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이로쿠(永禄) 10년, 천하포무(天下布武)



041 1567년 9월 중순



노부나가는 거성(居城)을 기후(岐阜) 성으로 옮겼다. 하지만 기후 성은 개수중이라, 이번의 시즈코와의 알현은 코마키(小牧) 산성에서 하게 되었다.

알현실에서 노부나가는 시종 기분이 좋았다.

세금으로 운반되어 온 쌀가마니가 예상 숫자를 크게 웃돌아 창고에 다 들어가지 않았기에 또다시 창고의 증축이 필요해졌지만, 그래도 노부나가는 기분이 좋았다.

그것에는 이유가 있다.


"면화의 장점을 증명하는 것을 가져왔다고 하더구나"


그것은 시즈코가 '면화의 장점을 체험하실 수 있는 것을 가지고 가겠습니다'라는 보고를 올렸기 때문이다.

대체 어떤 것이 나올지, 어떻게 체험하는 것일지, 노부나가는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했다.


"네. 그리고 또 하나, 건축 재료로 쓸만한 소재를 가지고 왔습니다. 목면 쪽은 시간이 걸리므로, 먼저 건축 자재 쪽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말을 끝내자 시즈코는 손뼉을 짝 하고 쳤다.

문이 조용히 열리고, 거기서 사이조와 케이지가 둘이서 쟁반을 가지고 들어왔다.


"오오……"


그것을 본 가신 중 누군가가 감탄의 목소리를 냈다.

이윽고 노부나가의 눈 앞에 쟁반이 놓이자, 케이지와 사이조는 인사를 하고 시즈코의 뒤로 물러났다.


"남만에서 사용되고 있는 건축 자재, 콘크리트이옵니다"


"……흠, 매끄러운 표면이군. 멋진 솜씨라고 하고 싶다만, 하나뿐으로는 의미가 없겠지"


"영주님, 성급함은 금물입니다. 확실히 콘크리트는 하나입니다만, 이것에는 비밀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노부나가는, 턱에 손을 대고 콘크리트 블록을 보았다.

이것은 노부나가로부터의 '잠시 생각하겠다'라는 신호이다. 그는 미지의 것을 보고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표현의 매끄러움은 훌륭하군. 마치 명도로 절단한 듯한 표면이다. 단단함은…… 호오, 상당하군. 두께가 있다면 화승총조차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표면을 주의깊게 만져보거나, 콘크리트 블록을 들어올려보거나, 가볍게 두들겨서 단단함을 확인하거나 하면서 노부나가는 콘크리트 블록을 지긋이 검사했다.


"후훗, 콘크리트의 비밀인가. 막연하지만 알겠다, 시즈코. 이것은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 아니다.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낸 돌이렷다!"


"그 말씀대로입니다. 영주님. 혜안에 감복할 뿐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시즈코는 엎드렸다. 하지만 노부나가는 호쾌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괜찮다, 네가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즐겁다. 그럼 시즈코, 이것을 만드는 재료는 무엇이냐. 설마 귀중한 물건을 쓴다고 하지는 않겠지"


"재료는 시멘트라고 부르는 석회석과 점토와 석고와 미량의 철의 혼합물, 자갈, 모래, 물, 공기입니다. 그것들을 어떤 혼합비로 섞고, 순서에 따라 가공하여 30일 정도 말려서 만듭니다. 콘크리트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으며, 재질에 따라 성질이 달라집니다만 전체적으로 높은 내구성을 가집니다"


"무엇이라! 그것만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냐!?"


노부나가는 자기도 모르게 경악했다. 재료가 하나같이 싼 값에 구할 수 있는 것으로, 힘들여 구할 필요가 없다.

바로 그렇기에 누군가가 깨달았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아무도 깨닫지 못했다.


"네. 제법은 이쪽에 기록해 두었습니다"


"……과연 빈틈없구나. 거기까지 준비를 해 두었다니"


콘크리트의 제법이 기록되어 있는 서류를 받아들고 노부나가는 그것에 시선을 주었다.

써 있는 내용을 쭉 읽은 후, 그것들을 곁에 있던 소성에게 던지듯이 넘겨주었다.


"오카베(岡部)에게 건네주어라. 녀석이라면 이것을 써먹을 수 있겠지"


던져진 서류를 당황하여 받아든 소성은 자기도 모르게 그의 얼굴을 살폈지만, 노부나가가 한 번 노려보았기에 다급히 알현실에서 물러났다.


"그럼 다음으로, 면화의 장점을 이해하실 수 있는 것을 헌상하겠습니다"


노부나가의 앞에 있던 콘크리트 블록을 케이지와 사이조가 치웠다.

하지만 바로 다른 것을 둘이서 옮겨와서 그것을 노부나가 앞에 천천히 놓았다.

콘크리트 블록 때와 마찬가지로, 그것을 놓은 두 사람은 시즈코의 뒤로 물러났다.


"호오"


그것은 두께가 있는 천 같이 보였다. 하지만 천을 그냥 겹쳐놓기만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안에 부드러운 뭔가를 채워넣은 듯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이것이 오늘, 면화의 장점을 즐겨보시게 하기 위해 준비한 것으로…… 이름을 이불(布団)이라 합니다"


이불은 일본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침구 중 하나다.

잘 때에 체온이 내려가지 않도록 보온하며, 체중이 한 점에 집중되어 몸이 상하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까는 이불과 덮는 이불이 쓰이게 되는 것은 메이지 시대 이후이다. 그 때까지는 서민이나 전국 시대의 무장들은 낮에 입고 있던 옷을 덮고 자거나, '깔개(寝むしろ)'나 '돗자리(寝ござ)'에서 잤다.

그것은 목면 등의 '솜'이 명나라와의 무역에서밖에 손에 들어오지 않는 고가품이었기 때문이다.


"영주님, 실례를 무릅쓰고 말씀드리옵니다. 이불의 장점을 체험하시기 위해서, 잠옷으로 갈아입어 주실 수 있으십니까"


"호오…… 내게 여기서 잠옷 차림을 드러내라고 너는 말하는 것이구나. 재미있군"


화난 듯한 말투 치고는 그것을 즐기고 있는 표정의 노부나가는, 일단 알현실에서 나갔다.

잠시 후 그는 잠옷을 입고 돌아왔다.


"이쪽으로"


까는 이불 위에 눕도록 시즈코가 손짓하자, 노부나가는 히죽 웃고는 까는 이불 위에 드러누웠다.

마찬가지로 솜이 채워져 있는 베개에 노부나가가 머리를 올린 것을 확인한 후, 시즈코는 덮는 이불을 일단 들어올렸다.

아무 장치도 없다는 것을 노부나가와 가신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것이 끝나자, 시즈코는 노부나가의 발부터 천천히 덮는 이불을 덮어 나갔다.

어깨까지 덮은 후, 시즈코는 세 발자국 정도 뒤로 물러났다.


딱딱한 바닥에서 자는 것와 차원이 다른 쾌적함이 노부나가를 감쌌다. 천천히 퍼져가는 기분좋은 따스함에, 그는 무의식중에 눈을 감았다. 하지만 곧장 그는 덮는 이불을 박찰 기세로 일어났다.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어깨로 숨을 쉬는 듯한 모습에 가신들은 놀라서 엉거주춤 일어났다.

그런 그들을 무시하고, 노부나가는 한 손으로 얼굴을 덮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시즈코, 이것은 너무 쾌적해서 거꾸로 위험하다. 나도 모르게 이불에 몸을 완전히 내맡길 뻔 했다"


별 게 아니라, 노부나가는 이불의 마력 때문에 잠들 뻔했던 것이다.

오늘은 가을답게 시원한 기온이었기에, 노부나가가 자기도 모르게 졸음을 느낀 것도 어쩔 수 없다.

그 후 노부나가는 잠옷에서 다시 정장으로 갈아입고, 다시 알현실로 돌아왔다.

그는 턱에 손을 대고 이불을 다시 바라보았다.


"흠…… 확실히 목면의 장점을 느꼈노라"


하지만 금방 웃음을 띄우며 그렇게 말했다.




그 후, 콩이나 흑설탕의 예상 생산량의 보고를 마친 후, 시즈코는 노부나가에서 포상으로 금일봉을 받았다.

견사가 날개돋친 듯 팔린 것에 대한 상이었다. 시즈코는 모르지만, 오다 마크가 붙은 오와리의 견사는 현재 교토나 사카이에서 화제의 상품이었다.

일류의 장인이 만든 최고급의 견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오다 마크의 견사에는 다른 것에 없는 특색이 있었다.

그것은 품질의 균일화였다. 견사를 만드는 데는 많은 공정을 수행할 필요가 있으며, 대부분의 공정에서 사람의 손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품질에 고르지 못한 부분이 생겨버린다.

견사를 10단계 평가로 말하자면, 통상의 견사는 9나 10에 해당하는 견사와, 1이나 2에 해당하는 견사가 섞여 있다.

하지만 오다 마크의 견사는 균일화되어 있기에, 5나 6의 견사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인들은 닥치는대로 사들여서 비싸게 파는 것이지만.


정작 시즈코 본인은 현금을 받아도 쓸 데가 마땅치 않았다.

상당한 금액이 내려졌지만, 애초에 그녀는 소비하는 쪽이 아니라 소비하는 것을 생산하는 쪽이다.

농기구 등을 사들일 것도 생각해 보았지만, 모든 마을의 농기구를 새로 바꿀 정도로 많은 금액은 아니다.


"그렇게 되었으니 보너스를 지급하겠습니다"


다 쓰지 못하는 돈을 가지고 있어도 의미없다고 생각한 시즈코는, 긴급용의 자금으로서 필요한 만큼만 남겨두고 나머지를 케이지, 사이조, 아야, 나가요시에게 분배했다.

나가요시는 시즈코를 섬기고 있는 것이 아니고 단순한 훈련생이라는 이유로 다른 세 명보다 다소 적었다. 그래도 상당한 액수이긴 하지만.


"호―, 통이 크네 시즛치는"


"이러한 배려를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가벼운 태도로 감사를 표하는 케이지와, 고지식한 분위기로 감사를 표하는 사이조였다.


"뭐 그 뭐냐, 고맙게 받겠다"


"보너스가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금일봉을 받으셨다면 쓰시면 되잖습니까"


그리고 지극히 당연한 지적을 하는 아야였다.

하지만 지금도 백성 치고는 재산이 많으면서 거의 손을 대지 않은 시즈코였다. 이 이상 돈이 늘어나봤자 죽은 돈이 될 것이 뻔히 보였다.


"하핫. 확실히 벽돌 만들 때 재료비로 꽤나 썼지만, 그래도 반도 못 썼어. 그럼 나 혼자서는 다 쓰지 못할 게 뻔히 보이니까"


"뭐어…… 시즈코 님께서 괜찮으시다면……"


"그보다 콩과 사탕수수의 수확 쪽이 신경쓰이네. 금년은 콩이 풍작일 기미가 보이니까, 작년보다도 많이 수확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 지금부터 통을 잔뜩 준비하는 편이 좋으려나"


돈보다 밭의 작물이 신경쓰인다. 무욕이라기보다, 세상의 일반적인 것과는 다른 욕심의 소유주라고 아야는 생각했다.


"알겠습니다. 만일을 위해 통을 수배해 놓겠습니다"


콩의 수확을 기대하고 있는 시즈코에게 아야는 고개를 숙이며 그렇게 말했다.




그로부터 몇 달은 아무 일도 없이 평온하게 지나갔고, 12월 초순이 되었을 무렵 드디어 콩의 수확이 시작되었다.

천일(天日) 건조를 하려면 넓은 장소가 필요한데다, 각자 따로따로 작업하기보다는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작업하는 편이 효율적이라 생각해서, 뿌리째 뽑아내서 전부 시즈코의 마을로 모았다.

뿌리를 아래로 해서 대나무로 만든 T자형 건조대에 기대어세워 말린다. 아무래도 모든 마을의 콩이 모이자, 그 수는 한 마디로 압권이었다.

천일 건조가 끝나면 탈곡을 하고, 껍질, 벌레먹은 콩, 안에 있는 벌레, 깨끗한 콩을 각각 분류한다.

순수하게 많은 사람 손이 필요하기에, 이 날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탈곡을 했다.

탈곡과 분류 작업이 끝나자, 통을 늘어놓고 각각의 마을의 수확량을 계산했다.

아사마치, 미소마치, 미츠마치, 타케마치, 모토마치의 재배 면적은 각각 20ha, 20ha, 20ha, 20ha, 50ha가 된다.

각각 18톤, 19.5톤, 16톤, 17.2톤, 52톤, 합계 122.7톤의 수확량이었다.

사탕수수는 모두 5ha로 공통되어 있으나, 대신 한계까지 틈새를 없애서 재배수를 늘리는 방법을 취하고 있었다.

이것은 하나의 사탕수수를 크게 키우기보다, 한번에 재배할 수 있는 숫자를 늘리는 쪽이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통은 간격을 140cm 정도 띄우는 사탕수수를, 80cm에서 100cm의 간격으로 재배했다.

결과, 통상의 재배보다 조금 많이 수확할 수 있었다.

밭 하나 정도라면 미미한 차이지만, 지금부터 밭을 늘려가면 이윽고 그 차이는 눈에 보일 정도가 될 것이다.

가장 효율적인 간격을 파악하는 것이 금후의 과제가 된 시즈코였다.

중요한 사탕수수의 수확량은 처음이라는 것도 있어, 어느 마을이건 대략 1ha당 60톤에서 70톤의 평균 수확량이었다.

그리고 사탕수수의 총 중량에서 4할 정도가 설탕이 된다. 실제로는 조금 더 내려가서, 약 400톤이라는 3할 정도의 채취량이 되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파격적인 수확량이다.

노부나가는 앉아있는 것만으로 품 속에 콩이 대략 60톤, 흑설탕이라고는 해도 200톤이 손에 들어온 것이다.

거기서 추가로 낮은 가격으로 콩과 흑설탕을 시즈코 등 백성들에게서 사들인다. 이것은 백성들이 원하는 금액만큼 사들이는 것이기에 불확정한 양이지만, 다른 것과 달리 킬로그램 단위로 거래했다.


그만한 양을 운반하는 것도 큰일이지만, 더욱 큰일은 보관 장소이다.

하지만 쌀의 문제도 있었기에 시즈코는 오와리와 미노에 있는 노부나가의 거성에 목제 사일로의 건축을 의뢰했었다.

그 덕분에 운반에는 시간이 걸렸지만, 보관 장소에 대해서 머리를 썩히는 일은 없었다.


쌀도 콩도 설탕도 납세가 끝났다.

그 이후에는 다음 봄까지 휴가를 만끽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시즈코였지만, 어림도 없었다.




"돌가마, 라는 게 완성되었다고 들었노라"


노부나가에게 콩과 흑설탕을 바치고 1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 갑작스레 노히메가 시즈코의 마을을 방문했다.

시즈코에게는 그야말로 아닌 밤중의 홍두깨 상태였기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네, 네에…… 돌가마를 만들었습니다만……?"


게다가 그녀는 혼자서 찾아온 게 아니라, 시종들과는 별도로 귀인을 대동하고 방문했던 것이다.


"네가 노히메 님께서 말씀하셨던 시즈코인가?"


"나이는 우리들과 비슷해 보이는구나"


노히메와 함께 온 여성이 두 명 있었으며, 나이는 둘 다 20 전후라는 느낌으로, 분위기를 볼 때 사이가 좋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노히메와 행동을 함께 했다는 것은, 노부나가의 측근이나 중신의 정실일 거라고 시즈코는 예측했다.


"오오, 너는 처음이었구나. 이쪽은 키노시타 님(※역주: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정실인 오네(おね, ※역주: 네네), 그리고 이쪽이 마에다 님(※역주: 마에다 토시이에)의 정실인 마츠(まつ)니라. 아, 시즈코 밑에 있는 마에다 님(※역주: 마에다 케이지)은 아니다"


"네, 네에…… 잘 부탁드립니다"


깊이 고개를 숙이면서 시즈코는 이해했다. 두 사람의 사이가 굉장히 좋게 느껴진 것을.

오네와 마츠라면 납득되었다. 뭐라 해도 아즈치(安土) 시절에는 집이 이웃이고 나이가 비슷하다는 점도 있어 다른 무장들의 부인보다 가깝게 사귀었다.

그 두 사람과 노히메가 어울리는 사이였다는 건 놀랐지만, 시즈코는 주군과 신하라는 점에서 뭔가 역사에 남지 않은 연결점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오오, 이게 돌가마인 것이냐"


돌가마가 있는 장소로 세 명을 안내하자, 노히메가 어린애같은 목소리를 냈다.

아무래도 사용중인 돌가마를 이래저래 만져보거나 하지는 않았다. 만에 하나 만져보려고 했다간 전력으로 말려야 하지만.


"하면 시즈코야. 이걸로 어떤 맛있는 걸 만들 수 있는 것이냐?"


"어, 네…… 뭐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지금은 닭찜을 만들고 있습니다만……"


닭, 이라는 단어에 오네와 마츠가 반응했다. 닭이나 소, 말 등의 고기는 기피해야 할 대상, 이라는 것이 전국시대의 상식이다.

백성들은 그렇다치고 무사나 무가의 딸은 어릴 때부터 절에서 교육을 받는 일이 많다.

그 때문에 닭을 꺼리는 무장들은 지금도 많다.


"노히메 님, 닭은 기피해야 할 짐승고기입니다. 어째서 그런 것을……"


"호호홋, 무슨 말이냐 마츠. 네가 지금까지 먹은 들새와 닭에 뭔가 차이가 있더냐?"


마츠의 쓴소리에 노히메는 웃으면서 반론했다. 하지만 가벼워보이는 분위기와 달리 말에는 강한 중심이 있었다.


"게다가 부처를 섬기는 땡중들은, 부처의 가르침을 지키지 않고 태연하게 술이나 여자를 탐하고 있다.그런데 우리들이 참는다는 건 이치에 안 맞지 않더냐"


"그, 그건……"


"윗사람이 저건 안 된다, 이것도 안 된다고 하는 건 맛있는 것들 뿐이다. 결국 자신들의 몫이 줄어들게 되니까, 천한 자들은 먹지 말라고 하는 것 뿐이다. 그런 바보들의 헛소리 따윈 들을 필요가 없느니라"


과연 노부나가의 정실이라고 시즈코는 솔직히 감탄했다. 전국시대의 사람에 어울리지 않는 사고방식, 윤리관을 가지고 있기에 노히메는 노부나가의 정실이 될 수 있었던 건가, 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자, 시즈코야. 어서 그걸 만들어서 내 혀를 즐겁게 해다오"


그 후, 오네와 마츠는 완성된 닭요리를 대단히 마음에 들어하여, 시즈코의 몫까지 먹어버린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취미번역 > 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043 - 1568년 2월 초순  (12) 2017.12.18
042 - 1568년 1월 초순  (5) 2017.12.16
040 - 1567년 9월 중순  (1) 2017.12.07
039 - 1567년 7월 중순  (4) 2017.12.07
038 - 1567년 5월 상순  (1) 2017.12.07
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