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이로쿠(永禄) 8년, 노부나가 공, 만남의 때



009 1565년 7월 중순



장마가 끝나고 초여름이 되자, 더위가 피부에 추적거렸다.

그런 상태가 되어도 시즈코의 일은 줄지 않았고, 오히려 자꾸 증가하기만 했다.


"더워……"


대나무로 만든 물통으로 수분을 보급하면서 시즈코는 중얼거렸다.

만사를 잊고 미역을 감고 싶은 기분이었다. 반약 주위의 눈이 없었다면 틀림없이 그렇게 했으리라.

머리부터 물을 뒤집어쓰기만 해도 기분이 달라질 듯 했지만, 아쉽게도 그런 건 허락되지 않았다.

눈 앞에서 온천, 아니, 요새 같은 집을 건축하고 있었기에.

게다가 시즈코는 건축의 현장감독, 만사 내팽개치고 놀 수 없는 입장이다.


"마을에 이런 육중한 건물이 있으면 위화감이 쩌는데…… 뭐 괜찮겠지"


아무래도 온천만 호화스러워서는 주위의 건물과의 위화감이 심해서 수상하게 보인다.

그래서 시즈코는 주위의 집도 마찬가지로 할 것을 진언했다.

그 결과, 허가를 받았기에 마을의 집들은 완전히 새로 지을 수 있었다.

집이 깨끗해져서 마을사람들은 대부분 호평이었지만, 비트만에게는 새로운 집이 좀 어색한 모양이었다.

종종 밖에 나가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아, 슬슬 사슴을 사냥해 와야지"


현장 감독이라고 해도 오늘 아침에 할 일을 정해 두면 그 이후에는 별로 필요하지 않다.

마을사람들과 달리 필사적이지 않기에, 오늘의 문제는 내일로 미루어도 문제는 없었다.

그것은 시즈코에게 있어서 고마운 일이라면 고마운 일이었다.


"준비하자……"


그렇게 중얼거리며 시즈코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비트만은 없었지만, 강 부근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준비에 착수했다.


준비, 라고 해도 특별한 것을 가져가는 것은 아니다.

수분 보충을 위한 대나무 물통, 피를 뽑기 위한 나이프, 포박용의 밧줄, 비트만에게 명령하기 위한 피리, 그리고 사냥용의 크로스보우였다.

사냥용의 도구로서 태어나 후에 무기로서도 쓰이게 된 활이 아니라 크로스보우를 들게 된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활은 위력이 늘어날수록 사람의 힘으로 당기는 것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크로스보우의 경우에는 구조 관계상, 지렛대나 도르래 등의 기구나 기계를 병용할 수 있다.

이것들을 이용하여 사람의 힘으로는 당기기 어려울 정도의 위력의 활이라도 비교적 쉽게 사용 가능하다.

또, 조준기를 부착하여 조준을 쉽게 할 수 있다.

애초에 명중 정밀도가 높은 크로스보우로 더욱 명중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훈련 기간이 활보다 짧은 것도 메리트다.

활처럼 장인의 솜씨가 요구되는 것도 아니고, 간단한 구조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좋다.


반면, 구조상의 문제로 연사 성능은 없어진다.

하지만 사냥은 일격필살이 기본이기에, 연사를 생각할 필요는 거의 없다.

게다가 현대에서는 위력이 약해서 무기로서는 낮게 취급받지만, 총조차 귀중품이던 전국시대라면 훌륭한 무기가 된다.


정리하면 크로스보우의 메리트는 발사음이 거의 나지 않는 점, 탄환 이외에도 날릴 수 있는 점, 낮은 비용으로 제작 가능, 높은 신뢰성, 목재로만 만들기 때문에 가벼운 점, 유지보수가 용이한 점, 다소의 연습으로 다룰 수 있게 되는 점, 100미터 이내라면 명중 정밀도가 높은 점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디메리트는 장거리에서의 사격에는 맞지 않는 점, 연사가 거의 불가능한 점, 위력은 어느 일정 수준 낼 수 없다는 점, 강도가 금속보다 낮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시즈코로서는 비교적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점과 수평 사격으로 이미지를 파악하기 쉽다는 접에서 활보다 크로스보우를 선택했다.

애초에 활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기술은 그녀에겐 없다.

그렇다면 군용 새총과 마찬가지의 이미지로 쏠 수 있는 쪽이 차라리 간단했다.

그래도 몇 번 정도 연습을 할 필요가 있었기에, 완성 당초에는 자주 연습을 했다.

덕분에 멈춰 있는 상대라면 수십미터 범위 내 한정으로 높은 명중률을 보일 수 있는 실력이 되었다.


"화살은 몇 개만 있으면 되겠지"


대량으로 사냥할 필요성이 없었기에, 화살통에 넣어서 운반할 정도의 화살은 필요없다.

나머지는 활줄을 감는 기구를 챙기면 준비 완료였다.


"그럼 준비완료. 비트만을 부를까"


그렇게 중얼거린 후, 시즈코는 입에 피리를 물고 힘껏 숨을 불어넣었다.



사냥, 이라고 해도 시즈코가 하고 있는 것은 사슴의 유년층을 중점적으로 노리는 사냥이었다.

그걸 계속하여 사슴 사회를 고령화시켜, 번식력의 저하를 일으킨다.

하지만 사슴 수는 장난 아니게 많아서, 시즈코 혼자로는 얼마나 사냥하던 한계라는 것이 있다.

게다가, 쓸데없이 살처분해서 단백질을 잃어버릴 수도 없었다.

아무리 말린 고기를 만들더라도 보존에는 한계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하나도 버리지 않으면서 사슴의 수를 줄인다는, 정밀한 밸런스가 요구되었다.


"아, 사슴 발자국이다. 그것도 꽤 새롭네…… 가까이 있을지도"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사슴의 발자국을 관찰하면서 시즈코는 중얼거렸다.

바람 방향을 확인하자 발자국 저쪽이 바람 불어오는 쪽이었기에, 추적해도 상대에게 자신들의 냄새 때문에 들킬 걱정은 없다.


"새끼 사슴이 둘, 어른이 하나…… 가족이네. 비트만, 새끼 사슴을 노려줘"


발자국에서 사슴의 수를 예측했다.

그리고 극력 발소리를 내지 않도록 하며 전진하자, 조금 트인 장소로 나왔다.

아무래도 잡초가 나는 먹이터에 가족이 식사를 하러 와 있는 모양이었다.


"어디 있으려나…… 저깄다"


주위를 둘러보니 조금 떨어진 장소에 세 마리의 사슴이 있었다.

눈으로 측정했을 때 거리는 30미터 정도, 충분히 크로스보우의 사정거리 안이었다.

하지만 사슴의 방향이 나빠, 이쪽에서 보면 가로가 아니라 세로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할 수 없지. 비트만, 안쪽의 새끼 사슴은 내가 노릴테니까, 오른쪽에 있는 새끼 사슴을 부탁해)"


손으로 심플한 명령을 비트만에게 내린 후, 시즈코는 등에 메고 있던 크로스보우를 풀었다.

활줄은 산에 오르기 전에 이미 쳐 놓은 상태였기에 남은 건 화살을 얹는 것 뿐이었다.

다시 바람 방향을 확인한 후, 시즈코는 피리를 입에 물며 사슴을 조준했다.


조준이 정해진 순간, 시즈코는 크로스보우의 방아쇠를 당겼다.

화살이 호를 그리며 정확하게 새끼 사슴의 뒤통수에 박혔다.

외적을 알아챈 어미 사슴과 새끼 사슴은 숲을 향해 쏜살같이 달아났다.


시즈코는 물고 있던 피리를 힘껏 불었다. 그것은 비트만에게 GO사인을 내는 명령이다.

피리에 의한 명령을 이해한 비트만은 풀숲에서 뛰쳐나갔다.

단기 작전이므로 단번에 최고 속도인 시속 70km까지 가속했다.

사슴도 최고속도는 늑대에 가깝지만, 새끼 사슴은 거기까지 속력을 내기 위한 몸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도망치는 어미를 따라가지 못하고, 저항다운 저항도 해보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다.


"반격은 없나"


어미 사슴으로부터의 반격을 예상하여 크로스보우를 겨누고 있었지만, 그 걱정은 기우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숲 속으로 사라져 갔다.

크로스보우에서 화살을 들어낸 후, 시즈코는 다시 피리를 불었다. 이번에는 미묘하게 간격을 두는 리듬이었다.

명령을 일본어로 바꾼다면 '사냥감을 가져와'라는 내용이 된다.


늑대는 인간보다 엄격한 수직 사회이기에, 순번이 위인 개체부터 사냥감을 먹는 것이 허락된다.

따라서 시즈코는 사냥감은 전부 처리를 마친 후, 자신이 가볍게 먹고 나서 비트만에게 고기를 주고 있었다.

현대라면 '불쌍하다'라던가 '너무하다'라는 골빈 발언을 하는 놈들이 나올법 하지만, 늑대를 키우려면 늑대의 습성이나 생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애초에, 시즈코는 어릴 적에 개에게 물린다는 뼈아픈 경험에서 배운 것이었지만.


새끼 사슴 두 마리를 그 자리에서 피를 뺀 후 적당한 나무 막대기에 묶어서 들쳐멨다.

산을 내려가서 항상 작업하는 장소에서 다시 피를 빼고 냉각 작업을 했다.

한시간 이내에 내장을 제거하면 되기에, 산에서는 피뽑기 밖에 하지 않는다.

버려도 되지만, 썩혀서 퇴비 재료로 쓸 수 있기에 가급적 가지고 돌아가고 있다.


"새끼 사슴이라 고기는 적네-"


성숙한 사슴만큼 털이나 고기는 얻을 수 없지만, 그래도 그럭저럭의 양은 얻을 수 있었다.

다만 시즈코가 해체한 것은 한 마리 뿐으로, 다른 한 마리는 비트만 용의 식사였다.

간장을 적출하여 그것에 소금을 가볍게 뿌려서 구웠다. 단순한 요리지만, 증혈 작용이 있는 식품은 귀종하다.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둘 필요가 있다.


"자, 다 먹었으니까 다음은 비트만이네"


간장을 전부 먹어치운 후, 시즈코는 다른 한 마리의 새끼 사슴을 강에서 꺼냈다.

그리고 털만 제거한 후, 그대로 비트만 앞에 놓았다.


"네 고기야"


그 말을 이해한 비트만은 엄청난 기세로 새끼 사슴의 고기를 물었다.

근육이나 연골 따위 신경도 쓰지 않고 고기를 뜯어먹었다.


"과연 씹는 힘 180kg의 늑대……"


눈 깜짝할 사이에 새끼 사슴을 먹어치운 비트만에게 감탄한 시즈코였다.



해체한 새끼 사슴의 고기는 적당한 사이즈로 잘라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소위 말하는 나눔, 이라는 행위다. 이것으로 마을사람들의 영양 개선을 할 수 있고, 또한 고기를 먹는다는 것으로 모티베이션이 올라간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애초에 사냥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며칠이나 사슴 사냥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사슴과 마주쳐도 반드시 성공한다고 할 수는 없다. 운나쁘게 바람 불어오는 쪽에 있으면 냄새로 바로 들킨다.

바람 불어가는 쪽에서 사슴보다 먼저 발견하지 않으면 사냥은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네 신부, 어디 있을까"


바닥에 드러누운 시즈코는 옆에 있는 비트만에게 그렇게 말을 걸었다.

처음에는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시즈코를 보고 있던 비트만이었지만, 금방 흥미를 잃었는지 얼굴을 앞으로 향했다.


(사이즈로 볼 때 추운 지방의 개체. 수컷 암컷 양쪽을 세트로 데려왔을 거라고는 생각하는데-)


물론 죽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초에 비트만도 빈사상태였던 것이다.

만약 시즈코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확실히 목숨을 잃었으리라.

뭣보다 늑대는 무리로 하는 사냥조차 성공률은 1할 정도로 낮다.

그런데 단독이라면 성공률 따위 1퍼센트나 되면 다행이리라.


"동물의 시체를 먹고 살아남았던가, 아니면 정말 죽었던가…… 애초에 암컷 개체는 없었던가. 아- 그만할래"


생각해도 해답 따위 나오지 않는 것을 이해한 시즈코는 머리를 흔들어 생각을 털어냈다.

결국 될 대로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이 항상 나오는 결론이었다.


"내일도 일찍 일어나야 하니, 자자 자자"


잠자리를 깔고 겉옷을 벗어 덮는 이불처럼 위에서 덮었다.


"그럼 잘 자, 비트만"


그렇게 말하고 시즈코는 겨우 수십 초만에 깊은 잠에 빠졌다.



8월 상순, 여름도 본격적이 되는 시기.

고구마와 사탕수수를 제외한 토마토, 스위트 콘, 호박의 수확이 가능한 시기에 들어섰다.

마을사람들의 노력으로 그럭저럭 큼직한 야채로 성장했지만, 정작 그들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먹거리이기에 조금 꺼림칙해하고 있었다.


"음-, 토마토는 그럭저럭. 수분(受粉)도 해 놓았고, 곁순은 따버렸으니까 좋은 크기네. 슬슬 먹을 수 있으려나?"


아직 빨갛게 익지 않은 상태인 토마토가 조금 있었지만, 그래도 태반의 토마토는 새빨갛게 익어 있었다.

성장을 검사하기 위해 몇 개 수확한 후, 시즈코는 다음으로 호박이 있는 곳까지 이동했다.


"껍질 색깔이 짙은 녹색이고, 꼭지에 생기는 콜크 재질의 상태도 좋네. 크기도 그럭저럭 괜찮고, 이건 이제 수확해도 되려나"


개화 후 30일에서 40일에 적정기에 들어서는 호박이기에, 7월에 했던 인공수분으로부터 생각하면 슬슬 수확해도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일단은 본격적인 수확을 해도 문제가 없는지, 시험 수확을 해볼 필요가 있다.


"스위트 콘은 어떨까나-"


적당한 호박을 세 개 정도 수확한 후, 마지막으로 스위트 콘 쪽으로 갔다.

열매의 앞부분에 달리는 털이 갈색이 되어 있는 옥수수를 네 개 수확한 후, 그걸 가지고 마을로 돌아갔다.

미리 마을 사람들에게는 뜨거운 물을 준비하라고 해 두었기에, 돌아가서 준비할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사키 씨, 소라 씨, 준비는 됐나요-"


준비를 하고 있는 여자들에게 시즈코가 말을 걸자, 그 중 한 명이 그녀 쪽을 돌아보았다.

야위어있긴 하지만 그래도 미인, 이라고 할 정도로 단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더운 물은 준비됐습니다. 다른 하나도 준비는 됐는데…… 솔직히 맞게 한 건지 불안해서요"


조금 불안한 듯한 표정으로 물어오는 모습은 여자인 시즈코가 봐도 귀엽다고 느꼈다.


(뭐야 이 귀여운 생물)


옥수수나 토마토를 깨끗하게 물에 씻은 후, 옥수수는 적당한 사이즈로 잘라서 냄비 속에 던져넣었다.

수확 직후의 옥수수는 간이고 뭐고 필요없다. 그대로 삶아서 그대로 먹는 것이 최고로 맛있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샛노란 알갱이가 잔뜩 달려있었기에, 소라는 약간 꺼림칙해하고 있었다.


"토마토는 그대로 슬라이스하고, 호박은 한입 크기로 자르자. 씨앗은 쓸 거니까 남겨 두고…… 사슴 고기랑 같이 삶을까. 간은 된장이랑 술로"


사실은 7일에서 10일 정도 햇볕에 말리는 게 좋지만, 수확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기에 건조하는 공정은 커트했다.

호박의 씨앗을 꺼낸 후, 그걸 물이 든 나무 통에 담가 두었다. 나중에 물로 씻어서 씨앗만 빼내기 위해서였다.

과육은 한입 크기로 잘라서, 마찬가지로 사슴 고기도 적당한 사이즈로 잘라서 끓는 물 속에 넣었다.

이어서 술, 된장의 순서로 넣고 뚜껑을 닫았다. 나머지는 푹 삶기만 하면 된다.


"이걸로 완료. 자, 얼마나 잘 되었으려나?"


끓고 있는 냄비를 보며 시즈코는 완성될 요리에 대한 기대로 가슴을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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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