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미녀 고생담

戦国小町苦労談


작가: 夾竹桃


어느 날, 한 명의 소녀가 전국시대로 타임슬립했다.

그야말로 신의 변덕, 악마의 심심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뜬금없이.


소녀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극히 보통의, 그리고 평범하고 수수한 소녀였다.

그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전국 시대를 살아남는다 - 그것 뿐이다.





번역: 가리아



겐키(元亀) 원년(元年), 제 1차 오다(織田) 포위망


067 1570년 6월 하순



6월 27일.

요코야마(横山) 성을 공격중인 노부나가는, 이날 밤에 오오요리(大依) 산에 화톳불이 꿈틀거리는 것을 깨달았다.

어둡고 먼 장소이기에 육안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웠으나, 필드 스코프가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급조된 감시 망루에서 화톳불이 이동하는 것을 확인하자, 노부나가는 전군에 명령을 내렸다.


"내일 새벽에 놈들은 온다. 빠르게 포진하라"


그 대호령을 받은 오다(織田) 군의 면면에 긴장이 스쳤다. 전국시대, 대군이 전개할 수 있는 땅에서의 전투는 드물다. 대부분 군을 몇 군데로 나누어서, 각각 공격하는 것이 주류였다.

하지만 아네가와(姉川) 근처(畔)에는 1만의 군이 전개할 수 있는 넓이가 있다. 게다가 아네가와에는 오카야마(岡山, 이에야스(家康)가 승리한 것에 유래하여 이후 '카츠야마(勝山)'라고 불리게 되었다)가 있어, 오다 군과 도쿠가와(徳川) 군은 분단된 상태였다.

필연적으로 오다, 도쿠가와 연합군과 아자이(浅井), 아사쿠라(朝倉) 연합군이 아니라, 오다와 아자이, 도쿠가와와 아사쿠라의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이 되었다.


요코야마 성을 방어하는 아자이 가문 가신인 카미사카(上坂, ※역주: 카미사카인지 우에사카인지 모르겠음) 씨, 미타무라(三田村) 씨, 노무라(野村) 씨는 원군에 기뻐했다. 하지만 그들이 긴장을 풀기는 아직 일렀다.

노부나가는 요코야마 성을 포위하는 군을 아네가와로 이동시킨 것 뿐으로, 결코 포위망을 해제한 것이 아니다.

그는 군의 대부분을 아네가와에 포진시키면서도, 요코야마 성으로부터의 추격을 막기 위해 수천의 병사를 남겨놓았다.


6월 28일 미명(未明), 양 진영은 포진을 완료했다.

아네가와 강을 끼고 북쪽에 아자이, 아사쿠라 연합군이 포진하고, 남쪽에 오다, 도쿠가와 연합군이 포진했다.

아자이 군은 노무라에 포진하고, 그에 반해 노부나가는 아자이 군의 반대쪽 기슭에 포진했다. 아사쿠라 군은 미타무라에 포진하고, 그에 반해 이에야스는 아사쿠라 군의 반대쪽 기슭에 포진했다.

아네가와 부근의 입지상 양 진영 모두 진형이 가로로 길게 되어, 뜻하지 않게 정면돌파의 힘이 중요한 형태가 되었다.

노부나가는 13단의 포진을 했으나, 이에야스는 어떤 작전을 위해 주력급의 무장을 후방으로 물렸다.


"모두들. 전날 말한 작전대로, 우리들은 당분간 그들…의 후방에 포진한다"


갑주 차림의 이에야스가 주요 가신들에게 말했다.

그들, 이란 말할 것도 없이 시즈코 부대 1천 5백명과 궁기병대 30명을 이끄는 아시미츠(足満)였다. 남은 병사들과 케이지(慶次), 사이조(才蔵), 나가요시(長可)는 오다 군의 모리 요시나리(森可成)가 있는 제 5진에 있었다.


"하지만…… 괜찮을까요"


곁에 있던 가신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의문을 입에 올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선을 맡는 것은 무인의 영예이다. 그것을 오다 군에게 맡기는 것은 약간 불쾌하다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들은 1만, 그리고 아사쿠라 군도 1만의 병력이다. 단순한 충돌은 양쪽 모두 막대한 피해를 입지. 그걸 막기에는 딱 좋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예, 예에……"


"걱정할 필요없다. 작전의 편리함을 위해서이지만, 깃발은 도쿠가와의 것을 쓰고 있다"


"……"


"확실히 그대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도 있지. 나는 이런 곳에서 그대들을 잃고 싶지 않다. 그 마음을 이해해달라는 것은 내 독선이겠느냐?"


"천만의 말씀이십니다. 주군의 마음, 저희들에게에는 아까운 것입니다"


"고맙다. 도저히 그들을 믿을 수 없다면, 그들을 믿은 나를 믿어다오"


이에야스의 말에 가신 일동은 감격했다. 물론, 이것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한 상태에서 이에야스가 어휘를 선택한 것이니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노부나가에게서 속이 검은 너구리라는 말을 듣는 이에야스는, 가신들의 말에 미소로 대응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는 뱃속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시즈코 님의 신임을 얻은 무장은, 대체 어떠한 싸움을 보여줄 것인가?

꼴사나운 패배는 하지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2천 정도로 1만의 군을 무찌르는 작전은 조금 궁금하군)


이에야스는 아시미츠의 작전을 반 이상 듣지 못했지만, 싱긋 미소를 지으며 수락했다.

하지만 작전회의가 끝남과 동시에, 한조(半蔵)를 필두로 간자들을 아시미츠가 이끄는 시즈코 부대의 배후에 전개하여 아시미츠의 행동을 낱낱이 감시하도록 명령했다.

그런 한편 타다카츠(忠勝)나 사카키바라(榊原)를 후방으로 물리고 그들에게 다른 명령을 내렸다.


"작전대…로 돌격하라"


타다카츠들에게 전달한 내용을 이에야스는 아시미츠에게 전하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전투가 어떻게 흘러가고 어떻게 승리할지 결론이 나와 있었다. 남은 것은 아시미츠를 포함한 전원이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것을 기다릴 뿐이었다.

따라서 쓸데없는 정보를 아시미츠에게 전달할 필요는 없었고, 전달할 필요성도 이에야스는 느끼지 못했다.


찌르는 듯한 시선에 아시미츠는 혀를 찼다. 하지만 그는 등 뒤까지 신경쓸 여유는 없었다.

지금은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이제 곧 아사쿠라 군이 시야에 들어올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따라서 아시미츠의 눈은 곧장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니스케(仁助), 시키치(四吉), 미리 선언해두지. 시즈코에게 신임을 얻은 너희들은, 내가 전권을 갖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는 않겠지"


아시미츠의 물음에 니스케와 시키치는 얼굴이 굳어졌다. 그의 지적대로 시즈코 부대, 특히 궁기병대의 멤버는 시즈코에 대해 높은 충성심을 가지고 있었다.

출세 코스에서 볼 때, 시즈코 부대는 출세와는 동떨어져 있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그들은 시즈코를 부대의 리더로서, 또 지휘관으로서 경애하고 있었다. 출세 코스보다도 궁기병대인 것이 자랑스러웠다.

그것이 갑자기 튀어나온 남자에게 전권이 넘어갔으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나를 믿을 수 없다면 그걸로 좋다. 하지만, 나를 믿은 시즈코를 믿어주게"


"……당신에게 그런 말을 들을 것도 없다. 시즈코 님께서 당신에게 전권을 맡겼을 때부터, 우리들은 당신의 명령에 따를 뿐"


"다만 기억해 두도록. 허튼 지휘를 했다간 용서없이 화살을 쏘겠다"


"그렇다면 아무 문제없다. 자, 시작할까"


니스케와 시키치의 협박을 가볍게 흘려버리고 아시미츠는 짓궃은 장난을 치는 표정을 지으며 선언했다.


"교육의 시간이다"




아사쿠라 군은 제 1진이 아사쿠라 카게토시(朝倉景紀) 부대의 병력 3천, 제 2진이 마에바 신파치로(前波新八郎)의 병력 3천, 제 3진이 아사쿠라군 대장인 아사쿠라 카게타케(景健)의 병력 4천, 합계 1만의 군이었다.

그에 대해 도쿠가와 군은 제 1진이 아시미츠 부대의 병력 1천 5백과 궁기병대 30, 제 2진이 사카이 타다츠구(酒井忠次) 부대의 병력 1천, 제 3진이 오가사와라 나가타다(小笠原長忠) 부대의 병력 1천, 제 4진이 이시카와 카즈마사(石川数正) 부대의 병력 1천, 제 5진이 이에야스가 있는 본대의 병력 2천, 오다 군 1530과 도쿠가와 군 5천…의 연합군이었다.


아사쿠라 군은 도쿠가와 군의 병력이 자신들보다 적은 것을 깨닫고 아네가와의 바로 앞까지 접근했다. 전투가 시작됨과 동시에 단번에 도쿠가와 군에게 돌격할 생각임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의 아네가와는 강폭이 2백미터 정도 되지만, 전국시대에는 개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좁았다. 강폭은 넓어봤자 50미터가 고작이었다.

경계심 없이 강의 바로 앞까지 아사쿠라 군이 접근해준 것에 대해, 아시미츠는 대담한 미소를 지었다.


"전군은 들으라!"


병사들을 고무하기 위해 아시미츠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 포효에 아사쿠라 카게토시 부대가 자신들도 모르게 발을 멈췄다. 하지만 아시미츠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이 땅을 붉게 물들여라! 아무 것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 전투, 이…긴 것은 우리들이다! 전군, 돌격―!"


창을 아사쿠라 쪽으로 향하더니, 아시미츠와 궁기병대 30명이 뛰쳐나갔다. 하지만 뛰쳐나간 병사들은 그들 뿐으로, 등 뒤에 있는 1천 5백명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것을 보고 아사쿠라 병사들은 조롱하는 듯한 웃음소리를 냈다.

그에 대해 아시미츠들의 등 뒤에 있는, 사카이 타다츠구 부대의 면면과 한조가 이끄는 간자들은 기묘한 것을 깨달았다. 아시미츠와 궁기병대는 활을 등 뒤로 감추고 있었다.

그 이유가 뭔지 몰랐던 한조였으나, 그 대답은 단순한 것이었다.


"――할 거라고 생각했느냐, 멍청이들!"


갑자기 아시미츠와 궁기병대 전원이 말을 급정지시켰다. 그들은 창을 내던지더니, 등 뒤에 감추고 있던 컴파운드 보우를 꺼내어 쏘았다.

화살이 곡선을 그리며 날아갔으나, 겨우 30대의 화살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으악!!"


"뭐, 뭐야!!"


아사쿠라 카게토시 부대가 순식간에 하얀 연기에 휩싸였다. 갑작스런 전개에 아사쿠라 병사들은 물론이고, 뒤에서 감시하고 있던 한조들도 놀라움에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아시미츠와 궁기병대는 그런 놀라움을 무시하고 두 발, 세 발 아사쿠라 군에게 화살을 쏘았다.


"제 2파를 실시하라!"


아시미츠의 말에 궁기병대는 신속하게 반응하여, 미리 준비해두었던 화살을 날렸다.

잘 보면 처음 것도, 제 2파의 화살에도 대롱 같은 것이 달려 있었다. 이번에도 연기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그 화살은 높은 위치에서 파열음과 함께 산산조각이 났다.

두 발 정도 쏘았을 때 궁기병대가 좌우로 갈라지고 아시미츠만이 뒤로 물러났다. 갑작스런 연기로 혼란스러워한 아사쿠라 카게토시 부대였으나, 태세를 정비하고는 분노에 떨며 아시미츠들에게 돌격했다.

하지만 그들과 아시미츠들이 격돌하는 일은 없었다.


"끄아아아아아아!!"


"아, 아아아아아악!! 아파아아아아!!"


갑자기 아사쿠라 병사들 중 일부가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돌격을 하고 있었기에 그들과 다른 병사들이 충돌하며, 곳곳에서 도미노 전도(将棋倒し) 사고가 일어났다.

콘크리트나 계단이 아니더라도, 갑주를 몸에 두른 사람이 겹쳐 쓰러지면 그것만으로도 중대 사고가 된다.

거기에 수수께끼의 통증으로 미쳐날뛰는 병사들이 더해지만, 혼란에 더욱 박차가 가해진다.


"일제 발사!"


아시미츠는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후방의 궁병 5백 명이, 아사쿠라 군을 향해 일제히 화살을 쏘았다. 그들의 화살에는 대롱이 달려있지는 않았으나, 그 대신 화살촉에 어떤 것이 묻어 있었다.

그것은 잡균(雑菌)과 곰팡이였다. 체표면과 비교하여 피부 속 깊은 부분은 잡균이나 곰팡이에 약하다. 몸 속에 세균이 번식하면, 아네가와 전투에서는 살아남더라도 그 후에 감염증으로 사망한다.

잡균이나 곰팡이라는 개념 그 자체가 없는 전국시대, 독보다 잡균 쪽이 훨씬 위험하기 때문에 아시미츠는 화살촉을 잡균이나 곰팡이로 범벅하게 했다.

화살을 동물의 사체에 꽂아놓거나 오물을 발효시켜 화살에 묻히는 등, 화살촉에 잡균을 번식시키는 것은 간단하다.


"좌우에서 궁기병대가 원호사격을 한다! 너희들은 그냥 쏘기만 하면 된다!"


궁병의 전방에 1천의 병력으로 안행진(雁行陣)을 펼쳤다. 이번에도 아시미츠는 콘크리트로 보강한 대나무 다발을 방어에 이용했다.

콘크리트의 두께는 5cm는 되어, 화살이나 화승총의 공격에 끄떡도 하지 않는다. 반면, 무게 때문에 운반이 곤란해지지만, 아시미츠는 가까운 곳에서 콘크리트를 제조하여 운반 문제를 해결했다.


"아시미츠 님! 그것이 준비되었습니다!"


"좋아, 불을 붙여라!"


안행진을 펼치는 병사들로부터 1미터 정도 앞에, 위쪽으로 경사진 사각형의 상자들이 놓아졌다.

상자의 뒤로 연결되어 있는 한 가닥의 코드에, 몸을 숙인 병사가 횃불로 불을 붙였다. 불이 붙은 것을 확인하자, 병사는 몸을 숙인 채로 재빨리 그 자리를 벗어났다.

불을 뿜으며 일정한 속도로 타들어가는 모습을 볼 때, 상자에 연결되어 있는 코드는 도화선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도화선의 불이 상자 안으로 빨려들어간 순간, 고막을 찢는 소음과 함께 상자 앞쪽으로 불화살이 튀어나갔다.


"내가 준비한 장난감…… 의 위력, 그 몸으로 겪어 보거라"


하얀 연기를 뿜으며 날아가는 물건은, 현대에서 말하는 '해수(害獣) 대책용의 로켓 불꽃'이다.

로켓 불꽃의 구조는 심플하여, 겨우 4그램의 흑색화약으로 최대 50미터를 날아간다. 10에서 15그램을 쓰면 바람의 방향이나 날씨에 따라서는 300미터나 날아가는 경우도 있다.

로켓 불꽃 자체를 모르는 아사쿠라 군에게 쏘아붙이면, 음향 효과나 폭렬로 패닉을 유발하는 것은 간단하다.


"연막은 순조롭군. 무풍(無風)에 가까우니 연기가 날아갈 걱정도 없지"


연막, 발연탄(発煙弾)이라고 하는 그것은 초산칼륨, 설탕, 왁스라는 실로 심플한 재료로 구성되어 있다.

적의 시야를 차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WP 발연탄(백린 발연탄)만한 성능은 없지만, 초산칼륨과 설탕은 캔디 로켓으로 불릴 정도로 연기를 뿜어낸다.

혼합 방법에 따라 연기의 양은 원래의 체적의 6백 배나 되기도 하기 때문에, 로켓 관측의 비상적(飛翔跡, ※역주: 로켓의 궤적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왁스를 추가하면 더욱 연기의 양이 증가하여, 시야의 차단에 발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점으로서는 밖에서 쓸 경우, 무풍 상태가 아니면 금방 연기가 흩어져버리는 점이다.


"뛰쳐나오는 병사는 없는가. 상상 이상으로 효과적이군, 캡사이신 폭탄"


캡사이신 폭탄이란 아시미츠와 궁기병대가 제 2파 공격때 쏘았던, 폭도 진압용의 최루폭탄이다.

고추(唐辛子)를 건조시킨 후, 잘게 분말 형태로 만든 것에 무수(無水) 에탄올을 넣어 섞는다.

어느 정도 섞였을 때 거름종이와 깔때기를 사용하여, 액체를 여과시켜 다른 용기로 옮긴다. 마지막으로 에탄올을 휘발시키고 남은 분말이, 다소 불순물이 섞인 캡사이신의 결정이다.

이 에탄올에 녹이는 행위와 여과를 반복하면, 순수한 캡사이신의 결정에 가까워지지만 메리트는 별로 없다.

인간을 수십분 행동 불능 상태로 빠뜨리는 것만이라면 1만에서 5만 스코빌(Scoville, ※역주: 매운 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 정도면 된다.

1만 스코빌 정도라면, 보통 고추에서도 충분히 추출 가능하다.


이 캡사이신 결정을 잘게 빻아서, 통에 넣어 안쪽으로부터 폭발시켜 주위에 산포하면 그것만으로도 병기다.

눈이나 코, 입의 점막에 달라붙으면 참기 힘든 고통을 느끼며, 기침과 눈물이 멎지 않게 된다. 게다가 캡사이신은 물에 잘 녹지 않고, 기름(지방)에 녹기 쉬운 지용성(脂溶性)이다.

따라서 물로는 씻어낼 수 없고, 거꾸로 손이나 얼굴의 기름에 녹는다. 그 상태에서 아픈 곳을 만지면 아픈 곳이 확대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캡사이신의 고통은 아무리 단련된 인간이라도 막을 수 없다. 게다가 작은 입자이기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누구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것은, 피아 식별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난전 상태가 되면 아군에게도 대미지를 주기 때문에, 대단히 쓰기 어려운 무기이다.


그리고 캔디 로켓의 연막탄이나 캡사이신 폭탄, 로켓 불꽃을 현대에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향해 쏘면 경찰에 체포되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을 덧붙여둔다.


궁병들이 화살을 날리는 소리, 궁기병대가 날리는 캡사이신 폭탄의 파열음, 로켓 불꽃의 발사음과 폭렬음, 아사쿠라 군의 비명, 오열, 통곡, 신음, 절규가 전장을 지배했다.


아사쿠라 군이 반전 공세에 나설 수 없는 것은 캡사이신 폭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밖에도 이유가 있었다.

심리학 용어에 정동전염(情動伝染)이라는 개념이 있다. 자신의 감정을 상대가 그대로 품어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에게만 있는 고차원적인 뇌기능이라고 한다.


집단 속에 연막을 던져넣은 정도로는 아사쿠라 군도 패닉에 빠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지간한 일이 일어나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캡사이신 폭탄이나 로켓 불꽃을 쏘아넣게 되자 아사쿠라 군은 처음으로 "비정상적인 사태"를 깨닫는다. 그렇게 되면 개인의 혼란은 순식간에 전염되어, 이윽고 집단 전체가 히스테리 상태가 된다.

이 상태에서도 심리적으로 문제이지만, 캡사이신 폭탄의 피해를 받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기에, 한 단계 더 나아간 문제가 발생한다.


혼란된 부대를 재편하는 데는 막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사쿠라 군이 철수를 결정하면, 전장에서 도망치는 자들과 제때 도망치지 못하는 자들이 생긴다.

이 제때 도망치지 못하는 자들의 집단이 히스테리 상태에 빠지면 피해가 확대된다.

전속력으로 도망쳐서 다른 사람과 충돌하거나,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해 칼이나 창을 휘둘러 아군을 살상하거나, 망상이나 환각에 사로잡혀 헛소리를 하여 주위를 혼란시키거나 한다.


연막탄도 캡사이신 폭탄도 로켓 불꽃도, 아사쿠라 군을 위험에서 제때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이 일으키는 히스테리 상태와 마찬가지로 만들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아사쿠라 군이 손을 댈 수 없는 히스테리 집단으로 화하면, 무리하게 다가갈 필요는 없고, 멀리서 화살을 계속 쏘아대면 알아서 자멸한다.

아사쿠라 군의 혼란을 보고, 누구나 승패는 결정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시미츠의 예민한 귀는, 약간이지만 이질적인 소리를 포착했다.

캡사이신 폭탄이나 연막, 로켓 불꽃, 집단 히스테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누군가가 접근해오고 있었다. 그것을 이해한 아시미츠는 컴파운드 보우를 꺼내어 상대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바로 죽으면 편해질 수 있는 것을, 바보는 죽어도 낫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이구나"


아사쿠라 군 대장인 아사쿠라 카게타케는 이미 철수했을 것이라고 아시미츠는 예감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옳아서, 아사쿠라 카게타케는 혼란된 군을 재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부대를 이끌고 철수했다.

다만 철수할 수 있었던 병사들은, 연막이나 캡사이신 폭탄의 영향 밖에 있던 아사쿠라 카게타케 부대의 병사 4천 뿐이었다. 아사쿠라 카게토시와 마에바 신파치로의 부대는, 이미 손을 댈 수 없는 집단 패닉 상태였다.

거기에 마에바 신파치로는 이 혼란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때, 운나쁘게 궁기병대가 쏜 화살에 맞고 전사했다.

아사쿠라 카게토시는 전사는 하지 않았으나, 약간의 인원만을 데리고 집단 히스테리를 일으킨 군대에서 빠져나와 간신히 목숨만 건져 철수했다.


아사쿠라 군은 제 1진과 제 2진의 지휘관이 부재, 제 3진은 이미 철수했다는, 군으로서 거의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 상태에서 굳이 도쿠가와 군에게 돌격해올 인물을, 아시미츠는 세 명 정도 알고 있었다.


"괘씸한 수작에 당하여 어이없이 도망쳤다가는 이름이 더럽혀진다! 이 책략을 쓴 무장에게 한 칼 먹이고 말겠다!"


"……마가라(真柄) 쥬로자에몬(十郎左衛門) 나오타카(直隆)인가. 어리석은 인간이로다. 이미 승패는 결정되었는데, 이제와서 네놈 한 명이 돌격해봤자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한숨을 쉬면서 아시미츠는 컴파운드 보우의 조준을 나오타카에게 맞추었다.

캡사이신의 통증으로 날뛰는 말을 제어하면서 전진하려고 하는 나오타카였으나, 안타깝게도 그의 눈은 캡사이신에 당하여 아시미츠를 포착하지 못했다.

그것을 이해했기에, 아시미츠는 가문의 명예나 체면 때문에 도망치지 못하고 이렇게 자포자기의 특공을 하는 나오타카를 약간 가엾게 생각했다.


"유감이다, 나오타카. 네가 조금 더 영리했다면, 내 장기말로서 써줄 수 있었는데 말이다"


아시미츠가 화살을 쏘았다. 화살은 정확하게, 한 치도 빗나가지 않고 나오타카의 목을 꿰뚫었다. 경추가 파괴된 나오타카는, 타로타치(太郎太刀)를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하늘을 올려다본 후, 입에서 피를 토하며 말에서 떨어졌다.


"타로타치를 가져와라. 옆에 있는 아자이 군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으니 말이다"


가까이 있던 병사가 나오타카에게서 타로타치를 빼앗아 아시미츠에게 건넴과 동시에, 지금까지 아사쿠라 군에게 연막탄이나 캡사이신 폭탄을 쏘고 있던 궁기병대 30명이 돌아왔다.

몇 명인가 부상을 입었지만 죽음에 이르는 부상은 없어서 부대로서의 손해는 경미했다. 하지만 장시간 말에 타고 있던 것이 예상 이상으로 체력을 소모했는지, 전원 숨이 거칠었다.


"자, 지로타치(次郎太刀)다"


등에 메고 있던 지로타치를 니스케가 아시미츠에게 거칠게 던져주었다. 지로타치를 받아들고는 아시미츠는 대담한 미소를 띠웠다.


"타카모토(隆基)도 처치했나. 아주 좋군. 이걸로―"


아자이 군은 끝이다, 라고 아시미츠는 말하려 했다. 하지만, 그 말을 그가 입에 올림과 동시에, 혼란에 빠진 아사쿠라 군의 측면에서 도쿠가와 군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도쿠가와의 군기를 휘날리면서 급습하였고, 혼란에 빠진 아사쿠라 군을 두 토막으로 나누었다.

거기서 다시 전후의 아사쿠라 군에게 돌격했다. 군을 퇴각시킬 무장이 없어 아직도 혼란에 빠져 있던 아사쿠라 군은 반격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유린당했다.


"칫, 당했다"


다급히 등 뒤를 확인한 아시미츠는, 도쿠가와 군이 묘하게 적은 것을 깨달았다. 얼핏 보니 3천이나 있으면 다행이었다.

사카키바라 야스마사(榊原康政)에게 명하여 아네가와의 하류에서 우회시켜, 아사쿠라 군의 측면에서 기습공격을 시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아시미츠였으나, 이에야스는 상상 이상으로 속이 시커먼 너구리라는 것을 그는 이해했다.


"연막이 옅어지는 것과, 궁기병대가 일단 물러설 시간이 겹칠 거라고 생각하고, 전투가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병력을 움직였던 건가"


사카이 타다츠구, 혼다 타다카츠(本多忠勝), 사카키바라 야스마사, 오오쿠보 타다요(大久保忠世), 오가사와라 나가타다 등 주력 무장이 기습 공격을 하고 있는 이상, 아사쿠라 군은 아시미츠의 분투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연기에 휩싸여있는 동안 도쿠가와 군에게 유린당했다고밖에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아자이나 주위의 영주들도 마찬가지다.

전과를 자랑할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지만, 이렇게 보기좋게 전과를 빼앗기면 그건 그거대로 화가 났다.


"재주는 우리가, 돈은 도쿠가와, 라는 셈인가"


"어이쿠, 지원을 위해서 내보낸 부대가, 생각지 못한 오해를 낳아버린 건가요"


표표(飄々)한 태도의 이에야스가 어딘가에서 나타나 아시미츠의 말에 어깨를 움츠렸다.


"실례했습니다. 기계장치 무기가 끝났다고 생각하여, 아사쿠라 군의 반격을 받지 않으려고 생각해서 병력을 움직였습니다"


그 말은 얼핏 옳게 들렸다. 수만 발이 있던 로켓 불꽃은 다 쏘았고, 게다가 연막탄이나 캡사이신 폭탄을 궁기병대는 전탄 다 쏜 상태였다.

아시미츠가 준비한 병기는 아사쿠라 군을 괴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누가 봐도 승패는 결정되었으며, 남은 것은 보병을 남김없이 사냥할 시간이었다. 사실, 아시미츠는 장비를 재정비한 후, 궁기병대와 시즈코 부대와 함께 아네가와를 넘어서 아사쿠라 군을 괴멸시킬 예정이었다.

따라서 장비를 재정비할 약간의 시간을 노리고, 이에야스가 아사쿠라 군을 추격했다고 아시미츠가 느끼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당신의 마음 속에서는 그런 것이겠지요"


"하핫, 이거 용서가 없으시군요. 확실히 좋은 부분만 빼먹었다고 생각되어도 반론은 할 수 없겠군요"


"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전투니까요. 좋을 때 좋은 수를 쓰는 게 당연하지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자, 이제 승패는 결정되었습니다. 아시미츠 님도, 당신의 병사들도 피곤하겠지요. 괜찮으시다면 제 진에서 피로를 푸십시오. 필요하시면 제 진에 있는 자들을 쓰셔도 좋습니다"


이에야스의 말은 아시미츠들을 배려하는 듯 들렸으나, 본심은 이 이상 전투에 참가시키지 않기 위한 방편이었다.

유일하게 그것을 이해하고 있던 아시미츠는 마음 속으로 혀를 차고는, 생글거리는 미소를 띄우고 이에야스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럼 부상자나 피로가 극심한 자들부터 그쪽 진에서 휴식하도록 명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진에 있는 자들에게는 그렇게 전해두지요"


아시미츠의 말에 이에야스 또한, 생글거리는 미소를 띄우고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도쿠가와 군과 아사쿠라 군의 전투는 도쿠가와 군의 압승이었으나, 한편 오다 군은 아자이 군에게 밀리는 상황이었다.

아사쿠라 군은 아자이의 원군이며, 자신들의 땅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에 반해 아자이 군은 바로 지금, 오다 군에게 침략을 받고 있는 입장이다.

자신들의 성을 되찾는다, 라는 아자이 군의 각오가, 병력의 차에 의한 열세를 뒤집고 오다 군을 압도하고 있었다.

특히 아자이 군 선봉인 이소노(磯野) 부대가 맹공을 가해 오다 군의 제 1진이나 제 2진을 돌파하였고, 거기에 히데요시(秀吉) 부대나 시바타(柴田) 부대까지 무너뜨리고 모리 요시나리 부대까지 돌파하여 노부나가가 있는 본진에 접근할 기세였다.


"핫하―, 여기부터 만회하는 게 우리들이 할 일이지"


모리 요시나리 부대에 있는 케이지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외쳤지만, 상황은 완전히 아자이 측으로 기울었다.

그래도 무모한 돌격을 감행하여 적의 발을 묶는 나가요시 부대, 주위를 혼란시키는 트리키(tricky)한 움직임을 보이는 케이지 부대, 한 명씩 확실하게 처리해나가는 질실강건(質実剛健)한 사이조 대가 분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래도 수십명의 아자이 병사들이 모리 요시나리 부대의 방어망을 돌파하고 제 6진의 사쿠마 노부모리(佐久間信盛) 부대로 다가갔다.


"사쿠마 부대 나간다―"


사쿠마 부대의 최전선에 있는 병사들과 아자이 병사들이 격돌했을 때, 제 5진와 제 6진 사이에서 보급을 마치고 도쿠가와의 진에서 달려온 시즈코 부대 1천 5백명이 끼어들었다.

순간적으로 새로운 적인가 하고 혼란스러워진 사쿠마였으나, 군기를 확인하자 곧장 상황을 이해했다. 시즈코 부대가 제 5진과 제 6진 사이에 끼어듦으로서, 이소노 부대의 병사들은 앞뒤로 협공받는 상태에 빠졌다.

퇴로를 차단당한 것에 의해 이소노 부대는 당황하여, 지금까지의 기세가 거짓말인듯 차례차례 쓰러져 갔다.


그리고 상황은 아자이 군에게 더욱 나쁘게 흘러갔다.

이소노 부대가 제 6진까지 도달한 것에 위기감을 느낀 요코야마 성 감시역(視役)인 우지이에 보쿠젠(氏家卜全), 안도 모리나리(安藤守就) 등은, 유격대를 결성하여 아자이 군의 좌익 쪽을 찔렀다.

거기에 타다카츠나 야스마사가 이끄는 도쿠가와 군 2천, 그리고 이나바 잇테츠(稲葉一鉄)의 병력 천 명이 아자이 군의 우익 쪽을 찔렀다.

세 군대에서 협공받게 되자, 퇴로가 끊기는 것을 두려워한 아자이 군은 이소노 부대와 마찬가지로 당황하여, 이윽고 전군이 붕괴되며 오다니(小谷) 성으로 패주하기 시작했다.


전투는 오전 6시에 개시되어, 아사쿠라 군이 괴멸하여 궤주(潰走)한 것이 오전 9시, 아자이 군이 궤주한 것이 오전 10시, 오전 11시까지 대세가 결정되었다.

이 전투를 노부나가와 히사마사(久政)는 노무라(野村) 전투, 아사쿠라는 미타무라(三田村) 전투, 이에야스는 아네가와 전투라고 각자 자신들이 있던 장소의 지명으로 불렀다.


아자이, 아사쿠라 쌍방 모두 다수의 무장들을 잃고 병사들의 소모도 컸으나, 그것은 오다 군도 마찬가지였다.

유일하게 도쿠가와 군만 병사의 소모는 적었지만, 수비병 2천을 남겨놓은 오다니 성의 공략은 불가능했다.

다양한 상황을 감안하여 노부나가는 오다니 성의 공략을 단념하고, 요코야마 성을 공략하는 데 그쳤다. 그리고 히데요시를 요코야마 성으로 들여보내 오다니 성을 억제하게 했다.

노부나가로서는 오다니 성의 공략까지 진행하고 싶었으나, 가신인 사카이 히사츠네(坂井尚恒, 향년 16세)가 전사하고 병사의 소모율이 높았기에 공략을 단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요코야마 성을 수중에 넣은 의의는 컸다. 만족스러운 성과라고는 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노부나가는 확신했다.


노부나가가 요코야마 성을 공략하고 있는 동안, 아시미츠는 병사들을 써서 전투에서 죽은 군마를 회수했다. 말은 말기름 외에 고기, 가죽, 털, 뼈 등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는 부위가 많다.

특히 말가죽은 쇠가죽에 비해 섬유 밀도가 낮아서 튼튼함은 떨어지지만, 대단히 유연성이 있기에 의류 등에 이용된다.

손상이 심한 부위 이외의 가죽을 다 벗기고, 그 후에는 각 부위의 고기를 잘라내고, 병행하여 말기름을 채취하고 뼈에서 고기를 떼어냈다.

고기는 전부 소금이나 소금누룩(塩麹), 된장으로 절이고, 말기름은 정제하여 항아리에 넣었으며, 뼈는 본 차이나(bone china, ※역주: 영어의 china의 경우, c를 소문자로 쓰면 '도자기'라는 의미임)의 재료, 비료 등에 사용하기 위해 세척했다.


본 차이나는 자기(磁器)의 종류 중 하나로, 18세기에 영국 런던에서 발명되었다.

당시의 영국은 중국 자기에 많이 사용된 백색 점토의 입수가 어려웠다.

백색 점토의 대용품을 찾고 있던 영국은, 최종적으로 소의 뼛가루(인산칼슘)를 도자기 흙(陶土)에 섞어서 제작하는 것을 고안했다.

일반의 자기와 달리 특수한 유약(釉薬)을 사용하고, 2차 소성(焼成)을 저온에서 하는 등의 차이는 있지만, 뼛가루를 사용하는 것으로 따뜻함이 있는 유백색(乳白色)의 바탕이 갖추어졌다.


일반적으로 본 차이나는 소의 뼛가루로 만들어진다.

말뼈는 소뼈만큼 인산칼슘이 풍부하지 않고, 산화철도 많기 때문에 백색으로 소성할 수 있을지는 수상하지만, 유백색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제조 자체는 가능하다.

그 뿐만 아니라, 잘하면 소뼈와는 다른 느낌의 자기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었다.


(내가 노력하는 것은 아니지만…… 뭐어 소재가 많아서 나쁠 일은 없지)


아시미츠는 한 마디도 불만을 말하지 않고 묵묵히 말을 해체했다. 수많은 말들을 전부 해체하자, 그는 쓸모없는 내장이나 쓰레기를 몇 군대에 나누어 구덩이를 파고 묻었다.

구덩이에 묻어두면 내장이나 쓰레기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들개나 곰에게 파헤쳐질 가능성은 있지만, 썩은 먹이를 멀리 운반하는 새들이 쪼아먹지 않는다면 문제없다.

질병의 만연을 막기 위해서도, 내장을 구덩이에 묻는 것은 필요한 작업이었다.


"이걸로 됐다. 나머지는 상인들에게 고기를 팔아치울까"


오래 보존할 수 없는 고기만을 상인들에게 팔아넘기고, 남은 말의 털이나 말기름, 말 뼈를 오와리(尾張)로 운반하도록 조치했다.


(빨리 신사로 돌아가고 싶군. 이제 곧 적대하게 될 혼간지(本願寺)와의 대책을 세워야 해. 뭐…… 담배(煙草)에 건조대마(乾燥大麻)를 섞어서 혼간지에 퍼뜨리면, 약물 오염에 의한 내부 붕괴를 일으킬 수 있지만)


대마라고 하면 마(麻) 전반을 연상시키지만, 정확히는 마약 성분이 많은 인도 마 등을 가리킨다.

시즈코가 재배하고 있는 마는 일본에 자생하는 마였다. 일본의 마는 마약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 성분이 0.1% 미만으로 다른 아종보다 낮다.

그에 반해 인도 마는 최저라도 1.8, 최고 20% 함유하고 있다. 인도나 자마이카에서는 간쟈(ガンジャ, 신의 풀)이라고 불리며, 2000년도 전부터 품종개량되어왔다.

여담이지만 대마의 꽃이나 약을 건조시킨 것을 건조대마(乾燥大麻, 마리화나), 대마의 수액을 건조시킨 것을 대마수지(大麻樹脂, 하시시), 건조대마나 수지를 알코올이나 기름에 녹인 가공품을 액체대마(液体大麻, 허니 오일)라고 한다.


상세한 설명은 생략하지만 일본의 마에서도 건조대마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시즈코처럼 산업용으로 이용하기 위한 마 재배와, 기호용으로 이용하기 위한 마 재배는 방식이 달라서 양립시킬 수는 없다.

설비나 재배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마밭을 보게 되면 어느 쪽을 목적으로 재배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봄에 뿌린다고 치고…… 여름에는 중독자가 되어, 가을에는 금단증상에 고통받고, 겨울에는 재배가 불가능하니 섭취할 수 없게[되어, 무기력해져서 아사하던가, 멋대로 세상을 한탄하면서 자살하던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종이 궐련(紙巻き) 담배로 만들어 뿌리면 순식간에 퍼져나가겠지)


일본에 담배가 전래된 것은 4백년 전이지만, 담배 자체의 역사는 오래되어 기원전 1000년 무렵에는 남미에서 피웠다.

하지만 그때는 향이나 니코틴 섭취에 의한 도취감(陶酔感)에 의해 신탁을 듣거나 연기가 올라가는 방식을 보고 미래를 점치는 등, 현대같은 기호품으로서가 아니라 종교행위의 도구로서 사용되었다.

이윽고 시간이 흘러 1492년, 콜롬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한다. 그 때 그는, 원주민에게서 건조한 담배의 약을 헌상받았다. 이것이 처음으로 서양인이 담배와 접촉한 순간이라고 한다.

그 때의 콜롬부스는 가치를 알지 못하여, 수수께끼의 잎사귀라고 생각해 기분나빠하며 헌상된 잎사귀를 버렸다. 후에 쿠바에서 담배 잎사귀의 사용법을 알게 되자, 그는 담배 잎사귀를 스페인으로 가지고 돌아갔다.


그로부터 우여곡절을 거쳐 유럽에 퍼진 담배였으나, 현대와 마찬가지로 유럽인들 사이에서 담배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릴랙스 작용이나 각성 작용이 있는 약으로서 이용했다. 반면 규제파들은 급속히 퍼지는 약물에 대해 방어반응을 보이며, 수많은 규제를 행했다.

유명한 것으로 스페인 왕 펠리페 3세(Philip III)가 담배를 금지시키고 국내의 담배를 전부 소각처분했다. 또, 로마 교황 우르바노 8세(Urbanus VIII)는 신성한 장소에서 담배를 피운 자들을 파문에 처했다.


한 마디로 담배라고 해도 다양한 방식과 피우는 방법이 존재한다.

종이 궐련에 물담배, 코담배(嗅ぎ煙草), 씹는 담배(噛み煙草), 직접 말아피우는 담배(手巻き煙草)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피우는 방법도 종이 궐련 담배, 엽권(葉巻), 파이프, 담뱃대(煙管) 등 다양하다.

이 중에서 종이 궐련 담배는 다른 방식에는 없는 '간편함'이 있다. 엽권이나 파이프, 담뱃대는 피우기 위한 준비와 피우는 방법이 순서가 있어, 종류에 따라서는 피우는 시간이 굉장히 길기 때문에 간단히 피울 수 없다.

그에 반해 종이 궐련 담배는 상자에서 담배를 꺼내서 불을 붙이면 끝이다. 피우는 시간도 엽권이 20분에서 80분인데 비해, 종이 궐련 담배는 3분에서 4분이면 끝난다.


자동 담배 말이 기계가 발명되자, 폐기되는 줄기 등을 재가공하여 담배에 섞은 것으로 질은 나쁘더라도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피우기 위한 준비가 필요없다, 는 등의 이유로 종이 궐련 담배는 보급되었다.

예전에는 종교 행위의 도구였던 담배는, 오늘날에는 전세계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간편한 기호품이 되었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보급된 것에 의해, 공공 장소에서의 흡연 매너가 문제시되어, 중세 유럽 때와 마찬가지로 담배의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3년…… 아니 2년만 있으면 된다. 준비가 갖춰지면 가장 먼저 사이카슈(雑賀衆)를 내부에서 붕괴시킬까. 훗, 출입하는 상인을 찾아내야겠군)


담배가 폭발적으로 보급된 이유, 그리고 흡연 환경 논쟁이 벌어지는 근본 원인이 '간편함'이다.

이 간편함을 이용하여, 사이카슈에게 담배 앞에 건조대마를 섞은 종이 궐련 담배를 보급시키는 것이 아시미츠의 책략이었다.

니코틴, 일산화탄소, 타르, 시안 화압물 등의 중독성이 강한 것들이나 위험한 물질들이 몸 안으로 들어가지만, 대마에 있는 행복감을 가져오는 진통작용이나 식욕증진 등의 약리작용이 작용하기 때문에, 피우고 있는 사람은 위험한 물질이 몸 안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사이카슈는 해외와의 무역을 특기로 하고 있다. 그리고 몇 개의 집단으로 나뉘어서 행동한다. 대마가 든 담배가 만연할 조건은 충분히 갖춰져 있다.

하지만 이 책략에는 문제가 있다. 대마가 든 담배가 다른 곳으로 퍼지면, 그 폐해도 같이 퍼지게 된다.

따라서 상황을 신중하게 파악한 후에 책략을 쓸 필요가 있다.


여기부터는 필자의 생각이지만, 흡연 환경 논쟁에 일정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분연(分煙, ※역주: 흡연구역 분리)을 하기보다 종이 궐련 담배를 폐지, 그리고 어린아이가 쉽게 살 수 없을 정도로 엽권의 가격을 낮추는 (※역주: 오역이 아니라 원문에 '낮춘다'고 되어 있음) 편이 좋다.

식후에 한 대, 휴식시간에 한 대, 자고 일어나서 한 대, 자기 전에 한 대, 모두 종이 궐련 담배가 '간편하게 피울 수 있기 때문'이다.

종이 궐련 담배의 최대의 이점인 동시에 결점이기도 한 '간편함'을 없애면, 분연에 대해 다투는 사람들이나 길 위에서 담배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을까.


또 건조대마는 의존성이 낮고, 다음날에는 몸에서 전부 빠져나간다고 하지만, 의존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건조대마를 합법화하면 생산성은 떨어지고, 치안 악화나 사회보장비 증대, 출생률 저하, 인구 감소라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실제로, 유럽의 어떤 나라에서는 합법화하는 것으로 불법 마약의 밀매인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동시에 치안 악화나 사회보장비 증대가 발생했다.

따라서 목숨이 걸려 있지 않은 이상,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을 섭취, 그리고 합법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상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야기를 되돌리자.

제어가 어려운 건조대마 함유 담배를, 어떻게 사이카슈 내부에서만 유통시킬지, 그 방법을 아시미츠는 생각했다.


(……뭐 좋아, 시간은 아직 있다. 상황이 바뀔 가능성도 있으니, 지금 서둘러 생각할 필요도 없지)


지금 당장 답을 낼 필요는 없다, 그렇게 결론지은 아시미츠는 작업을 재개했다.




7월 1일, 오다, 도쿠가와 연합군은 이소노 카즈마사(磯野員昌)가 농성하는 사와(佐和) 산성(山城)을 공격했다.

하지만 사와 산성의 합락이 곤란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주위에 무장을 배치시켜 장기 포위망의 체재를 굳혔다. 포위망 완성 후, 도쿠가와 군은 미카와(三河)로 귀환하고, 노부나가는 4일에 상락(上洛)한 후 8일에 기후(岐阜)로 돌아갔다.


후세에 이름을 남긴 '아네가와 전투'에서 오다, 도쿠가와 연합군은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완전히 아자이, 아사쿠라를 굴복시킨 것은 아니라서, 양쪽 모두 저항할 힘은 아직 남아 있었다.

그 점에 불안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일단 무장들이나 병사들에게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각자 휴식을 취하도록 통보하고 그 자신도 시즈코의 마을에서 피로를 풀었다.


"이번 전투는 실패다"


목욕물로 몸의 더러움과 피로를 씻어내고 시즈코의 요리를 비운 노부나가는, 식후의 차를 마시면서 중얼거렸다.


"아자이와 아사쿠라 군을 괴멸시키셨다고 들었습니다만"


역사 운운에 관계없이 아네가와 전투는 노부나가의 승리, 라고 그녀는 들었다. 하지만 승리한 노부나가는 아네가와의 전투를 실패로 보고 있었다.

그의 뜻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 시즈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히사마사를 감시하도록 비젠노카미(備前守)에게 말해두어야 했다. 내가 방심하고 자만했기에 히사마사는 비젠노카미를 쫓아내고 다시 오우미(近江) 국의 영주가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다"


그 말과 함께 노부나가는 시즈코에게 종이뭉치를 던졌다.

지금 이 자리에는 노부나가와 시즈코 두 사람밖에 없었으며, 소성이나 시녀들조차 물려놓은 상태였다.

즉 그만큼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자료라고 이해하고, 시즈코는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종이뭉치를 들어올렸다.


"네 좋은 이해자인 아시미츠. 놈은 노무라나 아네가와의 지형을 빠짐없이 조사했다. 전투는 시작되기 전에 얼마만큼 준비를 잘 갖추었는지가 중요하지. 나는 그런 기본적인 것도 잊고, 병력 차이에 안주하고 있었다.


종이 뭉치에는 아시미츠가 측량한 아네가와의 토지 지도가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상세하게 측량된 지도 위에, 자신들의 배치도가 꼼꼼하게 쓰여 있었다.

배치도를 써넣은 지도는 한 장만 있는 게 아니었다. 측량한 지도를 기본으로, 몇십 패턴이나 되는 배치도가 준비되어 있었다.

역사를 알고 있다고 해도 어디에 포진할지, 정확한 위치는 남아 있지 않다. 그렇기에 세밀한 측량을 하여, 어디에 포진해도 문제없도록 대응한 것이라고 시즈코는 생각했다.


"나 자신의 한심함에 어이가 없다"


차를 단번에 마셔버리고 한숨을 내쉰 노부나가는 눈을 한 번 감았다. 몇 초 후, 다시 눈을 뜬 노부나가는, 지금까지처럼 느슨한 표정이 아닌, 험악한 표정으로 선언했다.


"이번 전투는 나의 패배다"




겐키(元亀) 원년(元年)은 전투의 연속인 것을 시즈코는 알고 있다. 다음 전투를 대비해 그녀는 남몰래 준비를 갖추었다. 반드시 방어력을 강화해야 하는 성이 두 군데가 있다.

그것은 모리 요시나리가 지키는 우사(宇佐) 산성과, 노부나가의 동생인 노부오키(信興)가 지키는 코키에(小木江) 성이다.


오다 군이 아자이, 아사쿠라를 공격하고 있을 때, 빈틈을 찔러 미요시(三好) 3인방(三人衆)이 셋츠(摂津) 카와치(河内) 국을 공격한다.

이 때, 아라키 무라시게(荒木村重)가 미요시 나가야스(三好長逸)와 내통하여, 이케다(池田) 성에서 이케다 카츠마사(池田勝正)를 추방해 버린다.

미요시 3인방의 침공을 막기 위해 노부나가가 셋츠에서 전투를 벌일 때, 혼간지(本願寺) 켄뇨(顕如)가 봉기하여 여러 나라의 문도들에게 노부나가 토벌령을 내린다.

셋츠에 노부나가가 못박혀 있을 때, 아자이, 아사쿠라 연합군에게 히에이(比叡) 산 엔랴쿠지(延暦寺)가 가담하여, 우사 산성이 공격받아 모리 요시나리(향년 48세)와 노부나가의 동생인 노부하루(信治, 향년 26세)가 패사(敗死)한다.

이 우사 산성에 대응하려고 노부나가가 군을 움직였으나, 아자이, 아사쿠라 연합군은 히에이 산에 틀어박힌다.

그 동안 북 이세(伊勢)에서 봉기한 이세 나가시마(長島) 잇코잇키슈(一向一揆衆)가, 노부나가의 동생인 노부오키를 쓰러뜨리는 등 오다 가문은 각지에서 궁지에 몰린다.


이 제 1차 오다 포위망을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노부나가의 천하포무(天下布武)에 있어서 최대의 난관이라고 시즈코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 뒤로 이어지는 제 2차, 제 3차 오다 포위망에 시즈코는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제 2차, 제 2차 포위망은 제 1차 포위망에 비해 결속이 약하기 때문이다. 만약 제 1차 오다 포위망에 타케다(武田)나 우에스기(上杉)까지 참가했다면, 오다 가문은 완전히 끝장났으리라.

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질 때까지, 그들은 오다 포위망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신중한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그렇기에 오다 포위망에 대한 대응이 시즈코에게는 한층 더 어려워 보였다.

어설프게 상승무패(常勝無敗)를 계속하면 타케다나 우에스기가 위기감을 느끼고 제 1차 오다 포위망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

어느 정도 지는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모리 요시나리나 노부나가의 동생들인 노부하루, 노부오키의 목숨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역사대로의 사건을 고의로 일으키면서도 중요한 사람의 목숨을 지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다.


"으―음, 안 돼. 역시 어느 한 쪽의 성밖에 강화할 수 없어"


오다 포위망에 대한 승리 조건이 까다로운데다, 아무리 자금이 있다고 해도 시즈코 혼자서는 강화할 수 있는 성은 잘해야 하나였다.


"으으음…… 페니실린(penicillin)이나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도 실용화시켜야 하는데. 아― 진짜, 전쟁 따위 하지 말고 얼른 항복해 버리면 좋을텐데"


문제가 산적한 현실에 시즈코는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감싸쥐고 불평했다.


매독(梅毒), 임질(淋病) 등의 STD(성매개병)를 시작으로, 다양한 감염증에 유효한 것이 세계 최초의 항생물질이라고 하는 페니실린이다.

그리고 스트렙토마이신은 페스트나 결핵의 특효약, 그리고 세균성 설사병(赤痢) 등 많은 세균성 질환에 유효하다.


다만 양쪽 다 적용되는 말이지만, 항생물질은 많이 사용하면 그것에 내성을 갖는 균이 출현한다.

실제로 페니실린 내성균은, 항생물질의 무질서한 남용이 기폭제가 되어 태어났다.

스트렙토마이신 내성균도 출현하는 등, 항생물질은 사용할 곳을 결정하는 것이 어려웠다. 게다가 스트렙토마이신은 보관이나 균의 추출이 어렵고, 페니실린은 더 곤란한 문제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항생물질의 순도를 올리려면 배양과 추출을 하여, 그 중에서 우량 개체를 써서 다시 배양과 추출이라는, 정신이 아득해질 듯한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그 때문에, 항생물질은 특효약이라는 비전 중의 비전 취급을 하고 평소에는 인체가 갖는 저항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한 선택지이다.

결핵은 빈곤층을 덮치는 '가난한 자의 질병'이라고 하며, 건강을 챙기지 않는(不養生) 생활이 원인이라고 한다. 그 점을 고려하여 식량을 풍부하게 생산 가능하게 한 시즈코의 정책은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었다.


정책의 효과가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 인물이 타케나카 한베에(竹中半兵衛)였다.

몸이 약하고 겉보기에는 여위어 보인다고 하는 그였으나, 지금은 혈색이 좋은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사이토(斎藤) 가문을 섬기던 때의 그를 알고 있는 사람이 지금의 타케나가 한베에를 본다면 자기 눈을 의심하리라.

어렸을 때부터 타케나카 한베에를 보아 온 동생조차 놀랄 정도로 건강체가 되어, 장시간의 격렬한 운동은 지금도 무리이긴 하지만, 씨름(角力)을 할 정도의 체력은 가지고 있었다.


그 밖에도 시즈코와 처음 만났을 때의 케이지는 압도적인 장신이기는 했으나, 뼈의 성장에 살이 따라가질 못해 여윈 몸이었다. 그게 지금에 와서는 근육이라는 갑옷을 두른 거한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사이조, 나가요시, 키묘마루(奇妙丸)에 그의 교육 담당자는 물론이고, 노부나가를 필두로 모리 요시나리, 시바타(柴田), 히데요시(秀吉) 등의 무장들, 여성진은 노히메(濃姫)를 필두로 네네(ねね)나 마츠(まつ), 에이(えい) 등도 시즈코 식 건강법을 받아들였다.

하루 세 번, 영양 밸런스가 잡힌 식사를 하고, 라디오 체조 제 1과 제 2를 아침점심저녁으로 하고, 유연체조를 하고, 이를 닦고, 푹 잘 수 있는 침구를 이용하는 등, 태반은 현대인들이 하고 있는 것들이다.

물론, 완벽한 건강 생활은 거꾸로 건강에 나빠지는 경우가 있어, 어느 정도의 여유는 필요했다.


"항생물질은 나중에라도 문제없지만, 어느 쪽이냐 하면 BCG 백신이라던가 MR백신이 먼저네. 뭐, 그런 건 천천히 생각하기로 하고…… 지금은 눈 앞의 현실에 대응해야겠지. 하지만 병사는 늘어나고, 소속은 바뀌고, 아니 왜 귀찮은 일들은 한꺼번에 오는거야"


아네가와 전투에서 아시미츠, 케이지, 사이조, 나가요시는 훌륭한 활약을 보였다. 그에 대한 포상으로서 아시미츠는 시즈코 부대의 정식 무장으로 배속되게 되었다.

도, 각 무장들에게는 병사 5백이 추가되어, 시즈코 부대 2천과 쿠로쿠와슈(黒鍬衆) 5백, 케이지 부대 1천 5백, 사이조 부대 1천 5백, 나가요시 부대 1천 5백이 된다.

아시미츠는 그 자신도 병사를 가지는 것을 허락받아 병력 1천이 할당되었다. 궁기병대도 새롭게 시험을 실시하여 20명이 추가되어, 합계 50명의 궁기병대가 되었다.

시즈코 군은 4530에서 7550과 쿠로쿠와슈 5백으로 병력이 늘어나, 그 규모는 노부나가의 중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였다.


시즈코 군의 소속은 제 5군이었지만, 전원을 일단 군에서 탈퇴, 재결성시켜 노부나가 전용의 제 0군(第零軍) '특수작전사단(特殊作戦師団)'에 배속되었다.

말하자면 독립 유격대이며, 노부나가의 명령에 의하 다양한 임무에 투입된다. 또, 제 0군은 후에 키묘마루가 지휘관이 될 것이 결정되어 있었다.


노부나가는 간단히 지휘계통을 바꾸거나 배속 장소를 변경하거나 하는데, 말려드는 쪽은 보통 고생이 아니다.

병사가 들어나도 살 땅이고 뭐고를 생각할 필요가 있으며, 게다가 그 땅을 준비하는 것이 시즈코의 역할이었다.

그리고 배치를 생각한 것 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집을 짓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닐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의 입장에 걸맞는 권력을 노부나가는 시즈코에게 부여하였다.

게다가 노부나가는 '노성지중(老成持重)'의 흑인(黒印)을 시즈코에게 하사하여, 한 번 노부나가가 내용을 확인한 후 전달하는 구조였지만, 어느 정도의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입장이었다.


"흑인장(黒印状)이라고 하면 뭔가 대단한 듯이 들리긴 하지. 역시 인사는 중요해. 커뮤니케이션을 끊으면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질 않지. 뭐 당분간은 후방에서 배우게 할 필요가 있겠네. 뭣보다 항체(抗体)가 너무 부족해"


추가된 병사들, 그리고 가족들에게는 우두(牛痘)에 의한 천연두(天然痘)와 홍역(麻疹)의 면역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먼저 배속된 4500명의 병사들과 가족들은, 이미 천연두와 홍역에 대한 면역을 가지고 있다.

천연두는 우두에 걸린 소와 접촉시켜 면역을 얻게 하는 것뿐이지만, 홍역은 한정적으로 감염시켜 면역을 얻게 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의도적으로 홍역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병사들의 저항력을 강화시킨 후에, 병의 증상이 심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감염시키는 것 이외에 홍역의 면역을 손에 넣을 방법은 없다.

병의 증상이 심해진 자들은 격리 치료를 하고, 그 이외에는 통상적인 홍역 대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비타민 A를 섭취하는 것으로 사망률을 낮출 수 있기에, 닭의 간, 소송채(小松菜), 산양젖, 건포도 등을 섭취시켜서 가능한 한 병의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주의했다.


그래도 병의 증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는 이상, 홍역의 면역을 얻으려다가 사망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홍역 감염에 의한 사망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해서 무리하게 홍역의 면역을 가지게 하려는데는 이유가 있다. 면역을 가진 여성이 아기를 출산한 경우, 아기는 생후 8개월까지 홍역에 대해 면역을 가지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나면 잃어버리는 면역이지만, 그래도 갓난아이가 홍역에 의해 사망하는 비율을 줄일 수 있다.


홍역과 천연두의 면역획득 프로그램은 착실하게 성과를 내고 있엇다.

시즈코들은 물론이고, 그 주변 지역에 사는 백성들이나 병사들이 사는 지역은, 주위에서 홍역이 유행하는 경우는 있어도 그들의 지역에서 유행하는 일은 없었다.

설령 감염자가 나오더라도, 대응 방법을 이해하고 있는 병사들이나 백성들은, 즉시 격리치료를 하여 전염병의 유행을 막았다.

자신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병원균을 가진 사람을 격리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그들은 이해하고 있었다.


"뭐 식사의 내용을 바꾼다던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건 선배 병사들에게 맡기자"


몽땅 다 떠넘긴다고 할 수 있지만, 전부 다 자신이 지휘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은데다, 맡길 수 있는 부분은 맡기고 신뢰하면 지켜보지 않으면 사람은 성장하지 않는다.


"자, 여기부터 2개월이 승부가 되려나"


중얼거린 후, 그녀는 어깨를 돌리며 기합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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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리아