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이로쿠(永禄) 10년, 천하포무(天下布武)



027 1567년 2월 하순



2월에 들어선 후부터는 눈이 돌 정도로 바빴다.

간신히 건조한 목재를 사용하여 숯을 굽고, 또 그 기술을 니사쿠들에게 전수했다.

모리 요시나리로부터 간소한 크로스보우를 30개 생산해 달라고 부탁받아, 기구를 간략화한 되감기 방식의 크로스보우를 30개 생산했다.

노부나가로부터의 보수인 인부 200명에 노부나가로부터의 계획서가 딸려왔다.

그리고 그 계획서를 가져온 니와 나가히데로부터 사과를 받고, 또 자기도 모르게 맞사과하여 사과배틀을 벌였다.

그런 식으로, 본래는 아직 느긋하게 지낼 수 있었을 2월은, 노름판처럼 분주해졌다.


그리고, 니와 나가히데와 대화한 시즈코는, 그에 대해 '오다 가문의 가신들은 성격이 만만찮고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평가되는데, 이야기해보면 의외로 견실한 사람이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노부나가로부터 받은 계획서는, 군수 생산거점의 확대 계획이었다.

당시의 백성은 기본적으로 세금이 되는 쌀이나 콩을 영주나 사원, 막부에 바치는 대신, 그들의 군사력에 의한 비호를 받고 있었다.

노부나가도 지금까지는 다른 영주들과 마찬가지로 오와리(尾張)의 백성들에게 세금을 내게 하는 대신 그들을 비호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즈코에게 마을의 운영을 2년 맡겨보고, 그는 어떤 구상을 떠올렸다.

그것은 지금까지처럼 백성에게 맡겨 작물을 생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내기부터 수확까지 전부 오다 가문에서 관리, 운영하는 구상이다.


그 구상을 시험하기 위한 시금석으로서 시즈코의 마을을 대개조할 필요가 생겼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생산거점을 구축하기 위해서인지, 병행하여 마을에 방위 시설이 건축되게 되었다.

하지만 마을의 방위시설의 설계는 시즈코가 아니라, 오와리 아츠타(熱田)의 궁목수(宮大工)인 오카베 마타에몬(岡部又右衛門)이 담당하게 되었다.

이 계획의 영향을 받아 마을의 규모를 확대하게 되었다.

겨우 백 명 조금 넘는 마을에, 평시에는 백성이지만 싸움이 벌어지면 병사가 되는 반농반병(半農半兵)의 사람들이 160명. 그리고 호위를 위한 전업의 위사부대(衛士部隊)가 3백 명 가까이 주둔하게 되었다.

당연하지만 그들 뿐만이 아니라, 그들과 더불어 그들의 가족인 처자식이나 조부모 등도 세트로 따라온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의 마을에 있는 땅으로는 부족했다.


하지만 시즈코의 걱정 따위 예상했던 노부나가는, 니와에게 어떤 명령을 내렸다.

땅이 없으면 만들어라, 였다.

주위에 다른 농촌이 없는 것에 착안한 노부나가는, 이후에 시즈코의 마을이 발전하여 인구가 증가하기 전에, 미리 자신의 수하들로 장소를 점거하려고 생각했다.

이에 의해 간자가 끼어들 여지를 줄이고, 게다가 시즈코의 마을에 간자가 들어와도 도망치기 전에 출입구를 봉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애초에 노부나가는 생산거점을 한군데에 몰아넣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리스크 분사를 위해, 시즈코의 마을을 기점으로 3~4개의 마을로 분산시킬 생각이다.

그리고 모든 마을을 직영의 군수생산지로서 관리, 운영한다.

그런 관계로 세금을 내는 것은 각 마을마다가 아니라, 모든 마을을 하나의 시설로 간주한 상태에서 그에 걸맞는 세금이 부과되었다.


노부나가가 제시한 최저 라인은, 쌀 500가마니(가마니 하나에 30kg, 합계 약 15톤), 콩 800관(약 3톤), 흑설탕 8관(약 30kg)였다.

그리고 최저 라인을 바치면 되는 거냐 하면 그렇지는 않고, 얼마를 생산하던 5할이 노부나가, 나머지가 시즈코를 포함한 마을 사람들이라는 조건은 변하지 않았다.

다른 생산물도 물건에 따라서는 5할을 바칠 필요가 있다. 다만 고구마나 호박 등의 야채류와 계란은 비과세가 되었다.


노부나가가 제시한 최저 라인을 클리어하기 위해서, 시즈코는 당초 예정했던 300ha의 농지 확대 계획을 수정하기로 했다.

그녀는 할당하는 경작지를 인구 1인당 2ha로 하고, 1ha를 쌀, 남은 1ha를 콩에 할당했다. 다만 콩은 컴패니언 플랜츠(companion plants)로 키우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콩의 재배 면적은 1인당 50a가 된다.

사탕수수 밭은 각 마을에 5ha로 하고, 야채나 계란, 잡곡 등은 각 마을의 자율에 맡겼다.


이에 의해 쌀과 콩의 최대 총면적은 390ha가 된다. 물론, 가동률 10할로 작물을 키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싸움에 의한 징병이나 백성들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하면, 대략 8할 정도의 가동률이 되리라.


게다가 주요 작물인 쌀과 콩의 경작지를 각 마을마다 거주 지구에 병설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으로, 만에 하나 작물에 병충해가 발생해도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도록 했다.

디메리트로서 생산거점이 여기저기 흩어지게 되어, 각각 방위시설이 필요해진다.


이만한 규모가 되면 현재의 노동인구로 운영할 수 있는가 하는 리스크가 있지만, 그만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리턴이 큰 것도 사실이다.

우선 쌀의 수확량에 관하여 말하자면, 모든 마을에 있는 논의 총면적을 260ha, 1ha당 흉작이나 병충해 등도 고려하여 평균 30가마니의 현미를 수확할 수 있다고 가정하여 가동률을 8할로 계산할 경우, 총 생산량은 6240가마니라는 파격적인 생산량이 된다.

노부나가에게 절반인 3120가마니를 바쳐도, 나머지 3120가마니가 남는다. 약 3000가마니를 마을 사람 약 300가구에 분배할 경우, 한 가족당 10가마니 분배 가능하며, 남는 숫자는 비축미로서 유사시에 대비한다.


"에―, 이번의 최저 목표는 500가마니에요.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것은 없어요. 작년과 똑같이 하면 간단히 달성할 수 있어요. 다만 다른 마을은 개간이 많기 때문에, 이 마을은 특별히 1인당 10가마니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촌장님. 뭐 작년보다 좀 마음은 편… 할까요?"


"그, 우리는 특별히 10가마니잖아. 그러면 보통이라면…… 그"


"백성 1인당 3가마니 정도야. 뭐 새로운 마을 쪽은, 이쪽과는 달리 싸움터에 갈 필요가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네"


금년은 어느 정도 릴랙스할 수 있는 것을 이해했는지, 마을 사람들의 표정에 그늘은 없었다.

다만, 마을이 비정상적인 스피드로 발전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노부나가로부터의 기대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중압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애초에 니와 나가히데는, 백성들의 농사일에 영향이 없도록 배려하면서도, 재빠르게 마을을 담장으로 둘러싸고 병사 대기소와 마을의 입구에 성문으로 착각할 정도의 훌륭한 문을 건축했다.

게다가 365일 24시간 마을 주위에는, 오다 노부나가의 병사들이 경호한다는 파격적인 대우가 세트로 따라온다.


논밭의 확장, 그리고 마을의 주위의 방위 시설 외에, 시즈코의 집에서 상당히 가까운 곳, 이랄까 거의 이웃집 위치에 한 채 집이 세워졌다.

소유주는 오다 노부나가, 즉 노부나가의 별장이라는 것이다. 꼼꼼하게도 온천으로 통하는 건물에 직결되는 통로까지 만들어졌다.

이것저것 지적하고 싶은 게 가득했지만, 이제와서 뭘 말해도 늦었다고 이해한 시즈코는, 작게 어깨를 늘어뜨렸을 뿐이었다.


그리고 신경쓰지 않으면 시간은 빨리 간다(待たぬ月日は経ち易い)는 속담처럼 순식간에 2월이 끝나고, 봄의 숨결을 느끼기 시작하는 3월 상순.

마을 주위의 방위시설이 반 정도 완성되고, 다른 마을도 거의 완성 직전. 그리고 대규모 농지가 8할 정도 완성되었을 무렵, 시즈코에게 놀라운 정보가 들어왔다.




그것은 키묘마루가 평소보다 기분이 좋아보이는 얼굴로, 시즈코의 집에 온 날의 저녁 때의 일이었다.


"우엑!? 서 미노(美濃)랑 동 미노(美濃)가 떨어졌어!?"


"야!! 목소리가 너무 크잖아!?"


"아, 미안……"


키묘마루에게 큰 목소리로 지적당한 시즈코는 서둘러 자신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주위를 둘러보고 수상해 보이는 인물이 없는지 확인하던 키묘마루였지만, 그러한 기척이 느껴지지 못하는 걸 안 순간,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큰 목소리를 내지 마. 간자가 들으면 큰일이라고"


"(비트만들의 귀와 코를 돌파하는 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응, 미안해"


비트만들은 사냥감을 사냥하는 영역과, 자신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영역 두 종류를 영역으로서 설정하고 있었다.

사냥터는 마을을 중심으로 산 등 광대하지만, 반대로 자신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장소는 시즈코의 집이다.

그렇기에 낯선 사람이 마을에 들어와도, 금방 영역을 침범당한 것을 눈치챘다.

키묘마루도 처음에는 그렇게 되었지만, 아무래도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잊고 있는 건지 어느 쪽이려나.

아무튼 시즈코의 집 안에 한해서 말하자면, '타인'이 들어올 여지는 거의 없다.


"남은 건 중앙의 미노(美濃) 뿐인데, 이게 골치아프네"


"그러네…… 이나바(稲葉) 산성에서는 상대의 행동이 다 보이니까―"


예전에 기후(岐阜) 성(이나바 산성)을 방문했을 때를 떠올리며 시즈코는 그렇게 맞장구쳤다.

정비된 현대에서조차 바위밭의 급경사라고 생각할 정도로, 올라가는 것도 내려가는 것도 힘든 장소이다.

하지만 공기가 맑기 때문에, 산꼭대기로부터는 미노 평야가 다 보인다.

이래서는 노부나가의 행군 따위 금방 발견되어, 도착할 무렵에는 확실히 방위체재에 들어가 있으리라.


"……뭐 그렇지. 역시 여기는 시간을 들여서 공략할 수밖에 없겠지"


"뭐, 내가 이러니저러니 해서 함락되는 것도 아니니까―. 그보다 나는 소금이 있었으면 좋겠네―"


차를 마시며 시즈코는 그런 말을 했다.


소금은 기본적인 조미료로서,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 원소인 나트륨 공급원, 염소(塩素) 공급원으로서 중요한 존재이다.

짠맛이 옅은 요리를 맛없다고 느끼는 것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소금을 원하는 증거라고 한다.

인류의 역사 속에도 깊이 관여되어 있어, 예전에 이온 교환막 법이라는 제법이 확립되기 전까지 귀중품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샐러리맨' (샐러리란 생활에 필수적인 소금을 사기 위한 봉급을 받고 일한다는 의미가 있다), '적에게 소금을 보낸다(敵に塩を送る, ※역주: (적의 약점을 틈타지 않고) 곤경에 빠진 적을 도와준다)', '몸소 돌보아 기른다(手塩にかける)' 등의 말에 그 잔향이 남아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고혈압의 원인이 되며, 위암의 발생으로 이어져버리기도 한다.

특히 일본인은 염분을 과잉 섭취하는 경향이 있어, 고혈압이 유발하는 뇌졸중(脳卒中)은 현대 일본인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이다.


"호오, 소금이라"


"하지만 뭐 아무래도 너무 욕심부리는 건 좋지 않지. 만드는 방법은 알고 있지만, 소금은 꽤나 이권이 얽혀 있을 테니까"


시즈코의 말대로, 소금에는 옛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권이 얽혀 있었다.

예를 들면 18세기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 아사노 타쿠미노카미(浅野内匠頭)의 유신(遺臣), 오오우치 쿠라노스케(大内内蔵助) 등이 키라 코우즈케노스케(吉良上野介)에게 복수하는 이야기 '츄우신구라(忠臣蔵)'.

무사의 충성심을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애초에 아사노 타쿠미노카미와 키라 코우즈케노스케는 어째서 다툼을 벌였는가.

그 원인에 소금의 존재가 있었다고 한다.

아사노 타쿠미노카미의 영지인 아코우(赤穂, 현재의 효고(兵庫) 현 아코우(赤穂) 시)와, 키라 코우즈케노스케의 영지인 키라(현재의 아이치(愛知) 현 키라쵸(吉良町))는, 둘 다 소금의 명산지로서 알려져 있었다.

그 이권이나 제법을 둘러싸고 두 가문 모두 오랜 세월에 걸쳐 반목해 온 사이였다. 키라 코우즈케노스케가 아사노 타쿠미노카미를 면전에서 욕한 것도, 아사노 타쿠미노카미가 키라 코우즈케노스케에게 칼을 들고 덤벼든 것도, 그러한 오랜 세월에 걸친 다툼이 배경에 있었던 게 아닌가라고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소금은 보존식을 만드는 데 빠질 수 없으니까. 으―음. 그렇다고는 해도 생산량이 올라가면 유통량도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다른 이권단체가 가만히 있지 않으려나"


현대라면 몰라도, 전국시대의 이권단체는 이권을 침해당하는 것이 먹고 살 수 없게 된다는 것에 직결된다.

그렇기에 이권을 지키기 위해 싸움이 벌어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혼간지(本願寺)가 이권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여 오다 노부나가에게 반발하여 전국의 잇코잇키(一向一揆)를 동원하여 10년 동안이나 철저하게 항전한 이시야마(石山) 전쟁은 이권투쟁으로서 유명하다.


"그거라면…… 영주님께 말씀드리면 되잖아. 뭐냐 그…… 이권단체인가 하는 게 무섭다면, 오다 가문의 사업으로 하면 되는 거고"


"그거 '영지를 빌려주세요'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만, 시즈코는 오다 가문의 군수생산지를 맡은 몸이잖아?

소금을 생산하겠다고 말하면, 영주님께서는 기쁘게 영지를 빌려줄 거라 생각하는데?"


"으―음, 그럴까. 뭐 기회가 있으면. 지금도 자주 편의를 받고 있으니, 이 이상 뭔가 요구하는 것도 안 좋지 않을까"


거기까지 본격적으로 소금 생산에 나설 생각이 없었기에, 시즈코는 키묘마루에게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녀는 현재 5개의 마을을 총괄하는 입장이 되었기에, 지금까지 없었던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쪽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었기에, 소금의 양산에 대해서는 나중에 해도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우선 순위가 낮았다.


(어쩌지…… 연락망)


시즈코는 그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을 도출해 낼 수 없었다.




시즈코의 마을을 중심으로, 그 주위를 도는 위성(衛星)처럼 네 개의 마을이 생겼다.

각각이 독립된 마을이지만, 농업기술은 시즈코의 마을을 베이스로 수행하게 되어 있었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하나의 마을에서는 직면하지 않았던 문제가 발생했다.


가장 큰 것은 의사전달의 수단이다. 이것을 연락망이라 부른다.

쌀이나 콩의 재배를 연대하여 하려면, 긴밀한 정보 교환이 필수적이다.

병사들도 연대를 할 필요가 있기에, 그들로부터 파발을 몇 명 빌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다른 문제가 생긴다. 연락이 전해지는 속도이다.


병사들은 병사 대기소가 있기 때문에, 그곳에 전달하면 다소의 타임랙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보는 전달된다.

하지만 시즈코의 마을에서 다른 마을로 정보를 전달할 경우, 확실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오해가 있는 채로 기술이 전해져, 최악읠 경우 수확이 극단적으로 떨어져 버린다.

그렇게 되면 세금을 바치는 게 문제가 아니다. 단번에 다섯 마을에 기아(飢餓)가 덮쳐오게 된다.


사람을 파견해서 기술지도를 해야 할지, 라는 계획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자신의 마을의 농작업이 소홀해진다.

애초에 증산을 해야 하는데, 기술지도만을 위해 몇 개의 논밭을 희생하는 건 본말전도(本末転倒)이다.

다섯 개의 마을이 동시에 기술을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으―음"


팔짱을 끼고 생각했지만 명확한 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타임 리밋은 얼마 안 남았다. 그리고 이미 나쁜 전달 효율에 의한 작은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옆마을에는 전달되었을 정보가, 그 옆마을에는 전혀 전달되지 않은 적이 있다. 그것은 전달을 부탁받은 마을 사람이 잊고 있었던 게 원인이었다.

어느 날 회의를 하기 위해, 각 촌장들에게 지정한 날짜에 집합하라는 연락을 했을텐데, 실제로 모인 것은 절반이었다.

오지 않은 이유를 들어보니, 모이는 날이 며칠 틀리게 전달된 게 원인이었다.

그 외에도 많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연락 부족이나, 연락을 오해한 것이 원인이었다.


지금은 복구가 가능하지만, 볍씨의 준비나 육묘(育苗)의 밑준비가 끝나면, 나쁜 전달 효율이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전화라던가 메일이라던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없는 걸 조르듯이 시즈코는 불평했다.


"아― 안 돼 안 돼. 이렇게 되면 발상의 전환이야…… 우선 어째서 전화가 필요해졌는지부터 생각해보자"


시즈코는 뭔가 힌트가 없나 생각해보려고, 우선 전화가 태어난 이유를 생각했다.

전화는 단적으로 말하면 전화회선을 통해 멀리 있는 상대에게 음성을 전달하여,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한 수단이다.

원격지에 직접 자신의 생각을 전할 수 있고, 또 마찬가지로 시간을 나눠가면서 발신하고 수신한다.

그리고 기술적인 문제를 의식하는 일 없이, 남녀노소가 같은 방법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화가 사회에 끼친 영향은 절대적이다. 쇼와(昭和) 후기에는, 기업이나 상점에 연락하는 방법으로서 필요불가결한 것이 되었다.


(자신의 생각을 상대에게 직접 전한다. 이건 일단 무리네. 전기 따위 없고. 그러고보니 전화는 어떻게 상대를 판별했더라……? 아아, 전화번호네…… 번호?)


그 때, 시즈코는 뭔가 걸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처음부터 생각했다.

전화가 태어난 이유를. 애초에 전화는 어떤 것인가를.


(뭔―가 걸리네. 전화…… 전화…… 휴대전화…… 고정 전화…… 정보를 전하기 위한 도구. 그리고 상대를 판별하는…… 어!?)


빛났다, 라고 말하듯이 그녀는 바닥을 양 손으로 힘껏 후려쳤다.

그 솔에 깜짝 놀라 가까이서 누워 있던 비트만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맞아, 이 방법이 있었어! 아야 짱―! 아야 짱――――――!!"


"……그렇게 큰 소리를 내지 않으셔도 잘 들립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신가요, 시즈코 님"


복도에서 얼굴만 내민 아야는, 흥분이 멈추지 않는 시즈코에게 대답했다.

평소에는 이걸로 진정하지만, 이번에는 묘안이 떠오른 듯 전혀 효과가 없었다.


"먹과 종이를 준비해 줘! 영주님께 편지를 한 통 쓸 거니까! 그리고 그걸 부탁해!?"


"……알겠습니다. 알겠으니까, 진정해 주세요"


"아니아니, 이래뵈도 진정한 거거든!?"


(…………어디가?)


지적하는 것도 바보스러워졌는지, 아야는 어이없는 표정인 채로 먹과 종이를 가지러 갔다.

그것들을 손에 들고 돌아오자,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비트만을 쓰다듬고 있는 시즈코가 보였다.

어째서 그걸로 진정되는 건지 아야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시즈코는 즐거워 보였고, 비트만은 황홀해하고 있었고, 다른 늑대들은 "나도 나도"라고 말하는 듯 시즈코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었기에, 아야는 그들을 내버려두기로 했다.

고형의 먹을 벼루 위에 갈면서, 아야는 시즈코를 보지 않고 물었다.


"그런데 시즈코 님, 영주님께 편지를 한 통, 이라고 하셨는데, 뭘 쓰실 생각이신가요?"


"아무래도 수백명을 머리로 기억하는 건 무리니까―. 조금 마을의 관리 방법을 바꾸는 거야"


"어떤 방법인가요?"


그 질문에, 기다렸다고 말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시즈코는 이렇게 말했다.


"호적(戸籍)을 만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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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