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겐키(元亀) 2년 히에이 산(比叡山) 엔랴쿠지(延暦寺)


078 1571년 5월 중순


간자 사냥이 벌어진 며칠 후, 홍역의 감염자는 확 줄었다. 4월 말에는 신규 감염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격리 병동에 입원하고 있는 사람들도 거의 무사히 퇴원해갔다.
지금도 여전히 오다 가문의 영향력 밖에서는 맹위를 떨치고 있는 홍역이었으나, 한 번 감염되면 체내에 항체가 만들어져, 10년 이상에 걸쳐 감염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밖에서 온 감염자가 쿄(京)에 들어오더라도, 다시 쿄 안에서 홍역이 유행하지는 않는다. 그 후에는 MR(홍역, 풍진(風疹) 혼합) 백신을 준비할 수 있으면 완벽하지만, 현대에서도 제로 상태에서 환경을 구축하고 제조하려면 몇 년은 필요하다.
전국시대에서는 더욱 시간이 필요해지기 때문에, 그렇게 간단히 완성되진 않을거라고 시즈코는 생각하고 있었다.
연구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지금 상태로 가면 실용화는 30년에서 40년 후라고 예상되고 있었다.

저택 앞의 인파도 줄어들고, 쿄는 평소의 조용함을 되찾고 있었다.

"슬슬 오와리(尾張)로 돌아가도 문제없을 것 같네"

전령이 보내온 보고서를 다 읽은 시즈코는, 자신의 역할은 끝났다고 판단했다.
홍역의 감염자 수는 감소하는 경향이었고, 4일 이상 신규 감염자는 없으며, 임시의 격리 병동도 절반 이하로 충분하다는 상황이라면, 이 이상 쿄에 머무를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아-! 종이에 파묻힌 생활이 겨우 끝나네"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주무르는 나가요시(長可)였으나, 그는 그가 말한 만큼 서류 정리에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볼 때는 다소의 사무 처리라도 서류에 파묻힌 생활로 느껴졌던 것이리라.

"카츠조(勝蔵) 군이 서류 정리를 땡땡이치고 나한테 떠넘긴 건은 불문에 붙일까 했는데, 그런 소리를 할 여유가 있다면 아직 더 할 수 있겠네"

약간 비난을 담아 시즈코는 나가요시를 흘겨보았다. 하지만, 그 이상 뭔가 말할 생각은 들지 않아, 그녀는 피곤한 듯 한숨을 쉬었다.

"카츠조…… 네 이놈, 바깥에서 놀고 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시즈코 님께 서류를 떠넘겼던 것이냐"

반응한 것은 사이조(才蔵)였다. 목소리의 톤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아, 아니 잠깐! 이, 이건 말이지, 중요~한 사정이 있었다고. 응, 그러니까, 조금 진정하자……고?"

당장이라도 허리에 찬 칼을 쥘 듯한 분위기의 사이조에게 나가요시는 당황하여 양손을 흔들며 변명했다.

모의전 이후, 나가요시의 마음 속에서 사이조는 '화나게 하면 안 되는 인물'이 되어 있었다. 싸움(荒事)에 익숙해 있기에 보통 사람이 화를 내는 정도는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가요시는 사이조의 분노에 순수한 두려움을 느꼈다.
특히 나가요시는, 그가 옅게 미소를 띄우는 것은, 겉에 달라붙은 미소를 띄우는 눈빛 속에 광기를 품고 있다고 느꼈다.
인생 경험이 풍부하다고 하긴 어려운 나가요시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이조는 화나게 해서는 안 되는 부류의 인간이라는 것을.

"좋아. 그 변명이라는 걸 들어볼까"

"어, 응. 그, 말이지"

"단, 시답잖은 이유라면 용서하지 않겠다"

정말로 나가요시의 변명이 사이조의 귀에 들어갔는지 수상할 정도로 그는 조금씩 나가요시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사이조의 실력을 잘 이해하고 있는 나가요시는, 그의 분노를 어떻게든 진정시키려 했다.
그 옆에서, 싸움은 남자의 훈장이라고 말하는 듯 케이지(慶次)는 두 사람의 모습을 재미있게 바라보고 있었다.

"재밌어 보이네요. 이쪽은 두통거리가 잔뜩 생겼는데"

그렇게 말하며 시즈코는 방의 한 구석으로 시선을 돌렸다. 방 구석에는 당장이라도 넘칠 듯 서신이 가득 찬 상자와, 선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서신의 크기는 제각각이었지만, 얼핏 보기에도 질이 좋은 종이가 사용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때문에, 보낸 사람은 귀인(貴人)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카톨릭(伴天連)에 종교 세력(寺社), 쇼군 가문(将軍家), 조정(朝廷), 천황의 측근인 고관들(公卿衆), 궁중(禁裏) 관계자 등등 쿄의 다양한 세력들로부터 열렬한 권유가 끊이질 않는군"

말의 내용과는 달리 케이지는 즐거워 보였다. 하지만, 시즈코에게는 고민거리 이외의 그 무엇도 아니다.

각 세력이 그녀에게 정신이 팔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옛부터 유행병은 사회나 경제, 문화 면에 다대한 악영향을 끼쳐왔다.
한 번 감염력이 높은 병이 유행하면 수만 명, 많을 경우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역에 따라서는 짧은 기간 동안 주민의 7할이 사망한 케이스도 있었다.
일본에서는 홍역은 역병신(疫病神)으로 신격화되어, 천연두나 수두와 함께 '3대 질병(お役三病)'이라고 할 정도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유럽에서는 페스트가 유명하여 다른 질병이 가려지기 일쑤인데, 천연두나 홍역도 충분히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감염되면 높은 확률로 죽음에 이르는 병을, 희소한 약제(薬剤)를 쓰지 않고 신불(神仏)에게 기도하지도 않고 방역했다.
위로는 벼슬아치들(公家衆)이나 조정 관계짜, 아래로는 노예나 거지까지 다양한 신분의 사람들이 감염되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병을 극복하고, 자기 발로 걸어서 퇴원했다.
홍역이 유행했는데 극히 소수의 병사자만으로 억제했다. 이것은 전 일본의 권력자들을 진감(震撼)시켰다.
홍역 방역에 비협조적인 종교 세력이나 무가(武家)들은 '오다가 병든 사람을 죽여 바꿔치기했다'라느니 '이매망량(魑魅魍魎)을 부려 쿄에 병을 일으켰다'느니, 생트집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소문을 퍼뜨렸지만, 태반의 사람들은 오다의 지혜에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부나가의 지혜의 출처가 명확했기에, 시즈코에 대해 스카우트 공작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노부나가 이외에는 섬길 생각은 없는 시즈코였으나, 매일같이 권유가 들어오면 기분이 처진다.

"나한테 돈을 쓸 바에야, 치안 유지에 돈을 썼으면 좋겠어. 안 그래도 잇키(一揆) 때문에 치안이 악화되어서, 지금도 사람들에게 여유가 없는데 말야"

쿄는 노부나가의 치안 정책으로 평온을 되찾은 듯 보였다. 하지만 오와리(尾張)나 미노(美濃)와 달리, 사람들의 생활에 여유가 없었기에 경범죄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었다.
정치나 문화의 중심인 쿄에서는, 다양한 세력들이 뒤섞여 있었기에 어쩔 수 없는 면도 있다.

"그러고보니 케이지 씨 용으로 주문한 말, 조금 있으면 도착할 거라고 했었지. 쿄에 남아 있다가 받을래요?"

"핫핫핫, 시즛치는 재미있는 농담을 하는군"

"뭐 그러네. 이번의 나가시마(長島) 잇코잇키(一向一揆)에는 늦겠지만, 다음 싸움까지는 도착하려나ー"

아랍 종과는 별도로, 시즈코는 케이지 전용의 말을 프로이스에게 주문했었다. 어째서 케이지 전용이냐고 하면, 시즈코가 1년 전에 원했던 말을 제대로 탈 수 있는 게 케이지 이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데스트리어(Destrier)라. 현대에는 맥이 끊겼지만, 군용의 중마종(重馬種) 중 특히 대형에 제일 스태미너가 뛰어난 종류였지)

중세 유럽에서는 중장기병(重装騎兵)의 군마로서 체격이 큰 마종이 요구되었다.
현대의 중세를 그린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거구를 가지고, 순발력이 뛰어난 말보다도 안정된 지구력이 요구되었기에 체고(体高)는 낮으면서 다리도 두꺼운 것이 선호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훌륭하고 강한 군마가 데스트리어다. 대형이라고는 해도 당시의 사람들과 비교해서의 이야기로, 그 체고는 현대의 서러브레드(Thoroughbred)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성능은 압도적이라 그레이트 호스(Great Horse)라고 불렸다.
안타깝게도 현대에서는 맥이 끊긴 마종인 데스트리어지만, 오늘날의 중마종으로 그 대형마로서의 유전자는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실제로 전장에서 사용된 군마로서는 코서(Courser)가 가장 유명하며, 어원인 Corsiero(싸우는 말)이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그대로, 전쟁에서 타는 말로서 널리 사용되었다.
그에 반해 데스트리어는 전쟁보다도 마상 시합이 주된 용도였다. 이것은 데스트리어가 대단히 고가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코서의 약 30배나 되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대형의 말로 유명한 것은 페르슈롱(Percheron) 종이지만, 현대와 같은 사이즈가 된 것은 근대 이후로, 중세, 근세 시대에는 데스트리어와 크게 차이 없는 크기였다.

"누구 있어요?"

사이조와 나가요시의 소란을 구경하는 것에 싫증이 난 시즈코는, 입구를 향해 말했다. 직후에 거친 발소리가 들리나 싶더니, 아까 시즈코가 말을 건 장소에서 소리가 멈췄다.

"부르셨습니까, 주군"

겐로(玄朗)의 목소리가 입구 저편에서 들려왔다. 대체 귀가 어떤 구조를 하고 있는건지 약간 궁금해진 시즈코였으나, 요즘 피로가 쌓인 그녀는 금방 생각을 멈추었다.

"내일은 오와리로 귀환할 테니까, 데려온 병사들 전원에게 귀환 준비를 명령해둬요. 끝나면 휴식을 취하고, 내일에 대비할 것도요. 이 이상, 쿄의 정치에 휘말리는 것도 지겨우니까요ーーーー"

말하는 도중에 하품이 나온 시즈코였다. 홍역 때는 육체적 피로였지만, 현재는 정신적 피로 쪽이다. 게다가, 상대는 이쪽의 사정 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문을 걸어잠그고 몸이 좋지 않은 것을 이유로 만나지 않더라도, 상대쪽에서 오는 압박으로 시즈코는 기진맥진해 있었다.

"앗, 미안해요. 아무튼, 나는 이 이상 쿄에는 남지 않아요. 내일은 오와리로 귀환할 거에요. 그 후의 이야기는 오와리에 도착한 후에 하죠. 이상의 내용을 전령에게 전해 주세요"

"옛! 잘 알겠습니다. 주군도 피곤하실 테니, 번거로운 일(露払い)은 저희들에게 맡겨 주십시오"

"부탁해요"

시즈코의 말에 짧게 대답한 후, 겐로는 이번에는 재빠르게, 동시에 발소리를 가능한 한 죽이고 물러났다.
스스로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짜증과 피로가 얼굴에 드러나 있는 것을 이해한 시즈코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탓에 둔해져 있는 사고회로를 억지로 가동시켰다.
머리가 전혀 돌아가지 않고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평소보다 시간이 걸렸지만, 그녀는 간신히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서투른 사람의 생각은 시간 낭비일 뿐이니(下手の考え休むに似たり),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단 하나였다.
시즈코는 카이저와 비트만을 가까이 끌어당기더니, 딱히 누구에 대해 하는 게 아니라 혼잣말처럼 결론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잘래. 내일이 되면 깨워줘요"



생각하는 것을 포기한 시즈코는, 다음날 각 세력으로부터의 권유에 일괄적으로 거절하는 답장을 보내고, 상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오와리로 귀환했다.
오와리의 자택에 도착하자, 시즈코는 즉시 노부나가로부터의 주인장(朱印状)을 아야(彩)로부터 받아들었다. 내용을 확인하자, 그녀의 예상대로 나가시마 잇코잇키에 관한 내용이 쓰여 있었다.
하지만 강행군을 할 정도로 급한 내용도 아니어서, 기후(岐阜)로 갔을 때 기진맥진해서야 소용이 없다고 생각한 시즈코는, 쿄에 종군한 인원들 전원에게 교대로 합계 이틀간의 완전 휴양을 명령했다.

2일 후인 5월 초순.
제대로 휴식을 취한 시즈코는 마음을 다잡고는, 나가시마 잇코잇키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군의 간부들을 소집했다.
소집한 사람은 케이지, 사이조, 나가요시, 아시미츠(足満), 그리고 궁기병대(弓騎兵隊)의 대장인 니스케(仁助)와 요키치(四吉) 등 6명이었다. 타카토라(高虎)는 아직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쇼우(蕭)는 시녀였기에 아야와 마찬가지로 참가할 수 없었다.

"이번의 나가시마 잇코잇키에 대한 진군 말인데요, 주인장에는 '마음대로 하라'고밖에 적혀있지 않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이쪽은 독자적인 판단으로 움직이게 되었어요"

"마음대로 하라고 하면, 뭘 해야 좋을지 혼란스럽군"

아시미츠가 불만을 말했지만, 그다지 신경쓰지는 않는 건지 작게 웃음을 떠올리고 있었다.

"확실히 결정되어 있으니까 안심해요. 우선 적의 상황부터 설명할게요. 나가시마 잇코잇키슈(一向一揆衆)는 나가시마 성(長島城)과 14개의 성채(城砦)로 방어력을 높이고 있어요. 나가시마 성을 공격하는 건 어려우니, 이번에는 무시할 거에요"

나가시마 성을 중심으로 오오시마 성(大島城), 나카에 성(中江城), 오다미사키 성채(小田御崎砦), 오오토리이 성(大鳥居城), 카토리 성채(香取砦), 야나가시마 성(屋長島城), 마츠노키 성채(松ノ木砦), 시노바시 성(篠橋城), 이치노에 성채(一ノ江砦), 우구이우라 성채(鯏浦砦), 에비에 성채(蛯江砦), 카로토 성채(加路戸砦), 오시츠케 성채(押付砦), 토노메 성채(殿名砦) 등 14개의 성채를 구축하고 나가시마 잇코잇키슈는 오다 군에 저항했다.

역사적 사실에서 제 1차 나가시마 침공은 4일 정도만에 끝난 것을 볼 때, 시즈코는 힘으로 성채를 공격해도 쓸데없이 병사를 소모할 뿐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의 주역은 궁기병대, 지휘는 아시미츠 아저씨에게 맡기겠어요. 예의 병기는 완성된 걸 계산에 넣고 있는데, 괜찮아요?"

"과연, 그런 얘기인가. 문제없다, 예의 병기는 운용시험도 마쳤다. 하천(河川) 위에서 사용했는데, 하루 방치해 둔 것도 사용할 수 있었지"

"그럼 문제없네요"

"어이, 무슨 얘기야. 나도 알 수 있게 설명해 줘"

이야기의 내용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에 짜증이 난 나가요시가 약간 거친 말투로 의문을 입에 올렸다.

"미안해. 그럼 우선 지도를 봐 줄래?"

시즈코는 킨키(近畿) 지방과 츄부(中部) 지방을 대충 그린 지도를 탁상 위에 펼쳤다. 전원이 그것에 시선을 돌린 것을 확인하자, 시즈코는 작은 지휘봉을 한 손에 들고 설명했다.

"우선 이번에 수행할 작전의 주 목적은 사이카슈(雑賀衆) 제거에요. 사이카슈(雑賀衆) 제거에요. 사이카슈가 혼간지(本願寺)에 협력하고 있는 건 다들 알고 있지요?  그럼 영주님께서 나가시마를 공격하면, 그들은 반드시 쿠와나(桑名) 방면에서 해로(海路)를 이용해 나가시마에 보급지원을 할 거에요. 이 보급대를 제거하는 게 이번의 목적이에요"

"과연, 보급대를 제거하면 물자와 인원 양쪽으로 피해를 줄 수 있지. 하지만, 바다 위에서 활을 다루는 건 어렵지 않을까"

"그건 이해하고 있어요. 게다가 보통의 활로는 적 방어 시설에 상당히 다가가야 해요. 그러지 않기 위해서도 궁기병대의 실력이 필요한 거에요"

말에서 내린 상태에서는 발 밑이 불안정한 장소에서의 저격을 해내고, 한편 말 위에서도 충분한 저격 훈련을 쌓은 궁기병대라면 배 위에서도 상당한 거리를 두고 보급대를 노릴 수 있다.
문제는 배 위에서의 저격에 관한 숙련도가 낮은 점이지만, 전투가 길어야 며칠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눈감을 수 있다.

"그만큼 멀면 적의 판별이 힘든 거 아냐?"

"무슨 말이야. 바다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배는 모조리 물고기밥으로 만드는 거야"

무심하게 중얼거린 나가요시의 말에 시즈코는 지극히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대답 내용에 질문한 나가요시 자신이 놀랐지만, 그녀는 딱히 신경쓰지않고 말을 이었다.

"이번에는 오다 가문의 각오를 보여줄 필요도 있어요. 그러니 일일이 상대를 확인한 후에 예의바르게 공격하거나 하는 게 아니에요. 선수필승(先手必勝), 물자고 인원이고 뭐든지 다 가라앉혀버려요"

"항복해온 경우엔 어떻게 할 거지?"

대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시미츠는 시즈코에게 질문했다. 그의 의도를 이해했는지, 시즈코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전원을 돌아보며 말했다.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아요. 물자고 인원이고 모조리 바닷속으로 가라앉히는 거에요. 알겠어요? 여기서 약점을 보이면, 놈들은 점점 오다 가문을 얕볼거에요. 그게 장래에 많은 희생을 낳게 되어요. 우리 편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도, 이번에는 어설픈 소리를 할 여유는 없어요"

"아니, 그건 이해하고 있어. 사이카슈가 물고기 밥이 되던 말던 상관없다고. 그런데, 시즈코의 이야기로는 군의 대부분이 움직이지 않는데? 우리들은 뭘 하는 거야?"

나가요시의 의문은 당연했다. 시즈코의 작전으로는 궁기병대와 아시미츠밖에 움직일 구석이 없었고, 그 이외의 케이지, 사이조, 나가요시 등 주력부대에 관해서는 담당 위치에 관한 이야기가 없었다.
동원해놓고 작전에 종사시키지 않는 상태로는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뭔가 활동을 시켜두지 않으면 좋지 않겠다고 시즈코는 생각했다.

"음~, 역시 모양새가 안 좋네. 아무래도 1만 중에 50명밖에 움직이지 않는 건 문제려나. 하지만 할 일이…… 아, 맞다. 그럼 그걸 하죠"

나가시마 주변의 지도를 떠올리면서 시즈코는 1만의 병사에게 뭔가 할 일을 줄 수 없을지 생각했다.
잠시 후 그녀는 어떤 전술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거라면 어느 정도 명분이 서며, 나아가 아군의 피해를 억제할 수 있을거라 확신했다.

"시즈코 님, 뭔가 묘안이 있으십니까?"

"단순히 말하면 부성(付城) 전술을 할 거에요. 부성은 다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설명할게요. 라고 해도 적의 거점의 바로 옆에 이쪽의 거점을 만드는 것 뿐이지만요"

부성이란 적의 성을 공격하기 위해 준비하는, 간이 방어 거점을 가리킨다. [※1]
구조가 비교적 간소하더라도 적의 성을 공격해 함락시킬 수 있고, 또한 아군의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적의 성의 근처에 부성을 짓는 전술은 옛부터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면 별로 의미가 없지 않을까"

부성은 하나 정도라고 생각하는 나가요시는, 시즈코의 부성 전술에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잘못 생각한 것이다.
시즈코의 부성 전술은 자신의 부성을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적 성의 연대를 차단하고 고립시키는 것으로 외부와의 연락을 끊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방대한 노동력과 토목건축기술, 물자의 수송 능력, 적의 맹공을 막아낼 수 있는 무기 탄약과 병력이 필요해지지만, 그에 걸맞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오와리 측이라면 인프라 정비가 되어 있었기에, 부성용의 물자 반입이나 노동력을 얻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건 부성을 하나라고 생각하니까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알겠어, 카츠조 군? 예를 들면 이 검은 원이 적의 성이라고 하자. 이 경우, 내가 만드는 부성은 주위를 둘러싸도록 만들게 하는거야"

새하얀 종이의 중심에 검은 원을 그리더니, 시즈코는 검은 원의 주위를 감싸는 육망성(六芒星)을 그리고, 각 정점에 각각 원을 그렸다.

"이 부성 전술의 이점은 이쪽의 피해가 크게 줄어드는 거에요"

부성의 방어 성능을 향상시키면, 설령 적이 치고 나와도 부성에 틀어박혀 양 옆의 부성과 연대하면 간단히 방어할 수 있다. 부상병도 후방으로 보내 부성 안에서 치료하면, 사상자 수를 현격하게 줄일 수 있다.

"적도 바보가 아냐. 원군을 보내올텐데, 그건 어떻게 할 생각이야?"

"적도 후방을 치기 위해(後詰) 원군을 보내올 테지만, 그 때는 부성에 틀어박혀 화살이나 철포를 쏘면 문제없어요. 방어력이 있는 부성에 틀어박혀 있으면, 이윽고 상대는 공략을 단념하겠죠. 그렇게 되면 이쪽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항복시키던, 말려죽이던 마음대로에요"

초기에는 적 성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적 존재였던 부성이지만, 노부나가가 대규모화 및 네트워크화시킨 것에 의해, 시간은 걸리지만 상대의 성을 확실하게 함락시키는 전술이 되었다.
노부나가도 이것을 바로 깨달은 것은 아니고, 고육지책으로 오다니 성(小谷城)을 부성으로 둘러싸고 공격했을 때, 부성 전술의 유효성을 깨달았다.
이후, 그는 부성 전술을 자주 사용하여 견고한 성을 공략해갔다. 또, 부성 전술은 가신들에게도 채용하게 하여, 히데요시(秀吉)가 톳토리 성(鳥取城)을 공격할 때, 그는 부성 전술을 이용한 대규모 병량 공세를 펼쳤다.

"네가 생각하는 건 여전히 지독하군"

"하지만 전술로서는 흠잠을 데가 없다. 원군이 오지 않으니, 성 안에서 항복이냐 철저 항전이냐로 의견이 갈리겠지. 오다 측으로 변절하는 자가 나오면, 적은 더욱 부담이 늘어나게 되기도 하고"

"자재라던가 자금이 잔뜩 필요하지만…… 오다 나으리는 '마음대로 해라'라고 써놓았으니. 명령이라면 어쩔 수 없지ー"

"토목공사라면 츄우겐(中間)을 고용하면 문제없으니까요. 나로서는 오와리 측에 있는 이치노에 성채나 우구이우라 성채를 공격하고 싶어요. 사실은 쿠와나 방면을 제압하면 좋겠지만…… 이번엔 포기하지요"

"흠, 상황에 따라서는 성채에 해상 보급을 할 가능성이 있군. 거길 내가 공격하면, 상대는 더욱 절망의 늪에 빠져들겠지"

"해상 봉쇄는 쿠키(九鬼) 수군(水軍)의 도움을 받을 거에요. 스크류 프로펠러는 아직이지만, 용골(竜骨)을 채용한 군선(軍船)은 건조하고 있으니까요. 숫자는 아직 20인가 30 정도지만…… 충분한 숫자라고 생각해요"

스크류 프로펠러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아직 시험 단계로, 실용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하나의 목재를 용골로 삼는 용골선(竜骨船)의 건조는 실용화되어 있다.

옛부터 일본에서 건조되는 화선(和船)은, 판재(板材)나 꺽쇠(かすがい) 등을 사용하여 배를 만드는 방법을 채용하고 있다.
용골이 있는 배보다 경량이라는 메리트는 있지만, 반면 강도가 약해서 충돌에 약하다는 디메리트가 있다. 이 때문에, 화선은 선체를 사용한 전술이 서양의 배보다 적다.

"그럼 정리하죠. 우선 군을 셋으로 나눕니다. 아시미츠 아저씨를 필두로 쿠키 수군과 궁기병대에 의한 해상봉쇄와 수송대 제거를 담당하는 제 1군. 우구이우라 성채를 노리는 케이지, 카츠조 부대의 제 2군. 그리고 이치노에 성채를 노리는 저와 사이조 부대의 제 3군이네요. 자금은 필요한 만큼 제공할테니 신청해 주세요"

"휘익ー, 통이 크구만"

"돈을 내는 건 영주님이니까요. 마음대로 하라고 했으니, 마음대로 하는 거에요. 그리고, 잊기 전에 말해 두겠는데, 상대는 잇코슈(一向衆)니까 설득은 무의미해요. 그럼 다른 게 없다면 해산합니다"

딱히 이의는 나오지 않았다. 목적이 뚜렷하고, 거기에 목적을 향한 경로도 잡혀 있었다.
케이지, 사이조, 나가요시 들은 물론이고, 아시미츠도 이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시즈코는 전원을 일별한 후, 조용히 일어서서 전원에게 고했다.

"그럼 각자 준비에 착수해 주세요. 해산!"



제 1차 나가시마 침공은 역사적 사실 대로 1571년(겐키(元亀 2년) 5월 12일, 노부나가는 5만의 병사를 이끌고 이세(伊勢)로 출진했다.
전군이 뭉쳐서 출진한 것이 아니라, 군단은 넷으로 나뉘어서 공격해 들어갔다.
츠시마(津島)에 진을 친 노부나가 본군(本軍), 나카스지구치(中筋口)에서 공격해 들어가는 사쿠마 노부모리(佐久間信盛) 군단, 서쪽 강기슭(西河岸, ※역주: '니시가시'라는 지명인지 서쪽 강기슭이란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겠음)의 오오타구치(太田口)에서 공격하는 시바타 카츠이에(柴田勝家) 군단, 그리고 이치노에 성채 방면에서 공격하는 시즈코 부대였다.

처음에는 2개 군으로 나누어 공격하려고 생각한 시즈코였으나, 이치노에 성채의 저항이 생각 이상으로 격렬했던 것 때문에 제 2군과 제 3군을 동원하여 이치노에 성채에 대해 전력으로 부성 건축에 착수했다.
제 2군은 오와리(尾張) 측에서, 제 3군은 노부오키(信興)가 지키는 코키에 성(小木江城) 측에서 부성을 건축했다. 좌우로 나눈 이유는 바람의 방향에 있었다.

프리패브(prefab) 공법을 이용해 겨우 하루만에 부성이 건설된다. 뒷날 오다 군 내에서 '하룻밤 부성(一夜付城)'이라고 불리는 부성 건축법이 처음으로 실전 투입되었다.
외면을 뒤덮는 석고 보드는 하루를 더 들여서 순차적으로 콘크리트 블록으로 교체되어 견고한 외벽을 가진 부성이 완성되었다.
건축중, 강의 반대측에 있는 부성을 파괴하기 위해 몇 번인가 잇코슈가 치고 나왔으나, 세 방향으로부터의 공격으로 격퇴했다.
그리고 3일째, 겨우 생각대로의 방향으로 바람이 불게 되었기에, 시즈코는 첫번째 비밀병기를 쓰기로 결정했다.

"이번에는 단기 결전을 목표로 한다. 최소한 30발은 발사할 것이니, 준비된 사람부터 순차적으로 발사하라!"

시즈코의 첫번째 비밀병기를 든 아시가루(足軽)들이 그녀의 호령과 함께 재빠르게 움직였다.

시즈코의 첫번째 비밀병기는 봉화시(棒火矢)였다.
봉화시는 질냄비 불화살(焙烙火矢)이라고도 불리며, 흑색화약을 추진력으로 사용하는 원시적인 로켓탄이다. 화약량의 조절이나 순풍에 의해 비거리는 달라지지만, 사정거리가 3km에 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로켓의 연료는 흑색화약이 아니라 초산칼륨과 설탕, 콘 시럽을 사용한 연료이다.
적산화철(弁柄, ※역주: 산화제2철)을 섞으면 더욱 강력해지지만, 이번에는 그것들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기에 보류했다.
그리고 앞부분에는 특수한 약품을 재어놓았다. 자세한 사항은 생략하겠지만 설탕과 농황산(濃硫酸, ※역주: 농도 90% 이상의 황산), 그리고 어떤 약품을 섞으면 비오는 날에도 불이 붙는 물질을 정제할 수 있다.
이것을 콜크 비슷한 것으로 뚜껑을 덮고, 착탄과 동시에 내용물이 폭발하여 비산하게 만들면 여기저기서 화재가 일어난다.

병사 한 명이 부성으로 신호를 보냈다. 시즈코들이 봉화시를 이치노에 성채로 쏘아놓을 타이밍을 알리는 신호였다.
부성 쪽으로부터의 대답을 확인한 시즈코는, 지휘도(지휘봉 대용의 일본도)를 이치노에 성채 쪽으로 향했다.
발사의 신호라고 이해한 아시가루들은, 일제히 봉화시를 이치노에 성채로 향했다.

"쏴라!"

시즈코의 호령과 함께 주위가 연기로 뒤덮였다. 봉화시는 대량의 연기를 발생시키기에 주위의 시야가 일순 차단되었다. 하지만 바람 방향이 이치노에 성채를 향하고 있었기에 연기는 곧 걷혔다.
다섯 발 발사하여, 두 발은 빗나갔지만 세 발은 이치노에 성채의 일부에 꽂혔다.

"4번포와 2번포만 발사각을 변경! 나머지는 즉시 차탄(次弾)을 발사하라!"

"알겠습니다! 차탄 장전―――――――――― 장전 완료했습니다! 발사합니다!"

아시가루의 목소리와 함께, 봉화시가 차례차례 발사되어갔다. 이치노에 성채 안에서 여기저기 화재가 일어나, 얼핏 봐도 진화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을 무렵, 성채에서 다수의 잇코슈가 뛰쳐나왔다.
일부는 우구이우라 성채 쪽으로 도망쳤지만, 태반은 자포자기한 듯 부성으로 공격해왔다. 하지만 철저히 방어에 집중하고 있는 부성을 공략하는 것은 어려워서, 잇코슈는 차례차례 목숨을 잃었다.
그 동안 시즈코 부대는 제방을 끊어 윤중(輪中) 내부를 물바다로 만들었지만, 증수기(増水時)가 아니었기에 효과는 별로 없었다.

"……정리를 어서 마쳐라!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코키에 성으로 돌아간다!"

"옛!"

그 후, 짧은 시간에 철수 준비를 마친 시즈코 부대는 코키에 성으로 귀환했다. 각 부성에서 지시를 내리고 있는 케이지, 사이조, 나가요시, 타카토라가 차례대로 귀환했다.
네 사람은 코키에 성에 도착한 후 각자 휴식을 취했다. 타카토라는 눈 앞에서 사람이 산 채로 타죽는 광경을 떠올렸는지, 구석으로 가더니 구토를 했다.

"나약한 녀석이군. 저래선 좀 힘들거라 생각하는데"

"확실히 그건 기분좋은 광경은 아니었지만, 놈들을 보면 사정을 봐주는 건 불가능하지"

"그렇습니다. 시즈코 님께서 철저히 처치하라고 명하신 이유, 놈들을 보고 이해했습니다. 보통은 항복을 권고하겠습니다만, 놈들에겐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멸망시키던가 멸망당하던가 둘 중 하나입니다"

"아니, 나도 꽤 충격이 컸어. 주위의 눈이 없었으면 토했을 거야. 한마디 더 하자면, 그 무참하기 짝이 없는 참상을 보고 태연하게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카츠조 군이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싶은 기분이라고"

제아무리 시즈코라도 사람이 산 채로 불타는 광경을 본 후, 말린 고기를 태연하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경이 굵지는 않았다. 조금 구토가 밀려올라왔지만, 그걸 간신히 억눌렀다.
총대장인 자신이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건 병사들의 사기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보통이겠지"

"……네 보통은 내 보통하곤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하아…… 진정됐어. 아 맞다. 이치노에 성채 공략에 쓴 부성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내일부터 우구이우라 성채를 공략할거야. 이치노에 성채에서 도망친 사람들이 지금쯤 우구이우라 성채에서 난리를 피우고 있을거라 생각하니까, 내일부터는 좀 힘들겠네"

시즈코의 예상은 반만 맞았다. 이치노에 성채에서 우구이우라 성채로 도망친 도망병들은, 오다 군에 관해 법석을 부리고 있었지만 그건 봉화시에 관한 것 뿐이었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다. 요란한 공격이기에 봉화시는 인상에 남기 쉽다.
그에 반해 부성 전술은 얼핏 보면 부성을 약간 과도하게 설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에는 부성으로 포위함과 동시에 봉화시로 불바다 작전을 결행했기에, 부성 전술의 가치가 이해되지 않았다.

"부성으로 성채를 포위하다니, 재미있는 전술을 생각하는군. 항상 녀석에겐 놀라고 있지만, 이번에도 당했군"

하지만 무엇이든 예외는 있다. 휘하의 장병들이 봉화시 이야기로 떠들썩한 가운데, 노부나가는 부성 전술의 유효성을 실감하고 있었다.
그는 봉화시의 약점을 금방 이해했다. 봉화시는 초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무기지만, 그것만으로는 적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는 있어도 성채를 함락시킬 수 없다.
따라서 부성으로 성채를 포위한 후, 봉화시로 이치노에 성채를 불태워버린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봉화시가 주력이라면 부성전술은 무대 뒤편의 존재(縁の下の力持ち)이다. 어느 한 쪽이 빠져도 전술로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게다가 봉화시는 윤중에서는 사용하기 좋을 뿐, 다른 곳에서는 사용하기가 어렵다고 노부나가는 생각했다.
일반적인 성채는 많은 병사들이 전개할 수 없는 까다로운 지형인 산 속 등에 구축되기 때문이다. 부주의하게 화공 같은 걸 했다가는 산불을 일으켜 자군 진지까지 불바다가 되어버린다.

반면 윤중은 하천(河川) 가운데의 모래톱(中州)에 제방을 쌓아 생활 환경 자체를 둘러싸고 있다. 고생해서 방벽을 넘어 내부로 공격해 들어갔다고 해도 상류의 제방을 끊어버리기만 하면 물에 휩쓸려 격퇴되어 버린다.
이 때문에 원거리로부터 불을 질러 일방적으로 공격해버리는 쪽이 손해는 적다. 또, 윤중은 제방에 의해 주위에서 격리되어 있기에, 불이 번질 걱정이 없어 안심하고 화공을 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대군을 전개하기 어려운 윤중 지대라면, 부성을 구축하여 군을 작게 나누는 것은 합리적이다.

"훗, 주위의 마을들을 불태워버린 후 철수하려고 했는데 취소다. 다른 군단에 전령을 보내라! 부성으로 잇코슈의 성채를 둘러싸고 하나씩 공략하라고 말이다!"

역사적 사실에서는 5월 16일에 철수한 오다 군에게 잇코슈가 역습을 걸어 우지이에 보쿠젠(氏家卜全)과 그의 가신 몇 명을 처치했지만, 노부나가가 철수 시기를 몇 주일간 미루었기에 그들이 죽는 일은 없었다.
6월 6일, 이치노에 성채, 우구이우라 성채, 카로토 성채를 함락시킨 노부나가는, 부성에 병사와 당번(在番) 무장을 배치시키고 남은 군을 모두 철수시켰다.

우연히도 노부나가가 철수하는 날은, 역사적 사실에서는 간쇼지(願証寺) 4세(四世)인 쇼우이(証意)가 35세의 젊은 나이에 급사한 날과 같았다.
그 쇼우이는 6월 6일 이후에도 살아있었으나, 역사적 사실대로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타도(多度)를 방문했을 때, 숨어 있던 오다 병사들에게 저격당해 목숨을 잃었다.



승승장구 하고 있던 오다 군이 나가시마에서 철수한 이유는 복잡했다.
우선, 시즈코는 겨우 4일 정도라는 것을 전재로, 단기 결전용의 장비로 진군했다.
그리고 나가시마 주변은 대군을 전개할 수 없는 땅이라는 것을 전제로 두 개의 군단으로 나누어, 시즈코와 사이조가 이치노에 성채를 공략하는 동안, 케이지와 나가요시의 제 2군이 다른 루트를 이용하여 우구이우라 성채를 공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치노에 성채가 견고한 요새라는 것을 깨닫고, 전력을 분산시킨 채 시간을 잡아먹었다가는 적에게 제방을 끊겨 윤중이 물바다가 되어 단기 결전의 전제가 붕괴할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시즈코는 제 2군을 멈추고, 전군으로 이치오네 성채를 공략하는 작전으로 변경했다.
이 시점에서 시즈코는 이치노에 성채 공략을 위해, 모든 병기와 자재를 소모하기로 생각을 바꿨다. 그 때문에, 큰 돈을 들여 츄우겐들에게 토목공사를 시켜 급피치로 부성을 건설했다.
이후에는 이치노에 성채를 불바다로 만들고, 제방의 위에 있는 가옥들을 전부 태워버리고, 농지에 소금을 뿌린 후, 제방을 수복 불가능한 정도까지 파괴했다. 이걸로 남은 건 철수 명령을 기다릴 뿐이라고 시즈코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노부나가가 부성 전술의 유효성을 깨달아서, 오다 군이 차례차례 부성 전술로 성채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물론, 갑작스런 작전 변경에 사쿠마 노부모리 군단과 시바타 카츠이에 군단이 효율좋게 움직일 수 있을 리도 없었고, 또 부성의 준비를 하지 않았던 것 때문에 공략은 지지부진했다.

노부나가로서는 손해를 막기 위한, 또 나가시마 잇코잇키슈(長島一向一揆衆)는 단순히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이길 수 없다는 예감이 든 데 따른 작전 변경이지만, 예상 이상으로 대혼란을 일으켜 버렸다.
자신의 실책을 깨달은 노부나가였으나 이미 때는 늦어서, 군의 사기를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이치노에 성채에 사용한 자재를 재활용하고, 그것들을 써서 노부나가 본군과 시즈코 군단으로 우구이우라 성채와 카로토 성채를 공략했다.
그러나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고 느낀 노부나가는, 승리에 흥분하기 시작한 전군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다소 곤혹스러워하기는 했지만 전군이 명령에 따라 나가시마에서 철수했다. 한편, 나가시마 잇코잇키슈는 갑자기 철수한 오다 군을 경계하고, 함정을 두려워하여 습격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이리하여 제 1차 나가시마 침공은 종막을 고했다.

6월 10일, 나가시마에서 돌아온 시즈코들은 사기가 늘어져 있었다. 적으로부터의 습격으로 생각대로 작전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라면 털어버릴 수라도 있지만, 이번은 아군에게 발목을 잡힌 모양새가 되었다.
아무래도 이번 싸움은 이겼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나가요시조차 미묘한 표정으로 이번의 싸움을 돌이켜보고 있었다.

"이번은 패배네. 좋은 결과가 아니야"

식사를 하면서 시즈코는 투덜거렸다. 적으로부터의 공격이라면 몰라도, 아군의 행동으로 군단이 혼란에 빠진 것은 지나치게 꼴불견이었다.

"하지만 세 개의 성채를 함락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건 승리라고 할 수 없는 걸까요"

그녀의 투덜거림에 대해 타카토라가 의문을 입에 올렸다. 쇼우도 같은 생각인지, 타카토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걸로는 잇코슈를 억누를 수 없어. 코키에 성에서 가장 먼 부성은 버텨봐야 한 달이겠지"

"성채를 공략하더라도, 그 땅의 지배를 유지하지 못하면 무의미하다. 부성을 이용당할 수는 없으니, 제대로 지켜낼 수 없다면 파괴하는 것도 어쩔 수 없지"

사이조와 나가요시가 두 사람의 의문에 대답했다. 그들의 말대로, 시즈코는 아직 아사쿠라(朝倉), 아자이(浅井)가 건재한 이상, 현 상태의 오다 군으로는 나가시마 주변을 지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즈코는 나가시마 잇코잇키슈가 움직이기 어려워지도록, 제방의 파괴나 의도적인 염해(塩害)를 자행했다.
이치오네 성채가 강 바로 앞에 존재하고 있기에, 제방을 끊으면 성채의 일부는 물바다가 되는 섬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나가시마의 제방은 배수를 고려하여 일부에만 제방이 쌓여 있다.
따라서 시즈코는 제방에 손을 써 놓으면 증수기에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서 수해를 입을 거라 판단하고 여기저기 파괴 공작을 해놓았다.
만약 공작이 발각되어도 상대방이 처음부터 제방을 다시 쌓는 게 빠르다고 판단할 정도로 철저하게 손을 썼다.

다음으로 농지다운 농지나 가옥이 있던 자리에 소금을 뿌려 염해를 일으켰다. 염해란 농작물이나 기타 식물이 염분에 의해 해를 입는 것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는 바닷가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소금을 뿌리면 내륙부에서도 인위적으로 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염해를 입으면 작물의 대사(代謝)가 저해되고, 또 영양을 흡수하는 뿌리가 염분으로 파괴되어 버린다.
담수(真水)를 흘리면 제염(除塩)할 수 있지만, 소금이 빠질 때까지 밭을 쓸 수 없게 되기에, 테러 전술(嫌がらせ)로서는 나름 효과는 있다.

"뭐, 2개월 후에는 원래대로 돌아가겠지. 결국, 큰 성과 없이 끝났으니, 오다 군의 패배라고 생각하는 건 어쩔 수 없잖아?'

"그건 그렇습니다만……"

"아니, 딱히 비관하고 있는 건 아니야. 승패는 병가지상사, 라고 하니까. 이번에는 운이 없었다고 하고, 반성할 점을 검토하여 다음번에 활용하자고"

이걸로 이야기는 끝, 이라고 대화를 종료한 후, 시즈코는 식사를 재개했다.



여름의 햇살이 느껴지는 날, 나가시마 침공에서 귀환한 아시미츠는 당분간 신사(神社) 업무에 전념하고 있었다.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지만, 이번의 오다 군의 행동에 그는 어이가 없어져서 당분간 종군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물론 시즈코가 부탁하면 즉시 갑주를 몸에 걸치고 전장으로 가겠지만.

이번의 그의 성과는 좋다고는 하기 어려웠다. 레이더도 뭣도 없는 상태에서 바다 위의 어딘가에 있는 수송대를 찾아내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쌍안경이나 필드 스코프가 있다고 해도, 발견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운에 달린 것이다. 게다가 해가 지기 전에 항구로 돌아가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수색 시간이 4시간에서 5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처음 1주일 동안은 시간을 낭비할 뿐이었고, 거기서 다시 4일을 의미없이 낭비했다. 하지만 해상 봉쇄 작전을 수행한 지 15일째, 간신히 사이카슈의 수송대를 발견했다.
그 이후에는 일방적인 습격이 되었다. 코하야(小早, ※역주: 소형 쾌속선)나 세키부네(関船, ※역주: 중형선)라면 몰라도, 아타케부네(安宅船, ※역주: 대형선)의 속도는 느리다. 100미터 이상 떨어지면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불화살 정도로는 군선을 격침시킬 수는 없다. 그래서 불화살 외에 화살촉에 흑색 화약을 채워넣은 작약 화살(炸薬矢)을 쏘았다. 착탄한 지점을 파괴하여 선체에 구멍을 뚫는 것이 목적이다.
비밀병기 2호의 작약 화살은 보기좋게 아타케부네를 벌집으로 만들었다. 보급대의 호위들은 아무런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차례차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가까이 가면 화살로 집중포화를 맞았기에 수송대는 도망치려 했지만 추격당하여 물고기밥이 되어갔다. 당연하지만 아시미츠는 항복을 허용하지 않아서, 백기를 든 군선도 용서없이 침몰시켰다.
6할의 배를 격침시키고, 거기에 수송대가 싣고 있던 짐을 대부분 바다로 던져버리고 목숨만 간신히 건져 나가시마로 도망쳐들어갔으니 훌륭한 성과라 해도 좋다.

거의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아시미츠와 쿠키 수군이었지만, 이 날부터 오다 군이 나가시마에서 철수할 때까지 사이카슈의 수송대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고 있으니, 정말로 작은 신사의 신관이로군"

빗자루로 청소하고 있는 아시미츠에게, 가까운 곳에 앉아 있던 사키히사(前久)가 말을 걸었다. 입가에 웃음을 띄우고 차를 마시는 모습은, 그에 대해 잘 알지 못ㅎ나다면 오섭가(五摂家) 필두(筆頭)의 당주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놀리는 거라면 돌아가라"

"쌀쌀맞군. 모처럼 벗이 찾아왔지 않은가. 하다못해 좀 정감있게 환영할 수 없겠는가?"

아시미츠의 딱딱한 태도에 어깨를 움츠리는 사키히사였지만, 그는 사교성 미소(愛想笑い) 하나 떠올리는 법 없이 점점 더 태도가 딱딱해져갔다. 그에 대해 사키히사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지만, 입으로 말하는 것만큼 신경쓰고 있는 기색은 아니었다.

"그래서, 할 말이 뭐냐"

"그렇게 조급해하지 마시게. 나로서는 좀 더 벗과 대화로 꽃을 피우고 싶으니. 그 정도도 맞춰줄 수 없는가?"

"……마음대로 해라"

"그럼, 마음대로 하도록 하지"

사키히사의 태도에 혀를 찬 아시미츠였으나, 그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빗자루를 고쳐줘고는 사키히사에게 등을 돌리고 청소에 전념했다. 거절의 의사가 느껴지는 태도였지만, 사키히사는 신경쓰지 않고 말했다.

"이건 내 혼잣말이지. 내용은 대단한 건 없으니, 흘려들어도 좋네"

그렇게 말하고는 사키히사는 아시미츠로서는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을 했다.

"나는 시즈코 님을 양자…로서 고노에(近衛) 가문에 맞아들일 걸세"

순간, 아시미츠의 손이 멎었다. 그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본 후, 빗자루를 던져버렸다.

"가신에게 배신당하고, 부모에게 배신당하고, 그리고 친구에게도 배신당하는가. 내 생애는 배신당하는 일의 연속이군"

말하면서 아시키츠는 사키히사 쪽을 돌아보더니 허리에 차고 있는 칼에 손을 가져갔다. 그 모습을 본 사키히사는 작게 웃었다. 눈 앞에 당장이라도 칼을 뽑으려고 하는 인물이 있는데, 그는 재미있는 듯 웃었다.

"……뭘 웃고 있나"

"아니, 그 태도로 잘 알았네. 자네가 시즈코 님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말일세. 자자, 흉칙한 물건에서 손을 떼고 내 이야기를 듣게나"

잠시 사키히사를 응시하고 있던 아시미츠였으나, 이윽고 무거운 한숨을 쉬더니 칼에서 손을 떼었다.

"양자의 건은 자네를 시험해 본 것 뿐이지. 하지만 시즈코 님을 유자(猶子)로 맞이한다는 이야기는 사실일세"

"……"

"성급하면 손해일세.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듣게. 시즈코 님이 오다 님 밑에서 이룬 공적은, 누구도 흉내조차 낼 수 없지. 하지만 그녀는 여자이고 홀몸일세. 그녀의 권력을 탐내어 정략 결혼을 노리는 패거리는 무수히 많겠지"

다시 칼에 손을 뻗을 뻔한 아시미츠였으나, 사키히사의 말을 듣고 손을 멈췄다.

정략결혼, 그것은 아시미츠가 가장 걱정하고 있던 이야기였다.
현대보다도 가문과 가문끼리의 관계(繋がり)가 중시되는 전국시대, 쌍방의 가문의 관계를 굳건하게 하기 위해 정략결혼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이루어졌다.
하지만 정략결혼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쌍방의 가문이 서로를 신경쓰며, 신중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타국의 가문과의 혼인은, 각각의 나라의 영주들로부터 승인을 얻는 것이 필수 요건이었다.
전국시대 최초의 분국법(分国法)이라고 하는 '이마가와카나(今川仮名) 목록(目録)'에서는, 가신들에게 영토(領国) 이외의 지역과의 사적인 혼인 관계를 금하고 있다.

"시즈코 님에게는 '가문'이 없지. 그렇다면 책략을 꾸미는 어리석은 자들은 늘어날 걸세"

"흥, 그 때문에 고노에 가문을 이용하겠다, 라고 말하고 싶은 거냐"

아시미츠의 말에 사키히사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략결혼을 하는 것은 가문끼리의 관계를 맷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하지만 정략결혼을 할 떄, 가문끼리의 관계에는 '가문의 격(格)'이라는 것이 중요시되었다.
따라서 영주의 자식과 백성의 딸이 결혼하는 것 같은 일은 드물다, 기보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고노에 가문에 걸맞는 가문이, 이 일본에 얼마나 있을 거라 생각하나?
게다가 그녀는 오다 가문의 중신(重鎮), 나와 오다 님의 양쪽을 납득시키지 못하면 그녀와 혼인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반대로 말하면 네놈들 두 명이 납득한다면, 그녀의 의사 따위는 무시하겠다는 거겠지. 그 경우, 나는 용서없이 네놈들 둘 앞을 가로막을 것을 잊지 마라"

"하핫, 그럴 리는 없지.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다 가문이 풍요로워진 이유가 가득 들어 있지. 오다 님이, 그렇게 쉽게 그녀를 놓아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 그렇다면…… 혼인이 아니라 양자를 내리던가 하겠지"

"시시한 이야기로군"

사키히사와의 대화를 끝낸 후 아시미츠는 던져버린 빗자루를 주워들었다. 이미 쓰레기 같은 게 떨어져 있지 않은 경내를 청소하는 모습은, 마치 쓸데없는 불결함을 털어버리는 것처럼 보였다.

"작년, 그녀는 내 아이라고 오다 가문 가신들 앞에서 말한 것, 듣지 못했는가?"

"듣기 싫어도 들렸지. 그 때문에 그녀 주변에 원숭이…가 얼쩡거렸다"

"후훗, 그만큼 주위는 그녀에게 넋이 나간 게지"

"……웃을 수 없는 농담이군"

아시미츠의 말에, 사키히사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띄우며 남은 차를 다 마셨다.

"한 가지 질문해도 괜찮겠나. 아시미츠 님은 어째서, 시즈코 님에게 고집하는 건가. 내가 보아도, 그녀는 걸출한 영지(叡智)를 가진 인물이지. 하지만, 그 뿐일세. 자네가 집착하는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네만"

"……"

"사소한 의문이지만, 나로서는 이상하게 생각되어서 말일세"

"예전에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던 나를, 그 아이는 필요로 해 주었다. 단지 그것 뿐이다"

"응? 그건 무슨……?"

아시미츠의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던 사키히사였으나, 그는 그 이상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아시미츠는 작게 웃음을 떠올리며, 이어지는 말을 마음 속에서 중얼거렸다.

(이곳으로 돌아왔을 때, 결국 나는 아시카가(足利) 쇼군 가문(将軍家)으로서의 나로서밖에 필요하지 않았다. 나는 아시미츠라는 남자를 필요로 하고 있는 그 아이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 아이에게 위해를 가하는 자는 누구라도 용서하지 않는다. 그게 설령 자신의 피를 나눈 동생이라도 말이지)

빗자루를 잡은 손을 멈추더니, 아시미츠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시미츠들의 상공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참고문헌】

[※1 부성전술]
 서적명:역사군상(歴史群像) 디지털 아카이브스<오다 노부나가와 전국시대>노부나가를 승리로 이끈 부성과 기동전술이란?
 출판일:2014년 6월
 판:Version1.0(Kindle판)
 저자:橋場日月
 회사:학연(学研) 퍼블리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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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