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에피소드 2



07 죽을 장소를 버렸다



케이지(慶次)는 툇마루(縁側)에서 혼자 달구경(月見)을 하며 술을 즐기고 있었다. 밤하늘을 수놓는 수천만의 별들, 한층 더 밝게 빛나고 있는 달, 현대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밤하늘의 광채가 술안주였다.

누워서는 밤하늘을 감상하고, 생각난 듯 일어나서는 잔을 기울였다. 느긋한, 그러나 자유로운 시간의 흐름을 케이지는 즐기고 있었다.


"괜찮겠나"


케이지의 귀에 발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그를 향해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은 처음부터 앉을 생각이었던 듯, 케이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툇마루에 앉았다.


"예쁜 여자라도 한 명쯤 데려와라, 사이조(才蔵)"


"술을 마시는 데 여자를 데려올 필요는 없잖나"


옆에 앉은 인물, 사이조에게 익살맞게 말을 건 케이지였으나, 사이조의 진지한 대답에 쓴웃음을 지었다.

애초부터 본심은 아니었지만, 사이조는 항상 진지하게 받는다. 하지만, 그게 케이지에게는 마음이 편했다.


"한 가지 묻고 싶다"


잠시 서로 말없이 달구경을 하며 술을 즐기고 있었으나, 그 침묵을 깬 것은 사이조였다. 그는 시선을 달로 향한 채 말을 이었다.


"요즘 아무래도 맥이 빠진 듯 보이더군. 뭔가 걱정거리라도 있는 건가?


"……그게 아냐. 단지, 죽을 장소가 없어졌구나라고 생각한 것 뿐이야"


"그런가"


케이지의 대답에 사이조는 그 말만 하고는 술을 마셨다. 말하고 싶으면 해라, 하기 싫으면 화제를 바꿔라, 라고 케이지는 사이조의 태도를 그렇게 받아들였다.

케이지는 작게 한 번 웃더니, 잔에 있던 술을 비웠다.


"나와 싸운 사나다(真田)는 '지금부터는 철포(鉄砲)의 세상이다'라고 말했어. 그런 건 예전부터 이해하고 있었지. 그 총을 봤을 때 말야"


"그것과 죽을 장소를 잃은 것에 무슨 관계가 있나"


"간단해. 그건 강력한 무기야. 지금부터 칼이나 창으로 싸우는 싸움은 줄어들겠지. 돈의 힘과 그 총의 힘, 그것만으로 적은 항복해. 내가 죽을 장소를 정할 싸움은 이제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아. 그게 굉장히 슬프다"


"죽을 장소인가…… 확실히 그 말대로군. 이제 무사의 세상은 끝을 맞이할지도 모르지. 세상은 돈으로 돌아가고, 돈으로 움직이지 않는 자는 이단자(はみ出し者)로 취급받게 되지"


"쓸쓸한 세상이군. 하지만, 이게 세상의 흐름인지도 몰라"


술을 다 마시자 케이지는 드러누웠다. 그것을 본 사이조도, 자신의 잔에 남아있는 술을 마셔버리고 케이지를 따랐다.

툇마루에 남자 두 명이 드러누워 달을 바라본다. 화려함은 없었지만, 마음이 느슨해지는 편안한 분위기가 있었다.


"철포의 세상이라. 사실은 더 전부터 알고 있었어. 시즛치의 방식은 싸움을 줄여서 세상을 평온하게 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도 말야"


"그런가"


"이해한 후, 그래도 생각했어. 시즛치가 그리는 세상은 어떤 걸까 하고. 설령 죽을 장소를 버리게 되어도, 말야. 하핫, 사나다 녀석은 지금쯤 웃고있을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죽을 장소를 자주 바꾸지 말라고"


"좋지 않나. 죽을 장소는 꼭 전장이어야 하는 건 아니지"


그렇게 말하며 사이조는 잔을 기울여 술을 입에 머금었다.


"소생은 단순하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지금부터도 시즈코 님을 섬긴다. 바라자면, 죽어서도 그 분을 섬기고 싶다"


사이조답다, 고 케이지는 생각했다. 시선을 달로 항하고 케이지는 지금까지의 일을 돌이켜보았다.

처음에는 엉망진창인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말썽꾸러기(暴れん坊)인 카츠조(勝蔵), 까다로운 사이조, 그리고 카부키모노(傾奇者)인 자신. 평범하게 생각하면 제대로 기능할 거라 생각되지 않는 조합이다.

그러나 시즈코라는 윤활유가 사이에 들어가게 되자, 아귀가 맞지 않던 톱니바퀴가 함께 돌기 시작했다. 시즈코의 존재를 순수하게 대단하다고 케이지는 생각했다.


"카츠조 녀석은 어떡할까"


"훗, 녀석은 이래저래 말은 하지만, 무슨 일마다 시즈코 님께 어리광을 부리고 있지. 이제와서 녀석이 시즈코 님의 곁을 떠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아ー, 그럴거야. 설령 떼어놓으려고 하면 전력으로 투정을 부리겠지"


만약 시즈코의 곁을 떠나게 되었을 때 나가요시(長可)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상상한 두 사람은, 소리죽여 웃었다.


"뭐, 그런 나도 떠날 생각은 없지만 말야"


"맛있는 밥과 술이 없어지니까 말이지"


"풍요로운 인생을 보내는 데 맛있는 밥과 술은 중요하다고"


"그 말이 맞다. 하지만, 밥 이야기를 하면 배가 고파지는군"


"창고 열쇠는 받아놓았지만, 저번 같은 실수를 하면 문제야"


"그건 그렇군"


케이지가 말하는 저번의 실수란, 술안주를 찾아 창고를 열었을 때, 시즈코가 노부나가에게 헌상하기 위해 준비한 '전복 간 젓갈(塩辛)'을 술에 어울린다며 전부 먹어버린 사건이다.

항아리에 '취식(つまみ食い) 금지'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으나, 꺼냈을 때 떨어진 모양이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애초에 취해 있었기에 종이가 붙어 있었어도 눈치챘을지는 알 수 없지만.

물론, 다음 날 다 먹어버린 것을 알게 된 시즈코에게 케이지와 사이조, 그리고 이곳에 없는 나가요시가 나란히 사죄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술을 못 마시면서 시즛치는 어째서 그만한 술안주를 만들 수 있는 걸까"


"듣자 하니 아버님이나 할아버님께 자주 만들어드렸다고 하더군. 그래서 재료만 있으면 어느 정도는 만들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런가. 하지만 오다 나으리에게서 여전히 금주령이 내려져 있잖아? 그만큼 맛있는 술안주를 만들 수 있으면서 술을 못 마신다니 아깝네"


"술안주는 밥에도 어울리지, 그렇게 곤란할 것 같지는 않은데"


"그건 그렇네"


그 후에도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고, 두 사람은 가끔 술을 마시고는 달을 바라보고, 드러누워서 담소하기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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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