 달라진다.


"계란 산업도 순조롭고…… 하지만 카이저네가 덮칠 것 같은 예감이"


카이저, 비트만과 바르티 사이에 태어난 새끼 늑대.

이미 생후 2개월이 지났기에, 사회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젖도 뗀 상태였다.

슬슬 소굴인 시즈코의 집에서 떠나게 될 때였다.


그 와중에 이미 서열이 결정되어서, 서열에 맞춰 카이저, 쾨니히, 아델하이트, 리터, 루츠라고 이름붙였다. 황제, 왕, 귀족, 기사, 전사라는 계급 그대로의 의미였다. 부모가 독일어였기에 새끼도 독일어라는 별 생각없는 작명이다.


"뭐 그 때는 그 때지. 적당히 사냥을 시키지 않으면 녹스니까"


사육되는 것에 가까운 형태지만, 당연히 가족이 생기면 늑대는 사냥을 나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때 야생 사슴을 덮치는 건 상관없지만, 계란 산업용의 닭을 덮치는 건 곤란하다.


"어릴 때부터 가르칠 수밖에 없겠네"


그래도 몇 마리는 희생되겠지. 그렇게 생각한 시즈코는 미래를 상상하며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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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