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피소드 2
04 창고 청소
시즈코가 보유한 창고는 많다. 세금으로 받은 것, 선물받은 것, 시즈코가 직접 구입한 것 등, 많은 물건들이 보관되어 있다.
종류의 풍부함만으로 말하면 사카이(堺)의 상인들에게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술 등의 소모품 이외에는 기본적으로 줄어들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무한히 창고를 세울 필요가 생기기에, 시즈코는 반년에 한 번, 쓰지 않는 것들을 창고에서 꺼내 판매하고 있었다.
판매의 형태는, 에도(江戸) 시대에 다이묘(大名)가 상업도시에 설치한 쿠라야시키(蔵屋敷)에 가까웠다. 창고 안에서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것을 선별하여, 품질 체크를 한 후에 쿠라야시키로 내놓는다.
"매번 그렇지만 사람이 많네"
쿠라야시키를 개방하는 날, 멀리서 보고 있던 시즈코는 사람으로 북적대는 쿠라야시키를 보고 감상을 말했다. 진열된 품목은 특산품에서 의류, 식료품에 공예품 등 다방면에 걸쳤다.
서민들에게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길 수 있고, 상인들은 싸게 들여서 비싸게 팔 수 있는 날이다. 필연적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럼, 난 이만 실례"
쿠라야시키에 들어서는 동시에, 케이지(慶次)가 한 손을 들어올리며 빠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 전에 그를 붙잡는 손이 두 개 있었다. 사이조(才蔵)와 나가요시(長可)였다.
"기다려, 일을 해라"
"술이 있는 곳으로 가게 하진 않겠어"
"놔라 이놈들아! 나는 술을 마실거다ー!"
평소에 사양않고 술을 마시고 있는데 아직도 부족한 건가 하고 머리가 아파진 시즈코였다.
표면적으로 시즈코는 많은 술을 소유하고 있었다. 구입하거나 헌상받거나 다른 뭔가와 교환하거나, 술이 모이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시즈코는 노부나가로부터 금주령이 내려진 몸, 술을 받아도 한 방울도 마실 수 없다. 그렇기에 쿠라야시키에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거기 주당 세 사람, 그만큼 마시고 아직 부족해요?"
"부족해!"
어이없어하며 질문하자, 드잡이질이라도 시작할 것 같던 세 사람이 입을 모아 대답했다. 무슨 말을 할 생각이 사라진 시즈코는 어이없어할 수밖에 없었다.
"뭐 당신들이 마시고 싶은 건 잘 알겠지만, 지금은 일을 해요"
시즈코의 한 마디에 세 사람은 성대하게 낙담했다. 술을 판매하게 되면, 함께 즐기는 안주(肴)도 같이 판매된다. 쿠라야시키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연회가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려도 곤란하기에 시즈코는 마실 장소를 제공했다. 물론 무료는 아니고 오토오시(お通し)라는 자릿세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장사를 하는 상인도 세금이 있는데, 그것은 자릿세가 아니라 매상세(売上税)라는 것이었다. 매상과 장사한 장소에 따라 세율이 변동하는 구조다.
좋은 장소에서 많은 매상을 올린 사람은 세율이 높아지고, 반대로 장소가 나쁘거나 매상이 그닥인 경우에는 세율이 낮아졌다.
주당들의 자릿세와 상인들의 매상세, 그리고 팔린 물건들을 합산하여, 거기서 각종 경비를 제한 액수가 시즈코의 이익이 된다.
1년에 몇 번 밖에 개최되지 않지만 그런대로 이익은 나오고 있었다. 뭣보다, 이익이 나와도 바로 다른 것에 투자되기에 돈이 쌓이는 기색은 없지만.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적지만, 좋은 물건들이 갖춰져 있구나"
"……또 무얼 하러 오신건가요, 오이치(お市) 님"
쿠라야시키를 시찰하고 있을 때, 갑자기 뒤에서 누가 어꺠를 쳤다. 뒤돌아보자, 그곳에는 다양한 천을 시녀들에게 들려놓고 희색이 만면한 이치가 있었다.
챠챠(茶々)나 하츠(初)가 없는 걸 보니, 집에 놔두고 온 것이겠지, 라고 시즈코는 이해했다.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는 곳도 있으니, 어린아이를 데리고 걷기에는 불편하기 때문이다.
"무얼이라니 실례로구나. 좋은 물건을 사러 온 것이지. 내 눈에 드는 물건은 많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런 것 치곤 꽤나 사들이셨네요"
"챠챠나 하츠에게는 딱 좋은 것도 있었던 것 뿐이니라. 안심해라, 비용을 내는 건 오라버니이시니"
"무엇 하나 안심할 수 있는 요소가 없네요. 너무 많이 사시면 영주님도 화내실텐데요?"
키모노(着物)의 옷감(生地)은 눈을 크게 뜰 정도로 비싼 것도 아니지만, 결코 값싼 것도 아니다. 얼핏 봐도 이치는 옷감을 10종류 이상 들고 있었다. 나름 돈이 꽤 들었을 것은 바로 알 수 있었다.
"오라버니는 이 정도에 화를 내실만큼 도량이 좁은 남자가 아니다. 곤란하면 언니(노히메(濃姫))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되느니라"
"아아…… 그러신가요"
오이치의 남편이었던 아자이 나가마사(浅井長政)와 시바타 카츠이에(柴田勝家), 둘 다 천하인(天下人)에 대항했다가 멸망했다. 그리고 이치 자신도 최후에는 세상을 비관하여 자해했으므로, 그 파란만장한 인생 때문에 박복(薄幸)한 미녀라고 불렸다.
하지만, 눈 앞의 인물이 박복한 미녀라는 말을 들어도 시즈코는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분방한 인물이기에.
마찬가지로 자유분방한 인물로 보이는 노부나가이지만, 그는 자신의 독자적인 규칙을 지켜, 때로는 완고할 정도로 원칙을 고집하는 면이 있었다.
"적당히 조절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못을 박은 시즈코는 시찰을 계속하려 했다. 하지만, 그 전에 오이치에게 어깨를 붙잡혔다.
"자자, 기다려라, 시즈코. 여기서 만난 것도 뭔가의 인연이지. 나와 함께 돌아보자꾸나"
"뭘 어떻게 하면 그런 결론이 나오는지 대단히 의문입니다만, 저는 일하는 중인데요"
"그렇게 딱딱한 소리를 하지 말거라. 이렇게 험한 세상에서 지금 이 때를 즐기지 않으면 손해이니라"
"오이치 님은 조금은 앞일을 생각해 주세요"
이치와 시즈코의 일진일퇴(一進一退)의 공방이 계속되었다. 시찰은 딱히 의무는 아니지만, 시즈코에게는 이치를 상대하는 것보다 시찰 쪽이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이치는 한 번 결정하면 어지간해서는 의견을 바꾸지 않는다.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자신의 생각대로 하려고 하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상대를 조종하는 재능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말려드는 쪽은 배겨낼 수가 없다.
"괜찮지 않느냐"
"괜찮지 않아요. 애초에ーー"
두 사람의 다툼은 이어졌다. 쿠라야시키에 와 있던 사람들은 그것을 흐뭇하게, 하지만 말려들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구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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