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피소드 2
02 다채로운 기술자 집단
시즈코가 이끌고 있는 쿠로쿠와슈(黒鍬衆)는 로마 군단을 베이스로 하고 있으나, 전국시대의 풍토에 맞게 세부적인 개량이 더해져 있었다.
로마 군은 우수한 병사인 동시에 뛰어난 공병(工兵)이기도 했다. 토목건축 기술의 기초를 교육받은 그들은, 스스로 수십 km나 되는 도로를 정비하고, 주둔지를 재빠르게 구축했다고 한다.
시즈코의 쿠로쿠와슈도 그에 필적하는 레벨이 되어 있었다. 병사로서의 훈련은 모두 받은 후, 토목건축 기술을 철저히 교육받았다.
로마 군단과의 차이점은, 병사들의 정신상태에 있었다.
"감독님(親方), 오늘은 무슨 일이신가요?"
집합을 명령받은 '코모리(子守)'들이 '감독'이라고 불린 인물에게 소집 이유를 물었다.
당연하지만 쿠로쿠와슈에도 계급은 존재한다. 감독은 어느 정도 규모의 쿠로쿠와슈를 이끌 수 있는 사람, 코모리는 소규모의 쿠로쿠와슈 멤버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무장과 부대장의 관계와 닮았다. 그렇기에 감독 밑에는 몇 명의 코모리들이 붙는 것이 기본이다. 다만 현대의 감독과는 달리, 코모리들은 감독의 제자는 아닌 경우도 있다.
"우리들은 물레방아(水車) 제작을 특기로 하고 있지. 그 때문에 시즈코 님께서 직접 일을 맡기셨다"
일, 이라는 단어에 코모리들이 반응했다. 쿠로쿠와슈는 각 방면에서 일을 받는다. 기본적으로 시즈코를 통해 의뢰되지만, 때때로 무장들로부터 직접 의뢰되는 경우도 있었다.
현대에서는 정보가 범람하고 있기에 간단히 원하는 기술자(技術者)를 찾을 수 있지만, 전국시대는 솜씨좋은 기술자(職人)를 찾는 것만 해도 고생인 것이다.
또 직업의 세분화가 이루어져 있기에, 원하는 기술을 가진 기술자를 찾는 것 자체가 대단히 어렵다.
그렇기에 다양한 전문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그곳에만 의뢰하면 필요한 기술자를 찾아주는 창구가 있다고 하는 것은 획기적인 제도인 것이다.
"물레방아라면 둘이서 3개월만 있으면 충분하잖아요. 전원이 모일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요?"
"말은 끝까지 들어라. 허둥대는 뭐시기는 동냥이 적다(※역주: 허둥대는 거지는 동냥이 적다(あわてる乞食は貰いが少ない)), 고 하잖아?"
코모리 중 한 명이 의견을 냈으나, 감독이 타이르자 물러섰다. 감독은 다시 코모리들을 둘러보면서 말을 이었다.
"아까의 의견도 있었지만, 물레방아 같은 건 2, 3명이면 충분하지. 재료도 비축분이 있으니, 3개월은 커녕 2개월만 있으면 된다. 그럼에도 일부러 모은 이유는 간단하다. 물레방아를 만들 장소가 많다. 여기까지 말하면 네놈들이라면 알겠지?"
감독의 말에 코모리들이 어떤 생각을 떠올렸다. 즉시 이해한 것에 기분이 좋아진 감독이 히죽 웃었다.
"그래! 이것은 시즈코 님으로부터의 도전장이다! 우리들이 '속도'와 '질'을 모두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지! 이놈들아 기합을 넣어라! 기간은 3개월이지만, 그렇게나 필요없다! 1개월 안에 모두 끝낸다!"
당연하지만 시즈코에게 기술자들에게 대한 도전, 같은 의도는 없다. 단순히 노후화된 물레방아를 일신하기 위해 기간을 넉넉히 잡고 있는 것 뿐이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역시 그런 건가아아아아아아아아!!"
"역시 감독님! 객기가 넘치는구만요!!"
말과는 달리 코모리들은 환희의 함성을 질렀다. 당초에는 그냥 기술자 집단이었으나, 다양한 기술자들이 모이면서 서로 영향을 준 것이리라.
언제부터인가 그들은 '속도'와 '질'을 양립시키게 되었다. 통상 수 개월 걸리는 것을 절반의 기간에 끝내기도 했으나, 결코 대충 하지는 않는다.
빠르게, 하지만 완벽하게, 가 신조가 된 그들에게, 대충 한다는 생각은 존재하지 않는다. 얼마나 빠르게, 하지만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질 좋은 것을 만들지를 목표로 하여, 주야로 기술을 개발하고 절차탁마하고 있었다.
이러한 생각이, 시시각각 상황이 변화하는 싸움터에서 그들이 중히 여겨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설치 장소는 11개소다. 재료는 신청하면 부츠류슈(物流衆)가 운반해 줄거다. 그걸 생각해서 1개월! 물론, 데려갈 수 있는 사람은 5명까지다. 보통이라면 불평이 나오겠지만, 네놈들이라면 문제없겠지?"
"괜찮슴다. 우리는 저까지 합쳐서 4명만 있으면 되려나요"
"야야, 물레방아 같은 건 지겨울 정도로 만들어봤잖아. 나는 둘만 있으면 충분해"
"아니, 한명은 밥순이야. 밥을 소홀히 하면 시즈코 님이 엄청 화내시니까"
"어, 제대로 된 것을 먹지 않으면 혼나지. 평소에 형편없는 계획도 웃는 얼굴로 허가해 주시지만, 특히 식사에 관해서는 시즈코 님은 엄격하시니까"
코모리들의 말에 감독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놈 말대로다. 밥순이는 꼭 데려가라. 바늘처럼 빼빼 말랐다가는 시즈코 님이 펄펄 뛰신다. 그 분, 식사랑 수면을 소홀히하면 일을 빼앗아가시니까 말이다"
"그러네요. 전에 늦어질 것 같아서 무리한 건 알지만 철야를 했더니 작업장에서 쫓겨나서 강제로 잠을 자게 되었으니까요"
"도구를 전부 몰수당한데다 병사들이 둘러싼 집에 밀어넣어졌었죠.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하는거야? 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하지만 푹 잤더니 머리가 시원해졌고, 결과적으로 납기를 맞출 수 있었으니까 말야. 역시 밥이랑 자는 건 중요해"
"그래. 알겠냐, 철야를 해서 빨리 끝내려고 하지 마라. 평소대로 일하고, 그리고 빨리 끝내라. 뭐, 늦을 것 같으면 내게 말해라. 책임을 지는 건 내 일이니까"
"옙. 뭐 감독님이 고개를 숙이실 일은 없습니다"
"맞아요. 우리들, 그런 실수는 안 합니다"
"멍청아, 익숙하니까 더욱 긴장하라는 거다. 사고라는 건 사소한 방심 때문에 일어나니까 말이다. 너희들도 명심해둬라"
농담조로 말하던 코모리들이었으나, 감독의 말에 정신이 들었는지 긴장을 조였다.
"좋아, 좋은 표정이 되었군. 그럼 이야기는 끝이다. 각자, 담당 위치를 듣고 작업에 착수해라"
"옙!"
코모리들의 대답에 감독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그들은 평소대로 일하고, 평소대로 물레방아를 1개월만에 제작 및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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