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이로쿠(永禄) 10년, 천하포무(天下布武)
028 1567년 3월 중순
노부나가의 싸움은 바뀌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미노(美濃) 공략에 관여한 자라면, 누구나 생각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나쁘게 말하면 기세를 몰아서의 강행 돌파가 많았다. 그 자체는 보편적인 전술이며, 추세를 결정하는 훌륭한 방책이라 할 수 있다.
전쟁에서 기책(奇策, ※역주: 기이한 책략)만으로 승리하는 경우는 드물고, 최종적으로는 반드시 정면에서의 총력전이 된다.
문제는 그것을 행할 타이밍이다. 그 타이밍이 잘못되면, 아군만 피해를 입고 끝나게된다.
"군사를 예의 장소까지 물려라"
"예, 옛!"
노부나가가 지시한 것은 결코 많지는 않다.
성을 지키는 무장이 혈기왕성한 상대라면, 강행 돌입을 하여 일부러 패퇴한 듯 군사를 물린다.
그러면 상대방이 취할 선택은 대략 두 가지가 된다. 하나는 승리했다고 생각하고 승리의 함성을 지르며 끝날 뿐.
그리고 또 하나는, 더욱 상대에게 피해를 주려고 공격하러 나오려고 한다.
후자의 경우라면 횡재한 것이다. 견고한 성의 보호에서 빠져나와, 무방비한 모습을 스스로 드러내 주는 것이니까.
"화살을 쏘아라"
"옛!!"
감쪽같이 유인당한 된 무장은 위지(囲地)라고 하는, 적을 공격하는 데 절호의 지형으로 유인되었다.
노부나가 측은 높은 곳에서 활을 안전하게 쏴댈 수 있고, 적장 측은 도망칠 장소가 한 곳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당연하지만 적장 측은 무장도 포함해서 패닉에 빠진다. 하지만 퇴로에는 노부나가 측의 병사가 매복해 있어, 퇴각은 성공하지 못하고, 멈춰서는 아군과 속속 퇴각해 오는 병사와의 사이에 정체가 일어난다.
이렇게되면 싸움은 일방적이다. 화살이 아니라도 바위나 쓰러진 나무 등을 집어던지는 것만으로, 재미있을 정도로 적병을 쓰러뜨릴 수 있다.
"주, 주군!! 뒤는 잡병이 쇄도하여 도망칠 수 없습니다! 아, 앞에는 오다 군이 버티고 있습니다! 우, 우리는 포위되어 버렸습니다!"
"크윽! 병사를 물린 것은 이 때문이었나! ……무사한 자를 모아서, 오다 군 쪽으로 정면 돌파를 꾀한다!"
이렇게 외친 적장이지만, 그 작전이 실행에 옮겨지는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마치 타이밍을 잰 것처럼, 적장에게 무수한 화살이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수십 대나 되는 화살이 적장의 목이나 가슴, 팔이나 다리에 꽂혔다. 단말마의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그는 어이없이 목숨을 잃었다.
물론 항상 이렇게 잘 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생각대로 전과를 거두지 못하고 피해만 입고 있었다. 시원찮은 전황에 노부나가가 분노할 것이라고 생각되었지만, 그는 대담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잘 되고 있군"
그 뻔뻔하기까지 한 태도는 그야말로 태연자약을 체현하고 있었다.
허세를 부리고 있는 듯 생각되었지만, 국소적인 승패에 고집하지 않고 대담하고 병사를 운용하여, 최후에는 승리를 거두었다.
분노나 초조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내심으로는 분노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애초부터 불 같은 성격의 노부나가는 애써 냉정한 태도를 취하려고 부심하고 있었다.
불리한 상황일수록 뻔뻔하게 웃는다.
이것이 노부나가가 하고 있는 일이었다. 얼핏 보면 단지 허세를 부리고 있는 듯 보이리라.
그러나 그는 묵직한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피아의 '불안'이라는 감정을 컨트롤하려고 했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성가신 것으로, 얼마만큼 부정할 수 있는 재료가 있더라도 완전히는 불식시킬 수 없고, 작은 불안의 씨앗이 싹터 자라간다.
그렇기에 노부나가는 자군의 '불안'을 가능한 한 제거하고, 반대로 적에게는 불안이나 불안의 근거가 되는 의심의 씨앗을 뿌렸다.
어떤 역경에 몰리더라도, 지휘관이 부하 앞에서 동요하면 사기는 떨어져 버린다.
그와 마찬가지로 노부나가가 잘 안 풀릴 때 마구 화풀이를 해 대면, 그건 부하에게 쓸데없는 '불안'을 주게 된다.
그렇기에 노부나가는 '무신경할 정도로 매사에 동요하지 않는 투장(闘将)'을 이미지하고, 사태의 경중이나 길보, 흉보에 상관없이 항상 예상 범위 내의 사태인 듯 당당한 태도를 취하기로 했다.
이게 의외로 효과를 거두어, 무장들은 물론, 아시가루들도 용기백배하게 된다.
반대로 적에게는 적극적으로 '불안'을 조장하는 책략을 도입했다.
함락시킨 성의 잡병에게서 갑주를 벗겨서 그걸 간자에게 입혀., 어딜 봐도 성에서 도망친 듯한 분위기를 풍기게 했다.
당초에는 그대로 '불안'을 선동할 만한 보고를 시키려고 했으나, 그것만으로는 약하다고 노부나가는 생각했다.
그래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더욱 효과적인 수단을 모색했다.
그리고 떠올린 것이 '거짓말은 하지 않지만, 사실도 전하지 않는 보고', 즉 의도적으로 전달하는 정보를 생략하여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보고를 하게 하는 것이다.
인간이란 말이나 벌어진 일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기 쉽다. 설령 그것이 거짓이라도, 보고를 받은 사람이 받아들이기 쉬운 스토리라면 사람은 그렇게 해석한다.
따라서 간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자의적인 사고 유도가 가능하다. 그리고 간자는 모든 것을 말하지 않았을 뿐, 거짓을 말하지 않았으므로 혐의를 받을 일도 없다.
예를 들면 간자에게 "노부나가는 다음 성을 향해 진군중"이라고 보고하게 했다고 하자.
얼핏 보면 보통의 보고로 보인다. 하지만 이 보고는 중요한 부분이 일부러 빠져 있다.
노부나가가 진군중, 이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거느리는 무장이나 병력 등 규모에 대한 정보가 빠져 있다.
당연히 일개 병졸의 보고를 그대로 믿을 무장은 없다. 진형이나 병력에 대해서도 묻게 되겠지만,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고 말하면 되고, 그러면 추가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척후를 보내려고 하리라. 하지만 이것은 판단에 요구되는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나(예를 들면 바로 근처에 노부나가가 와 있는 등), 그 정보를 뒷받침할 증거를 무장들에게 발견하게 하는(예를 들면 실제로 노부나가의 군세가 이동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등) 것으로 판단을 부채질할 수 있다.
그들은 지금이 천재일우의 찬스라고 착각하고, 노부나가의 등 뒤를 급습하려고 부대를 파견한다.
하지만, 노부나가가 이끌고 있는 군은 기마병으로만 구성된 속도 우선의 미끼이며, 유인된 적군의 등뒤를 본대가 급습한다. 그리고 적의 움직임이 멈췄을 대 노부나가의 부대도 반전하여 협격한다.
치명적인 실책을 깨닫고 보고자를 질책하려고 해도, 그 때에는 당사자는 모습을 감추었으니 자신의 불운을 저주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간자에게는 연기력과 담력 이외에,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경우의 재치 등 높은 능력이 요구되므로, 인재 확보가 금후의 과제라고 노부나가는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 시험 단계이지만, 노부나가는 새로운 진형도 도입했다. 밀집진형, 소위 말하는 팰랭스(Phalanx, ※역주: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밀집보병 진형).
그렇다고는 해도 지중해나 마케도니아 식처럼, 정예에 의해 구성된 진형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인원도 적어서 총 30명에서 40명 정도다.
그리고 5명을 한 줄로 삼아, 맨 앞줄이 볼품없는 나무판자로 만든 몸을 덮을 수 있을 정도로 큰 방패를 들고, 2번째 줄부터 뒤로 20명 정도가 노부나가가 개발한 장창을 손에 들고, 맨 뒷줄에 크로스보우를 든 병사를 몇 명 배치했다.
진형을 구성하는 병사들은, 처음 겪는 진형에 당황하고 놀라 삐걱대고 있었다.
그래도 전장에서 죽음을 가까이 느꼈기 때문인지, 몇몇 부대는 운명 공동체로서의 연대감을 발휘하여 하나가 되어 공격하고 있었다.
맨 앞줄이 상대의 화살을 막고, 접근해 오는 적병에게는 장창이, 성 가퀴(※역주: 성벽 등에 만들어진 화살을 쏘는 구멍)로부터의 공격에는 크로스보우가 대응했다.
중간 규모나 대규모의 산성이 아닌 한, 자연의 지형을 이용하여 산의 곳곳에 울타리, 해자, 흙벽을 쌓는다는 정도의 방어 설비밖에 없는 장소에는, 팰랭스처럼 집단이 한 덩이가 되어 혈로를 여는 전술은 일정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밀집진형의 숙련도를 올리는 게 금후의 과제로군, 요시나리"
"옛. 아까 최종 방어선을 돌파하여, 현재 성을 공격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좋아, 잘 했다. 밀집진형의 병사들을 물려라. 그리고 아시가루들도 물려라. 남은 건 잡병들만으로 충분하겠지"
그 말대로, 이미 산성은 함락 일보직전 상태였다.
이미 산꼭대기로부터 검은 연기가 몇 개나 올라가고 있었다. 그게 노부나가측의 잡병들이 불을 지른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산성의 사람들이 자포자기하여 불을 지른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에 대해 흥미가 없었던 노부나가는 연기를 한 번 본 후, 모리 요시나리에게서 등을 돌리고 걷기 시작했다.
"남은 성도 이 기세로 함락시킨다"
"옛!"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고 모리 요시나리는 대답했다. 하지만 그는, 볼에 한 줄기 땀이 흐르고 있었다.
무서웠다. 남만과 명나라의 지식을 자기 속으로 흡수하고,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여 전과를 올리는 노부나가가.
(……영주님께서는 그것을 습득하여, 이렇게 실천하고 계신다. 시즈코 님의 지식도 놀랍지만, 역시 영주님의 천품(天稟)에는 미치지 못할 지도 모르겠군)
병법서, 아야로부터의 보고, 키묘마루로부터의 보고, 그 외에 시즈코로부터 직접 흘러나오는 다양한 에피소드.
그것들 중에서 내용을 취사선택하여, 합리적인 형태로 실현시키는 노부나가에게 모리 요시나리는 무의식중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소심한 놈이라 비웃음당해도 좋다. 나는 영주님이 두렵다. 대체 이 분은 어디까지 거대해지실 것인가)
모리 요시나리는 노부나가의 등을 보았다.
보기에는 보통 사람의 등으로밖에 보이지 않을텐데, 어째서인지 모리 요시나리의 눈에는 올려다봐야 할 정도로 크고 무섭게 보였다.
한편, 전장에서 까마득히 멀리 떨어진 한적한 농촌 지대에 있는 시즈코는, 슬슬 비밀병기 1을 쓰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은 밭갈이에 쓰는 '하네쿠리 빗추(※역주: はねくり備中, 삽과 쇠스랑을 합쳐놓은 듯한 농기구의 일종. 참고 링크: http://doyano.sytes.net/oyaku/hanekuri/index.html)다.
종래의 밭갈이 작업은 곡괭이나 쇠스랑을 사용하여 앞으로 숙이고 작업하기 때문에 허리를 다치기 쉽다.
그래서 서서 작업할 수 있는 하네쿠리 빗추를 사용하여 작업 효율을 향상시키고 허리의 부담을 줄이려고 생각했다.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여 흙을 갈기 때문에 힘도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는 않다.
타이쇼(大正) 시대(※역주: 1912년~1926년)에 개발되어 쇼와(昭和) 초기(※역주: 1927년~)부터 쇼와 40년대(※역주: 1965년~1974년)까지, 밭갈이라고 하면 하네쿠리 빗추를 써서 논밭을 가는 것, 이라는 의미였다.
아무래도 한 명에 하나씩 줄 여유는 없지만, 각 마을에 30개 정도 배포할 수 있는 숫자는 생산할 수 있었다.
"농업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하면 되니까 괜찮은데…… 호적 쪽이 문제네. 역시 처음부터 만드는 건 방대한 작업이구나"
호적 쪽은 아직도 정리중이었다. 애초에 호적을 만들려면, 먼저 주소를 만들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제는 주소 뿐만이 아니다. 가족 구성을 남편과 아내가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상태도 문제였다.
전국시대, 싸움터에서 돌아왔더니 자식이 늘어 있었다, 라는 건 일상다반사였다.
하지만 남자 쪽은 딱히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자식이 늘어난 것을 기뻐할 정도였다.
물론, 모두 원만하게 풀리는 건 아니고 아내의 간통을 의심하여 추궁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가족이 늘어나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 애매한 사고방식으로는 중요 군수 거점을 지키는 데는 문제가 생긴다. 타국의 스파이, 즉 간자의 개입을 허용해버리는 것이다.
남편이 전쟁 등으로 집을 비웠을 때, 아내가 간자와 간통하여 비밀을 흘리거나 하면 큰 문제이다.
그것만큼은 아무리 시즈코라도 용납할 수는 없었다. 호적의 정비도 간자 대책의 하나이지만, 작성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시즈코가 가진 농업기술이 노부나가의 심복에게 '널리 퍼진' 상태가 될 때까지, 극력 외부와의 접촉을 한정시킬 필요가 있다.
언젠가 시즈코의 농업 기술은 타국도 알게 될 것이고, 생산량 증가를 위해 도입할 것이다.
그 때, 시즈코 혼자만 기술을 쥐고 있는 상태로는 이런저런 문제가 생긴다.
농업 기술의 핵심을 이루는 것이 시즈코라는 것을 타국이 알게 되면, 그들은 오다 가문의 세력을 깎기 위해 시즈코의 암살을 꾀할 것은 확실하다.
아무래도 잘 모르는 작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노림받고 살해당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그 때문에 '시즈코 혼자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음 단계인 '불특정 다수의 백성이 알고 있는' 상태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
그 상태가 되면, 시즈코 한 명을 암살해도 큰 효과는 없다. 그렇기에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도, 그녀는 꾸준히 기술을 주변에 퍼뜨릴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은 '최저 수준의 향상'이라는 부국 정책에 가까웠다.
농업 기술은 시즈코의 마을을 기점으로 부채꼴로 퍼져나가, 이윽고 오다 영토의 백성 모두에게 알려진다.
그렇게 되면 오다 영토는 전국시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확량을 자랑하는 나라가 된다.
'최저 수준의 향상'의 가장 무서운 점은, 기점이 된 장소를 없애버려도 이미 의미가 없는 점이다.
이미 영토 내에 퍼진 상태에서 시즈코의 마을을 공격해도, 그걸로 오다 영토 전체의 생산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번 뿌리내린 지식을 근절시키려면, 영민을 한 명도 남김없이 몰살시키고 모든 기록을 파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오다 가문을 멸망시킬 필요가 있으며, 오다 가문의 전력을 깎기 위해 오다 가문을 괴멸시켜야 한다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뭐, 한탄해도 소용없나. 그보다 전력의 방법은, 파발 이외에는 없으려나"
파발꾼을 하루에 몇 번이나 쓰는 건, 아무래도 비용이 지나치게 든다.
좀 더 간편한 방법으로 정보의 전달을 할 수 없을까, 라고 시즈코는 생각했다.
"어―이, 시즈코―, 놀러왔다―…… 으악! 깜짝이야……"
팔짱을 끼고 생각하고 있자니, 현관에서 키묘마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중에 비명이 섞였기에, 시즈코는 무슨 일인가 하고 빠른 걸음으로 현관으로 향했다.
"왜 그래―?"
그렇게 말하며 현관을 내다보니, 카이저와 쾨니히가 키묘마루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하지만 시즈코를 발견하더니 두 마리는 놀라는 키묘마루를 내버려두고 꼬리를 흔들며 시즈코에게 달려왔다.
두 마리 다 시즈코 앞에 앉아서, 바닥을 쓸듯 꼬리를 크게 흔들었다.
이것은 무리의 상급자에 대해, 최대한의 애정과 경의를 표할 때 나오는 동작이다. 말로 하면 '뭐든지 명령해 주십시오!'이다.
그걸 이해한 시즈코는, 그러고보니 요즘 바빠서 비트만들에게 별로 신경써주지 못했던 것을 떠올렸다.
아마도 '외로우니까 신경써줘 신경써줘'라는 느낌이리라. 이래서는 비트만들에게 스트레스가 쌓여, 몸에도 마음에도 좋지 않다.
"좋―아, 어차피 내일 해도 되니까, 오늘은 일은 관두자. 카이저, 그거 가져와"
시즈코는 카이저 앞에서 어떤 동작을 취했다. 그게 뭔지 이해한 카이저는, 즉시 일어나서 그것을 가지러 갔다.
그걸 본 후, 시즈코는 자주 쓰는 개피리를 불었다. 내용은 '전원 집합'이다. 기다렸습니다, 라고 말하는 듯이 비트만들은 금방 모여들었다.
모두 시즈코를 보자마자 입을 핥으며 '너무 좋아요' 어필을 했다. 이래저래 일이 쌓여 신경써주지 못한 것을 사과하듯이, 시즈코는 조금 요란하게 그들의 몸을 쓰다듬었다.
모두 모였을 때 카이저가 부탁한 것을 입에 물고 돌아왔다.
그것은 원반 모양, 소위 말하는 프리스비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녀는 그걸 받아들고, 아직도 멍해 있는 키묘마루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부터 카이저네랑 놀 건데, 키묘마루 군도 같이 할래?"
약간 움츠러들었지만, 무서운 걸 도리어 보고 싶은 마음에 키묘마루는 작게 끄덕였다.
노부나가는 본진을 갖추고 잠시 쉬고 있었다.
현재 공격하고 있는 성은 이미 함락 직전. 그리고, 이 다음에 공격하려고 예정했던 성으로부터 투항하겠다는 사자가 왔다.
노부나가의 진영은 큰 병력 손해가 없어 순조롭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였다.
하지만 사이토 타츠오키(斎藤龍興)가 있는 이나바(稲葉) 산성을 함락시키지 않는 한 그는 안심할 수 없었다.
노부나가는 그것을 위한 비밀병기 중 하나인 크로스보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요시나리, 이 크로스보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노부나가는 곁에 있던 모리 요시나리에게 질문했다. 그는 잠시 생각한 후 노부나가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위력은 강합니다. 하지만 시위를 당기는 데 도구가 필요하여, 그 때가 빈틈투성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흠, 역시 시위를 당길 때가 문제인가"
애초에 노부나가는 시즈코로부터도 '시위를 당기는 시간이 길다'는 경고는 받았다.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게 하기 위해 그는 시험적으로 싸움에 도입했던 것이다.
결과는 시즈코의 경고대로였다. 노부나가는 화승총, 화궁, 그리고 크로스보우를 머릿속에서 비교했다.
유효사정거리가 가장 긴 것은 화궁, 다음으로 크로스보우, 마지막으로 화승총.
연사능력도 화궁, 다음으로 크로스보우, 마지막으로 화승총.
제조 비용은 압도적으로 크로스보우가 싸고, 다음으로 화궁, 마지막으로 화승총.
위력은 화승총이 압도적이고, 다음으로 화궁, 마지막으로 크로스보우.
유지비는 흑색 화약을 소비하는 화승총이 압도적으로 높고, 다음으로 화궁, 마지막으로 크로스보우.
"……요시나리, 문득 생각했는데, 이 크로스보우…… 화살을 얹는 곳에, 다른 것을 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크로스보우에는 나무로 된 받침대가 있어, 그곳에 화살을 얹고 발사하도록 되어 있다.
시위를 받아내야 하는 점도 있어,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 평탄한 부분이 있었다. 노부나가는 그 위에 화살 이외의 무언가를 얹을 수 없을지 생각했던 것이다.
"옛, 확실히 다른 것을 얹을 수 있을 듯 합니다만…… 얹을 수 있는 것이 상당히 제한될 듯 합니다"
"상관없다. 놈(사이토 타츠오키)을 기겁하게 할 수 있으면 된다. 그리고 이 시위를 당기는 기구, 이것도 다른 뭔가로 대용할 수 없으려나"
말하면서 노부나가는 기구를 사용해 현을 당겼다. 힘을 쓰는 게 이 때 뿐이라고는 해도 답답한 시간이었다.
난전으로 들어가면 이 시간은 사활문제. 하지만 시위를 느슨하게 하면 위력이 떨어진다. 위력을 낮추지 않으면서 시위를 당기는 시간을 짧게 하는 방법은 없을지 노부나가는 생각했다.
(무언가 방법이 있을 게다. 화살을 33간(※역주: 1간은 약 1.818m, 즉 33간은 약 60m) 날릴 수 있는 숙련자를 10명 모으기보다, 이 크로스보우의 결점을 극복한 것을 100개 준비하는 편이 훨씬 쉬우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크로스보우를 봤지만, 역시 해답이 쉽게 나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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